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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실텍 왕조의 품격 - 실텍 Prince G7 스피커 케이블
코난 작성일 : 2017. 04. 04 (17:36) | 조회 : 1581

FULLRANGE REVIEW

실텍 왕조의 품격

실텍 Prince G7 스피커 케이블

실텍과의 만남

가격에 관계없이 최고 수준의 음질을 추구하는 하이엔드 오디오는 단 1%의 차이가 음질의 99%를 지배하기도 한다. 누구나 상상할 수 있으나 아무나 만들 수 없는 것은 공학이 아니라 음악적 경험과 치열한 리스닝 테스트를 통한 감성적 영역 때문이다. 그래서 때로는 완전히 동일한 설계 하에서도 저항 하나, 커패시터 하나가 제품의 퀄리티를 멀리 떨어뜨려놓는다. 화려한 외관과 엄청난 부품의 물량 투입형 제품이 1/10 수준의 소자를 사용한 하이엔드 제품의 소리를 털끝만큼도 쫒아오지 못하는 이유다.


한 때 앰프나 스피커 등의 내부 선재에 대해 조사해본 적이 있다. 심심풀이였지만 그 결과는 유의미한 추정을 가능케 했다. 윌슨 오디오에는 트랜스페어런트 스피커 케이블이 사용된다. 과거 애장 기기였던 오더블 일루전스 M3A 프리앰프는 내부 선재가 킴버다. 죠지 카다스가 사랑해 마지않는 제프 롤랜드 시너지 프리앰프는 DC전원 케이블을 비롯하여 모두 카다스 일색이다. 또 하나 플리니우스 앰프를 보자. 뉴질랜드 메이커인 그들은 네덜란드 케이블 메이커 실텍을 내부 선재로 사용한다.

이즈음에서 정리해보면서 각 메이커의 사운드와 케이블의 사운드 특성을 비교해보자. 만일 위 브랜드 제품과 케이블을 사용해본 경험이 있다면 사운드 스펙트럼 안에 공유하고 있는 공통분모가 상당히 커다란 면적에 걸쳐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요컨대 윌슨의 커다랗고 역동적인 동적 표현력, 제프 롤랜드 프리앰프의 극도의 차분함과 검은 정적의 배경, 그리고 플리니우스 앰프의 실키하게 피어오르는 고역. 생각해보면 단 1%의 케이블이 만들어낸 음색이 고스란히 묻어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텍 7세대

많은 케이블을 경험해보고 리뷰했지만 이제 레퍼런스급 정도 외엔 더 이상 궁금한 것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실텍 케이블에 대한 동경은 꽤 오래 갔다. 다가설 수 없을 만큼 높은 가격대가 일단 진입 장벽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과거 SQ88 에서부터 실텍이 아니면 안 되는 때가 있다. 시스템을 이루고 있는 수십 개의 블록들이 퍼즐 조각처럼 아슬아슬 조립되어 있을 때 그 틈을 단단히 메워줄 수 있는 단 한 개의 케이블이 실텍 뿐인 경우가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실텍의 소리와 똑같은 소리를 내는 케이블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1983년 Van der Kleij에 의해 서립된 실텍은 이제 30년을 훌쩍 넘어 창립 40주년을 눈앞에 두고 있으나 이와 비슷하기는커녕 소리를 흉내낼 수 있는 케이블이 없다는 것이 아이러니다. 스스로 금속공학자, 이른바 야금학을 전공한 엔지니어인 그는 약 10년간 연구를 거쳤고 G2를 내놓았으며 이후 1997 G3에서 은과 금의 결합을 케이블에서 실행해 엄청난 주목을 끌었다. 이후 5년 후 G6 그리고 G7, G8에 이르기까지 실텍은 허영심 많은 부자들의 장난감이라는 오명을 벗고 세상에서 가장 과학적이며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케이블로 평가받고 있다. 얼마 전 플리니우스에 이메일을 보내 담당자에게 내부 케이블에 대해 질문했을 때 답변은 그랬다. 자신들은 계속해서 앰프에 실텍 케이블만을 사용하고 있으면 현역 모델엔 G7을 사용하고 있다고.


G7 테크놀로지의 완성, 실텍 Prince

실텍은 자사의 모든 제품에 G 라는 이니셜로 세대를 구분하고 있다. G는 다름 아닌 ‘Generation’의 약자다. G7은 실텍이 실천해온 야금술의 결정체라고 평할 수 있다. 우선 도체에 대해서 G7는 실텍의 현주소다. 많은 오디오파일이 고가의 케이블에 대해 의구심을 품지만 오랫동안의 노하우는 물론 그 기술적 토대는 논문을 써도 될 만큼 방대하다. 100% 수작업을 통해 완성되는 실텍 케이블은 치밀한 금속 공학의 결과물이다. 여러 전자, 자기, 광학 관련 측정기기를 통해 개발, 측정, 생산되며 Ghz 수준의 분광분석까지 진행되다. 또한 개발 단계에서는 솔리드웍스나 Femlab, Comsol 등의 최첨단 장비까지 동원해 철저히 과학적인 토대 위에서 기본 골격을 완성한다.

2천년대 초반 G6 출시 이후 오랫동안 잠잠했던 실텍이 G7을 발표한 것은 2010년이 지나서였다. 우선 G7은 7N, 즉 99.99999% 순도를 자랑하는 순은을 사용한다. 하지만 단지 순도 높은 도체, 전도율이 탁월한 순은을 사용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는다. 실텍이 착안한 것은 도체를 구성하는 결정들 사이의 초미세 간극까지 시야를 좁혔다. 결정들 사이에 존재하는 틈새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시그널의 왜곡 그리고 노이즈, 디스토션에 주목한 것이다.


이를 없애기 위해 실텍은 그들의 독보적인 야금술을 발전시켰고 오랜 연구 끝에 그 결정 사이에 존재하는 미세한 공간에 순금을 주입하는 데 성공했다. 은이나 구리에 비해 전기 전도율은 낮은 금이지만 실텍은 이 방식이 기계적, 전기적 신호 전송 그리고 무엇보다 음질적으로 가장 이상적이라고 주장한다.

Prince G7 에는 위에 설명한 실버/골드 G7 도체를 사용한다. 그리고 절연에서도 기존 G6에서 PEEK 폴리머 등을 사용했던 것에서 진화해 EPTFE 폴리마이드 에어 FEP E-실리콘을 사용하고 있다. 각 케이블 종단 전에 마련된 멋진 스플리터는 +, -를 담당하는 한 쌍의 케이블을 비로소 피복 밖으로 꺼내주고 있다. 그 두 케이블을 보면 알겠지만 각 두 개의 도체가 일정한 각도로 꼬여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실텍에서는 듀얼 밸런스드 코엑셜 방식이라고 일컫는다. 보기엔 그저 예쁘게 보이지만 꼬인 각도와 지오메트리 모두 과학적 연구를 통해 철저히 계산된 설계 기법의 결과다.


셋 업

Prince G7 스피커 케이블은 실텍의 총 네 개 케이블 라인업 중 최상위 ‘Triple Crown’ 바로 아래에 위치한 ‘Royal Signature’ 등급 라인업에 위치한다. 공주(Princess)와 여왕(Queen)에서부터 왕(King)과 황제(Emperor) 등 현실적인 실텍 왕조의 진면모를 모두 경험할 수 있는 레퍼런스급 케이블이 이 라인업에 모두 포진하고 있다.

테스트를 위해 사용한 시스템은 다인오디오 컨피던스 C4를 중심으로 제프 롤랜드 시너지 프리앰프 및 플리니우스 SA-102파워앰프가 중심이 되었다. 이 외에 바쿤 DAC-21, 마이텍 Brooklyn을 비롯해 솜오디오 sMS-200 네트워크 플레이어 등 디지털 시스템. 한편 아날로그 시스템으로는 트랜스로터 ZET-3MKII 턴테이블과 벤츠 마이크로 Glider 저출력 MC 카트리지, 서덜랜드 PhD 포노앰프 등을 활용했다. 디지털 음원 재생 소프트웨어는 ROON을 사용했음을 밝힌다.


리스닝 테스트

실텍 Prince를 시스템에 적용하자마자 밀려오는 표면의 보플이 샅샅이 느껴진다. 하지만 아직 완전히 번인되지 않은 소리다. 고역 끝이 뻗지 못하며 약간 답답하고 저역이 딱딱하다. 이후 며칠간 계속된 번인과 관찰이 틈틈이 이루어졌다. 그 이전에 이미 프리앰프 변경이 있었고 케이블 적용 후엔 별다른 시스템 조건 변경은 없었다. 하지만 일주일을 넘기면서 드디어 고역이 피어올랐다.


  • 제니퍼 원스의 ‘The well’을 들어보면 보컬이 중앙 후방으로 깊게 위치한다. 간만에 다시 만난 실텍이지만 기존에 사용했던 때와는 또 다른 인상이다. 굉장히 편안하고 우아한 앰비언스를 만들어낸다. 보컬은 중앙에 또렷하며 에지의 끝이 딱딱하기 않고 아주 유연하게 그라데이션 효과를 만들어낸다. 촛불처럼 타오르는 보컬인데 기음이 명확하고 꽉 짜인 밸런스 덕분에 흔들림이 없다. 어쿠스틱 기타의 고역 끝은 실키하며 깨끗하게 뻗어나가며 군더더기 없이 말끔한 인상. 특히 잘 안 들리던 심벌 소리까지도 선명하게 들릴 정도로 음원 정보를 남김없이 끄집어내는 인상이다.
  • 엘린 마나한 토마스의 바흐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에서 들려오는 그녀의 보컬은 보석처럼 반짝인다. 단지 투명하고 견고한 보석 같은 의미가 아니다. 실텍은 단지 투명하기보다는 특유의 고혹적인 음색을 가지고 음표들을 새로운 색채로 요리해낸다. 더불어 플로릴레기움 현악 앙상블 사운드는 풍윤한 하모닉스 표현 덕분에 온화하고 진한 여운을 남긴다. 음악이 청자를 향해 공격적으로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청자가 음악 속으로 더욱 다가가며 파고들게 만드는 소리다.
  • 마커스 밀러, 데이브 웨클, 포플레이 등 리듬감이 중요시되는 음악들에서도 실텍의 세밀하고 차분한 음상은 그대로다. 커다란 다이내믹스나 힘을 과장해 낙폭 큰 쾌감을 만들어내지 않는다. 시종일관 진지하게 그러나 음악 신호가 가지고 있는 정보의 구석구석을 세밀하고 진지하게 관찰한다. 핑크 플로이드의 ‘Final cut’을 들어보면 기타 사운드는 내가 본 시스템에 적용해 들어본 케이블 중 가장 유연하고 온건하며 진한 밀도감을 보여준다. 신경이 곤두서거나 피로하지 않으며 블루지한 기타 톤을 섬세하고 온건하게 표현해 중독성이 배가된다.
  • 피아니스트 다닐 프로포노프와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가 함께한 라흐마니노프 변주 중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을 들어보자. 전체적인 음촉 끝에 광채가 흐르는 듯 고역 해상력이 굉장히 뛰어나면서 절대 산만한 구석이 없다. 대게 레퍼런스급 프리앰프나 DAC 등에서 드러나는 특성으로 일체의 노이즈가 제거된 깨끗한 배경에 원근감 좋은 심도가 이 케이블에서 그대로 느껴진다. 스피드는 무척 빠른 편으로 피아노는 물속을 빠르게 휘젓고 사라지는 송어처럼 민첩하고 유연하다.
  • 저역 특성을 알아보기 위해 한스 짐머의 다크 나잇 라이즈 메인 테마곡을 들어본다. 저역을 과장하는 버릇도 없으며 그렇다고 해상력을 뭉개거나 법도 없다. 음악적인 앰비언스를 살려내는 쪽으로 공간을 부드럽게 애워싸는 저역이 인상적이다. 공격적으로 강조된 면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저역 구간에서 약간 더 펀치력과 양감이 실렸으면 좋겠으나 그러면 중고역의 음색을 해칠까 우려된다. 그러나 그 속도만큼은 무척 빠른 편이다. 예를 들어 오존 퍼커션 그룹의 ‘Jazz variants’를 들어보면 무척 선명하며 빠르게 이동하는 저역의 동적 정보도 안정적이며 정확히 포착해준다.

※ 위 유튜브영상은 리뷰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영상이며 실제 리뷰어가 사용한 음원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총 평

실텍의 소리엔 입자들이 하모닉스를 만들어내며 특유의 분진이 관찰된다. 단지 은선의 투명하고 싱그러운 고역과는 또 다르다. 이는 G7 특유의 실버 골드 도체에 의한 것이라고 밖에 추측할 수 없는 음색이다. 단단하고 중심이 뚜렷한 뿌리 위에 뽀얀 배음을 뿌린다. 온도감이 높고 촉촉하며 윤기가 흐른다. 마치 현악기를 만든 과르네리나 스트라디바리 등 장인들의 악기들처럼 특유의 고혹적인 울림을 만들어내는 케이블이다. 다만 다소 정적인 면이 있기 때문에 팝/록, 재즈 같은 음악보다는 클래식 감상 시 그 매력이 배가된다. 적재적소에 사용한다면 다른 케이블이 대체할 수 없는 고유의 영역을 가지게 될 것이다. Prince 엔 실텍 왕조의 황태자다운 품격이 오롯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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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06 09:5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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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브로비치
[2017-04-07 17:03:37]  
  실텍 애니버서리 급만해도 고역이 살짝 밝은감이 있는데 그 위로 넘어가면 밸런스가 엄청 좋아진다고 하더군요 실텍의 솜사탕같은 입자감은 정말 어느 브랜드도 따라올 수 없는 실텍만의 장끼인듯 합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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