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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rega 연구소 2편. 아우가 넘볼 수 없는 형의 아우라 - Elex-R
김편 작성일 : 2018. 06. 25 (16:20) | 조회 : 1342

FULLRANGE REVIEW

아우가 넘볼 수 없는 형의 아우라

레가 Elex-R




▲ Rega Elex - R

지난번 풀레인지에 레가(Rega) 인티앰프 ‘Brio’ 리뷰를 썼다. 50W 출력이 선사하는 똘똘한 구동력과 찰진 음색, 그리고 기대 이상의 MM 포노단 성능에 감탄했던 기억이 새롭다. 개인적으로는 하프 사이즈 앰프에 대한 로망이나 아련한 추억도 있어 ‘Brio’는 보면 볼수록 매력덩어리였다.

이번 시청기는 ‘Brio’의 바로 윗급인 ‘Elex-R’이다. 출력은 72.5W(이하 8옴 기준)로 늘어났고 덩치 역시 풀 사이즈로 커졌다. 외관만 놓고 보면 보다 상위라인인 ‘Elicit-R’에 가깝다. 레가 CD플레이어 ‘Saturn-R’과 턴테이블 ‘RP6’에 물려 들어봤는데, 무엇보다 ‘Brio’ 때보다 훨씬 여유롭고 넉넉한 구동력이 눈에 띈다. 내장 MM 포노단의 성능도 몇 수 위였다.

역시 형만한 아우는 없는 것일까. ‘Brio’에 있던 헤드폰 앰프 기능까지 빼버리면서 ‘음질’에 보다 올인한 ‘Elex-R’을 탐미하는 일은 그래서 즐겁고 설렜다.


레가의 인티앰프

▲ Rega의 플래그쉽 인티앰프 모델 중 하나인 "Osiris"

1973년 설립된 레가의 현행 인티앰프는 모두 4종이다. 플래그쉽 ‘Osiris’(162W)부터 시작해서 ‘Elicit-R’(105W), ‘Elex-R’(72.5W), ‘Brio’(50W) 순이다. 회사 설립 이후 턴테이블, 톤암, 카트리지 등 아날로그 데크 시스템에만 주력하던 레가가 인티앰프를 내놓은 것은 1990년 ‘Elicit’가 처음이었다. 프리앰프(HAL 1995, Cursa 1998)나 파워앰프(EXS 1995, EXON 1995)에 앞서 인티앰프부터 내놓았다는 것만 봐도 레가의 ‘실용주의 노선’이 그대로 읽혀진다.

레가 인티앰프의 출시연도를 간략히 표로 정리하면 이렇다. 이번 시청기인 ‘Elex-R’을 비롯해 일부 모델명에 들어간 ‘R’은 리모컨, 즉 ‘Remote Control’의 약자다.


출시연도 모델명
1990 Elicit
1991 Brio, Elex
1996 Brio2
2000 Brio 2000
2006 Brio3
2008 Elicit2
2009 Osiris
2011 Brio-R
2013 Elicit-R
2014 Elex-R
2017 Brio

필자가 보기에 레가 인티앰프를 관통하는 특징 몇가지는 1) 일체 증폭이 이뤄지지 않는 패시브 타입의 프리앰프단, 2) 일본 산켄(Sanken) 바이폴라 트랜지스터로 구성한 파워앰프 출력단, 3) 극히 보수적으로 발표한 출력 수치 등이다. 그리고 플래그십 ‘Osiris’를 제외한 다른 3형제가 모두 MM 포노단을 갖춘 점도 아날로그 데크 시스템에서 시작한 레가의 위대한 전통이다.


‘Elex-R’ 외관과 스펙

▲ Rega Elex-R

‘Elex-R’은 2014년 등장 때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1991년 출시됐던 오리지널 ‘Elex’ 이후 무려 23년만에 풀 체인지된 이 ‘Elex-R’에 영국 오디오전문지 왓하이파이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 연속 ‘베스트 스테레오 앰프’ 어워드를 안길 정도로 열광했다.

필자가 보기에 ‘Elex-R’은 오리지널에는 없던 리모컨을 갖추면서 앰프 안팎을 대대적으로 손본 모델이다. 그러면서 앞서 출시한 상위 모델들의 기술을 트리클 다운시켰다. ‘Elex-R’에 대해 레가는 “‘Brio-R’에 ‘Elicit-R’의 파워앰프 회로와 포노단을 결합시킨 모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외관을 보면, 전면 가운데 부분이 대략 ‘1대 4대 1’ 비율로 안쪽으로 들어간 점이 ‘Elicit-R’과 유사하다. 하지만 버튼 개수와 배치가 다르고, ‘Elicit-R’에서 보였던 상판 가장자리의 방열 구멍이 없다. 어쨌든 ‘Brio’와는 풍모가 완전 다른 풀사이즈 외관으로, 폭은 43cm, 안길이는 32cm, 높이는 8cm를 보인다. 무게는 11kg.

섀시는 레가의 트레이드 마크라 할 2.5mm 두께의 스틸 재질이다. 전면 패널의 경우 왼쪽부터 파워 온오프 버튼, 입력버튼, 볼륨 노브가 달렸다. 후면은 왼쪽부터 톤암 접지단자, MM포노 입력단, 라인입력단(RCA 4조), 레코드 아웃단, 프리 아웃단, 스피커케이블 체결용 바인딩 포스트, 전원 인렛 순이다. 역시 MM포노 입력단과 프리앰프 출력단이 눈길을 끈다.

출력 스펙은 8옴에서 72.5W, 6옴에서 90W, 4옴에서 113W를 낸다. 왜율은 0.007%에 머문다. MM 포노단(임피던스 47k옴) 입력감도는 7mV, 라인단(임피던스 30k옴~50k옴) 입력감도는 164mV. 프리앰프 출력 레벨은 625mV, 출력 임피던스는 600옴에 달한다.


‘Elex-R’ 증폭 및 출력 메카니즘

▲ Rega Elex-R

‘Elex-R’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유심히 살펴본 부분은 파워앰프 입출력단 설계다. 프리앰프부와 파워앰프부가 사이좋게 게인을 나누는 일반 인티앰프와 달리, 레가 인티앰프의 프리앰프부는 볼륨 컨트롤까지 포함해서 일절 증폭 메카니즘에 관여하지 않는다. 증폭단수를 최소화함으로써 음의 순도를 그만큼 높이려는 설계방식이다.

파워앰프 입력단, 그러니까 인티앰프의 게인을 결정짓는 전압증폭단은 ‘Brio’와 마찬가지로 고정밀 ‘MUSES’ OP앰프를 쓴다. 이에 비해 ‘Elicit-R’은 디스크리트 FET 소자를 에미터 팔로워 방식으로 투입했고, ‘Osiris’는 캐스코드 차동증폭 방식을 썼다.

스피커를 실제적으로 구동하는 출력단은 ‘Brio’나 ‘Elicit-R’과 마찬가지로 바이폴라 트랜지스터를 채널당 총 4개를 투입, 푸쉬풀로 구동하는 클래스AB 설계다. 즉, NPN(드라이빙)-NPN(출력) 트랜지스터 1쌍과 PNP(드라이빙)-PNP(출력) 트랜지스터 1쌍이 푸쉬풀로 구동하는 것이다.

▲ Rega Elex-R 의 내부사진

그런데 내부 사진을 보면 채널당 2개의 트랜지스터밖에 안보인다. 이것은 드라이빙과 출력 트랜지스터가 한 칩셋에 담겼기 때문이다. 어쨌든 각각의 드라이빙 트랜지스터와 출력 트랜지스터는 달링턴 페어(Darlington Pair)를 이루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푸쉬와 풀이 서로 보완해 작동하는 ‘컴플리멘터리(complimentary) 달링턴 출력 회로’가 된다.

부연설명을 하면, 달링턴 회로는 드라이빙 트랜지스터의 에미터에 출력 트랜지스터의 베이스를 연결시키는 ‘에미터 팔로워’(emitter-follower) 방식을 쓴다. 에미터 팔로워 방식은 컬렉터가 아닌 에미터에서 출력을 꺼내기 때문에 게인이 1이 안되지만 높은 입력 임피던스와 낮은 임피던스를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레가는 그런데 이 ‘컴플리멘터리 달링턴 출력 회로’ 앞단에 다시 클래스A로 동작하는 1개의 바이폴라 트랜지스터를 에미터 팔로워 형태로 붙인 독특한 설계구조를 택했다. 레가에 따르면 이 ‘싱글 에미터 팔로워’ 트랜지스터는 클래스A로 작동하는데 입력 임피던스는 높고 출력 임피던스는 낮은 일종의 버퍼 역할을 한다. 따라서 출력단의 스피커 드라이빙 능력을 더욱 키우는 동시에, 앞단(전압증폭단)의 부하를 줄여 전체적인 리니어리티도 높이는 1석2조의 역할을 한다.

▲ 일본 산켄 (Sanken) 사의 바이폴라 트랜지스터

흥미로운 점은 레가 인티앰프 출력단에 투입된 모든 바이폴라 트랜지스터가 일본 산켄(Sanken) 제품이라는 것. 산켄 바이폴라 트랜지스터의 개당 최대 출력이 150W여서 산술적으로 따지면 이 산켄 트랜지스터를 달링턴 페어로 구축한 레가 인티앰프는 스펙상 최대 300W까지 가능하다(실제로 레가는 ‘만약 일제 앰프였다면 300W 출력이라고 표기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레가가 실제로 표기한 출력은 ‘Brio’가 8옴에서 50W, ‘Elex-R’이 8옴에서 72.5W, ‘Elicit-R’이 8옴에서 105W에 그치고 있다. 레가가 스펙상 출력수치를 지나치게 겸손하게 잡았다는 명백한 증거다. 동일한 트랜지스터에 동일한 설계방식인데도 각 인티앰프 출력이 차이가 나는 것은 물론 전원부 설계에서 기인한다. ‘Elicit-R’ 내부 사진을 보면 ‘Brio’보다 훨신 큰 토로이달 전원트랜스와 필터링 커패시터를 투입했음을 알 수 있다.


시청

시청에는 위에서 잠깐 언급한 대로 레가의 CD플레이어 ‘Saturn-R’, 턴테이블 ‘RP6’(톤암 RB303, MM카트리지 Exact)를 동원했다. LP 재생의 경우 ‘Elex-R’의 내장 MM 포노단을 활용했다. 스피커 역시 레가의 ‘RX3’를 물렸다. ‘RX3’는 감도 89dB, 임피던스 6옴의 2.5웨이 플로어스탠딩 스피커로, 측면에 베이스 드라이버가 장착된 점이 특징이다.

  • 파트리샤 바버 ‘Nardis’ (Cafe Blue. CD)

    무대가 시원시원하게 펼쳐진다. ‘Brio’로 들었을 때보다 고급스럽고 안정감이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표현력과 디테일도 확실히 늘어났다. ‘RX3’ 스피커의 사이드 우퍼 덕분인지 홀로그래픽으로 나타나는 3D 이미지가 대단하다. 결정적으로 ‘Brio’와 다른 점은 시스템의 정숙도가 크게 증가했다는 것. 미세먼지가 말끔히 씻겨간 것처럼 음의 표면과 입자가 좀더 매끄럽고 고와진 느낌이다. 어쨌든 ‘50W’에서 ’72.5W’로 늘어난 출력에서 오는 이 넉넉함의 차이가 예상 외로 크다. 곡 후반에서 들리는 드럼의 펀치력은 실로 놀랍다. 탄력감도 좋다.

  • 크리스토프 폰 도흐나니,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 ‘멘델스존 스코틀랜드 교향곡’ (Telarc CD)

    부드럽고 온화한 음, 연주자의 체온과 숨결이 느껴지는 음이다. 역시 레가는 쌀쌀맞거나 냉랭한 것과는 완전 거리가 멀다. ‘Brio’와 굳이 비교하자면 정숙도와 매끄러움, 리듬감이 돋보인다. 무대는 더욱 낮게 깔리고 음 하나하나가 더 잘 들린다. 음악의 큰 그림, 큰 뼈대를 정확히 그려나가는 모습은 비슷하지만 ‘Elex-R’이 좀더 디테일한 것까지 챙기는 모습이다. KTX를 타고 가는데 창밖 경치도 좀 감상하면서 가는 그런 느낌. 배음과 잔향이 더 잘 포착된 점도 강조하고 싶다. 풍성하고 윤택한, 그래서 기품이 있는 음이다.

  • 데이브 브루벡 콰르텟 ‘Take Five’ (The Dali CD Vol.2)

    이 곡에서는 무엇보다 드넓은 사운드스테이지와 홀로그래픽한 이미지가 압권이다. 또한 폴 데스몬드의 알토 색소폰이 이렇게나 위로 쭉쭉 뻗으면서도 달콤했나 싶을 정도로 귀에 와닿는 ‘촉감’이 좋다. 드럼과 베이스로 이뤄진 리듬 섹션도 똑똑히 분명하게 들린다. 어느 경우에나 악기들이 스피커 유닛에서 뛰쳐나와 제 자리를 잡고 즐겁게 연주를 한다. 후반 킥드럼의 타격감은 출력과 우퍼의 크기를 잊게 할 정도. 단단하면서도 강력한 저역의 에너지감은 들을수록 가관이다. 이밖에 ‘Elex-R’이 생각 이상으로 음을 끝까지 쥐어잡고 있는 점도 신선하다. 음의 여운을 함부로 대하지 않는 이 모습에 진정 감격했다.

  • 뉴 마일즈 데이비스 퀸텟 ‘There Is No Greater Love’(Miles. LP)

    처음부터 그냥 편안한 실연현장이다. 베이스와 드럼 모두 음의 심지가 굵은 것이 앙상하거나 헐벗은 느낌이 전혀 없다. 트럼펫은 잘 뻗는데도 쏘거나 귀를 피곤케 하지 않는다. 역시 LP라는 소스 자체의 무시무시한 다이내믹 레인지와 편안함, 그리고 이를 보란듯이 받쳐준 ‘Elex-R’ 내장 포노단의 협공 덕분일 것이다. 이어 ‘How Am I To Know?’를 계속해서 들어보면, 유유히 흐르는 수심 깊은 강물처럼 모든 음들이 한치의 끊김이나 흔들림 없이 유유자적 흘러나온다. 만약 디지털 음원으로 이런 경지를 느끼려면 엄청난 돈을 들여야 할 것이다. 앰프도 앰프지만 ‘RP6’ 턴테이블과 ‘RB303’ 톤암, ’Exac’ MM카트리지는 역시 명불허전이다.

※ 위 유튜브영상은 리뷰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영상이며 실제 리뷰어가 사용한 음원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총평

▲ Rega Elex-R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했던 일본 애니메이션 중에 ‘신세기 에반게리온’이 있다. 일촉즉발의 위기에서 여주인공 아스카가 그랬다. “엄빌리컬 케이블이 없어도 괜찮아. 이쪽엔 1만2000장의 특수장갑과 AT필드가 있으니까!” 그녀가 조종하는 생체병기 에반게리온 2호기의 전력케이블(엄빌리컬 케이블)이 끊어졌지만, 2호기 전신을 뒤덮은 특수장갑과 강력한 방어막(AT필드)만 있으면 자신은 괜찮을 것이라는 얘기였다.

‘Elex-R’을 시청하는 내내 아스카의 이 대사가 계속해서 아른거렸다. “72.5W여도 괜찮아. 이쪽엔 (두 채널 합산) 8개의 산켄 트랜지스터와 초강력 MM포노단이 있으니까!” 그만큼 ’Elex-R’의 출중한 구동력과 순도 높은 증폭, 단품 포노스테이지가 부럽지 않은 MM포노단이 음악을 들으면 들을수록 돋보였기 때문이다.

물론 전에 들은 ‘Brio’도 당차고 똘똘한 앰프였다. 하지만 ‘Elex-R’은 넉넉한 스피커 드라이빙 능력과, 편안한 소릿결, 좀더 풍부해진 표현력에서 몇걸음 앞서 있었다.

심지어 그 어떤 환경에서도,
악명 높은 스피커를 만나서건,
포노앰프가 없는 상황에서건,
언제나 유저를 지켜주고
위로해줄 것 같다는 느낌은 거의 독보적이었다.
맞다.
형만이 가진 아우라를 필자는 ’Elex-R’에서 보았다.

글 : 김편

S P E C

Key Features · Rega custom full width case with improved heat dissipation
· Combined feedback & passive volume control pre-amp
· 90 watts per channel into 6 Ohms / 72 watts into 8ohms
· High specification integrated phono stage
· New multi-lingual user manual
· Enhanced power supplies for the driver stage
· Hybrid of the Brio-R and Elicit-R design
· Dedicated mini remote handset included
· Pre-amp out / Record out / 4 line inputs
· New custom transformer
Specifications · Power Supply · Voltage: 230v
· Frequency: 50Hz
· Power Consumption: 250 Watts
· 230v Fuse: T3.15AL 20mm
Output Power · 72.5W 8Ω both channels driven - Design centre rating
· 90W 6Ω both channels driven - Rega speaker impedance rating
· 113W 4Ω both channels driven
Phono Input · Sensitivity (72.5W 8Ω1.7mV (Load 47K in parallel with 220pF)
· Maximum input level: 100mV
Line Input · Sensitivity (72.5W 8Ω 164mv (Load 30-50K)
· Maximum input level: 10v
Tape Output · Level: 164mV with rated input
· Output impedance: 470
Line Output · Level: 625mV with rated input
· Output impedance: 600
수입사 다빈월드 (02-780-3116 / 2060~2063)
가격 2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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