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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작지만 똘똘하고 기특한 정예 진공관 앰프 - PrimaLuna EVO100 진공관 인티앰프
Fullrange 작성일 : 2020. 12. 03 (16:05) | 조회 : 1711

 

 

 


 


현대에 만들어진 오디오는 얼마나 고전을 흉내낼 수 있으며, 고전의 방식은 얼마나 현대적인 소스에 대응할 수 있는가?

혹은, TR앰프는 얼마나 진공관스러울 수 있고, 반대로 진공관 앰프는 또 얼마나 TR앰프 대비 매력적일 수 있는가?

혹은, 최근 유행하고 있는 Class D 방식의 앰프는 진공관 앰프 대비 얼마나 다른 경쟁력을 가질 수 있으며, 반대로 진공관 앰프가 현대적인 방식의 오디오 제품에 비해 여전히 고수할 수 있는 매력은 무엇이 남아있을 수 있는가?

 

▲ PrimaLuna EVO 100 인티앰프

 

정말 좋은 진공관 앰프는 TR앰프와 구별점이 없다는 것이었으며, 서로의 장점을 공유하게 된다. 음악 애호가 및 오디오 마니아도 마찬가지로 각자가 가지고 있는 오디오적 기대치와 음악적 로망을 함께 충족받기를 원한다.

진공관 앰프로의 매력과 TR앰프로의 장점… 그 적절한 배합의 비율은 어느정도일까?

 


 

유럽형과 미국형의 장점을 두루 양립

 

 

▲ PrimaLuna EVO 100 인티앰프

 

프리마루나 진공관 앰프의 리뷰를 계속 작성하고 있다. 프리마루나는 사실 그리 역사가 오래된 브랜드는 아니지만, 특히 미국에서 선풍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사실 제품을 실제로 사용해 보고 분석해 보기 전까지는 그 인기의 원인을 알 수 없었지만, 프리마루나가 진공관 앰프이면서 최근에 좋은 평가를 받을만한 요소들이 분명히 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체감하고 있다.

아무래도 진공관 앰프라고 하면, 미국제품보다는 유럽 제품이 먼저 떠 오르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리고 동양 스타일의 진공관 앰프라면 일본 제품을 떠 올리게 되며, 그나마 유럽 제품과 일본 제품은 그 음색이 비교적 비슷한 편이다.

그렇다면, 미국의 진공관 앰프는 뭐가 어떻게 다른가?아무래도 미국 제품은 유럽제품에 비해서는 좀 더 현대적인 TR앰프에 더 가까운 느낌들이 많다.

이걸 적절히 잘 배합해 놓은 것이 바로 프리마루나의 전략이다.

 


 

부피는 작지만 다부진 만듦새와 에너제틱함을 겸비

 

 

▲ PrimaLuna EVO 100 인티앰프

 

 

기본적으로 프리마루나의 앰프는 동급의 다른 진공관 앰프에 비해 무겁다. 이번에 소개하고자 하는 EVO100의 경우는 겉으로 보이는 부피는 그다지 커 보이지 않지만, 트랜스쪽에 워낙 무게 배분이 커서 무게가 18KG 이다. 부피를 감안하면 꽤 무거운 편에 속한다. 아마도 부피가 일반 풀사이즈 제품처럼 커졌다면, 새시의 무게가 그만큼 추가가 되어서 전체 무게가 20KG 이상이 되었을 것이다.

게다가 프리마루나의 근본적인 성향은 과도하게 부드럽고 감미로운 성향보다는 현대적 TR앰프의장점도 적절히 잘 배합하고 있기 때문에, 그 성향에 충분한만큼의 전원부 부품의 물량투입까지 더해져서 에너지감과 근력을 함께 겸비한 성향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프리마루나 EVO100은 출력관으로 EL34를 사용하고 있다. HIFI용 오디오에 자주 사용하는 출력관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힘이 좋은 음을 만들 때는 KT88 을 많이 사용했고, 최근에는 출력을 크게 늘릴 수 있는 KT150 등이 새롭게 개발되어 고급 진공관 앰프로 판매되고 있다.

그 사이에 6L6, EL84 등을 사용하여 비교적 소출력이지만 예쁜 음을 내는 제품들이 있으며, 출력은 매우 낮지만 독특한 음색적 매력을 가지고 있는 300B나 2A3 같은 오래된 방식의 3극관 진공관 앰프들도 매력적이다. 그런데 진공관 전문가들까지도 인정하는 가장 매력적이면서도 보편적인 출력관은 역시 EL34 라는 것이 중론이다.

EL34 진공관을 출력관으로 4개 사용하여 8옴 기준으로 채널당 40W 출력을 발휘하는데, 출력이 낮다고 무시하진 말기 바란다. 이것은 증폭 방식이 일반적인 TR앰프와는 다른 방식이어서 TR앰프로는 2배 이상의 출력에 맞먹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너무 올드하지도 너무 뻣뻣하지도 않아

진공관 앰프에 대한 알 듯 모를 듯한 로망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진공관 앰프라고 해서 무슨 마술을 부리는 신비한 음을 내는 것은 아니다.

다만, 대부분의 TR앰프에 비해서는 배음과 하모니가 좀 더 풍부하게 재생되는 것은 분명하다. TR앰프의 음이 좀 더 정확한 음이라고는 할 수 있겠지만, 사실 음악의 감성적 만족이라는 것은, 음질이 정확한데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음질이 정확한 것에서 약간 벗어났을 때 나오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이다.

그런데 유럽이나 동양의 진공관 앰프들은 종종 너무 올드한 진공관 앰프로의 특색만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다른 말로, 너무 부드럽기만 하거나 너무 진득진득한 것이다.

물론, 이런 경우라고 해서 무조건 음질이 별로라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경우는 스피커와의 매칭에서 호불호가 갈리는 경우가 좀 더 많다.

 

 

 

 ▲ PrimaLuna EVO 100 인티앰프의 내부

 

 

그렇지만, 프리마루나를 사용하면서 가장 먼저 인상적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이라면, 확실히 세련된 진공관 앰프의 성향이다. 디자인만 보고 절대로 판단해서는 안된다. 세련된 진공관 앰프의 성향이라고 해서 일반적으로 우리가 진공관 앰프에서 느끼고자 하는 감성적인 느낌이 없다는 의미가 절대 아니다. 유럽이나 일본의 진공관 앰프가 부드러움이나 기름기가 많은 편이고 중고음의 펼쳐짐이 소극적인 편이라면, 프리마루나는 하모니와 입체감이 풍부하면서도 중고음의 펼쳐짐이나 이탈력도 꽤 좋은 편에 속한다.

저음에서도 차이점이 제법 있다. 유럽이나 일본의 진공관 앰프가 저음을 특별히 강조하지 않으면서 약간은 퍼지는 듯한 느낌의 저음을 재생한다면, 프리마루나 EVO100은 비교적 하위 기종임에도 저음이 지저분하게 느껴지는 불필요한 잔향이 과도하지 않으면서도 전체 음조의 입체감을 살리고 공간감을 우수하게 표현하기 위한 저음의 재생력에는 또 기특한 재주를 가지고 있다고 하겠다.

 


 

다양한 스피커와의 매칭

 

일반적으로 부드럽기만 한 성향의 진공관 앰프를 현대적인 성향의 스피커에 물리면, 스피커의 근본 성향은 잘 살아나지 않으면서 그저 마냥 힘을 빼면서 부드럽기만 한 음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음의 임팩트나 응집력, 음의 이탈력을 소극적으로 만들어버려서 오디오적 기교나 오디오적 쾌감이 장점인 스피커들의 장점을 무디게 만드는 것이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스피커의 장점을 너무 과도하게 무디게 만드는 것은 멋진 개성을 발휘하려는 스피커 입장에서는 상당히 서운한 일이 될 수 있다.

그런데 프리마루나 EVO100을 사용하면서 어쩌면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이라면, 상당히 현대적인 성향이면서 때로는 다소 음이 뻣뻣해질 수 있는 성향의 스피커와의 매칭에서 그 스피커의 장점도 잘 표현해 주면서도 음이 뻣뻣해지거나 거칠어질 수 있는 단점은 매우 훌륭하게 상쇄시켜주고 있더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특성에 대해서 상당히 큰 점수를 주고 싶다.

 

 Ryuichi Sakamoto - Forbidden Colours

모니터오디오 실버 시리즈에서는 쉽게 나오지 않았던 영롱함과 피아노 음의 섬세한 음영의 감성까지 나와주고 있다. 사실 이런 느낌까지는 왠만해서는 안 나왔었는데, 확실히 진공관 앰프를 물리고 나니 그런 특성이 나와주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구동력도 전혀 부족하지 않은 것 같다. 서로 좋은 조합이다. 앰프가 같은 프리마루나 제품들 중에서는 엔트리급에 속하는데, 스피커 자체에서 소리의 탄력과 텐션, 중저음이 기반되어 주다보니 앰프가 저렴한 앰프라는 인상을 별로 받지 않게 된다. 오히려 스피커에서 중저음이나 중음의 엣지감을 가지고 있고, 앰프가 거기에 풍부한 하모닉스의 영롱한 중음의 표현력, 매끄러움 등을 보완해 주는 형국이다.

이 가격대 제품이 제품 하나만으로 완벽할 수는 없지만, 이렇게 서로 보완을 하고 나니 매우 완성도 높고 만족스러운 음질이 만들어진다.

류이치 사카모토의 피아노 연주도 나름 좋아하지만, 사실 금속 트위터를 사용한 스피커들에서 재생되는 클래식 악기의 음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상 그렇기는 하지만, 확실히 프리마루나 앰프를 매칭하고 나서 충분히 류이치 사카모토의 피아노 연주도 금속재 진동판을 탑재한 스피커에서 감성적으로 들리게 된다.

홀톤이나 볼륨감, 중음만 땡글거리지 않고 중음에서 저음까지 근사하고 완만하게 이어지는 매끈하면서도 섬세한 특성이 마음에 든다.

 

 The Alan Parsons Project - Don't Answer Me

이것은 정말로 미묘한 차이다. 비교적 프리마루나의 진공관 앰프는 대표적인 유럽제나 일제 진공관 앰프에 비해서는 전대역에서 에너제틱한 음을 내는 편이다. 다른 말로, 과도하게 잔향이 많다거나 과도하게 부드러운 톤은 아니라는 의미다. 단조롭고 간단하게 평하자면, 순수 진공관 앰프지만, 상대적으로 현대적인 음색의 진공관 앰프이며, 마치 잘 만들어진 TR앰프의 장점과 진공관앰프 고유의 매력을 함께 가지고 있는 앰프인 것이다.

최근 피곤해서인지 락음악은 거의 안 듣고 있다. 이 곡도 격렬한 락음악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다소 피곤하게 들리던 스피커에서 다부진 볼륨감과 탄력과 밀도를 더해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음의 생동감이나 펼쳐짐, 입체감 등이 무뎌지지는 않는 것이다.

중저음도 다른 진공관 앰프들과 다르게 꽤나 다부지게 재생해 주고 있다. 물론, 기름기를 아예 쫙 빼서 최고 수준의 정교하고 재빠른 음까지는 아니지만, 또 그렇게 완전히 기름기를 빼버리면 정말 재미없는 음이 되어 버리는데, 프리마루나가 들려주는 음은 소형 진공관 앰프치고는 꽤나 다부지고 탄력적인 음을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충분히 70년대 전후의 락음악이나 프로그레시브락 음악 등을 운치있게 들려준다고 생각한다.

 

 Dua Lipa - Levitating Featuring DaBaby


사실 스피커가 좋아서이기도 하지만, 좋은 투수가 있기 위해서는 좋은 포수가 함께 있어야 가능한 것처럼, 이 조합은 정말 서로의 장점은 오히려 살려주고 단점은 오히려 상쇄시켜주는 기가막힌 조합이라고 생각된다.

진공관 앰프 조합이기 때문에 섬세한 음악은 섬세하게 표현해 주지만, 어떻게 이런 테크노 음악에서 중저음의 텐션감과 중음의 이탈력까지 적절하게 잘 살려줄 수가 있는가?

어쩌면 비슷한 가격대의 다른 TR앰프보다도 더 경쾌하면서도 에너제틱한 음이 될 수도 있다. 진공관 앰프라고 해서 무조건 팝음악이나 테크노, 댄스음악 등을 부드럽게만 재생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대단히 의외다.

 

 

 Anne-Sophie Mutter - Beethoven: Violin Concerto in D major, Op. 61

확실히 중역대의 정보량과 하모니를 잘 살려주며 거기에 화사하게 하모니와 볼륨감을 더해주는 능력이 우수하다. 클래식을 듣기엔 다소 뻣뻣할 수 있는 스피커와의 매칭인데도 그걸 만회해주며, 그 뻣뻣함을 없애주면서 그 중역대에 살집과 섬세함을 더해준다.

개인적으로 가장 듣기 싫어하는 뻣뻣한 바이올린 소리도 제법 섬세하게 변화시켜 주며 클래식 음악에서 필요로 하는 각 대역간의 윤택하면서도 섬세한 하모니와 이음새의 표현력 등도 금새 개선됨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볼륨이 낮아도 이런 특성들을 감미롭고 그윽하게 감상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라 하겠다.

적절한 화음과 하모니, 풍부한 중고음의 표현력을 간직하면서 뻣뻣하지 않게 다음음으로 산뜻하게 전개되는 느낌도 기분 좋게 들리며, 그렇다고 중고음이 과도하게 얇아지거나 가볍게 날리는 것도 아니어서 참 듣기가 좋다.

 

 015B, 양파 - 6월부터 1월까지

스피커에서 충분한만큼 중음의 청량감을 확보해주고 거기에 프리마루나는 풍부한 섬세함과 하모니를 더해주다보니 보컬의 목소리가 말 그대로 달콤하게 느껴진다.

일반적인 저렴한 TR앰프에 비해 배음은 더 풍부하면서 중음역대를 더 풍부하게 재생하는 특성이 있다보니 녹음이 잘 된 대중가요도 너무나 달콤하고 예쁘게 들리는 것이다.

화음의 풍부함이 일반적인 TR앰프보다 더 우수하기 때문에 대중가요라고 해서 그 느낌이 단조롭게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보컬인 양파의 목소리가 거짓말 조금 보태서 메이저 레이블에서 신경써서 녹음한 유명 재즈 보컬리스트의 음처럼 들리게 된다.

그 절절함이나 애절함까지 잘 표현되고 있어서 매칭된 스피커에게도 너무나 매혹적이고도 포기하기 힘든 매칭이라고 생각된다.

 


 

총평 

 

 ▲ PrimaLuna EVO 100 인티앰프

 

 

앰프를 평가할 때, 2가지 특성으로 별로 평가해야 한다고 이야기 한 적이 있다. 그것은 앰프의 본분이라고 할 수 있는 스피커 제어력과 음색적 매력을 따로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좋은 앰프라는 것은, 이 두가지 특성 중에 한가지라도 너무 떨어지게 되면 좋은 앰프라고 칭찬하기가 힘들어지게 된다. 힘만 너무 좋더라도 음색이 과도하게 거칠거나 딱딱해도 음악 감상용으로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으며, 아무리 음색적 매력이 좋다고 하더라도 스피커를 제어하는 능력이 너무 떨어지면, 구동이 힘든 스피커와의 매칭에서 그 음색적 매력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되어버린다.

처음 EVO100의 외관을 봤을 때는 상위기종에 비해 구동력이나 체감적인 힘과 에너지가 너무 떨어져서 실망스러우면 어떡하나? 라는 걱정을 먼저 했었다. 단순히 부피만 봤을 때는 200만원 미만에 판매되는 일본이나 중국에서 설계한 진공관 앰프들과 비슷해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세상 모든 오디오 제품의 치열한 각축장인 미국에서 인정을 받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다 있다. 좋은 부품을 잘 사용하면서 과거의 방식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진공관 앰프가 유지해야 되는 특성과 또는 새롭게 변화해야 되는 특성까지 잘 반영했다고 생각한다.

부피는 작지만, 비슷한 사이즈의 다른 진공관 앰프들에 비해서 중고음의 이탈력이나 입체감은 좀 더 뚜렷하면서 중저음도 좀 더 힘있게 분명하게 표현해 준다. 그러면서도 TR앰프에서는 잘 나오지 않는 진공관앰프 특유의 섬세한 표현력과 질감, 풍부한 배음과 하모니도 함께 표현해 주고 있다.

단순 TR앰프만 사용하면서 뭔가 단조로움의 불만이나 갈증을 갖고 있었다면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리뷰어 - 주기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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