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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엘락의 스탠더드 - Elac Debut Reference DFR 52 스피커
Fullrange 작성일 : 2020. 09. 02 (16:11) | 조회 : 528

FULLRANGE REVIEW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엘락의 스탠더드

Elac Debut Reference DFR 52 스피커



100년을 앞둔 사운드그룹 엘락

▲ Elac CL 330

‘은빛기관차’ 모습으로 등장했던 엘락의 CL330은 많은 오디오파일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하이파이 히스토리를 통틀어 전대미문의 독특한 디자인 못지 않게 뛰어난 사운드 퍼포먼스로 크게 어필했던 엘락의 밀레니엄판 특급열차였다. 곧 설립 100주년을 앞두고 있는 엘락은 이런 스피커를 제작하고도 남는 거대한 기술그룹으로 출발했다. 엘락이 2차 대전 중에 해상 및 수중 음파탐지기술로 활약을 한 군수업체였고, 70년대에 들어와 최초로 제작한 음향기기가 LP플레이어(최초의 MM 방식 카트리지 특허 보유)였으며, 스피커의 제작은 1980년대부터였다는 사실 등은 엘락 스피커의 사용자들조차 의외로 잘 모르는 내용들이다. 수중음향에 관련된 부문은 70년대 미국 회사에 흡수되었지만, 현재의 엘락을 정의내리자면 ‘음향탐지기술에서 기원한 하이파이 전문 그룹’이다. 스피커를 중심으로 하고 있는 건 분명하지만, 몇 년 전에는 피터 매드닉의 오디오 알케미를 인수하는 등 앰프 및 룬 엔드포인트와 같은 선단 스트리밍 시스템에 이르는 넓은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오디오파일들에게 엘락은 여전히 스피커 브랜드이다. 80년대에 이미 무지향성 트위터를 개발했고 90년대 초반에 폴딩형 리본트위터 JET 를 개발해서 35kHz라는 인간계를 넘어서는 경지의 문을 열었다. 스피커만 해도 총 9개 라인업에 이르는 촘촘한 구간의 패밀리가 모여있다. 사운드적으로 등급이 있고 용도별로 다변화되어 분포한다.


엘락의 범용적 톨보이

▲ Elac Debut Reference DFR 52

시청실을 들어섰는데, 바이올린 협주곡 소리가 꽤 근사하게 들리고 있어서 한동안 스피커 주변을 서성이며 계속 들었다. 안정적이고 일체감이 있으며 적당한 대역구간을 갖춘 표준적 성향이 느껴졌다. 엘락의 데뷔 레퍼런스 DFR52, 다소 긴 타이틀의 이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였는데 DFR52를 살펴보면서 생각해보니 엘락이 이 포맷의 슬림한 플로어 스탠딩에 능해 보인다. 거의 8년전쯤 유사한 사이즈의 엘락 - FS257 - 을 매우 좋게 들은 적이 있어서 여전히 기억에 남는다. DFR52는 그보다 아래 등급의, 유닛 구성도 JET 트위터나 곤충눈을 닮은 미드베이스 콘이 아닌 평범해 보이는 세미 엔트리급 제품이다. 하단에 엘락 로고가 없었다면 엘락 스피커라고 알아채지 못할 수도 있을 듯한 신세대 엘락 디자인을 하고 있다.

더블우퍼를 가진 전형적인 슬림형 3웨이 구성의 전형이다. 아마 백과사전에 플로어형 혹은 톨보이 스피커 이미지로 나오면 적당할 듯한 표준 포맷을 하고 있는 제품이 DFR52이다. 제품의 구성도 그렇지만 퍼포먼스 또한 그렇다. 표에 있는 스펙을 잘 얘기하지 않지만, 이 제품의 이해를 위해 잠시 환기의 필요가 있어보인다. 87dB의 능률로 42Hz-35kHz 구간을 재생하는 슬림형 톨보이. 이 스펙에서 어떤 소리가 나올 지 잠시 눈을 감고 생각해보면 딱 그런 소리가 나올 것이다. 구성이 그리 복잡하지 않으니 하나씩 열거해보면 다음과 같다.

유닛의 구성을 보면 상위로부터 트위터에는 1인치 구경 패브릭돔을 장착했다. 허니콤 패턴의 그릴 속에 수납되어 있으며 JET 트위터가 아닌 클래식 엘락 디자인으로 회귀한 모습이고, 이제는 일반 돔으로 새로운 엘락 사운드를 구사하려는 주장으로 보이기도 한다. 미드레인지와 베이스에는 모두 5.25인치 구경의 아라미드 섬유 재질 콘을 사용하고 있다. 친환경에도 신경을 쓴 제품의 흔적으로 CARB ph.2 등급의 MDF로 캐비닛을 제작했다. 제작시에 독성물질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의미이며 필자가 알기로 IKEA의 가구들이 바로 이 등급의 목재를 사용해서 미국내에서도 인기가 높았던 포인트였다.

뒤쪽을 보면 수직방향 거의 등간격으로 2개의 포트가 배열되어 있는데, 대략의 위치로 보아 위쪽 포트는 트위터와 미드를 하나의 체임버로 한 포트이고, 아래쪽이 더블우퍼용 포트로 보인다. 이 스피커의 리플렉싱 시스템은 이렇게 뒤쪽으로 배출되는 것 외에 아래쪽으로도 또 하나의 출구를 내서 정면 하단에 가로방향으로 또 하나의 포트를 갖추고 있다. 이게 본 제품에 적용된 듀얼 방사 리플펙싱 시스템이다. 사운드 품질 편에서 언급하겠지만, 파워풀하지만 과도하지 않고 잘 정돈된 이 제품의 베이스는 이런 구조의 혜택으로 짐작된다.

바닥에 꽤 산뜻하고 견고해 보이는 트리거가 있다. 알루미늄 재질로 보이며 하단은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스파이크로 닻을 내리고 있다. 트리거는 바닥을 가로지르지는 않고 네 모서리를 지지하도록 제작되어 있다. 자석으로 부탁되는 보호 그릴 또한 잊지 않고 있으며, 본 제품은 같은 데뷔 레퍼런스 시리즈의 DBR62, DCR52와 조합해서 AV 시스템으로 구성할 수도 있다.

참고로 본 제품은 엘락 아메리카의 부사장인 앤드류 존스(Andew Jones)가 설계했고, 제품의 원류는 역시 그가 설계한 데뷔 시리즈의 B6를 기반으로 업버전으로 제작되어 있다. 데뷔 시리즈 전체가 KEF, 인피니티, 파이오니아, TAD 스피커 설계가였던 그가 엘락에 오면서 기획한 프로젝트이다. 가격상으로 상위가 아닌 하위그룹에서 최상의 성능을 구현하려는 그의 의지가 시리즈 전체에 담겨있다. 엘락의 모든 제품은 두 곳 - 독일의 키일과 미국 캘리포니아의 싸이프레스 - 에서 기획되고 디자인되는데, 데뷔 시리즈는 앤드류 존스의 지휘하에 싸이프레스에서 출범한 프로젝트이다. 앤드류 존스의 의도대로 가격을 낮추기 위해 중국에서 생산되지만 경험많은 소정의 QC를 통해 제품의 만듦새가 뛰어나고 완성도가 높은 엘락의 스타일이 잘 유지되고 있다. 소리를 제대로 들어보자.

▲ 엘락 아메리카 부사장, 앤드류 존스


사운드 품질

전술했듯이, 특화되어있다고 해도 될 만큼 엘락이 이 사이즈의 제품을 잘 만든다. DFR52 또한 대표적인 사례로 보인다. 산뜻하고 단정하며 인클로저가 견디지 못하는 선을 결코 넘는 경우가 없다. 그 적정 한계내에서 뛰어난 다이나믹스와 빠르고 정확한 리듬 & 페이스를 구사한다. 워낙 오랜 기간 트레이드마크였던 JET 트위터에 익숙해져 있어서 그와 비교하면 높은 대역에서 탁 트인 확산의 느낌은 다소 약하지만 들릴 소리가 다 들리고 답답하지 않다. 패브릭돔을 기반으로 한 본 제품 또한 기존의 JET 트위터 제품들과 대역은 거의 동일하다.


■ 감성 & 감촉

  • Mariss Jansons - Bavarian Radio Symphony Orchestra Brahms Symphony Concerto No. 1 Act. 4

    어느 곡에서도 제일 먼저 느껴지는 이 스피커의 음색은 에너지의 미세한 변화포착을 포함한 감성적 표현에 있다. JET 트위터와는 뉘앙스가 다른, 호소력이 좀더 강한 사운드가 들려온다. 마리스 얀손스가 바이에른 방송관현악단을 지휘한 브람스 교향곡 1번 4악장 알레그로 논 트로포에서의 현악합주는 보풀거리는 입자들의 감촉이 좋으며, 합주가 잘 조련된 움직임으로 작은 동요가 오가는 물결처럼 출렁이는 느낌이 잘 전해진다. 음색과 질감도 좋지만 잘 배열되어 있다는 인상을 주어 특히 좋았다. 오케스트라 총주와 피치가 높아지는 부분에서도 상당히 안정적이다. 부스팅이나 과도한 쏟아짐이 없이 감성의 영역을 잘 유지한다. 안드리스 넬슨스가 지휘하는 보스턴 심포니의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 3악장의 색채감은 과도하게 드라마틱한 접근이 아니라 심플한 구조물에 빛을 비추는 듯한 극명한 변화의 장면들을 보여준다. 선명하고 구체적으로 음색대비의 그라데이션이 잘 느껴진다. 얀손스의 브람스보다 선이 섬세하고 미세한 표현들이 많지만 예리하다거나 갸냘프게 만들지 않고 또렷하게 공감시켜 준다.

■ 정돈된 다이나믹스

  • Mary J. Blige - Be Without You

    강렬한 수준의 어택은 아니지만, 특정 곡에서 다이나믹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는 펀치감을 보여준다. 메리 제이 블라이지의 ‘Be Without You’ 도입부의 슬로우템포 베이스 슬램은 과도하지 않고 선명하게 바닥을 가격하는 느낌이다. 다소 산뜻한 중량감이다. 충격의 파동이 두려울 정도로 무겁거나 반대로 가볍지 않고 울림의 파동이 뼈까지 전해오는 정도의 중량이다. 슈거 레이 레너드의 웰터급 시절 펀치라고나 할까? 정확히 뻗고 다시 뻗어도 똑같은 지점에 정확히 들어맞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보컬의 음상이 또렷하게 떠오르고 왜곡 없이 정확한 음색을 들려준다. 전반적인 분위기를 산뜻하게 만들어준다.

■ 공간 표현

  • 김윤아 - Going Home

    전체적인 스테이징이 선명한 골격으로 늘어서고 이미징이 각 위치에 입체적으로 잘 떠오른다. 특히 무대가 큰 장소에서 녹음된, 중앙에 배치된 보컬을 잘 부각시켜준다. 김윤아의 ‘Going Home’을 MQA로 들어보면 보컬의 모습이 뒷길이가 꽤 깊은 구간의 뒤쪽에 컴팩트하게 맺힌다. 꾸밈없이 자연스러운 스테이징이 악기편성이 적은 중에도 공간의 사이즈를 느낄만큼 좋은 전망으로 떠오른다. 이런 상황은 앞의 특징들 - 감성, 다이나믹스 - 을 동반시켜 음악적 분위기를 잘 고조시켜준다.

  • Diana Krall - How Insensitive

    다이아나 크롤의 ‘How Insensitive’ 또한 중역대를 중심으로 하는 응집력있는 구성이 입체감 있는 무대의 스테이징을 배경으로 잘 풀어내서 들려주고 있는 듯하다. 무대의 뒷길이도 깊게 느껴지지만 좌우펼침도 생각보다 넓게 그려지며 각 악기의 위치와 존재감이 상당히 또렷하게 떠오른다. 좀더 빛이 나면 바랄 게 없을 듯 하다. 무엇보다 중앙에 리얼하게 자리잡고 읊조리고 있는 다이아나 크롤의 모습이 정교하게 잘 그려져서 교감의 폭이 크다.

  • Helene Grimaud - Brahms: Piano Concerto No.1 In D Minor, Op.15 - 2. Adagio (Live)

    엘렌 그리모가 연주하는 브람스 협주곡 2번 1악장 또한 스테이징과 이미징 모두 훌륭하다. 중역대 이상의 구간에서 쨍한 느낌의 해상도가 최고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현악합주의 섬세함이나 고역 끝에서 느껴지는 실제와 같은 질감이 잘 살아난다. 입체적인 스테이징이 좋은 전망으로 떠올라서 오케스트라가 등장하면 좀더 명쾌하고 시원스러운 느낌을 준다.

■ 리듬 & 페이스

  • Massive Attack - Unfinished Sympathy

    스피커의 사이즈에 비해 비교적 넓은 대역을 갖춘 본 제품으로서는 동작이 꽤 기민하고 빨라서 복잡한 리듬이나 서로 다른 스피드와 대역이 섞여도 명쾌하게 풀어내서 들려준다. 이런 복합리듬을 다루는 모습은 이보다 작은 북쉘프의 장점에 가깝다. 매시브 어택의 ‘Unfinished Symphony’ 도입부의 정교한 시계처럼 반복하는 크고 작은 스트록과 속도의 조합이 질서가 느껴질 만큼 조화롭게 동작한다. 이 곡에서는 전후간 입체감이나 드라마틱한 느낌이 다소 온건하지만 복잡한 리듬이 혼탁하지 않고 말끔히 정돈되어 있어서 전반적인 사운드가 안정감이 있게 느껴진다.
    트리포노프와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환상곡 8번 변주는 날렵하고 간결하게 마감되어 역시 안심을 하고 듣게 된다. 간결하지만 낮은 건반의 중량감도 짧은 순간 잘 포착할 수 있다. 왜소하거나 지나치게 푸짐한 분위기보다는 명쾌하게 다음을 향해 움직이면서도 혼탁한 느낌을 남기지 않아서 좋았다.


※ 위 유튜브영상은 리뷰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영상이며 실제 리뷰어가 사용한 음원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제품의 시청은 빈센트의 SV-237mk로 진행했는데, 하이브리드 방식의 빈센트의 특징은 진공관적 하모닉스가 잘 부각된다는 데 있으며 스피커 드라이브가 훌륭한 편이다. 사운드스타일에 살집이 좀 있어서 살짝 두터운 느낌이 들고 질감표현이 좋다. 전술했듯이 여기에 좀더 쨍한 느낌만 얹어주면 이 스피커로서는 베스트일 것 같았다.


엘락의 새로운 스탠더드

▲ 이미지 출처 : 스테레오파일

엘락 자사에서도 본 제품의 컨셉을 전통과 컨템퍼러리의 혼합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나름 특수 장비들을 내려놓고 정공으로 만들려 한 의도가 잘 느껴진다. 그래서 문턱을 많이 낮춘 엘락이 되어있다. 이보다 두어 배 비싼 가격대의 스피커들과 비교해본다면 전적으로 열세가 되지는 않고 우열이 조금씩 있어 보인다. 예를 들면 고역을 아주 샤프하게 묘사하는 쪽은 아니다. 대신 그런 선예도를 높여 일단 잘 들리게 해서 어필하는 스피커에서는 드문 안정감이 있다. 어느 음악을 들어도 장르특성이 치우치지 않는 버라이어티도 있다. 음악을 많이 듣는 사용자를 의식해서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만듦새도 뛰어나다. 정확한 가격이 얼마에 결정될 지 모르겠으나 어떻게 해도 200만원은 넘지 않을 것 같은 이 스피커로서는 바랄 게 많지 않아 보인다. 유사한 가격의 올인원 앰프만 추가한다면 꽤 근사한 시스템이 바로 생겨날 것이다. 쉽게 살자.


S P E C I F I C A T I O N

Enclosure Type 2-Way Bass Reflex
Frequency Response 44Hz – 35000Hz
Nominal Impedance 6 Ohms
Sensitivity 86db @ 2.83v/1m
Crossover Frequency 2200Hz
Max Power Input 120 Watts
Tweeter Cloth Dome
Woofer 6.5 Inch Aramid Fiber
Cabinet CARB2 Rated MDF
Port Dual Flared
Binding Posts 5-Way Metal
Cabinet Finishes White Baffle, Oak Cabinet or Black Baffle, Walnut Cabinet
Accessories Included Magnetic fabric grill
Weight 18.07 lbs Each
Dimensions (W x H x D) 8.18” x 14.13” x 10.82″

I M P O R T E R & P R I C E

수입원 사운드 솔루션 (02 - 2168 - 4500)
가격 176만원

리뷰어 - 오승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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