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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스펜더를 들어보고 언제 실망했던 적이 있던가? -500만원 언더에서 발견한 스펜더의 보증수표, A7
와인오디오 작성일 : 2019. 07. 10 (18:12) | 조회 : 133

하이파이 오디오 분야의 유명한 우스갯소리 중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스피커(오디오)가 어디, 근수 달아서 팔 물건인가?"


물량 투입에 대한 가치를 전적으로 부정하는 듯하는 뉘앙스가 강한 농담이지만, 오히려 그 반대 상황에 대한 비꼬음도 느낄 수 있는 격언(?)입니다. 사운드를 튜닝한다는 것 자체가 계측값이나 물량 투입과 정비례하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기 때문이지요. 특히나 스피커 같은 경우에는 사실 근수(?)로 달만 한 물량 투입에 한계가 있기 마련입니다. 소재와 크기로 현재의 그 비싼 스피커 금액을 설명하기에는 턱도 없이 부족하다는 것이죠.

호화롭게 다이아몬드 등 귀금속류를 진동판에 사용한다거나 두꺼운 알루미늄 패널로 도배하다시피 만든다거나 하는 일들이 의미 없는 짓은 절대 아니지만 그런류의 보이는 물량 투입만으로 좋은 소리가 만들어지지는 않습니다. 반면에, 예전에 오디오를 즐기셨던 분들이 많이 하는 이야기 중에 이런 것들도 있지요.


"이 스피커는 우퍼가 육반(6.5인치)밖에 안돼서 10인치짜리 우퍼보다 저음은 좋지 않다."
"울림통(인클로저)가 큼직하니 저음 잘 나오게 생겼다."




스펜더(Spendor)라는 이름의 가치와 신뢰도

 



요즈음의 물량 투입이 소재와 구조로 귀결된다면 과거의 물량 투입에 대한 개념은 크기와 규모였습니다. 접근 방식은 달라도 이 모든 것들이 재생음의 퀄리티를 전적으로 좌우하지 않는다는 것, 바로 그것을 증명하는 브랜드들이 몇몇 있지요. 그리고 그 브랜드들은 하나같이 역사와 전통이 오래된 스피커 명가들이 많습니다.


스펜더(Spendor)는 그중에서도 소위 말하는 "근본"에 대해 대단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브랜드입니다.
무려 1960년대에 시작되어 명기 반열에 올랐던 Spendor BC 시리즈 같은 스피커는 탄노이(Tannoy)의 오토그라프(Autograph)나 웨스트민스터 로얄(Westminster Royal), 알텍(Altec)의 명기인 A5, 클립쉬(Klipsch)의 클립쉬 혼(Horn), JBL의 4344 등의 네임드 스피커들과 시대와 가격을 초월한 경쟁을 펼쳤던 제품입니다.

 


전설적인 스펜더의 BC 시리즈 모니터 스피커(좌), 그리고 지금도 현역기로 잘 알려진 SP 2/3(우)


비교적 현대로 시대를 넘어오자면 익히 잘 알려진 동사의 SP 1/2나 SP100 같은 제품들이 현대 하이파이 오디오 스피커의 레퍼런스로 자리 잡고 있지요. 오디오를 공부하며 즐기고자 하는 분들에게는 스피커의 교과서와도 같은 스피커들이며, 때문에 중고제품에 대한 가치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스펜더의 사운드가 어떠하냐고 묻는다면, "스펜더 다운 사운드"라는 대답이 우문현답이 되는 수준이지요.


다소 낮고 묵직하며 어두운 음색을 배경으로 깔고,
해상도 높은 정보량을 잘 가닥 추림 하여 의도된 소리의 그림을 그리며,
도대체 어디에서 들러오는지도 모를 정도로 자연스럽고 넓게 펼쳐지는 음장



스펜더 사운드를 보다 알기 쉽게 풀어쓰자면 이와 같습니다. 물론 우리가 기억하는 스펜더의 고급(그리고 비싼) 스피커들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밝고 현대적이며 카랑카랑하고 귀를 후벼 파는 현대 하이엔드 스피커들과는 분명 그 소리의 궤가 다른 스펜더, 이 브랜드가 최근 출시한 A시리즈는 철저하게 "용의 꼬리"이론을 따라가는 제품이지요.


좀 비슷한 속담이지만 인용하기가 조금 네거티브한 말 중에, "썩어도 준치"라는 말이 있습니다. 스펜더가 지금까지 만들어왔고 인기몰이를 했던 유명 모델들의 후속이자 하위 모델이지만, 위에 설명한 세 가지 스펜더 다운 특성을 어느 것 하나 빠짐없이 구현하고 있는 스피커가 바로 A 시리즈입니다. 와인오디오가 소개하고자 하는 모델은 총 4가지 라인업 중에서도 최상급 모델인 A7이지요.

 




앞서 언급하기를, 소리를 결정짓는 절대요소가 물량 투입이나 크기만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사실 이 A7이라는 스피커를 염두에 두고 이야기한 것이지요. 다이아몬드나 베릴륨, 스캔스픽이나 에소타 같은 "있어 보이는" 드라이버 유닛이 쓰인 것도 아니며, 청취자를 압도하는 거대한 스케일의 인클로저가 사용된 것도 아닙니다.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는 그러합니다. 때문에 이 스피커를 해외 매거진에서 처음 봤을 때만 해도, "아... 크기라도 좀 크게 만들지. 팔기 어렵겠다."싶은 생각이 먼저 들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수입 관계자가 해외 오디오쇼에서 이 스피커를 직접 들어보고 전하는 말에, 전례 없는 흥분이 섞여 있는 것을 감지했습니다. 동시에 스펜더가 지금껏 스피커를 발표해오면서 실망을 주었던 적이 있었나를 되뇌어보기도 했지요. 스펜더라는 브랜드를 믿는다는 것, 더군다나 판매자의 입장에서 그럴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 아닐까요. 그리고 저만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역시나, 영국 현지에서의 물량 조달이 쉽지 않았으니까요.  국내 수입되기로 한 시점이 올해 초였는데 계속되는 딜레이로 애만 끓이다가 최근에야 A7을 받아볼 수 있었습니다. 역시나 감탄이 나올 만한 비주얼이나 크기도 아니었고 생각보다 작은 사이즈에 당황했었습니다. A7이면 그래도 신예 A시리즈의 맏형인데 말이죠. (마감만큼은 훌륭합니다.)


A7, 첫 4시간의 변화와 감격

기대를 워낙 해서 그런지 스피커를 처음 박스에서 꺼내어 앰프를 물렸을 때의 느낌은 다소 의아했습니다.
처음에는 저음이 하도 안 나와서 무언가 이상이 있나 싶을 정도까지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피크와 딥이 강해서 무언가 크로스오버에 문제가 있지 않나까지도 생각이 미쳤습니다. 그래도 진득하게 이 스피커를 들어볼 생각을 한 이유는, "스펜더"였기 때문이지요. 과거 SP100을 처음 들었을 때에도 마찬가지의 통과의례가 분명 있었습니다.


자주 듣는 레퍼토리를 오렌더 뮤직서버와 유니슨 리서치 듀에(DUE) 인티앰프에 걸어서 A7을 계속 달구어주었습니다. (나중에 다시 언급하겠지만 유니슨리서치의 하이브리드 앰프인 DUE는 정말 매칭이 좋습니다.) 한두 시간 뒤에 소리가 바뀌기 시작함을 알아챘는데, 그 시간 동안 스피커 앞에 앉아있었던 것도 아니고 거리가 상당히 떨어진 사무실에서 일을 보던 중이었습니다. 그만큼 드라마틱 하게 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약 4시간 정도 후에 같은 음악을 다시금 들어보는데, 같은 스피커가 맞나 싶을 정도의 애프터 에이징 효과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좀 과장되이 말하자면 한쪽 스피커로만 듣다가 비로소 스테레오로 듣는 정도의 느낌이랄까요? 그만큼 스테이징이 쭈욱 펼쳐지고 처음에 귀에 거슬렸던 피크와 딥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심지어 스피커의 위치도 그대로, 앰프의 볼륨도 그대로였지요. 스펜더라는 브랜드를 믿어본 보람이 충분히 있었던 4시간이었습니다.


지금은 누적 플레이 타임 10시간을 넘기고 있습니다. 드라마틱 한 변화는 더 이상 감지하기 힘들지만 꾸준하게 소릿결이 다듬어지고 있다는 것만큼은 확실히 알겠더군요. 한 가지 궁금증이 생깁니다. 이렇게 에이징 전후가 4시간 정도로 판가름 난다면, 스펜더 본사에서는 왜 굳이 에이징 타임을 생략하고 바로 제품을 출시할까 싶은 것이죠.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스펜더 입장에서는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스펜더를 아는 분들은 모두 다 이 변화에 대해 익숙해져 있는 상태이고 스펜더는 당연히 소리를 풀어낸 후 듣는 스피커라는 일종의 관습이 있는 것이죠.



상급기 눈치 볼 일 없이 마음껏 펼쳐낸 A7의 가치


A7은 스펜더의 엔트리 라인업으로 기획된 스피커가 아닙니다.
여느 브랜드같이 각각의 등급별로 확실한 차등점을 두고 한계를 두는 스피커가 아니라는 것이지요. 현기차가 매우 다양한 라인업이 있다 보니 소나타에 적용되는 옵션들이 매우 제한적인 점을 아실 것입니다. 상위의 그랜저나 제네시스, 에쿠스 같은 형님들의 영역을 침범해서는 안 된다는 불문율이 있기 때문이지요. 때문에 적어도 옵션만큼은 동 가격대의 현기차보다 경쟁 브랜드 차량이 조금 더 나은 경우가 있습니다.


스펜더 A7은 적어도 상급기의 눈치를 보는 시리즈 스피커는 아닙니다. 우선 타 유명 브랜드같이 라인업이 다양하지도 않으며 각 라인업끼리 팀킬을 할까 봐 전전긍긍할 일도 없습니다. 물론 자동차의 옵션과 직접 대조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나, 음질 수준이나 기본적으로 사용된 기술과 소재들은 상급기와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지요.


스펜더라는 브랜드가 드라이버 유닛, 인클로저 중에 어느 부분의 스페셜리스트냐고 따진다면 사실 그 어느 쪽도 아닙니다. 유닛과 인클로저를 모두 다 직접 만들어낼 뿐 아니라 그 부품들을 다른 스피커 브랜드에 OEM으로 납품까지 하는 수준입니다. 심지어 유명세로만 따지자면 스펜더보다 더 잘 알려져 있고 유명한 브랜드의 인클로저도 스펜더에서 납품하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납품받는 업체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는 없습니다. 양 사간의 계약사항이며 매우 민감한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공교롭게도 시청실에 전시된 모 브랜드 스피커 하나가 스펜더 A7과 거의 유사한 인클로저를 사용하고 있음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이제서야 살펴보는 A7의 하드웨어

스펜더의 A6R이라는 스피커가 상당한 스테디셀러로 자기 잡고 있는 것은 다들 아실 것입니다.
A7은 이 A6R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보시면 틀림이 없는데요, 자사 고유의 EP77 폴리머 콘으로 만든 7인치 미드/우퍼, 그리고 상급의 주력 모델인 D7의 하드웨어-드라이버 서스펜션이라든지 네트워크 크로스오버 부품 등-를 개량해 쓰는 등 상당히 의미 있는 물량 투입도 전제하고 있습니다. 내부 배선은 고순도 은도금 선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해외 매거진의 A7에 대한 한결같은 평가 중 하나는, 스피커 사이즈에 비해 놀랄 만한 정도로 퍼포먼스 스케일이 크다는 것입니다. 저음의 컨트롤 방식에 대한 특별한 노하우를 궁금하게 하는 대목인데, 특히 초 처음을 다루는 베이스 포트(저음 덕트)에서 특이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4세대를 거쳐 진화한 리니어 플로우 포트(Linear Flow Port)가 그것인데요. 일반적인 튜브형 베이스 포트와는 비교불가의 저음 퀄리티가 유명합니다.


비대칭으로 구성된 베이스 포트의 단면은 리스닝 룸의 바닥에 최대한 가깝게 위치하면서도 철저하게 계산된 초 처음을 깔끔하게 깔아내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인클로저 내부, 특히 베이스 포트 내부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공명(Internal Port Resonance)을 원천적으로 제거한 것도 A7의 저음 퍼포먼스에 일조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스펜더가 타 브랜드에 인클로저를 납품한다는 사실은, 이 브랜드의 인클로저 제작 기술이 상당한 수준이며 경쟁사들이 쉽게 재현하지 못한다는 것을 반증합니다. A7을 보더라도 스피커 내부는 뻔한 흡음재나 브레이싱/챔버 등이 다가 아닙니다. 스펜더 고유의 다이내믹 댐핑 시스템으로 알려져 있는 인클로저 댐핑 구성이 적용되어 있는데요, 단순한 폼 재질로 보이지만 전혀 다른 소재인 내부 댐핑재는 내부 몇몇 각기 다른 크기와 모양의 댐핑 블록들과 함께, 계산된 어쿠스틱 댐핑을 구현합니다.

 





 

트위터의 독특한 돔 모양 프로파일은 주파수 응답 범위를 확장하며 동시에 미드/우퍼 유닛과의 주파수 간섭/왜곡 현상을 효과적으로 막아내는 구조입니다. 스펜더 스피커는 절대로 소란스럽지 않은 스피커로 유명한데, A7에 적용된 이러한 하드웨어 조건 역시 스펜더 고유의 정숙성을 유지하는데 큰 기여를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 여타 스피커들의 밝고, 깨지는 듯한 소란스러움은 사실 특성으로만 봐주기에 우리 귀를 너무 혹사시킨다는 느낌이 강하지요.) 이 외에도 A7에서 언급되는 기술적 요소들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단순히 어떤 소재와 부품과 유닛을 써서 좋다... 가 아니라 모든 요소들을 아우르고 종합하여 튜닝해 내는 스펜더의 작업 스타일이야말로, 스펜더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주요 비결이 아닐 수 없는 것이죠.



까다로운 것이 큰 장점, A7의 세팅


A7은 단순히 스피커 후면에 덕트가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하는 스피커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후면 방사형 덕트를 가진 스피커는 뒷벽으로부터 무조건 띄어놓으라는 이야기를 많이들 합니다만, A7만큼은 그런 원칙이 절대적이지 않습니다. 주의 깊은 세팅이 필요하지요. 저음의 양뿐 아니라 뉘앙스와 중/고음의 음색마저도 세팅에 따라 상당히 좌우되는 "어려운"스피커입니다. 아니, 어렵다기보다는 까다롭다... 까다롭다기보다는 섬세한 스피커라고 보는 편이 낫겠습니다.


어떤 스피커든지 오디오 샵의 시청실과 나의 리스닝 룸에서의 소리가 다른 것은 다들 아실 겁니다. 공간이 다르다는 것은 그만큼 큰 변수이지요. "까다로운" A7 스피커의 매력이 바로 여기에서 또 하나 터집니다. 뒷벽과의 거리와 스피커 포지션에 따라서 다양하게 소리를 세팅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어디에 대충 던져놓아도 비슷비슷하게 소리 나는 스피커가 물론 더 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그런 사운드를 가지고서 "최적화되었다.", "맞춤 사운드다."라고 이야기하지는 않지요.


A7을 맘속에 고려해보신다면, 음 손실이 전혀 없는, 아주 디테일하고 효과적인 이퀄라이저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크게 틀리지 않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값비싼 케이블을 쓰는 것보다 효과적으로 원하는 소리에 근접하게 튜닝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물론 앰프는 어느 정도 뒷받침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구동도 안되는 상황에서는 무의미한 짓이니까요.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점, 기본 제공되는 스파이크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꼭 장착해야 합니다!

 




스펜더의 선물, 해외 리테일 가보다도 저렴하게


스펜더 A시리즈의 최상위 모델, A7의 해외 공식 리테일 가격은 4,995 달러입니다. 한화로 약 590만 원이 넘는 금액이죠.


일반적인 국내 수입 상식으로는 관세 등을 포함해서 600만 원 이상으로 책정되어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은 금액입니다. 물론 와인오디오에서 단독 런칭하는 A7의 가격은 500만 원이 채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 제발 무리하게 깎아달라는 말씀만은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애초에 스펜더가 자사의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으로 만들어낸 스피커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비싼 부품을 도배하지 않아도 이 정도의 스피커를 만들 수 있다고 말이지요. 해외에서도 A7이라는 스피커에 대한 평가는 이른바 "가격 파괴자(Price Destroyer)"라고 할 정도입니다. 시판 판매 가격에 대해서는 더 긴 설명이 필요 없겠지요.


때문에 부작용 아닌 부작용이 하나 생기긴 합니다. 단순히 리테일 가격만 가지고 비슷비슷한 가격대 아무 앰프나 가져다 A7을 물렸다가는 상당한 낭패를 본다는 것이죠. "일반적인" 가격 매칭으로는 A7에 어울릴 만한 앰프는 약 7~800만 원 이상에(더 높으면 좋고) 해당하는 인티앰프가 추천됩니다. 다행히도 그보다 저렴한 가격대에서 아주 쓸만한 매칭 앰프를 저희가 찾아내긴 했지만, 일반적으로는 그렇다는 것이지요.



500만 원 언더에서 이런 스피커를 발견한 것이 얼마 만인가?


기성 제작 스피커인 스펜더 A7은 아이러니하게도 철저하게 개인 맞춤형 음색을 뽑아낼 수 있는 스피커입니다.
매칭 앰프와 케이블 등에 따라 달라지는 음색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청취자가 듣고자 하는 음악과 환경에 따라 마치 인공지능 적응 회로라도 장착한 양, 능동적으로 최적화된 사운드를 재생한다는 의미입니다. 이에 대해 전통적으로 이야기하는 요소가 바로 "음악성"이며 스펜더가 실 구매가 500만 원 언더에서 이 음악성을 이루어냈다는 사실은 가히 혁명적입니다.


여담이지만, 녹음 환경에서 가장 까다로운 녹음 대상이 바로 국악 악기입니다. 여타 서양악기나 전자악기와는 차원이 다른 다이내믹 레인지 때문인데요, 들릴 듯 말 듯 여린 울림에서 정신을 혼미하게 할 정도의 강력한 피크를 뿜어내기까지 말 그대로 초 광대역의 음역과 다이나믹스를 뿜어냅니다. 때문에 국악 녹음에는 헤드룸이 최대한 확보 가능한 마이크와 관련 장비가 필수라고 하지요. 설령 무사히 녹음했다손 치더라도 오디오로 재생할 때에 발생하는 난감함은 보통 일이 아닙니다.


A7의 음악성에 대해 자꾸 논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이런 난감한 음원 소스에 있어서도 A7은 유연하게 제 할 일을 해냅니다. 오케스트라 같은 스케일 큰 음악에서의 레이어감이나 스테이징 넓이 같은 것은 문제 축에 끼지도 않지요. 해상력이나 질감 같은 1차원적 평가 요소는 애초에 신경 쓸 것도 없습니다. 어떤 음악, 아니 사운드에 대해서도 능동적으로 대처하여 가장 듣기 좋은 소리로 끌어내는 능력이 어디 보통 능력인가요? 더군다나 우리가 중가대라 칭하는 500만 원 언저리의 가격대에서 말이죠.


A7은, 적어도 가격대가 있으니까 감수하고 들어야 한다는 그런 아쉬움은 생각할 필요가 없는 스피커입니다.


이 스피커에 2~3천만 원 대의 하이엔드 분리형 앰프를 매칭한다 해도 절대 언밸런스한 상황이 아닐 것입니다. 대우한 만큼 끝도 모를 잠재력을 계속해서 보여줄 것이 확실하기 때문입니다.
첫 대면 4시간 사이에 이 스피커를 두고 벌어진 심경의 변화와 감흥 등은 이제 시작에 불과할 수도 있습니다.



-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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