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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여왕상에 빛나는 케이블계의 신데렐라 - Tellurium Q 저프 머리건 엔지니어 인터뷰
이종학 작성일 : 2019. 04. 09 (15:20) | 조회 : 571

FULLRANGE INTERVIEW

여왕상에 빛나는 케이블계의 신데렐라

Tellurium Q 저프 머리건 엔지니어 인터뷰


▲ 브리스톨 오디오쇼가 개최되는 영국의 브리스톨시티 (사진은 브리스톨시티 센터)

영국에서 왕실이 차지하는 비중은 우리의 상상 이상이다. 단순히 여러 의전에 참가하고, 몇 가지 스캔들을 일으키고, 가끔 TV에 나오는 정도로 인식해선 곤란하다. 매주 세 번씩 아침 10시에 치러지는 근위병 교대식에 수많은 인파가 몰리는 것은, 단순한 관광 상품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것이다.

이런 왕실의 위엄은 무역 부문에서도 두드러진다. 매년 수출을 많이 하거나, 신기술을 선보인 여러 기업을 선정해서 상을 주는데, 이것이 바로 “Queens Award for Enterprise”다. 무역에 관한 여왕의 상 정도로 인식하면 좋다. 오디오 부문에서는 린, 네임 등 큰 회사들이 수상한 바 있다. 그런데 지난 2018년, 텔루륨 Q(Tellurium Q 이하 TQ)라는 낯선 브랜드가 선정이 되었다. 작은 오디오 케이블 회사가 이런 큰 상을 수상한 데엔 다 이유가 있을 터. 일종의 신데렐라 스토리와 같지 않은가?

마침 브리스톨 오디오 쇼 참관을 계기로, 이 회사를 주재하는 설계자 저프 머리건(Geoff Merrigan)씨를 만나 그 내용을 들어봤다.


저프 머리건 씨는 편의상 회사 이름의 약자인 TQ로 표기하도록 하겠다. (이하 인터뷰이 이종학님은 Lee로 표기하도록 한다)


Lee. 반갑습니다. 우선 왜 회사명을 텔루륨으로 했는지 궁금합니다.

TQ : 이것은 저희 케이블에 들어가는 주요 소재로, 매우 희귀한 물질입니다. 화학 원소의 이름으로 기호는 Te, 원자 번호는 52에 속합니다. 백금 정도로 매장량이 적어서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죠.

Lee. 이 부분은 나중에 설명을 듣기로 하고, 우선 머리건씨의 간단한 약력을 부탁합니다.

TQ : 저는 1965년 아일랜드의 요올(Youghal)이라는 작은 도시에서 출생했습니다. 알다시피 아일랜드는 음악과 문학의 전통이 강합니다. 문학에서는 제임스 조이스를 비롯한 T.S. 엘리엇, 예이츠 등 엄청난 작가와 시인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고, 음악으로는 U2, 크랜베리스, 밴 모리슨 등 다양한 뮤지션을 꼽을 수 있습니다. 덕분에 어릴 적부터 음악을 접하며 살았습니다. 동네의 작은 펍(Pub)만 가도 늘 공연을 볼 수 있었으니까요.

Lee. 아일랜드 인의 DNA에 음악이 흐르고 있다는 부분은 저희와 통하는 데가 있습니다. 저희 나라 역시 문학에서도 탁월한 작가들을 많이 배출하고 있죠. 기절적으로 아일랜드는 우리와 맞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오디오 메이커로서 아일랜드 출신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 점에서 텔루륨 Q는 약간 이색적으로 다가옵니다.

TQ : 사실 저도 오디오광은 아닙니다. 이쪽 분야에 진입한 지도 10년밖에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텔루륨의 가능성을 보고, 실제로 케이블로 만들면서 느낀 경험 등이 축적이 되어, 조금씩 이쪽 업계에서 자리잡고 있습니다. 여왕상은 저희 브랜드를 알리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Lee. 사실 이 상의 권위를 생각할 때, 귀사와 같은 신생 브랜드가 선정된 점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그럼 어떤 기술력을 테마로 삼고 있는지 이 부분부터 설명해주시죠.

TQ : 케이블을 설계할 때, 텔루륨이란 소재 하나만 갖고 품질이 보증되는 것은 아닙니다. 솔더링, 커넥팅, 플레이팅 등 수많은 요소들이 적절히 조화가 되어야 합니다. 단, 타사와 구별되는 부분이 바로 이 도체에 있으니, 이 물질을 대표로 칭할 뿐이죠.

Lee. 그럼 귀사의 제품을 논할 때 어떤 부분부터 고려해야 합니까?

TQ : 좋은 질문입니다. 사실 많은 분들이 당신네 케이블이 타사의 제품과 다른 점이 무엇이냐 많이들 묻습니다. 이것을 단순하게 요약한다면, 위상의 왜곡(Phase Distortion)을 최대한 피한다는 부분이라고 답하고 싶군요.

Lee. 위상의 왜곡에 대해 좀 더 설명해주시죠.

TQ : 이것은 음성 신호의 전송에 있어서 케이블이 갖는 태생적인 문제점이 있습니다. 바로 어떤 케이블이든 일종의 전기적 필터 역할을 한다는 점입니다. 이 부분에 저희는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 전기적 필터는 음성 신호의 여러 진폭과 위상을 흐트려 놓습니다. 따라서 이 부분을 어떻게 제거하느냐에 저희의 기술이 집중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Lee. 그렇다면 케이블 제조의 핵심은 어디에 있다고 봅니까?

TQ : 밸런스입니다. 수많은 요소들 사이에 일종의 균형이 필요합니다. 케이블을 통해 음성 신호가 전달된다는 것은, 단순한 전자의 움직임이 아닙니다. 마치 뉴튼의 진자(Newton’s Cradle)처럼 일종의 연속된 임팩트의 파도와도 같습니다. 이 파도(wave)를 알고, 그 가능성을 추구해서 음성 신호로 채워넣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저항이나 인덕턴스, 전송 등 여러 요소를 조화롭게 다뤄야 합니다. 사실 오디오파일용으로 케이블을 제조하려면 남들과 차별화되는, 무척 진지하고, 극단적인 연구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특히, 전기의 신호, 물리적 현상, 소재 등을 면밀히 파악해야 합니다.

Lee. 어떤 회사는 도체 하나만 갖고 선전을 하는데, 귀사는 그렇지 않군요.

TQ : 도체도 분명 중요합니다. 그러나 지오메트리를 비롯, 여러 요소들이 다 중요합니다. 일례로 커넥터를 보면, 금도금을 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어쓰 처리를 담당하는 센터 핀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런 아주 작은 디테일도 다 문제가 되는 것이죠.

Lee. 제품 라인업이 무척 다양하더군요. 몇 개의 시리즈로 잘 정비되어 있는데, 그 하나하나를 어떻게 다 개발해서 서로 차별화시켰는지 상당히 궁금합니다.

TQ : 저희는 총 4개의 시리즈를 런칭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블루, 블랙, 실버 등으로 올라가는데, 최근에 스테이트먼트 시리즈를 내놨습니다. 이게 플래그십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블루, 블랙, 실버 등이 중요한 테마가 되겠죠.

Lee. 그럼 이 시리즈는 각각 어떤 특성을 갖고 있는지요?

TQ : 실버로 말하면 일체 거칠거나, 피곤한 음이 없습니다. 그러면서 정확하고, 투명합니다. 블랙은 우리가 일상에서 듣는 음처럼 자연스럽습니다. 반면 블루는 약간 온화하고, 풍부합니다. 거친 음을 순화시켜줍니다. 단, 케이블을 매칭할 때, 블랙과 블루 혹은 블랙과 실버 시리즈를 믹스하는 것은 좋지만, 실버와 블루를 함께 사용하는 것은 말리고 싶습니다. 서로 성격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죠.

Lee. 잘 알겠습니다. 제품 종류가 무척 다양한 데에 놀랐습니다.

TQ : 저희는 아날로그와 디지털 가리지 않고 대부분 다 커버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기존의 파워 코드, 인터커넥터, 스피커 케이블뿐 아니라, USB, DIN, BNC 등도 만들고 있습니다. 아마도 저희가 다루지 않은 것은 HDMI 정도가 아닐까 싶군요.

Lee. 그렇다면 이렇게 다양한 케이블을 만들 때 리스닝 테스트에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같습니다.

TQ : 맞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따로 이 부분을 담당하는 분을 모셨습니다. 바로 사이먼 로맥스(Simon Lomax)라는 분입니다. 현재 영화음악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BBC 라디오와 공연, 다양한 독립 영화 및 메이저 영화에서 많은 일을 했습니다. 이 분은 특히 스튜디오에서 창조하는 공간, 그러니까 스페이스 뮤직에서 만들어지는 전자적인 엠비언트쪽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단순히 저희 제품만 듣는 것이 아니라, 타사 제품과 AB 테스트를 하는 등, 저희에게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답니다.

      ▲ 사이먼 로맥스(Simon Lomax)

Lee. 말 그대로 황금의 귀라고 할 수 있겠군요.

TQ : 그렇습니다.

Lee. 회사가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고 들었습니다.

TQ : 이 부근에 랭포트(Langport)라는 작은 도시가 있습니다. 거기에서 은둔하다시피 하며 케이블을 제조하고 있습니다.

Lee. 그럼 언제 가보고 싶군요.

TQ : 언제든 환영이지만 저희의 작업장을 볼 수는 없을 겁니다. 실은 영국의 여러 딜러들이 저희 공장을 찾아왔지만, 일체 아무 것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저희만의 일급 비밀에 속하니까요.(웃음) 대신 저희 케이블을 이용한 시스템으로 얼마든지 시청은 가능합니다.

Lee. 그렇군요. 거기엔 특별한 건축물이나 유산은 없는지요?

TQ : 영국의 다른 작은 도시처럼 나름대로 볼 만한 게 있습니다. 글라스톤베리 토르라던가 타운 트리 네이처 가든 등은 방문해보면 좋아할 겁니다.

Lee. 사실 이번 브리스톨 쇼에 오기 전까지 텔루륨 Q의 존재를 잘 몰랐습니다. 그런데 이번 인터뷰를 통해 많은 관심이 생깁니다. 기회가 되면 꼭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장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TQ : 감사합니다.


인터뷰 종료 후..

▲ Tellurium Q 엔지니어, 저프 머리건 (Geoff Merrigan)

P.S.) 처음 대면할 땐 약속 시간을 서로 오해해서, 일종의 지각을 했다. 그 대목에서 버럭 화를 내는 모습에, 이번 인터뷰는 쉽지 않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정작 자리를 잡고, 커피를 마시며 본격적인 이야기를 나누자 무척 다정다감하고, 친절한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자기 제품에 대한 높은 자부심은 인상적이었다.

한편 인터뷰를 마치고 텔루륨 전시 부스에 가서 새로 개발한 제품을 기존 모델과 비교하는 시간을 가졌다. 거기서 확실히 차이를 느꼈다. 지속적인 R&D를 통해 계속 진화하고 있구나, 하는 확신이 들었다.

하루가 다르게 신규 브랜드가 쏟아지는 케이블 쪽이지만, 최근의 여왕상 수상에서 알 수 있듯 확실한 기술력과 음악성을 가진 메이커로 텔루륨 Q와 같은 브랜드는 드물다고 생각한다. 이번 만남을 통해 보다 많은 애호가들의 주목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을 해본다.


리뷰어 - 이종학
HEIS
www.heiskorea.co.kr / 02-558-4581
서울 강남구 대치동 983-10 지하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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