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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과거가 보이는 현재 - Wharfedale Elysian 4 스피커
Fullrange 작성일 : 2020. 04. 24 (14:19) | 조회 : 676

FULLRANGE REVIEW

과거가 보이는 현재

Wharfedale Elysian 4 스피커



90년 와피데일의 무게

와피데일은 1930년대 초반(1932년)부터 스피커를 제작한 브랜드이다. BBC 모니터 개발이 시작되기 한 세대도 훨씬 이전이며 아직 경제 대공황의 쓰나미를 벗어나지 못한, 과연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에 존재한다. 와피데일 출신들은 훗날 영국 스피커 혹은 오디오의 주요 인물로 등장했다. 댸표적인 인물로 훗날 KEF를 설립하는 레이먼드 쿠크는 와피데일의 엔지니어 출신이다.

짐작컨대, 와피데일 시절은 홈오디오 규격의 스피커가 아직 존재하지 않았으며 주로 공공장소나 극장용 시스템 규모의 스피커들이 주류였을 것이다.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다이나믹 스피커는 40년대 중반이 되어서 비로소 출현하기 시작했는데, 이 무렵 대서양 양쪽 대륙에서 음악을 듣는 가정의 모습은 와피데일, 굿맨, 탄노이, JBL, 알텍 등의 스피커에 쿼드, 리크, 래드포드 등의 완제품 앰프로 SP 음반이나 라디오를 듣고 있었을 것으로 상상된다. 와피데일이 어느 세대에 해당하는 브랜드인지 짐작해볼 수 있는 장면일 것이다. 2020년 현재 우리의 시야에 들어오는 스피커 브랜드들 중에서 가장 오래전부터 가정에서 사용해 온 대표적인 제품 중의 하나이다. 시쳇말로 ‘살아있는 화석’이라는 표현을 하곤 하는, 그런 존재가 와피데일이다.

그런 긴 시간축을 얹은 입체적인 시선으로 와피데일을 보고 듣게 되면 이 브랜드에 대한 느낌이 다소 달라져 있을 것이다. 그게 역사의 무게일 것이며, 와피데일에서 단편적인 음악을 듣는 게 아니라 그런 90년 히스토리를 거쳐 진화해온 사운드컨셉을 느끼는 일은 그저 추상적인 감흥과는 다른 차원의 감동일 것이다. 십년 쯤 된 회사의 신개념 사운드와 90년 된 회사의 관록? 은 뭐가 다를까. 제품 자체의 물리적 무게가 아닌, 그야말로 브랜드의 중량이 느껴지는 와피데일이다.


플래그쉽 엘리시안 4

▲ 와피데일 엘리시안 라인업 (바깥쪽 : 엘리시안 2, 안쪽 : 엘리시안 4)

와피데일의 현재 라인업은 매우 다채롭다. 비교해본 건 아니지만 과거의 와피데일 라인업을 보면 지금이 가장 많다고 할 수는 없을 듯 싶다. 그건 지금이나 예전이나 꽤 규모가 큰 제조시설을 갖추고 번성했었다는 흔적이다. 총 9개 라인업에 걸쳐 있는 제품군 중에서 엘리시안 시리즈는 최상위 라인업이며 엘리시안 4는 그 중 플래그쉽이다.

엘리시안 4의 정체성은 크게 세 가지로 파악할 수 있어 보인다. 상단의 대형 AMT와 하단의 SLPP 리플렉싱, 그리고 PROS 패널 인클로저 시스템이다. 가로 세로 각각 1인치 x 9인치 사이즈의 AMT는 필자가 본 이 방식의 유닛 중에서 가장 키가 큰 디자인이다. 12개의 수평라인 슬릿 속에 수납된 아코디언 시스템은, 하지만 그다지 광대역까지 설정하지 않았다. 초고역이 아닌, 22kHz까지의 안정적인 대역을 확보하려 한 설정이 오히려 눈에 뜨인다. 하지만 이 제품을 시청해보면 높은 대역을 중심으로 대역을 구성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이 상단 AMT는 본 제품 사운드의 핵심과도 같은 존재이다.

SLPP (Slot LoadedProfiled Port)는 다른 스피커에서는 보기 힘든 독특한 구조의 베이스 리플렉스 방식이다. 제품의 하단으로 포트를 낸 다운파이어링 방식과 패널을 가로막아서 좁은 틈으로 리플렉싱이 새어나가게 만든 방식을 결합시켰다. 이를 위해 포트의 안쪽 스피커 인클로저 방향으로 포트 가이드를 길게 세워놓았다. 밖에서 안으로 들어오는 건 쉽지만 내부 공기가 밖으로 나가기는 어려운 디자인이다. 여하튼, 이 포트를 통해 공기가 배출되면 바로 패널이 막아서서 측면으로 공기가 ‘새어나가야’ 한다. 예전에 뵈젠도르퍼의 스피커들이 이런 방식으로 베이스의 양감과 해상도를 구현하려 했었는데 와피데엘의 베이스는 긴 측면패널을 이용한 뵈젠도르퍼와는 물론 많이 다르다. 상위 대역은 모르겠지만 거의 밀폐형에 가까운 이 방식으로 베이스 유닛이 어떻게 92dB의 음압이 가능했을까 싶다.

엘리시안 4의 전면패널은 서로 다른 재질의 목재를 겹으로 구성해서 제작했다. 주로 낮은 대역에서의 공진을 억제시키기 위한, 그리고 SLPP 방식을 구현시키기 위한 디자인으로 보인다. PROS(Panel Resonance Optimization System)라 칭하는 이 방식은 공진의 억제 이외에도 캐비닛 내부에서 발생되는 왜곡 에너지들을 감쇄시키기 위한 강성구조물로서의 역할을 하도록 제작되었다고 한다.

엘리시안의 클래식 디자인은 3웨이 4유닛 구성이다. AMT 이하의 유닛들은 모두 케블라 재질에 유리섬유(Fiber Glass)로 코팅처리한 콘을 장착해서 왜곡을 억제시키고 효율적인 발열효과를 추구하고 있다. 미드레인지는 6인치, 더블 우퍼는 8.5인치 구경이다. AMT를 포함한 모든 유닛은 원형의 라운드 끝에 신축성 있는 고무재질의 서라운드 에지로 마감되어있다. 스피커 터미널은 두 쌍의 바이 와이어링 단자로 구성했고 하단의 베이스와 플린스 스파이크 구조물은 매우 안정감 있어 보인다. SLPP 레플렉싱을 위한 플레이트가 하나 더 있는 구조인데 자세히 보면 플린스는 아래쪽 플레이트가 아닌 상단 메인 인클로저의 바닥에 부착시켜 50킬로그램에 달하는 전체 캐비닛을 지지하고 있다.

엘리시안 4의 디자인은 개인적으로 상당히 마음에 든다. 넓고 반듯한 배플 디자인으로 존재감이 분명한 플래그쉽의 면모를 보인다. 바디의 각 모서리는 살짝 라운드처리되어 있고 각 유닛의 경계를 거의 등간격으로 가로줄을 그어 구분하고 있어서 시각적으로 매우 정돈되어 있어 보인다. 세 자기 마감 옵션 중에 시청한 제품은 화이트 피아노마감이었는데, 이 사이즈에 화이트 톤이 이렇게 잘 어울리는 경우도 흔치 않을 듯 싶다. 심플한 듯 뛰어난 디자인 감각이다. 처음 보면 쉽게 시선이 가는 모습을 하고 있다. 소리를 들어보자.


사운드 품질

시청실에 들어왔을 때 음악이 흐르고 있었는데, 매우 결이 곱고 감촉이 좋은 소리여서 어느 제품인가 봤더니 워밍업을 위해 틀어놓은 엘리시안 4 였다. 여타 AMT 와 또 다른 감촉의 소리를 들려준다. 귀를 기울이게 되는 순도가 높고 청순한 음색이다. 어느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인지 알아맞추기 어려운 건, 덩치 큰 스피커의 양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하이엔드 스타일로 높은 대역을 중심으로 이하의 대역이 단정하게 서포트하고 있는 구성의 사운드이다. 대역간 슬로우프가 상당히 급격하게 설계된 듯 해서 미드레인지 이하의 낮은 대역이 뛰어난 해상도로 임팩트있게 순간을 치고 들어오고 사라진다. 제품의 시청은 오디아 플라이트의 FLS10과 오렌더의 A30으로 진행했는데, 92dB의 능률이지만 앰프의 드라이브가 이보다 커도 좋을 듯 싶다. 베이스의 역량이 좀더 부각될 것으로 보였다.

  • Mariss Jansons - Bavarian Radio Symphony Orchestra Brahms Symphony No. 1 Act 4

    마리스 얀손스가 바이에른 방송 관현악단을 지휘한 브람스 교향곡 1번 4악장에서의 안단테 테마는 예상했던 대로 현악합주가 매우 섬세하고 청순하게 흐른다. 얼핏 들으면 허밍 코러스를 듣는 듯 청명한 울림이 머리를 맑게 한다. 이 부분의 연주가 잘 연출되면 마치 사람이 노래하듯 감정의 변화가 세세히 전해지는 느낌을 받는데 엘리시안 4의 소리가 그렇다. 합주시에도 개별적으로 소리를 내고 있는 현악기 각각의 질감이 시릴 듯 전해지며 무엇보다 투명한 무대를 만들어내는 느낌이 훌륭했다. 베이스의 질감 또한 풋풋하게 들리며 베이스의 양감이 딱 고역의 음량에 맞춰서 밸런스를 조절한 듯 단정한 일체감으로 마감하고 있다. 육중한 양감의 잔량을 남기지 않고 빠르게 제로 상태로 사라지는 정교한 베이스이다. 투명한 스테이징이 스피커 사이에 자연스럽게 떠오르는데, 이 홀로그래픽한 스테이징의 품질 또한 훌륭하다. 트여있는 허공에 오케스트라가 떠올라서 선명한 동작을 그리는 모습이 뚜렷하게, 그리고 자연스러운 색감으로 느껴진다. 시청자를 둘러싸는 좌우폭의 느낌도 좋지만 전후간 섬세하고 정교한 레이어로 떠오르는 입체감은 특히 그렇다.

  • Mariss Jansons - Beethoven "Symphony No 9" Mariss Jansons

    같은 팀의 베토벤 9번 합창 2악장은 브람스의 경우보다 조금 먼 거리에서 펼쳐지는 스테이징을 배경으로 전해오는 현악합주의 질감이 세세하며 맑고 투명하게 들린다. 급한 정적 속에 팀파니만 쿵자작 울리는 순간의 임팩트와 떨림은 선명하고 사실적으로 그려진다. 마지막 진동이 그라데이션을 그리며 소멸하는 세부묘사가 뛰어나서 잔향이 멎을 때까지 미세한 순간까지 울림을 멈추지 않는다. 중간 부분 첼로 합주 후에 등장하는 호른의 울림에서 광채가 넘친다. 첼로합주의 감촉이 눈에 띄게 매끄러워서 음량이 미세하게 늘고 줄며 소절을 반복할 때마다 현장에서의 연주에 가깝다는 느낌이 든다. 합주의 해상도와 분해력이 기여하는 감촉이 좋아서 오래 듣고 있고 싶은 연주이다. 지휘자의 의도가 실려서 합주에서 표현하려는 다른 연주와 다른 메시지가 비로소 느껴지는 듯 하다. 특히 첼로 연주의 복합화성에서 전해지는 합주의 표정이 잘 느껴진다.

  • Drake - One Dance (Feat. Wizkid & Kyla)

    드레이크 ‘One Dance’ 도입부의 베이스비트가 말쑥하고 반듯하게 꽂혀온다. 응집력이 좋고 뛰어난 해상도로 자연스러운 파워핸들링을 들려준다. 잘 통제되어 있고 양감이 크지 않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진폭이 크고 분명한 베이스비트이다. 신선하고 통렬한 박진감이다. 드레이크의 보컬 이미징 또한 말쑥하게 떠오르며, 주변 악기와 피쳐링 보컬의 이미징이 아기자기하게 잘 구성되어 늘어선다. 낮게 드리우는 베이스가 단정하고 중후하게 드리우며 전체 공간의 분위기를 순간 진지하게 몰입시켜준다. 열린 공간의 느낌, 공간 속에 떠오르는 악기와 보컬이 마치 매직아이처럼 입체적으로 떠오른다. 섬세한 묘사에 중후함을 섞어 입체적인 스테이징의 일체감을 잘 연출해주었다.

  • Adele - Hello

    아델 ‘Hello’는 선명한 이미징이 자극없이 잘 떠오른다. 외곽선이 샤프하지만 자극이 없는 감촉으로 오히려 매끄럽다는 느낌을 준다. 동작의 변화와 입모양이 세세히 그려져서 표정을 보면서 느끼는 동영상의 경우와 유사하다. 순간 피치가 올라가고 에너지가 몰려도 귀를 자극하지 않는다. 소절의 끝에서 입 속에서 여운을 남기는 울림도 눈앞에서 노래하는 듯 리얼하게 전해진다. 베이스 슬램은 깊고 단정하다. 양감을 결코 늘리지 않는 단정하면서도 쐐기같이 단호한 파워와 중량감이 실려오는 트랜지언트를 감상하는 재미가 크다. 정교하게 엷은 막으로 등장하는 백 코러스의 입체감도 홀로그래픽한 스테이징이 크게 기여한다. 신선하고 말쑥한, 하지만 강렬한 헬로였다.

  • Diana Krall - How Insensitive

    다이아나 크롤의 ‘How Insensitive’는 예상했던 모습 거의 그대로가 되어 있다. 베이스가 분명한 어조로 낮게 깔려오지만 결코 부풀지 않고 짧은 잔향으로 바로 바로 사라지고 나타나고를 반복한다. 피아노와 기타 관악기들은 컴팩트한 음상들의 조합으로 공간을 입체적으로 연출하고 있다. 메인 보컬의 이미징은 특히 구체적이고 세세하며 음색의 변화를 잧 포착해서 사실적인 무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얼마나 음을 끌고 풀어놓는 지 어느 순간 무성음이 되고 다시 울림이 생겨나기 시작하는 지 잘 느껴진다. 무대가 까맣게 그리고 대비가 분명하게 그려지는 스타일은 아니며 섬세하고 악기와 대역의 구분이 선명하게 구분되는 재미가 크다.

엘리시언은 드라이브의 품질과 정도에 따라 다양한 표정으로 나타날 듯 싶다. 패널이 넓은 플로어스탠딩이지만 느낌은 낮은 저역을 가진 정교한 북쉘프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전술했듯이 처음 듣는 시청자가 여럿 속에서 이 스피커를 가려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클래식한 와피데일의 플래그쉽 스타일과는 컨셉을 달리하는 성향의 제품이다.

※ 위 유튜브영상은 리뷰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영상이며 실제 리뷰어가 사용한 음원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새로운 와피데일 스타일

필자는 와피데일의 에어데일(Airedale)과 같은 클래식에 끌리곤 한다. 60년대에 이미 케블라 콘을 사용해서 알니코 자석 드라이버 유닛으로 25Hz까지 내려가는 중후한 포만감의 매력과 고택 분위기의 디자인은 약간 비효율적이고 촌스럽지만 현대식 양산품에서는 느낄 수 없는 거장의 품격이 서려있다. 과연 최근의 고성능 스피커가 아무리 하이엔드적인 현장음의 구현을 잘 한다 해도 오디오적 매력은 조금 다른 데 있다.

엘리시안 4를 보고 듣고 있자니 에어데일의 현대적 재현이라는 생각이 점점 선명해져 간다. 와피데일도 진화했고 플래그쉽의 스타일도 변화하고 있다. 엘리시안 4는 중후함이라기보다는 섬세함이 더 우세한 제품이다. 과거로부터는 에어데일의 전통을 계승하는 3웨이 포맷을 유지하고 있지만, 전 대역에 걸친 말쑥함과 해상도로 새로운 와피데일 사운드를 대별하고 있는 상징이기도 하다. 인테리어적인 효과도 호불호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S P E C I F I C A T I O N

System 3 - way floorstanding speaker
Driver (treble) 27x90mm AMT
Driver (midrange) 6.0" (150mm) coated fibre glass matrix cone
Driver (bass) 8.5" (220mm) coated fibre glass matrix cone
Nominal Impedance 4Ω (compatible 8Ω )
Crossover Frequency 340Hz, 3.1kHz
Frequency Response 30Hz - 22kHz (+/-3dB)
Sensitivity 92dB (2.83V @1m)
Recommended Amplifier Power 15 - 250W
Weight 49.5kg/pcs
Dimensions (H x W x D)mm 1188 on plinth x 402 on plinth x (432+30) with terminals

I M P O R T E R & P R I C E

수입원 사운드 솔루션 (02 - 2168 - 4500)
가격 1080만원

리뷰어 - 오승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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