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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스피커가 허공에 떠서 소리를 낼 때 - Q Acoustics Concept 300 스피커
Fullrange 작성일 : 2020. 01. 31 (14:44) | 조회 : 874

FULLRANGE REVIEW

스피커가 허공에 떠서 소리를 낼 때

Q Acoustics Concept 300 스피커


신생 브랜드의 과제

▲ Q-Acoustics 가 탄생한 2006년부터 현재까지 제작된 스피커 시리즈 (출처 : Q-Acoustics 공식 홈페이지)

잠시 하이파이 스피커 브랜드가 몇이나 될까 헤아려봤는데 생각나는대로 손을 꼽아보니 약 50개가 넘어가면서부터 속도가 느려지기 시작한다. 천천히 생각해보거나 자료를 뒤져가며 리스트업을 해본다면 필자가 알고 있는 스피커 브랜드만 해도 최소 200여 회사는 넘지 않을까 싶다. 해를 거듭할수록, 그리고 회를 거듭할수록 하이파이 제품의 성능과 디자인은 더 빠른 속도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어서 이전에 100년간 오디오 제작사들이 이룩해놓은 일들과 맞먹는 일들이 최근 20년 사이에 달성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무수한 내용이 무엇이든, 유구한 기존 브랜드들은 스스로의 입지에 점차 견고한 아성을 높여가고 있다보니 신예들의 입장에서는 이들의 리그에 진입하기란 언감생심일 경우가 많을 것이다.

하이파이 스피커 시장에 명함을 들이밀려면 간단히는 성능 그리고 디자인 이 두 가지를 새겨넣으면 될 일이지만 말로 해결되는 일이 아니다 보니, 참신하고 뛰어난 성능과 첫눈에 반하게 만드는 외모를 갖추는 일은 새로 시작하는 자들에게는 여간 큰 마음을 먹어야 하는 게 아닐 것이다. 취업이 차라리 편한 일일 지도 모르겠다. 벌써 15년차를 앞두고 있는 큐 어쿠스틱스는 이미 신예라고 하기에는 서서히 중견 브랜드가 되어가고 있어보이지만, 새로운 소재도 희박한 채 치열했던 2000년 초반 하이파이 스피커의 중원에 입성한 용기있는 브랜드였다. 이들에게는 사운드와 디자인 두 가지가 들려있었는데, 어느 쪽이나 평범해보이지는 않았다.


큐 어쿠스틱 스타일

▲ Q-Acoustics 제품의 수상 이력 (출처 : Q-Acoustics 공식 홈페이지)

인터넷 검색을 하던 중에 어떤 경로로든 큐 어쿠스틱스의 제품들 여러 번 마주친 적이 있었다. 아마 검색의 길목마다 있었던 것 같고 그래서 온라인 마케팅을 열심히 하는 회사라는 인상을 받았었다. 또한 디자인이 눈에 잘 들어왔었다는게 제품을 시청하기 이전에 필자 기억 속의 큐 어쿠스틱스였다. 2006년 영국 런던 근교에서 오디오 업계 출신 전문가들이 설립한 큐 어쿠스틱스는 후발주자스럽게 제품의 성능과 더불어 마케팅에도 많은 공을 들여서 브랜드의 성공이라는 기치하에 성과를 달성하기 시작했다. 스피커 전문 브랜드로서 2채널 스피커만 약 30종에 가까운 제품군을 구축한 이들의 라인업에는 동급 최강의 스피커를 제작한다는 큐 어쿠스틱스의 야심과 철학이 흐르고 있었다. 이미 영국의 왓 하이파이 어워드에서 체급별로 수상을 해왔으며, 플래그쉽 ‘컨셉 500’은 미국 스테레오파일에서 A 클래스에 랭크되면서 큐 어쿠스틱의 이름을 만방에 알렸다.

큐 어쿠스틱스의 제품을 살펴보다보면 세련된 이미지를 선사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어라 뭐가 다른거지? 숲을 보면 뭔가 분위기가 다르긴 한데 나무를 보면 정확히 뭐가 그렇게 보이게 하는 지 눈치채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게 큐 어쿠스틱의 디자인 컨셉이 아닐까 싶었다. 패널에 배열된 유닛의 레이아웃이나 칼라톤, 마감, 그리고 곡면으로 살짝 돌아나간 모서리의 모습들이 그런 차별화된 인상에 기여하고 있어 보인다. 일면 이탈리아 스피커의 외곽선이 느껴지는 디자인이다.

소리를 들어보면 좀더 심각히 큐 어쿠스틱스 사운드에 접근하게 될 것이다. 3년 전 쯤 먼저 출시한 플로어 스탠딩형 컨셉 500의 소리를 아직 들어보지 못했지만, 컨셉 300으로 짐작컨대 키가 크지만 사이즈에 비해 단정하고 말쑥한 베이스가 나올 것으로 짐작된다. 제품의 디자인도 그렇지만 컨셉 300을 시청하는 동안 저 독특한 디자인의 스탠드는 아마 스피커의 본체만을 부각시키기 위한 디자인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전형적인, 스피커는 사라지고 공간 속에 소리만 들리는 상황이 컨셉 300 에서 연출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스피커는 오랜만이다. 제품을 어떻게 만들었는 지 우선 살펴보기로 한다.

▲ Concept 500 


듀얼 젤코어와 3중 패널 캐비닛

컨셉 300은 큐 어쿠스틱스 라인업 중에서 가장 독특한 모습의 제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바로 특별한 스탠드 디자인 때문이다. 마치 카메라 삼각대처럼 생긴, 얼핏 이 갸냘픈 다리로 스피커의 진동을 잘 컨트롤할 수 있을까 싶은 전용 스탠드 ‘텐스그리티(Tensegrity)’ 만으로도 컨셉 300은 큐 어쿠스틱스 제품들 중에서 뿐만 아니라 오디오파일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한 특별한 디자인이 발휘된 제품이다. 전술했듯이 스테레오파일 A클래스에 빛나는 플래그쉽 컨셉500의 설계사상을 컴팩트하게 축소 제작한 제품이 컨셉 300인데, 자사에서도 ‘작은 캐비닛으로 구현한 컨셉 500’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 Concept 300 의 드라이버 시스템 설계도 (출처 : Q-Acoustics 공식 홈페이지

트위터나 미드베이스나 콘의 에지를 고무 재질 서라운드를 써서 탄력이 강한 편이고, 이렇게 제작한 스피커들의 경우 에너지의 크기에 상관없이 잔향이 짧고 간결하게 맺는다. 6.5인치 미드베이스의 보이스 코일은 대형 광섬유 재질의 코일을 사용해서 제작했다. 이런 설계는 댐핑을 높이고 민첩한 반응을 할 수 있게 해서 펀치감과 다이나믹이 뛰어나다. 콘은 종이재질에 내부를 특주 액체를 스며들게 해서 강화시키고 코팅처리했다. 1.1인치 트위터는 극세 섬유사 재질의 콘에 고무 재질 가스켓으로 에지를 마감했는데, 독특하게도 캐비닛으로부터 분리되어 있다. 이런 구조는 미드베이스로부터의 내부 공진에서 벗어나서 최대한 근거리에 접근할 수 있도록 디자인된 설계이다. 크로스오버는 3차 오더 필터로 구성했으며 폴리프로필렌 커패시티를 사용했다.

스피커의 캐비닛은 MDF를 사용했는데, 널리 쓰이는 소재이기도 하지만 자사측에 따르면 이보다 높은 가격의 나무들은 그만큼의 물리적 이득이 거의 없다고 한다. 컨셉 300의 구조 중에서 가장 눈에 뜨이는 부분으로서 공진 제어 설계의 열쇠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듀얼 젤코어(Dual Gelcore) 구조의 캐비닛이다. 캐비닛의 패널 사이에 두 개 층으로 젤을 삽입해서 3중 구조의 외벽이 되어있다. 얼핏 베이스 핸들링을 제어하기 위한 구조로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은 이 젤이 가스켓과 같은 역할을 해서 높은 대역에서의 진동과 열을 감쇠하기 위한 설계이다. 캐비닛은 무늬목이 아닌 목재 패널로 제작했으며 여러겹 래커 코팅을 해서 외관도 외관이지만 캐비닛을 강화시키기 위한 역할을 한다.

뒷길이가 꽤 길다. 대략 포칼의 스칼라 유토피아의 전후 폭과 거의 유사할 만큼 전후 공간이 길게 디자인되어 있다. 베이스 리플렉스 홀이 있는 뒤쪽 패널은 특히 공진억제를 위한 구조로 되어 있다. 아마 의도적인 디자인으로 보이는데, 스피커를 위에서 내려다 보면 뒤쪽 패널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지를 알 수 있는 서로 다른 칼라로 조합을 했다. 뒷 패널 하단에 있는 바인딩 포스트는 바이와이어링 2페어 구성이며 넉넉한 거리와 사이즈로 제작되어 있어서 보기에도 마음에 들었다. 바인딩 포스트 위쪽에는 핀을 꽂는 방식으로 임피던스 선택을 할 수 있는 홀도 마련되어 있다.

스피커의 정면을 보면 볼트가 하나도 보이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디자인에 목숨을 거는 큐 어쿠스틱은 깔끔한 디자인을 위해서 볼트를 안쪽에서 조이도록 디자인했으며 볼트 조임 부위에는 별도의 서스펜션을 두어 내부 공진에 대응해서 제작했다고 한다. 이 우아한 디자인 이면에는 꽤나 격렬하고 치밀한 설계를 위한 수많은 구상과 협의가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해보면 최종 결과물인 음질에 대해서도 똑같은 고뇌가 있었을 것이라고 유추되어 많은 신뢰감이 간다.


텐스그리티 - 초유의 아이솔레이션 베이스 시스템

전술한 전용 스탠드 ‘텐스그리티(Tensegrity)’에는 많은 공학적 실험과 설계가 동원되어 있어서 이 작은 스피커의 퍼포먼스가 어디까지 가능한 지 극대화할 수 있는 주요한 근거가 된다. 속이 빈 상당히 슬림한 세 개의 스테인레스 스틸(지지 역할)과 같은 재질의 케이블(세 개의 막대 고정 역할)이 각 기둥과 상하로 그리고 하단축끼리 연결되어 있다. 텐스그리티는 상단의 플레이트를 통해서 스피커와 결합되어 있으며 굳이 볼트를 풀고 해체하지 않는 한 분리되지 않는다. 스탠드 형태를 하고 있지만 그냥 스피커의 연장으로서의 새로운 바닥 서스펜션 시스템이라고 해야 좀더 정확한 표현이 될 것 같다. 아래쪽에서 스피커의 바닥쪽을 보면 아주 작은 원형 모양의 최소한의 면적으로만 지지되어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접촉면을 최소화하기 위한 설계이다. 얼핏 이렇게 해서 스피커의 강력한 전후 운동과 공진을 어떻게 지지할 수 있을까 싶어서 궁금해진다. 제작사의 설명에 따르면 이 접촉면은 최소한이어야 하는데, 일반적인 스피커와 스탠드의 경우, 둘의 조합이 공존 가능한 설계이고 그래서 효율적이지 못하다면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데서 출발한 디자인이라고 한다. 큐 어쿠스틱은 이 설계를 통해서 스피커와 텐스그리티를 새로운 아이솔레이션 베이스 서스펜션 시스템으로 일체화시켰다.

이 아이솔레이션 베이스 시스템은 동시에 몇 가지 공학적 작용을 하고 있다는 게 놀랍다. 컨셉 300의 스피커 캐비닛은 텐스그리티 상단에 있는 베이스 플레이트의 4개 스프링에 고정되어 있다. 이 베이스 플레이트를 통해서 스피커에서 스탠드로 전달되어 악영향을 미치는 에너지를 차단한다. 또한 베이스 플레이트에는 통로가 있어서 스탠드에서 스피커로 전해지는 진동을 제거한다.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스피커와 스탠드를 견고하게 부착시킨다. 이 베이스 플레이트 설계에는 수많은 진동의 효율적인 제거와 차단을 위해 P2P 브레이싱(Point to Point Bracing) 이 활용되어 있는데, 스피커의 정확한 지지점을 파악하기 위해 진동시의 발열지점을 확인해서 그 지점을 강화시키고 보강하는 방식이다. 듀얼 젤코어가 주로 높은 대역의 공진을 소진시키기 위한 설계라면 P2P 브레이싱은 주로 스피커 케비닛을 크게 진동시키는 낮은 대역의 컨트롤을 위한 설계이다.

큐 어쿠스틱의 설계사상은 진동에 대한 연구로부터 생겨난 이론들이라고 할 수 있다. 큐 어쿠스틱이 생각하는 완벽한 스피커란 스피커에서 발생하는 유일한 진동은 소리를 재생하는(음원속에 담겨있는) 운동뿐인 스피커를 말하는데 아직 지구상에 그런 스피커는 존재하지 않는다. 스피커의 완전 운동을 방해하는 불필요한 공진을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지만, 컨셉 300은 이상과 같은 연구와 설계를 통해서 완성한, 불순한 진동이 개입하지 않은 최소한의 상태를 보여주는 스피커라고 소개하고 있다.

오디오파일들이 일반적으로 갖고 있는 고성능 스탠드에 대한 고정관념 - 무겁고 다부진 모습의 육중한 - 은 어떻게 극복될 수 있을까 모르겠다. 컨셉 300의 스탠드 텐스그리티는 과연 스피커를 지탱할 수 있을까 싶은 가녀린 세 개의 다리와 케이블로 지탱하고 있어서 손으로 밀면 흔들거리는 개념이 다른 스탠드이다. 헬름홀츠 공명 이론이었던가? 스피커의 무게에 따른 스탠드 디자인이어야겠지만, 필자는 이렇게 흔들리는 스탠드가 공학적으로 공진을 더 잘 통제하는 스피커에 대한 경험이 있다. 백문이 불여일청. 그럼, 이렇게 만들어진 컨셉 300의 소리는 어떤 것인지 상상 속의 퍼즐을 맞춰가보기로 한다.


리스닝

시청에는 베리티 오디오의 레오노레, 오렌더의 A30과 심오디오의 340i, 그리고 유니슨리서치 유니코의 프리모를 사용했는데 스피커의 능률이 그리 높지는 않지만 두 앰프를 통한 시청으로는 드라이브가 그다지 까탈스러워 보이지는 않았다. 심오디오 340i 쪽이 파워햄들링이 좀더 좋았고 프리모에서는 감촉이 좋은 높은 대역이 좋았다.

컨셉 300의 사운드를 우선 일괄하자면 딱 생긴대로의 소리가 난다고나 할까? 일반적으로 말해서 단정하고 정확하며 다이나믹하다. 한가지 특이한 사실은 시청을 하는 시간이 늘어날 수록 들리지 않던 소리가 좀더 구체화되기 시작하는 것을 알게 된다. 늘 듣던 음원에서 뭔가 경향 자체가 다른 스타일에 귀가 익숙해지는 시간이 다소 필요하다고도 할 수 있겠다. 물론, 처음에 들리는 소리만으로도 컨셉 300의 스타일을 파악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약 30분 정도 시청을 한 후에 처음 들었던 음원을 다시 한 번 들어보면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 Brahms "Symphony No.1" Mariss Jansons

    시청해 본 여러 곡 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곡은 역시 대편성 클래식이었다. 컨셉 300의 기본적인 소양은 정교한 음색이나 세부묘사에서 탁월하다는 점이다. 악기수가 많고 음의 미세한 이동과 정보량이 많은 클래식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하지만 지나치게 가까운 시선으로 음악을 따라가지 않게 할 만큼 눈 앞이 탁 트이는 시원한 전망 또한 명쾌했다.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 1악장(BBC National Orchestra of Wales, Thomas Søndergård) 연주의 정교함이 귀에 선명하게 들어온다. 전체 대역 중에서 특히 높은 대역에서 변화하며 움직이는 현악합주의 음색을 사실적이면서도 안정적으로 잘 표현하는데 귀를 기울여 쫓아가지 않고 편안한 느낌을 받는다. 차분히 옥타브가 위로 이동할 때마다 미묘한 음색변화를 사실적으로 세세히 잘 들려준다. 미드레인지와의 대역 조화, 이음새도 매끄럽고 자연스럽다. 투티에서도 흔들림 없이 안정적이고 여유가 느껴진다. 약간 곡면을 그리는 외곽선까지 느껴질만큼 스테이징이 정교하게 잘 떠오른다는 것도 언급해야 할 주요내용이다. 스테이징 속에서 전후간의 레이어링이 얇고 투명하게 늘어서는 느낌도 좋다. 대역이 아주 넓지는 않고(55Hz-30kHz) 빠른 동작을 하지만 베이스의 양감도 왜소해지지 않고 적당한 수준이다. 낮은 대역의 반응은 비교시청했던 레오노레에 거의 준하는 수준까지 접근한다. 하모닉스가 풍성하거나 여운이 긴 성향이 아니기 때문에 얼핏 낮은 대역이 그리 깊게 내려간다고 느껴지지는 않을 수도 있어 보인다.

  • Gidon Kremer - Rachmaninov: Preghiera / Trio élégiaque No. 1 In G Minor

    악기수를 줄여서 음색을 자세히 들어보면 컨셉 300이 음원정보에 얼마나 충실한 지 좀더 분명히 알 수 있다. 기돈 크레머 트리오가 연주하는 프리기에라는 세부묘사가 뛰어나고 여유롭다. 바이올린에 활이 얹어지고 힘이 실려오면 마이크로 다이나믹스와 그때마다의 음색변화를 세세히 느낄 수 있다. 이 연주가 잘 연출되면 나타나는 현상으로 마치 감정이 실려 얘기를 해나가는 듯한 자연스러운 전개가 잘 전해진다. 의도치 않게 바로 직전에 듣던 보급형 플로어스탠딩 스피커와 비교해보면 정반대편에 있는 소리를 들려준다.양감이 다수 사라져 말쑥해진 채로 음표가 몇 배 늘어나 있는 듯 세부묘사가 여러 구간으로 확장되어있다. 오케스트라에서 느꼈던 밝고 맑고 명쾌한 전망과 입체적인 스테이징은 좀더 구체적으로 느껴진다. 작은 공간이 시청자를 중심으로 홀로그래픽하게 감싸온다. 도입부 피아노의 낮은 대역은 존재감이 크지 않으나 후반부로 갈 수록 서서히 모습을 나타내는 과정이 선명히 드러난다. 피아노와의 합주도 입체적이고 대역간 조화가 자연스럽게 잘 어울려서 선명한 프레젠테이션 속에서 천연덕스럽게 연주가 흘러간다.

  • Adele - Hello

    ‘Hello’ 를 부르는 아델의 표정이 좀더 섬세하고 다채롭다. 정적의 깊이가 좀더 심화된 듯한 강렬한 컨트라스트의 암흑이 흐르는 공간에서 바늘 떨어지는 소리도 들릴 듯 하지만 긴장감으로 느껴지지 않고 매끈한 감촉으로 느껴진다. 정밀하고 구체적이지만 감촉의 품질이 음원에 좀더 충실해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징 자체는 샤프해지고 컴팩트해서 정교한 입체감을 만들어내지만 귀와 몸에 느껴지는 음의 감촉이 날카롭지 않고 유연하다. 첫 소절이 지나고 등장하는 베이스 임팩트가 위력적이고 구체적이다. 모호한 양감이 생기지 않고 호쾌하고 선명하다. 양감이 풍성한 편은 아니지만 그게 불만이 될 스타일이 아니라 베이스의 진행이 빠르다고 쉽게 이해된다. 컨셉 300으로 이 곡을 시청하고 보니 다른 스피커에서는 슬램의 순간과 보컬이 뒤섞이는 구간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을 만큼 꽉찬 밀도감으로 빠르고 강렬하게 나타나고 사라지는 베이스가 신선하게 느껴졌다.

  • Portishead - All Mine
    Portishead - Roads

    미세한 바이브레이션과 뉘앙스 표현이 좋은 컨셉 300을 듣는 동안 포티셰드와 같은 음악을 듣고 싶어졌다. 치직거리는 노이즈로 시작하는 ’All Mine’은 마치 시청실의 기온이 낮아진 듯 선열한 느낌이 공기를 타고 전해진다. 이런 차가운 감촉을 리얼하게 들려주는 스피커는 많지 않다. 음원에 있는 미세한 떨림과 구간을 따라 흐르는 정보에 정교하게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듣는 내내 불안하고 몽환적이고 섬칫하다. ‘Roads’까지 이어져서 전곡을 다 듣고 말았다. 리얼 어쿠스틱과 일렉트로닉스를 가리지 않고 잘 혼합하고 각자의 영역을 보존하고 위화감없이 잘 재생해서 이 독특한 음원들이 담고있는 고유의 뉘앙스를 잘 표현한다.

  • Sarah Mclachlan - Angel

    감정정화를 위해 다시 돌아와서 들어본 사라 맥라클란의 ‘Angel’ 은 역시 포근하고 나긋하다. 감촉이 좋고 약음에까지 미세한 표현을 거의 놓치지 않는다. 도입부의 베이스가 매우 단정하고 구체적인 해상도로 그려지는 느낌이 좋다. 스피커에 따라 천차만별인 대표적인 연주인데 컨셉 300은 매우 훌륭하게 음원을 그대로 보여준다. 생각했던 것보다는 특정 장르에 치우치지 않는, 예를 들어 세부묘사에 치우쳐서 나긋한 뉘앙스의 표현에는 다소 차갑거나 건조하지 않을까 싶은 선입관은 쉽게 무너지는, 멀티플레이어라는 인상이 이 곡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느껴진다. 더우기 스피커의 체구를 뛰어넘는 대역표현력이 뛰어난 스피커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이나믹스의 구간도 매우 자잘하게 늘어선다. 이 음질적으로 보아 평범해 보이는 이 곡에서도 가장 작은 에너지와 최대 에너지 사이에 수많은 구간이 생겨나 있고 그게 매우 빠르게 등장하고 사라지고를 반복하는 것을 인간이 감지할 수 있다는 사실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정확하게도 그리고 듣기 좋게도 들려주는 정교한 스피커가 컨셉 300이다.

궁금했던 텐스그리티의 윤곽이 많이 파악되었다. 이 스탠드는 뭔가를 강하게 억제하지 않고 편히 풀어내면서도 음원에 없는 공진은 들리지 않게 하는 스킬을 지녔다. 삼각대의 구도를 갖춘 디자인이라 하단이 넓어서 배치공간을 조금 차지할 수는 있겠다.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가 조금 엇갈릴 수 있겠으며 컨셉이 맞는 공간에는 아주 앞서가는 디자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소리나 디자인이나 매력적이다. 전술했듯이 스피커의 뒷길이가 꽤 길고 자체 공진은 크지 않으나 베이스 리플렉스 홀의 바람이 거칠어서 뒤쪽에 공간을 많이 확보해줘야 할 것 같다. 튤립가이드 설계의 트위터가 살짝 돌출되어 있다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 위 유튜브영상은 리뷰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영상이며 실제 리뷰어가 사용한 음원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진보적인 디자인과 사운드

영국의 왓 하이파이에서는 큐 어쿠스틱의 제품들을 두고 ‘Some of the most forward-thinking products’라고 했다고 한다. 간단하지만 이들에 대해 잘 파악하고 설명한 말이다. 서두에서 얘기했듯이 먼저 시작한 기라성 같은 브랜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그들보다 앞선 생각을 하지 않으면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큐 어쿠스틱이 진로를 벗어난 특이성으로 표현을 하지 않고 보편적인 하이파이의 축위에서 앞서가려고 했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진보라고 할 수 있겠다.

컨셉 300은 외모에서 짐작했던 특이하고 개성이 있는 스피커라기보다 음원정보에 좀더 근거리에 다가서고 때에 따라서는 깊이 들어가서 보여주는 음원정신과 어쿠스틱에 투철한 제품이라고 해야할 것 같다. 어느 방향에서도, 어느 방향으로도 진동의 영향을 받지 않는 허공에 떠서 소리를 내는 이상적인 상태의 울림상태는 아직 달성되지 않고 있는데, 그 바로 다음의 상황을 구현한 스피커가 현재로서는 컨셉 300이 가장 선단에 있는 게 아닐까 싶다. 근래 시청한 제품 중에서 다양한 음악을 다시 꺼내서 듣고 싶어지는 몇 안되는 스피커였다.


S P E C I F I C A T I O N

Concenpt 300 Speakers

Enclosure type 2 way reflex
Mid/bass driver 165mm
High frequency unit 28mm
Frequency response 55Hz - 30kHz
Nominal impedance 6ohms
Minimum impedance 4.7ohms
Sensitivity 84dB
Stereo Amplifier Power 25-200w
Crossover Frequency 2.5kHz
Effective Volume 11.4L
Dimensions (W/H/D) 220 x 355 x 400mm
Weight 14.5kg (per speaker)
Carton Dimensions W/H/D 320 x 500 x 520mm
Packaged Weight 16.6kg (per speaker)

Concept 300 Tensegrity Stand

Dimensions W/H/D 492 x 690 x 430mm
Weight 3.9kg (per stand)
Carton Dimensions W/H/D 740 x 780 x 460mm
Packaged Weight 12.3kg (pair)

I M P O R T E R & P R I C E

수입원 엔아이씨 (02 - 2207 - 5947)
가격 480만원

리뷰어 - 오승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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