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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올인원 DAC의 정상에 휘날린 깃발 - Chord Reference DAC ‘Dave’
Fullrange 작성일 : 2016. 05. 26 (17:39) | 조회 : 5142

FULLRANGE REVIEW

올인원 DAC의 정상에 휘날린 깃발

Chord Reference DAC ‘Dave’

디지털이 음악 재생의 주류 포맷으로 득세한 이래 DAC의 위상은 한 번도 고도를 낮추거나 영역을 축소시킨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파일 다운로드와 휴대용 플레이어가 보편화된 그룹에서는 비트와 샘플링의 확장을 놓고 선택적 저변확대가 진행되었고, 전통적 하이파이 그룹에서는 지터 저감, 클로킹, 인터페이스 등 좀 더 포괄적인 요인들이 더해진 종합된 성능에 열광해 왔다. 새로운 품질과 기능을 탑재한 신제품이 화제가 되는 것은 물론이지만, 특정 브랜드가 주도한 신기술은 자사든 타사든 대부분의 경우 파생효과를 일으키며 선순환 구조를 이루어 디지털 플레이 시장 전체를 업그레이드시키는 데 크게 기여해 왔다.

0526_dave_10

CDP와 구분되는 독립된 개념이 정착한 이래 하이엔드 DAC 시장에서는 몇 번의 모멘텀이 있어왔고 그 때마다 디지털 플레이와 프로세싱 업계를 출렁이게 했다. 그 처음은 90년대 중반에 있었던 dCS ‘엘가’의 출현이었고, 그 뒤를 이은 것이 밀레니엄 이후의 코드 ‘DAC64’의 등장이었다. 이 둘이 갖는 의미는 각 제품이 출현한 시점의 DAC 시장에서 기존 제품을 훌쩍 뛰어넘는 초월적 성능을 제시했다는 데 있다. 각기 20년, 10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도 그들이 여전히 선명한 탑으로 관측되는 것은 양사 모두 그로부터 경로를 이탈하지 않고 현재의 제품들에서도 그 선진적 포맷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디지털 프로세싱의 방법으로서 최고의 프로세서를 사용해서 각사의 기술 내로 편입시켜 서로 다른 스타일을 창안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레퍼런스DAC

2015년 봄 뮌헨 전시회에 처음으로 모습을 나타낸 코드의 ‘DAVE’는 동사의 디지털 라인업 최상위에 위치하는 제품이다. 소정의 포트폴리오 정책을 펼치는 몇 년을 지켜보면서 혹시 코드가 미니 오디오나 보급형 제품으로 노선을 변경한 게 아닌가 싶었던 오디오파일들도 있었을 것이지만, 코드는 라인업별로 선명하게 제품군을 구분하고 있다. ‘코랄(Choral)’과 ‘코데트(Chordette)’ 등의 풀 시스템 라인업을 구성하는 한 편, 기존의 하이엔드 라인업은 여전히 ‘레퍼런스’ 타이틀 하에 각기 단품으로의 사용을 전제로 제작되어 있다. 이에 따라 ‘DAVE’는 코드의 플래그쉽 DAC의 3세대(DAC64 – QBD76에 이은)에 위치하는 최신예 레퍼런스 제품이다.

제품명 ‘DAVE’는 사람의 이름이 아니라 ‘Digital to Analogue Veritas Extremis’라는, 영어와 라틴어가 섞인 거창한 타이틀이다. ‘디지털에서 아날로그에 이르는 궁극의 진리’라는 의미로 시쳇말로 ‘DAC의 끝판왕’을 선언하고 있어 보인다. 참고로 코드의 설립자이자 대표인 존 프랭스(John Franks)는 제품 디자인과 타이틀에 대한 특유의 기지를 발휘하곤 하는데, 영화(스페이스 오디세이, 리딕, 수퍼배드 등 세 가지 작품) 속에서 영감을 얻어 볼록렌즈로 창을 낸 글래스 패널을 마치 제품의 ‘눈’처럼 심어놓은 모습은 오디오역사에서 거의 유일한 사례가 될 것이다. 하지만, 본 제품의 곳곳에서 발견되는 내용들은 기존의 레퍼런스 플랫폼에 기능을 대폭 업그레이드한 것 이외에도 수많은 트렌드와 세부적인 기능들을 포함하고 있어서 과연 폭넓은 진보라고 해야 할 것이다.


DAVE 살펴보기

기본적으로 다기능과 그에 따른 인터페이스를 탑재하고 있는 데이브는 단편적인 전용 DAC라고 하기엔 꽤나 전능한 부문들이 통합되어 있다. 본 제품을 정의한다면 ‘헤드폰 출력을 포함한 디지털 프리앰프 기능을 갖춘 DAC’라고 할 수 있겠다.

– 외관

데이브는 DAC64 이래 코드의 미니멀, 유니크 포맷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기본적으로 항공기 등급 알루미늄 괴를 세팅한 치수에 따라 NC 머신으로 파 들어가서 내부 구획을 나누고 있으며, 섀시의 외벽 두께는 30mm가 된다. 정면에서 보아 왼편이 전원부이며 프로세싱단과 완벽하게 분리되어 꼭 맞게 수납되어 있다. 이 제품을 흔들어 보면 내부에서 뭔가가 진동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기 어려운 것은 이런 머시닝 방식의 결과이다. 제품의 중량이 그리 무겁지 않다는 점 이외에는 차폐기능과 더불어 내 외부 진동으로부터 원천적으로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 중앙에서 약간 오른쪽으로 배치되어 있는 특유의 볼록렌즈는 기존까지 내부를 들여다보고 3가지 색으로 발광하는 불빛으로 상태를 간접적으로 전달하는 용도였다면 데이브에서부터는 다양한 정보를 글자로 직접 전달하는 디스플레이 패널로 변경되었다. 이에 따라 수평으로 배치했던 디자인도 앞쪽으로 약 15도 정도 기울여 정면에서도 글자가 잘 보이도록 처리했고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패턴과 색깔이 다른 4가지 모드의 옵션을 제공해서 조작의 재미를 주었다. 특히 8개의 볼트가 뚜렷한 존재감으로 디스플레이 주변을 장식하는 효과를 주어 실버톤의 거친 입자감과 잘 어울린다. 곱고 얄상한 디자인과 의식적으로 거리를 둔 듯, 뭔가 에너제틱한 분위기가 감도는 디자인이다. 디스플레이 상단을 S자 모양으로 굽이쳐 흐르게 디자인한 20개 홀의 배치가 세련미를 준다. 동작 중에 몇 곳에 LED가 들어오게 한 것도 세심한 배려이다.

– 디스플레이

처음 파워버튼을 올리면 제품이 시동되는 데 약 20초 정도의 시간이 걸리며, 이 구동을 하는 동안 외부출력은 메시지와 함께 ‘mute’ 상태를 유지한다. 디스플레이는 디자인과 무관하게 총 4개의 구간으로 분리되는데, 상단은 좌우로 가장 넓게 차지하며 나머지 둘은 가로로 긴 두 개 구간으로 아래쪽에 위치하는 구성을 하고 있다. 상단 왼쪽은 입력모드와 샘플링 레이트를 표시하고, 오른쪽은 볼륨 수치를 나타낸다. 그 아래쪽 구간에는 위상과 하이패스 필터의 작동 여부, 디스플레이 모드 등을, 맨 아래쪽은 본 제품의 세 가지 모드 – 프리앰프/DAC/헤드폰앰프 – 중에서 어떤 기능으로 작동하고 있는 지를 모니터 해준다.

레드와 옐로우를 조합한 비비드한 컬러모드를 강렬하게 사용할 사용자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오션 블루 톤의 푸른 빛 모드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왠지 청량한 소리가 나올 듯 싶기도 하고 블루 톤이 볼록렌즈를 통해 번져 나오는 분위기가 가장 멋져 보였기 때문이다.

리모컨으로 동작을 해도 되지만, 제품의 오른 쪽에 있는 네 개의 푸쉬 버튼과 중앙 노브를 사용해도 컨트롤된다. 중앙의 노브는 볼륨 컨트롤인데, 돌리지 않고 눌러서 바로 음소거 상태가 되게 할 수도 있고 선택모드에서는 엔터 버튼으로 사용한다. 좌우의 버튼은 입력선택을, 상하 버튼은 메뉴선택을 할 수 있다.

– 크레이들

제품의 받침대 역할을 하는 특유의 ‘크레이들’은 본 제품보다 더 무겁다. 바닥을 지지하는 네 곳은 각기 고무재질로 보이는 3점 풋으로 제작되어 있으며 상단을 돌려서 높이를 조절할 수 있다. 독립사용을 전제로 제작된 제품답게 다른 풀 시스템의 경우와 달리 좌우 폭을 넓게 디자인했다. 접합부분에는 보호 쿠션을 부착해서 제품을 장착시키면 꼭 들어맞으면서도 금속성 소리가 느껴지지 않고 부드럽게 밀착된다.

코드의 전용 스탠드들이 그렇듯이 후면의 입출력 패널을 적당한 각도로 들어서 케이블 연결이 쉽고 편하도록 한 인체공학적 디자인이 꽤나 인상적이다. 케이블의 마디가 불안하게 꺾이지 않고 반듯하게 들어가고 나가는 데, 뭐랄까… 이 사소한 각도가 뭐라고, 연결하는 사람의 마음을 쾌적하게 해서 좋은 소리가 나올 것만 같다.

크레이들 없이 본체를 그냥 반듯하게 배치해도 네 모서리 바닥에 각 2개의 인슐레이터가 부착되어 있어서 자체적으로도 외부충격이나 진동에 대한 효과는 분명해 보인다. 제품 배송 과정에서 크레이들이 누락되는 바람에 수입원에서 별도로 보낸다고 했을 때 “상관없으니 그냥 시청하겠다.”고 했는데, 크레이들을 추가로 받아서 장착을 해보고 나니 후회할 뻔 했다는 생각이 든다.

– 성능

데이브는 제품의 핵심으로서의 연산칩으로 자일링스(Xilinks)사의 FPGA를 4개 사용해서 연산을 처리한다. 특히 데이브에 사용한 FPGA는 LX75버전 스파르탄 6 등급의 제품으로 자일링스의 최신제품인 동시에 최대용량을 처리할 수 있는 칩이기도 하다. 참고로 본 칩은 dCS의 플래그쉽 비발디에도 탑재된 현존 최고의 프로세서라고 할 수 있다.

이 FPGA칩으로 구성한 WTA(Watts Transient Aligned)필터를 사용해서 타 DAC의 256배에 달하는 2048배 오버 샘플링으로 입력신호를 처리하게 된다. WTA 필터는 FIR(Finite Impulse Response)필터를 기반으로 하는 로버트 와츠의 특허 기술로, 필터링 작업만을 위해 병렬 구성된 166개의 개별 DSP 코어가 사용되었으며 극히 낮은 수준의 왜곡율에 일조한다.

그 효과를 요약해보자면, 자일링스의 164,000개의 연산 탭으로 구성해서 질적으로 양적으로 향상된 FPGA는 위상차 발생의 억제를 통해 음원 속 타이밍의 일치에 혁신적으로 기여하는 것과 동시에 노이즈 셰이핑(noise shaping)을 통한 정숙도 구현으로 입체적인 스테이징을 크게 확장시켰다. 본 품질의 구현을 위해 설계자 로버트 와츠는 몇 달간 자신의 귀로 튜닝을 하면서 원래의 음원 속 깊이 있는 무대가 나오도록 반복 제작했다고 한다. 아울러 WTA 필터를 통한 효과는 주로 빠른 비트의 속주연주에서 나타난다고 한다. 동사에 따르면 현존하는 어느 DAC에서도 불가한 품질을 달성했다고 자신 있게 설명하고 있다.

– 인터페이스

데이브가 이전의 제품들과 차별화되는 부분 중 하나는 뒷 패널을 가득 채우는 풍성한 입출력단의 구성 모습이다. 현존하는 모든 입출력 방식을 빠짐없이 선택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으며, 768kHz까지 DXD및 쿼드러풀 DSD 신호를 처리할 수 있는 USB-B 입력 이외에도 특히 눈에 띄는 곳은 2개씩 듀얼로 구성해서 멀찍이 떨어뜨려 놓은 총 4개의 SPDIF 입력이었다. 뿐만 아니라 동축 BNC단자로 384KHz까지 신호를 받을 수 있고, 출력 또한 2개의 아날로그 단자 이외에 2개 듀얼 데이터모드로 구성해서 최대 768KHz까지 고품질 초고속으로 출력이 가능하다.

본 제품을 반듯이 뉘어놓았을 때 정면패널의 우측에 헤드폰 출력단자가 있다. DAC 모드에서는 볼륨이 최대치인 – 3dB로 고정되지만, 헤드폰 핀을 꽂는 순간 출력단이 작동해서 볼륨을 조정할 수 있도록 변환된다.

다소 평범해 보이는 리모콘이 별도로 있는데, 다른 풀시스템에 사용할 수 있는 유니버설용도로 제작되어 불필요한 버튼들이 많지만 그 중에서 파워 온/오프 스위치와 볼륨 조절 시에 편리하다. 참고로 데이브를 리모콘으로 동작시키려면 ‘HiFi’ 버튼을 눌러야 인식을 시작한다.

키워드별DAVE

상기 기본 사항들 이외에도 기타 본 제품의 이해를 위해 꼭 필요한 몇 가지를 첨부하자면 다음과 같다.

– DAC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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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략히 전술했듯이 DAC64는 코드 디지털의 시작이었으며, 2001년에 제작되어 DAVE의 원조가 되는 코드 레퍼런스 DAC의 기본 플랫폼이 되었다. 24비트가 최대수치였던 시절에 64비트까지 프로세싱을 할 수 있는 DAC로 출시되어 경이로운 다이나믹 레인지의 충격을 전하며 ‘빅 뱅’이라는 호칭까지 얻게 되었다. 버전 2에 이어 QBD76으로 계승되었다가 DAVE로 이어지게 되었다. 연산용량으로 비교하자면, DAC64는 1024개의 연산 탭으로 구성되었으며, QBD76이 되면서 이보다 18배인 18432개가, DAVE가 되면서 다시 9배에 가까운 164000개로 확장되어 왔다.

– Hu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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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고는 원래 초유의 레퍼런스였던 DAC64의 개발 20주년 기념으로 제작된 제품이었다. 용도와 컨셉은 오리지널 DAC64에 다소 걸맞지 않을 지 몰라도 컴팩트 용도의 디자인 속에 담긴 레퍼런스 등급의 품질은 DAVE의 제작을 위한 플랫폼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본 제품은 모바일 버전에 이어 데스크탑 용도의 TT(Table Top)버전까지 확장되어 있다.

– Robert Wat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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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와츠는 원래 프로세서 설계자이자 오디오파일이었는데, 라스 베이거스 CES에서 우연히 존 프랭스를 만나서 코드의 제품에 대한 대화를 나눈 이래 코드의 디지털 총책으로 부임하게 되었다. 자일링스의 FPGA 칩을 도입해서 명기 DAC64를 설계해냈고, 그로부터 20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코드 디지털의 진화를 주도한 인물이다.

– Xilin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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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일링스는 현 시점에서 최고 등급의 FPGA제작사일 뿐만 아니라 최초로 FPGA개념을 개발하고 도입시킨 브랜드로서 DAC 콤포넌트계의 지존과도 같은 이름이다. 약 30년의 역사 속에서 특히 나스닥 상장 이후에는 자체설비 없이 반도체를 생산하는 최초의 회사로 기록되는 등 다국적 생산기지를 보유한 글로벌 브랜드.

데이브사운드

본 제품의 시청을 위해 맥북프로를 소스로 사용해서 스펜더의 LS3/5와 쿼드 2-40 &QC-24의 조합, 그리고 헤드폰 앰프NuPrime HPA-9와 HiFiman의 HE400i 헤드폰 조합을 병행해서 시청했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양쪽 모두 마치 전압로딩이 늘어난 앰프 혹은 디지털 플레이어를 사용한 듯한 확장의 느낌이 분명했다. 하지만, 매우 안정적이고 정돈되어 들린다는 점에서 확장된 에너지의 느낌이 거칠거나 원래 시스템의 대역균형을 해치지 않고 정확한 수치대로 정밀하게 확장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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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프트펑크의 ‘Get Lucky’의 짧은 업비트 베이스의 반복은 간략히 말해서 호쾌하고 진폭이 큰 스윙으로 박두해왔다. 앰프의 볼륨을 동일하게 한 상태에서 데이브의 볼륨이 더 높다거나 하는 느낌은 없었다. 다만, 다이내믹스의 영향으로 파워핸들링이 크게 느껴지고 연주자와 보컬의 체구가 약간 크게 그려지는 듯한 느낌이 들긴 했다. 같은 비율로 보컬이 좀 더 적극적으로 노래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기타와 보컬의 이미징은 흔들림 없이 견고하기도 하거니와 선명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한편, 데이브의 진면목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는 스테이징은 정보량과 연동되어 표현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시종 매우 정숙한 프레젠테이션을 펼쳐서 음원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무대의 구석구석을 새로운 느낌으로 조명해주었다. 한편으로 세련미라는 말이 계속 떠오르게 했던 것은 이 출중한 정보량과 다이내믹스를 끌어안고도 DAC64에서는 느끼기 힘들었던 매끄러운 윤기가 감돌았기 때문이다. 에너지를 작열시킨 후의 아름답게 정제된 마무리를 갖고 있는 제품이라는 점에서 어느 곡을 듣는다고 해도 시청자로 하여금 강렬한 매력을 느끼게 할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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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치니의 라보엠 중에서 비야존과 네트렙코 커플의 ‘O Suave Faciulla’는 골격이 분명하고 단단한 바닥을 딛고 서 있는 비야존의 모습이 늠름할 정도이다. 기름지다고 할 정도의 여유 있는 호흡과 음색은 풍부한 음량으로 무대를 순간순간 가득 채우고 사라지고를 반복했다. 거침 없이 불어내는 풍선의 늘어남과 같이 에너지가 사라지지 않고 정확히 같은 양으로 출력되고 있는 듯한 포만감이 전해졌다. 하지만 음량의 변화가 드라마틱하게 대비되어 생겨나는 강한 호소력과 작은 음량에서의 선명한 묘사력은 약음처리를 잘하는 제품과 비교해서도 손색이 없는 세부묘사력이라는 점에 주목하게 되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곡이 특별했던 것은 전후간의 광활한 깊이감의 느낌이었다. 스테이징이 입체적이고 가능한 큰 공간을 만들어 내는 듯한 모습도 시원스러웠지만, 공간 속에 그라데이션을 채우는 장면은 사실적인 무대가 주는 훌륭한 효과가 되었다. 특히 안나 네트렙코의 중역에서 높은 고역에 이르는 구간에서의 매끈한 음색과 광채를 다듬거나 정리하려는 느낌이 없이 화려하게 빛나고 서서히 사라져가는 모습은 입체적인 공간표현의 효과가 기여하는 바가 크다.

    데이브가 시스템에 연결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이 제품이 전체 시스템의 사운드를 주도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 특히 필자의 모니터 시스템인 LS3/5a 와 쿼드의 조합이 들려주는 성향이 아닌 엄격한 아티큘레이션이 생겨나 있었다. 보컬, 특히 남성음역이 순간 옥타브가 이동하거나 음을 끊을 때 감지되는 분명한 단절의 느낌은 데이브가 주도한 사운드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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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하의 B단조 미사 중에서 존 버트 지휘, 던딘 콘서트의 연주로 시청한 ‘Domine Deus’ 에서의 강약음의 끊임없는 변화는 소위 새김이 깊은 대비의 묘사가 선명하고 정밀함이 느껴진다. 현악합주가 4박자 단위의 리드미컬한 반복을 하는 동안에 느껴지는 유연함과 짧은 단절음의 반복은 다른 시스템에서의 느낌과도 좋은 대비가 된다. 특히 아티큘레이션이 분명하게 느껴지는 보컬의 다이내믹스는 자연스러운 스트록에 순간순간 컨트라스트를 입혀주면서 화려한 칼라를 살려주어 좋았다.

    이 조합이 베이스를 처리하는 모습을 관찰해 보면 비트와 샘플링 레이트가 확장되었을 때의 양자간 조화가 단순한 낮은 대역에서 어떤 변화를 만들어 내는 지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특히 깨끗한 배경의 품질이 기여하는 양질의 베이스는 강렬하고 사실적인 마무리로 묘사되었다.

  • 0526_dave_album4

    사라 맥라클란의 ‘Angel’ 도입부의 베이스 슬램은 순간 깊고 비장하게 내려가지만 동시에 완만한 마무리를 하고 있어서 잠시 전의 상황을 쉽게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원래 이 곡의 음원 속 정보가 그렇게 프로듀싱되었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겠지만. 특히 타격의 순간 이후에 사실적으로 울려오는 공기의 느낌은 묘한 쾌감을 준다. 뭐랄까… 마치 흑백사진의 그라데이션처럼 스펙트럼이 있는 블랙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이 순간 특히 스피커가 좀 더 컸으면 싶은 생각이 들었다. 특히 전술했듯이 맑게 개인 선도 높은 블랙 톤의 배경은 그 위에 떠오르는 선율을 강렬하고 약음에 이르기까지 세세하게 묘사해주는 효과가 크다. 두터운 보컬의 스트록 또한 모호하다는 인상이 없이 부풀어 있는 상태의 신비감을 그대로 전해주어 입체감을 좀 더 고조시켜주었다. 높은 품질의 묘사는 음의 발생과 약화의 단계를 세분해주어서 입체적인 공간의 느낌이 좀 더 살아나게 되었다.

    헤드폰을 데이브에 직접 연결한 시청 또한 재미있는 상황이 많이 연출되었다. 데이브의 프리앰프단이 어떻게 제작되었는지에 대한 좋은 고찰의 기회가 되었다. 이 내용에 대한 설명은 간단하거나 일률적이지 않아서 지면 관계상 다음 기회를 갖도록 하고자 한다.

※ 위 유튜브영상은 리뷰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영상이며 실제 리뷰어가 사용한 음원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좀 더 높은 곳으로 옮겨진 깃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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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제품의 설계자 로버트 와츠는 어느 인터뷰에서 좋은 사운드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음악이 당신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고 느껴지는 순간은 첫 번째 타이밍이다. 수많은 악기들이 연주되고 있을 때에도 음표가 시작되고 멈추는 순간을 느낄 수 있다. 두 번째는 음색의 효과이다. 밝은 음색의 악기와 동시에 어둡고 풍성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위치이다. 악기가 어느 곳에서 소리가 나고 있는 지 정확하게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종합해서 이렇게 맺음말을 하고 있다. ‘당신의 뇌와 귀가 극히 작은 오차도 감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과소평가하지 말라’고…

로버트 와츠의 이 얘기에는 일반적인 음악감상에서 마주치는 가장 보편적인 상황들에 대한 모범적 재생이 담겨 있다. 그리고 누구나 그 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 기기가 충분히 좋지 못해서 들을 수 없을 뿐이라고 마무리하고 있다. 데이브를 통해 음악을 시청하게 되면 이 얘기가 좀 더 현실감 있게 들릴 것이다. 그것도 아주 쉽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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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품은 누구에게나 쉽게 음원 속 메시지를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 메시지의 전달방식 자체가 뭔가 미묘하고 세밀한 차이를 들어 비교시키는 것이 아니라 거침없이 사실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스타일의 차이를 반기지 못했던 그간의 사용자들을 위해 미학적인 요소를 부가시켰다고 생각된다. 확장된 정보량의 많은 부분이 출구에서 그렇게 들리도록 사람의 귀로 몇 달간을 테스트한 성과로 보인다.

다만, 데이브에서는 일종의 이중성이 발견되기도 한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이다. 본원적인 DAC 이외에 프리앰프의 기능을 갖추었으며, 제품 품질과 유사한 등급의 헤드폰 출력을 제공하는 효율적인 통합이 시도되어 있으나 여전히 가격은 매우 높다. 원천적 품질이 그런 가격을 만들게 되었지만, 일반적인 헤드파이 사용자가 몸을 가볍게 해서 음악을 듣는다고 해도 단지 호기심만으로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등급의 거리를 두고 있다. 단일 DAC만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하이파이그룹이나 데스크탑 하이파이 그룹에게도 이 가격은 단독으로 여전히 높은 등급이어서 기능을 분산시켜서라도 가격을 낮추어주기를 바랄 수도 있을 것 같다. 어떤 면에서 들어서 고민이 많아질 제품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고민을 어떻게든 해결하고자 하는 오디오파일들이 많을 것이라는 사실 또한 매우 분명해 보인다.

제품 상세 정보

디지털 입력단 1 x AES 44 – 96 kHz
2 x OPT 44 – 192 kHz
4 x COAX 44 – 384 kHz (75Ω BNC)
1 x USB 44 – 768 kHz, DXD & Quad DSD (B타입)
디지털 출력단 2 x COAX (초고속) 768 kHz 듀얼 데이터 모드 (향후 코드 제품과 호환)
아날로그 출력단 2 x RCA
2 x XLR
헤드폰 출력 1% THD 6.8v 300 Ω
1% THD 6.8v 33 Ω
출력 임피던스 0.0055 Ω (단락 보호)
댐핑 팩터 145
재생주파수 대역 20 Hz – 20 kHz (고주파수 필터 off, 오차 +/-0.1dB)
채널 분리도 > 125 dB @ 1KHz
동적 범위 127.5 dB (AWT)
전고조파 왜곡 (THD+N) 127.5 dB (AWT)
전고조파 왜곡 (THD+N) 0.000015 %
고조파 왜곡 측정 불가
비조화 왜곡 측정 불가
잡음층 변조 측정 불가
아날로그 왜곡 특성 측정 불가
위상 변환 Positive, Negative
최대 출력 전압 6 V (RMS)
경도 측정 불가
크기 (WHD) 338 x 60 x 145 mm
중량 7 kg
가격 2,160만원
수입원 (주)다빈월드
연락처 02-780-3116
 
proto
[2016-05-29 12:00:43]  
  댄 다고스티노는 당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앰프가 뭐냐는 질문에 스위스 시계에 같은 앰프라고 했다는데.

근데 왜 chord에서 나왔냐능~
 
 
샘아저씨
[2016-05-29 19:59:08]  
  카르띠에를 좋아한다고 했던 거 아니어요? 스위스 시계가 아니고
암튼 크렐의 존재가 많이 희미해져서 이 볼트디자인을 너도 나도 공유
 
 
proto
[2016-05-29 20:23:01]  
  The iconic look of the Momentum amplifiers’ power meters, inspired by the elegant faces of classic Swiss watches, continues with the Progression series. The Progression mono amplifier features a new meter design with a 270-degree needle swing, driven by a high-speed ballistic circuit that enhances the meter’s responsiveness. The longer swing allows the needle to cover the amplifier’s entire output range.

홈피에는 이런식으로 되어있군요.
 
 
샘아저씨
[2016-05-29 20:51:09]  
  그러네요. 이제 대략 스위스시계로... 이 분 시계 매니아 ^^
크렐 땐 대놓고 카르티에였는데, 이제 크렐과는 상관없으니
 
 
페르소나
[2016-05-30 15:31:10]  
  역시 오 평론가님의 글에서는 오랜 노하우와 식견이 느껴지옵니다. 오디오에 대한 오랜 경력과 성찰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지요. ^^ 오 평론가님의 글을 부디 더 자주 뵙기를 바라옵니다.
 
 
dynlel
[2016-05-30 15:54:37]  
  페르소나님 말씀처럼 연륜과 경험이 없으면 쓸 수 없는 리뷰인것 같습니다. 역시 오승영 평론가이십니다
 
 
aaaaa
[2016-05-31 20:03:00]  
  언젠가 꼭 한번은 운용해보고 싶은 D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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