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마이페이지 장바구니 고객센터 판매자등록 사진방
오디오엑스포 서울2018
스피커
하드웨어
라이프스타일
액세서리
영상기기
상품 추천
오디오/AV기기 평점
체험단 모집
나는 이것이 갖고 싶으다
오디오 각 부문별 랭킹
상가 소식 이모저모
입문기종 집중 게시판
 


최근 댓글


[리뷰]헤드폰 헤비유저를 위한 오디오 머신 - SPL Phonitor XE 헤드폰앰프
Fullrange 작성일 : 2020. 05. 15 (18:18) | 조회 : 345

FULLRANGE REVIEW

헤드폰 헤비유저를 위한 오디오 머신

SPL Phonitor XE 헤드폰앰프


날씨가 화창했던 지난 4월 어느날, 간만에 서울 대학로의 헤드폰 전문매장을 찾았다. 독일 SPL(Sound Performance Lab)의 DAC 내장 헤드폰앰프 Phonitor xe 리뷰를 위해서였다. 예의 붉은색 전면 섀시에 동그란 VU미터 2개, 그리고 건드릴 게 많은 노브와 스위치가 그냥 ‘SPL’이었다. 준비해간 필자의 헤드폰 오디지 LCD-2 Classic과 매장에서 준비해놓은 포칼 Utopia 헤드폰을 번갈아가며 모니터했다.

▲ (좌) 오디지 LCD-2 Classic, (우) 포칼 Upotia 헤드폰

첫 음부터 무대가 뻥 뚫리더니 그야말로 별의별 소리가 다 들렸다. 특히 베이스 연주음은 거의 필자의 횡경막까지 내려왔다. 여기에 크로스피드, 앵글 등 SPL이 자랑하는 포니터 매트릭스(Phonitor Matrix)를 만지면서 탄성을 내질렀다. ‘이것은 앰프가 아니라 오디오 머신’이라고. 지금까지 포노앰프(Phonos), 프리앰프(Director MK2, Phonitor X), 파워앰프(Performance m1000) 등 제법 많은 SPL 제품을 리뷰했지만 SPL의 오리지널 DNA를 보다 가까이서 맛보기에는 헤드폰앰프가 제격임을 절감한 시청이었다.


SPL과 Professional Fidelity, Phonitor 시리즈

▲ Peter Waschke (왼쪽), Wolfgang Neumann (중간), Hermann Gier (오른쪽)

SPL은 1984년 독일 라인란트(Rhineland)에서 엔지니어 볼프강 노이만(Wolfgang Neumann)이 설립했다. 처음부터 실력을 인정받아 플리트우드 맥(Fleetwood Mac) 같은 유명 뮤지션들과 그래미 어워드 11회 수상에 빛나는 마스터링 엔지니어 밥 루드윅(Bob Ludwig) 등이 SPL 제품을 쓰기 시작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각종 마스터링 장비와 스튜디오 장비, 플러그인, 그리고 현재 이들 SPL 제품들을 쓰는 사람들의 면면에 눈이 저절로 휘둥그래진다.

▲ SPL의 프로페셔널 피델리티 시리즈

프로페셔널 피델리티(Professional Fidelity) 시리즈는 이런 SPL이 본격 홈 오디오용으로 내놓은 시리즈. 프로 무대에서 갈고닦은 자신들의 실력을 일반 가정에서도 체험해보라며 캐치프레이즈를 ‘Mastering Grade Listening’(마스터링 등급의 청취)으로 내걸었다. 저절로 손이 가게 만드는 다기능 인터페이스와 시크한 디자인, 고성능 스펙, 무엇보다 착한 가격대가 마음에 든다.

프로페셔널 피델리티 시리즈에는 세분화된 제품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음의 입구쪽부터 따져보면 RIAA 포노앰프 Phonos, DAC 겸 프리앰프 Director MK2, 프리앰프 겸 헤드폰앰프 Phonitor x와 Phonitor 2, 액티브 크로스오버 Crossover, 헤드폰 전용 앰프 Phonitor xe와 Phonitor e, 스테레오 파워앰프 Performer s800, 모노블럭 파워앰프 Performer m1000 순이다.

시청기인 Phonitor xe는 2008년에 처음 등장한 포니터(Phonitor) 시리즈에 속해 있다. 포니터(Phonitor)가 헤드폰(Headphone)과 모니터링 앰프(Monitoring Amplifier) 단어의 조합인 만큼, 포니터 시리즈의 레종데트르는 명확하다. 헤드폰을 정확하게 모니터처럼 들을 수 있는 헤드폰앰프 시리즈인 것이다. 다른 프로페셔널 피델리티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SPL의 시그니처라 할 120V 레일 볼테르(Voltair) 고전압 기술이 베풀어진 것은 물론이다. 이는 뒤에서 자세히 살펴볼 것이다.

거두절미하고, 포니터 시리즈의 4개 모델을 표로 비교해봤다. Phonitor x와 Phonitor 2는 아날로그 라인 출력단자가 있어 프리앰프로도 쓸 수 있으며, Phonitor xe, x, e 모델은 DAC을 옵션으로 장착할 수 있다. 국내에 들어오는 Phonitor xe는 모두 DAC이 내장된다.

      ▲ Phonitor XE


- Phonitor xe Phonitor x Phonitor e Phonitor 2
타입 DAC 옵션 헤드폰앰프 DAC 옵션 헤드폰앰프 겸 프리앰프 DAC 옵션 헤드폰앰프 아날로그 헤드폰앰프 겸 프리앰프
헤드폰 출력단자 앞 : 밸런스, 언밸런스
뒤 : 밸런스, 언밸런스
앞 : 밸런스, 언밸런스 앞 : 밸런스, 언밸런스 앞 : 언밸런스
아날로그 입력 XLR, RCA XLR, RCA XLR, RCA XLR 2, RCA
아날로그 라인 출력 없음 XLR, RCA Phonitor 2 XLR
디지털 입력 동축, 광, USB-B, AES/EBU 동축, 광, USB-B 동축, 광, USB-B 없음
DAC 스펙 PCM 32/768, DSD256 PCM 32/768, DSD256 PCM 32/768, DSD256 없음
DAC 칩 AK4490 AK4490 AK4490 없음
작동 전압 아날로그 +/- 60V
디지털 5V, 3.3V
아날로그 +/- 60V
디지털 5V, 3.3V
아날로그 +/- 60V
디지털 5V, 3.3V
+/- 60V
Phonitor Matrix Crossfeed(6단계), Angle(4단계) Crossfeed(6단계), Angle(4단계) Crossfeed(2단계), Angle(1단계) Crossfeed(6단계), Angle(6단계), Center
기타 컨트롤 기능 Laterality Laterality 없음 Laterality, Solo, Phase Inversion
VU미터 2 2 없음 2
크기(W x H x D) 278 x 100 x 330 278 x 100 x 335 278 x 57 x 335 278 x 100 x 335
무게(kg) 5.1 5.4 3.3 4.3

표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실 애호가들을 위해 필자가 파악한 네 모델의 결정적 차이는 이렇다.


Phonitor 2 : 프로페셔널 버전의 프리앰프 겸 헤드폰앰프. 크로스피드와 앵글 외에 센터, 솔로, 위상 등 더 건드릴 게 많다. 대신 DAC을 옵션으로도 장착할 수 없고 아날로그 입력(XLR, RCA)만 가능하다. 헤드폰앰프는 언밸런스 출력만 지원한다. 아날로그 라인 출력은 XLR만 마련했다.


Phonitor x : XLR, RCA 라인 입출력을 지원하는 프리앰프이자 밸런스/언밸런스 출력 모두를 지원하는 헤드폰앰프. DAC도 옵션으로 장착할 수 있다.


Phonitor xe : 헤드폰 전용 앰프. 따라서 아날로그 라인 출력이 없는 대신 밸런스/언밸런스 헤드폰 출력단자를 전면과 후면에 모두 마련했다. 디지털 입력단자로 Phonitor x에는 없는 AES/EBU 단자가 있다. 국내 수입 모델은 모두 DAC이 내장됐다.


Phonitor e : 헤드폰 전용 앰프. 네 모델 중 유일하게 VU미터가 없으며 키도 가장 작고 가장 가볍다.

그리고 포니터 시리즈 헤드폰앰프는 단 하나의 문장으로 요약된다. ‘최대 3.2W를 뿜어내는 헤드폰앰프’. 3.2W? 스피커 커넥터만 있다면 그냥 파워앰프로도 쓸 수 있다는 얘기다.


Phonitor xe 외관과 스펙

시청 모델 Phonitor xe는 고스펙 DAC을 내장한 헤드폰앰프다. 때문에 디지털 입력단(AES/EBU, 동축, 광, USB-B)과 아날로그 입력단(XLR, RCA)이 있고, 볼륨단을 갖췄다. 헤드폰 출력단(잭)은 전면과 후면에 밸런스(뉴트릭 4핀), 언밸런스(6.35mm) 각각 1개씩 마련됐다. 총 4개 헤드폰을 꽂아둘 수 있는 셈. 출력은 600옴에서 1W, 300옴에서 2W, 120옴에서 3.7W, 47옴에서 2.9W, 32옴에서 2.7W를 낸다. 아날로그 라인 출력단자가 없어서 프리앰프로는 쓸 수 없다.

헤드폰앰프인 만큼 헤드폰 출력에 대해 좀 더 살펴봤다. 밸런스 출력단의 출력 임피던스는 0.36옴, 댐핑팩터는 180(40옴), 주파수응답특성은 10Hz~300kHz(-3dB), THD+N은 0.00082%, SNR은 -98dB, 다이내믹 레인지는 130.5dB를 보인다. 언밸런스 출력단의 출력 임피던스는 0.18옴, 댐핑팩터는 180(40옴), 주파수응답특성은 10Hz~300kHz(-3dB), THD+N은 0.00082%, SNR은 -103dB, 다이내믹 레인지는 135.5dB를 보인다.

후면을 보면, 뉴트릭 XLR 입력단자(임피던스 20k옴)가 1조, RCA 입력단자(임피던스 10k옴)가 1조 마련됐고, 디지털 입력단자는 동축(192kHz), 광(96kHz), AES/EBU(192kHz), USB-B(768kHz, DSD256) 단자가 마련됐다. 역시 USB-B 입력시 DSD 재생이 가능한 것은 물론 PCM도 최대 768kHz까지 지원하는 등 컨버팅 스펙이 가장 높다. DAC 칩은 일본 AKM의 AK4490 Velvet Sound(벨벳 사운드) 칩을 썼다. 크기(WHD)는 278mm x 100mm x 330mm, 무게는 5.1kg을 보인다.


Phonitor xe 인터페이스

전면에는 많은 스위치와 노브, 표시창이 달렸다. 왼쪽을 보면 헤드폰을 스피커처럼 즐길 수 있게 해주는 포니터 매트릭스(Phonitor Matrix) 스위치부터 눈길을 끈다. 잘 아시는 대로 스피커는 좌우 채널이 인간의 좌우 귀에 도달하는 시간 차이와 음압레벨 차이를 통해 공간감과 입체감을 선사한다. 그런데 헤드폰은 구조상 이것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좌우 헤드폰 유닛에 시간과 음압레벨 차이를 줘 스피커로 들을 때처럼 자연스러운 공간감을 선사하는 것이 포니터 매트릭스 스위치다.

매트릭스 스위치를 온 시키면, 크로스피드(Crossfeed)와 앵글(Angle) 노브를 조절할 수 있다. 두 노브 모두 내장 아날로그 필터를 건드린다. 앵글 노브는 양쪽 헤드폰 유닛의 시간차이를 조절하고, 크로스피드 노브는 유닛간 음압레벨 차이를 조절한다. 앵글은 4단계(22도, 30도, 40도, 55도), 크로스피드는 6단계(Min, 2, 3, 4, 5, Max) 조절이 가능해 총 24개 조합을 만들어낼 수 있다.

▲ 크로스피드와 앵글 노브 조절에 따른 위상 변화

SPL에 따르면 먼저 앵글부터 정해야 하는데, 그 방법이 흥미롭다. 1) 평소 스피커를 듣는 위치에 앉아 정면을 바라봤을 때 한쪽 스피커와 벌려진 각도를 앵글로 정한다. 2) 예를 들어 앵글을 55도로 설정한 뒤 이번에는 크로스피드 노브를 돌려 평소 스피커를 들을 때와 동일한 악기 위치가 나오는 순간을 찾는다. 이것이 가장 알맞은 크로스피드 값이다. 3) 매뉴얼에 따르면 앵글이 55도일 경우 가장 최적의 크로스피드는 3단계이며 이 때 두 헤드폰 유닛의 음압레벨 차이는 0.58, 시간차이는 490us를 보인다. 4) 크로스피드 값을 최대(Max)로 하면 음압레벨 차이가 0.34로, 시간차이가 350us로 즐어든다.

필자도 직접 해봤다. 매뉴얼대로 하지는 않았지만 앵글과 크로스피드 값 변화에 따른 공간감과 정위감의 차이를 생각 이상으로 잘 파악할 수 있었다. 테스트한 헤드폰은 포칼의 유토피아(Utopia). 40mm 퓨어 베릴륨 진동판을 채택한 오픈백 오버이어 헤드폰으로, 공칭 임피던스는 80옴, 감도는 104dB, 주파수응답특성은 5Hz~50kHz를 보인다. 역시 포칼이 애정하는 베릴륨 진동판답게 고역 특성이 50kHz까지 플랫하게 뻗는 점이 눈길을 끈다.

먼저 일반 청취는 앵글을 30도, 크로스피드를 3단계로 한 상태로 들었다. SPL에 따르면 이 앵글값과 크로스피드값이 작을수록, 헤드폰 두 유닛의 시간차이는 줄고 음압레벨 차이는 늘어난다. 크로스피드는 말 그대로 서로 섞이는 값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간차이와 음압레벨 차이가 가장 작은 조합(133us, 0.24)은 앵글 22도, 크로스피드 최대일 때이며, 둘의 차이가 가장 큰 조합(555us, 0.70)은 앵글 55도, 크로스피드 최소일 때다.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베를린필을 지휘한 모차르트 레퀴엠 중 ‘Tuba Mirum’을 앵글 30도에서 55도로 바꾸니 트롬본과 바리톤 사이 거리가 멀어지는 점이 확연했다. 두 유닛이 내는 소리의 시간차이가 늘어나니 공간감이 늘어난 것이다. 테너가 무대 가운데로 이동하는 모습도 시원시원하다. 도착 지점은 앵글 30도일 때와 동일하지만 그 이동 속도와 액션이 크다는 느낌. 덩달아 다이내믹스도 늘어났다는 인상도 받았다. 이번에는 앵글을 22도로 바꾸니 트롬본과 바리톤이 바싹 붙는다. 놀라운 차이다.

다이애나 크롤의 ‘I’ve Got You Under My Skin’을 앵글 30도, 크로스피드 3단계인 상태에서 들어보면 어쿠스틱 기타가 플루트 무리 앞과 위에서, 바이올린이 그 어쿠스틱 기타 뒤와 밑에서 자리잡는다. 크롤은 필자의 목덜미에 붙어 있는 상태. 크로스피드를 최대로 올리면(헤드폰 두 유닛의 음압레벨 차이를 최소화하면) 공간감은 줄어들지만 하프나 피아노의 위치 등이 핀포인트로 맺힌다. 이는 그만큼 스테레오 이미지가 또렷해졌다는 얘기일 것이다.

어쨌든, 앵글과 크로스피드, 이 정도만 해도 대단한 기능이자 취미성인데, 또 있다. 밑면에 2개의 딥(DIP) 스위치가 있어서 헤드폰 출력게인과 아날로그(RCA) 입력감도를 조절할 수 있다. 1번 딥 스위치를 온 시키면 헤드폰 출력게인에 22dB가 추가된다. 헤드폰을 보다 강력하게 드라이빙하고 싶을 때 이용하면 될 것이다. 2번 딥 스위치를 온 시키면 RCA 입력감도가 -10dBV(하이파이 레벨)에서 0dBu(스튜디오 레벨)로 늘어든다.

오른쪽의 둥근 표시창 2개는 VU(Volume Unit) 미터다. 하지만 출력전압이나 전력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좌우채널 입력소스의 음압레벨을 보여준다(-20dB~5dB). 입력감도를 낮추고 싶으면 VU 레벨 스위치를 6dB, 12dB로 올리면 된다. 이 경우 음압레벨은 최대 -8dB~17dB가 된다. 시험 삼아 12dB로 올리면 바늘이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이 밖에 모드(Mode) 스위치로 스테레오와 모노를 선택할 수 있고, 스테레오에서는 좌우편차를 래터럴리티(Laterality) 노브로 조절하도록 돼 있다. 한편 가운데 볼륨은 알프스(Alps)의 빅 블루(Big Blue) 포텐셔미터를 사용하며 리모컨은 없다.


Phonitor xe 아날로그 스테이지 분석 : 120V 레일 볼테르 테크놀로지​

▲ SPL Phonitor XE 내부사진

Phonitor xe가 다른 헤드폰앰프와 다른 점은 SPL의 시그니처라 할 DC 120V 레일 설계, 즉 120V 볼테르(VOLTAiR) 테크놀로지가 아날로그 스테이지에 적용됐다는 사실이다. 즉, 1) DAC을 빠져나온 아날로그 신호가 I/V(전류/전압) 변환과정을 거친 후 아날로그 로우패스(low pass) 필터를 거칠 때, 2) 아날로그 입력 신호가 곧바로 아날로그 버퍼단을 통과할 때, 3) 두 경우 모두 +60V, -60V라는 두 레일(rail) 사이에서 작동된다는 것이다(Vs+가 +60V, Vs-가 -60V).

이처럼 120V DC 레일에서 작동하는 아날로그 스테이지가 눈길을 끄는 것은 통상 DAC의 아날로그 로우패스 필터나 헤드폰앰프의 아날로그 버퍼단이 ‘불과’ 5V 레일(+2.5V, -2.5V), 심지어 파워앰프의 전압증폭단도 30V 레일(+15V, -15V), 많아야 38V 레일(+19V, -19V)에서 작동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Phonitor xe 아날로그 로우패스 필터/아날로그 버퍼단은 일반 헤드폰앰프보다 24배 이상의 DC 전압에서 작동하는 셈이다.

이게 왜 음질에 유리하냐면 파워앰프의 전압증폭단도 마찬가지지만 앰프의 아날로그 스테이지는 자신이 공급받는 DC 레일 범위 안에서만 출력전압을 뽑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전압 전원을 공급받는 아날로그 스테이지(아날로그 로우패스 필터, 아날로그 버퍼)는 자신에게 들어온 입력신호의 전압레벨이 높아지거나 심지어 펄스 형태로 들어와도 넉넉하고 안정적으로 출력전압을 뽑아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 결과물은 다이내믹 레인지와 헤드룸에서 수치로 나타난다.

실제로 120V 볼테르 테크놀로지가 적용된 디스크리트 OP앰프의 다이내믹 레인지는 최대 141.4dB(30V 레일 OP앰프는 124.2dB)에 이르고, 아날로그 로우패스 필터에 볼테르 테크놀로지가 적용된 Phonitor xe는 135dB라는 높은 수치를 보인다(기준 전압이 +5V와 +3.3V인 DAC 파트의 다이내믹 레인지는 115.2dB). 참고로, 볼테르 앰프의 경우 왜율이 -114.2dB인데 비해 30V 레일 OP앰프는 -106dB에 머물고 만다. 이는 만약 앞단에 왜율이 -112dB인 프리미엄 DAC을 붙여도, 일반 OP앰프는 6dB(112 – 106 = 6)만큼 음질 왜곡을 일으킨다는 뜻이기 때문에 이 120V 볼테르 앰프는 더욱 주목할 수밖에 없다.

헤드룸 수치도 대단하다. 헤드룸(headroom)은 앰프가 어느 수준까지 리니어한 증폭을 유지하고 과부하가 안 일어나는지 알 수 있는 수치로, 이 헤드룸 값이 높을수록, 즉 헤드룸이 넉넉할수록 클리핑 위험에서 자유롭다고 보면 된다. 생음악이 당연히 헤드룸이 가장 높고 24비트 음원, 16비트 CD, FM라디오, 스피커 순으로 헤드룸이 작아진다. 그런데 Phonitor xe 아날로그 스테이지의 헤드룸은 무려 +32.5dB에 달한다. 한마디로 소스기기의 입력레벨이 +32.5dB를 넘어야 클리핑이 일어난다는 것이니, 프로음향 엔지니어들이 SPL을 선호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또 하나 살펴볼 것은 철저히 아날로그 도메인에서 이뤄지는 볼륨단 설계다. 이는 디지털 입력의 경우에도 음악신호가 DAC을 ‘무손실’로 빠져나온 후에 볼륨을 조절한다는 것인데, 이는 DAC칩에서 볼륨조절이 이뤄지는 디지털 볼륨보다 음질면에서 훨씬 유리하다. 왜냐하면 디지털 볼륨은 음악신호의 최대 해상도가 최대 볼륨에서만 확보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디지털 볼륨을 낮추면 그만큼 음악신호의 해상도 자체가 줄어드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시청

시청에는 소스기기로 필자의 맥북, 헤드폰으로 포칼의 유토피아를 동원했다. 맥북과 Phonitor xe를 USB케이블로 연결한 상태에서 룬(Roon)으로 주로 코부즈(Qobuz) 스트리밍 음원과 맥북 저장 음원을 들었다. 우선 몇 곡을 포니터 매트릭스를 오프 시켰을 때와 온 시켰을 때를 비교해 들어보면 확실히 공간감이 늘어나고 라이브 공연의 경우 관객들이 보다 많아진 점이 확연하다. 웅성웅성 거리는 사람들의 말소리도 더 잘 들린다. 이후 본격 시청은 앵글 30도, 크로스피드 3단계로 해놓고 이뤄졌다.

  • Arne Domnerus - 'Limehouse Blues' (Jazz at the Pawnshop)

    처음부터 그냥 재즈카페에 들어온 것 같다. SN비와 해상력이 높은 헤드폰앰프와 헤드폰 조합이라 할 만하다. 베이스, 피아노, 퍼커션, 드럼 각 악기들의 세세한 마이크로 다이내믹스가 잘 관찰된다. 120V 볼테르 테크놀로지 덕분에 다이내믹 레인지가 넓은 음이며 덩달아 무대마저 뻥 뚫린 채로 등장한다. 고전압을 가하면 음들이 억세질 것 같지만 그런 기색은 전혀 없다. 오히려 부드럽고 리드미컬한 소릿결이다. SPL 앰프들의 특징은 역시 그 음이 깨끗하고 맑다는 것이다. 어쨌든 포니터 매트릭스를 온 시킨 덕분에 재즈카페에 정말 많은 사람들이 들어찬 것 같다. 필자의 머리 둘레에 펼쳐진 헤드스테이지가 넓고 두터우며 투명한 것도 특징. 곳곳에서 재즈 악기들이 서로 섞이지 않고 제 목소리를 낸다.

  • Billie Eilish - 'Bad Guy (When We All Fall Asleep, Where Do We Go?)

    세상에, 포칼 유토피아 거치형 스피커들의 대형 우퍼에서나 들었을 법한 저역의 타격감이 헤드폰에서 느껴진다. 120옴에서 3.7W, 47옴에서 2.9W를 낸다는 SPL Phonitor xe 스펙이 그냥 숫자놀음이 아니었다. 형체가 분명하고 음결이 무척 단단하다. 마치 필자의 머리 전체를 묵직한 음압으로 샤워를 시킨 느낌. 그러면서 빌리 아일리시의 목소리에서 관찰되는 디테일도 장난이 아니다. 숨을 들이마실 때 들리는 입술과 흉부의 마찰음까지 느껴져 소름마저 돋았다. 드레이크의 ‘One Dance’ 역시 파워와 에너지가 홍수처럼 넘쳐난다. 음들의 윤곽선은 밤하늘에 번개가 내리칠 때만큼 선명하기 짝이 없다. 그리고 계속해서 관찰되는 Phonito xe 헤드폰앰프의 특징은 스피드가 빠르다는 것. 절대로 굼뜨거나 야윈 음을 내는 앰프가 아니다. 내장 DAC 성향도 그렇지만 한 음 한 음을 분명히 내주는 스타일이다.

  • Claudio Abbado, Berliner Philharmoniker -' Dies Irae, Tuba Mirum' (Mozart Requiem)

    먼저 ‘디에스 이래’를 들어보면 합창단 성부의 위아래 위치가 평소보다 더 잘 관찰된다. 앞서 들은 오디지 평판형 헤드폰도 그랬지만, 포칼 유토피아 역시 40mm 베릴륨 진동판을 마음껏 울려준다는 인상이다. 역시 헤드폰앰프의 낮은 출력 임피던스와 3W를 오르내리는 대출력 덕분이다. 낮은 노이즈 플로어, 거침없는 다이내믹 레인지도 눈에 띈다. 한마디로 음들이 오르내릴 때 막힘이 없다. ‘투바 미룸’을 들어보면, 트롬본의 존재감이 이 정도로 확실하게 느껴진 적이 있었나 싶을 만큼 음상이 또렷하게 맺힌다. 소프라노의 고음이 쭉쭉 뻗는 것은 SPL 헤드폰앰프와 포칼 헤드폰의 시너지 효과라 할 것이다.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지금 Phonitor xe가 포칼의 유토피아 헤드폰을 불만의 여지 없이 구동시켜준다는 것이다. 여기에 포니터 매트릭스라는 아날로그 필터까지 가세해 공간감과 정위감까지 높였으니 더 바랄 게 없다.

  • 정명화 '성불사 주제에 의한 변주곡' (한 꿈 그리움)

    한마디로 음수가 많고 배음이 풍부한 재생음이 필자의 머리에 한 가득 쏟아진다. 결국 Phonitor xe가 전자파 노이즈나 전원 고조파 노이즈 관리도 잘 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첼로의 무게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을 정도의 묵직한 저역은 물론이고, 첼로에서 활이 미끄러질 때 내는 마찰음은 4K 화면처럼 선명하다. 자신에게 입력된 모든 음들을 내뱉어준다는 인상. 이어 닐스 로프그렌의 ‘Keith Don’t Go’를 들어보면, 처음부터 라이브 무대로 슬립해서 자유분방하게 쏟아지는 별의별 음들을 만끽하고 말았다. 필자가 직접 녹음기를 들고 현장 음들을 채집하는 것 같다. 밑에서 시작한 보컬은 정수리까지 뻗고, 퍼커션은 마치 트램폴린처럼 탄성계수가 무척 높은 음을 마구 발산한다. 헤드폰이 마음껏 울린다. 사실, 이러면 게임 끝이다.

※ 위 유튜브영상은 리뷰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영상이며 실제 리뷰어가 사용한 음원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총평

고백컨대, 평소 단품 헤드폰앰프에 대한 필자의 생각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았다. 그것도 들고다니며 스마트폰과 직결해 쓸 수 있는 포터블이 아니라면, 굳이 집에서 거치형 헤드폰앰프를 들여야 할 필요가 있을까 싶었던 것이다. 필자의 경우 현재 쓰고 있는 코드의 포터블 헤드폰앰프 휴고(Hugo)로 충분하고, 집에서 오디지 LCD-2 Classics을 들을 때는 마이텍 Manhattan II DAC의 헤드폰 출력단이면 오케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는 우물안 개구리의 좁은 소견이었다. SPL Phonitor xe를 통해 전해진 헤드폰 사운드는 정신이 번쩍 날 만큼 레벨이 달랐다. 노이즈를 완전히 증발시킨 가운데 힘 있고 탄력 넘치는 음들이 난무했다. 그러면서도 몹시나 깨끗하고 보드라운 음이었다. 더욱이 헤드폰 두 유닛에서 나오는 재생음의 시간 차이와 음압레벨 차이를 조절해 공간감과 정위감을 드높인다는 발상과 이를 구현한 기술력은 그냥 엄지척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필자가 자꾸 Phonitor xe에게서 헤드폰 헤비 유저를 위한 오디오 머신 이미지가 오버랩된 이유다. 맞다. 포니터는 헤드폰 모니터링 앰프인 것이다.


S P E C I F I C A T I O N

I M P O R T E R & P R I C E

수입원 헤이스 (02 - 558 - 4581)
가격 420만원

리뷰어 - 김편
HEIS
www.heiskorea.co.kr / 02-558-4581
서울 강남구 대치동 983-10 지하 1층
 
하이엔드의 표준을 제시한다 - SPL Phonitor X와 Performer s800
FULLRANGE REVIEW 하이엔드의 표준을 제시한다 SPL Phonitor X와 Performer s800 자켓에서 LP 한 장을 꺼내 턴테이블에 걸고 스위치를 누르면 구동 모터가 돌기 시작하고 회전하는 LP 위에 바늘이 닿는 소리를 먼저 들으며 마음의 준비를 해야 비로소 음악이 흐른다. 음악 감상에 이정도의 불편…
120V 고전압 증폭이 선사한 순결한 아날로그 사운드 - SPL Phonos Phono Amplifier
FULLRANGE REVIEW 120V 고전압 증폭이 선사한순결한 아날로그 사운드 SPL Phonos Phono Amplifier 해외 유명 스튜디오와 공연 현장에서 진작 유명세를 떨쳤던 독일의 SPL(Sound Performance Lab)이 국내에 상륙했다. 1984년 설립 이후 PA 분야에서 쌓아온 오랜 노하우와 기술을 바탕으로 홈오디…
콘솔에서 탄생한 그 음들의 민낯을 보다 - SPL Phonitor x DAC Pre, Perfomer s800 Power amplifier
FULLRANGE REVIEW SPL 2옴 1000W 모노, 그 강렬한 유혹 SPL Performer M1000 Mono Power Amplifier 2개월 전, 독일 SPL에서 모노블록 파워앰프가 나왔다는 소식에 홈페이지를 보고 깜짝 놀랐다. 예의 크지 않은 덩치인데도 2옴에서 무려 1000W를 뿜어낸다고 돼 있기 때문이었다. 여기에 전면 패…
힘과 정확함, 균형을 가진 레트로 디자인의 원음재생기 - SPL Phonitor X, Director, Performer S800
FULLRANGE REVIEW 힘과 정확함, 균형을 가진레트로 디자인의 원음재생기 SPL Phonitor X, Director, Performer S800 음향 엔지니어나 뮤지션이 주로 사용하는 프로 오디오 브랜드의 제품들이 음질이 더 좋을까? 아니면 오디오 마니아가 주로 사용하는 홈 HIFI 오디오 브랜드의 제품들의 음질이 …
SPL 2옴 1000W 모노, 그 강렬한 유혹 - SPL Performer M1000 Mono Power Amplifier
FULLRANGE REVIEW SPL 2옴 1000W 모노, 그 강렬한 유혹 SPL Performer M1000 Mono Power Amplifier 2개월 전, 독일 SPL에서 모노블록 파워앰프가 나왔다는 소식에 홈페이지를 보고 깜짝 놀랐다. 예의 크지 않은 덩치인데도 2옴에서 무려 1000W를 뿜어낸다고 돼 있기 때문이었다. 여기에 전면 패…
본격파 DAC 프리앰프의 유혹 - SPL Director MK2 프리앰프
FULLRANGE REVIEW 본격파 DAC 프리앰프의 유혹 SPL Director MK2 프리앰프 필자가 보기에, DAC과 프리앰프는 시소에 올라탄 두 사람 같다. 한 쪽이 올라가면 다른 쪽은 어김없이 내려간다. 처음 DAC가 CDP에 내장돼 있을 때만 해도 시소를 지배한 주인공은 프리앰프였다. ‘시스템의 지휘자’…
한계를 뛰어넘은 기술력 - SPL Director Mk2 DAC 겸 프리앰프
FULLRANGE REVIEW 한계를 뛰어넘은 기술력 SPL Director Mk2 DAC 겸 프리앰프 마스터링 등급의 스튜디오 장비를 생산하는 독일의 SPL(Sound Performance Laboratory) 사에서 전문가급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Pro-Fi(Professional Fidelity) 라인을 생산한 지 벌써 4년여가 되었다. 그동안 헤드…

Name

Password

 
이전글 다음글 글목록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1 B&W 804 D3 를 기본으로 셋업 하고 싶습니다. 전문가 분들의 조언 부탁드립니다. 초보자 2020.05.18 216
2 (북쉘프형) 패시브 vs 액티브 스피커 음질 차이 문의 드립니다. luvdj 2020.05.17 228
3 DAC 고민 아무르호랑이 2020.05.13 400
4 하이파이 오디오 입문하려고 합니다. 정우시연아빠 2020.05.07 271
5 진공관앰프 추천 부탁드립니다 estee 2020.05.07 261
6 홈씨어터와 하이파이 합체 (아래 질문을 수정 했습니다) 강무 2020.04.28 265
7 홈씨어터와 하이파이를 같이 하는방법 없을까요? 강무 2020.04.27 257
8 프라이메어 프리/파워 케이블 매칭 문의 쿨쿠쿠 2020.04.13 313
9 좋은시 한편 dnltmzl12 2020.04.09 157
10 골드문트 텔로스7 아무르호랑이 2020.03.27 899
 
페이지위로
사이러스, XTZ, 노스스타 디자인, CHORD CABLE 프라이메어, 하베스, 어드밴스 어쿠스틱 사운드트레이드, 매지코 다인오디오, 오디오아날로그, NHT FOCAL, SIMAUDIO ONKYO JBL, ELAC, AUDIOLAB 패러다임, PMC, Simaudio,Musical Fidelity, Pioneer MBL, ROTEL, WIRE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