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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음악을 사랑하기 위해 만들어 상을 휩쓰는 브랜드 - 어쿠스틱 에너지 Martin Harding 세일즈 담당 인터뷰
Fullrange 작성일 : 2019. 12. 30 (13:54) | 조회 : 840

FULLRANGE INTERVIEW

음악을 사랑하기 위해 만들어
상을 휩쓰는 브랜드

Acoustic Energy, Martin Harding 세일즈 담당 인터뷰



I. 온전한 영국회사로 귀환하다

오승영: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Martin: 반갑습니다.

오승영: 어쿠스틱 에너지에 오래 계셨나요? 다른 분은 모르겠고, 필 존스 같은 분과도 같이 근무했었나요?

Martin: 물론 잘 알죠. 하지만 함께 일할 기회는 거의 없었어요. 저는 보스턴 어쿠스틱에도 있었는데, 필 존스가 다른 일로 회사를 그만 두게 되어 제가 후임으로 왔었죠.

오승영: 아 그 무렵이군요. 필 존스는 워낙 풍운아 같은 분이라고만 들어서요.

Martin: (웃음) 네 비슷해요. 그에 대한 흥미로운 얘기들이 많습니다.

오승영: 홈페이지에서 봤는데, 어쿠스틱 에너지가 다시 영국회사가 되었다죠?

Martin: 한동안 어쿠스틱 에너지는 아시아의 스피커 회사에 소속되어 있었어요. 20년 전 쯤이었는데 마치 유행처럼 아시아 자본이 영국의 유명 스피커 브랜드들을 흡수하던 시절이 있었죠. 어쿠스틱 에너지도 15년간 타이완-말레이 계열의 스피커 회사가 소유하게 되었죠. 그걸 최근에 어쿠스틱 에너지의 경영진들이 다시 인수했어요. MBO(Management Buy Out) 라고 하죠?

오승영: 오 ~ 축하드려요. 좋으셨겠어요. 그게 언제죠?

Martin: 3년 전이에요.

오승영: 회사 홈페이지에 보니 4명의 대표를 둔 다시 영국회사가 되었다는 얘기가 그 얘기군요. 당신은 그 넷 중의 하나구요?

Martin: 맞아요. 근데 이 사람들이 회사 카탈로그 사진을 찍는 날 자기들 셋이서만 촬영을 했어요. 저는 네덜란드에 살고 있는데 말이죠. 그래서 바로 달려가서 난리를 쳤죠. ‘이 인간들아 니들끼리만 사진을 찍으면 어떻게 해~’ 라고 했더니 일정이 갑자기 잡혔다고 바로 미안하다며 꼬리를 내리더군요(함께 웃음)

오승영: 그 분들과는 같이 오래 일해 오셨죠?

Martin: 네 회사 설립초기부터 함께 일했어요. 사실은 제가 회사 사무실을 찾아갔을 때 세 명이 모여있더군요. 수석 엔지니어, 디자이너 세일즈, 이 사람들이죠. 이들이 저를 해외 영업 담당으로 채용했어요. 그렇게 일을 시작하고 영업시스템을 완성한 1년이 지난 어느 날 제안을 하더군요. 내가 회사 운영에 참가했으면 좋겠다구요. 그래서 저도 투자를 하고 한 팀이 되었죠. 그렇게 저도 4명의 오너 중의 하나가 된 지 2년이 되었어요.

오승영: 원하는 팀으로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군요.

Martin: 새로 시작하면서 우리는 스타트업 기업의 헝태로 시작했어요. 은행에서 대출을 받지도 않고 자체 자본과 외부 투자를 받아서 시작했고 짧은 시간 동안 의미있는 발전을 가져올 수 있었어요. 수익도 나기 시작했구요. 이제부터 가속을 해야할 때가 되었습니다.

저희는 이 회사의 가능성을 제품으로 증명했구요. 우리의 컨셉을 증명했구요. 그렇게 성장하고 있죠. 한가지 문제는 경제침체 세상에서 ‘대박이야’ 라고 할 만한 성과를 내는 시장이 현재 지구상에 딱히 없다는 점이에요. 세상이 조용하니까요. 북미는 중국과 무역갈등중이죠, 유럽은 영국의 브렉시트를 걱정하고 있죠, 신사업을 위한 투자 적기의 시점은 물론 아닌데요. 우리는 잘 될 거라 믿습니다.

오승영: 모든 오디오업계, 모든 산업의 문제이니까요.

Martin: 그렇습니다. 급하지 않게 저희는 잘 성장할 거예요.


II. 새로운 어쿠스틱 에너지의 특징은?

오승영: 네, 당신들은 오디오파일들이 뭘 원하는지 체험적으로 알고 있잖아요. 그래서 말인데요. 최근의 신세대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그들을 위한 제품 방향이나 계획이 있다면요.

Martin: 네 그 얘기를 하려구요. 어제 중국에서 좀 특이한 대화를 한 적 있는데요. 한 저널리스트가 묻더군요. AE1을 다시 만들 생각은 없냐구요 (함께 웃음). 정확히 18개월 전에 이 스피커는 단종되었다고 했더니 ‘아, 중국에서 반응 완전 좋은 스피커인데요’ 그러더군요.

신제품이란 그런거죠. 어쿠스틱 에너지의 500시리즈가 출시된 지 한 달이 넘었고 AE1 클래식이 일년 째 팔리고 있어요. 특정 제품이 5년 넘게 계속 팔리고 있다면 좋은 현상이겠지요. JBL의 스테디셀러가 10년, 20년 넘게 팔리다가 어느 날 사라져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한정판이나 또 이런 걸 만들어서 생명을 연장해야겠죠. 그 제품은 그런 의미를 갖는거지만, 특히 스피커는 새로운 기술과 트렌드를 받아들이며 ‘모던’ 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새로운 모습이 되었지만 오디오파일들이 이상하다고 느끼지 않는거죠. 스피커는 다른 전자기기들과 다르게 가구와 같은 개념입니다. 누군가는 저희를 여전히 나무재질로 스피커를 만들고 있는 보수적인 브랜드라고 생각할 지도 몰라요. 하지만 저희 제품은 여전히 멋지고 스타일리쉬합니다.

오승영: 그렇게 따지자면 대부분의 영국 스피커들이 보수적인 게 되겠죠. 어쿠스틱 에너지의 스피커들이 여전히 나무 마감의 육면체 디자인으로 제작되고 있지만 멋지다는 데 동의합니다. 어딘가 모던하다는 의미도 이해할 수 있어요. 디테일하면서 마감이 좀 특별하죠.

▲ 어쿠스틱 에너지의 새로운 유닛을 설명중인 Martin Harding

Martin: 정확히 그렇습니다. 잘 보셨어요. 저희가 500시리즈나 300시리즈에서 추구한 디자인이 그래요. 클래식하지만 튀게 만들지 않으며 잘 설계한 캐비닛과 고가의 스파이크를 장착합니다. 우리가 과거에서 배운 것들을 통해서 정말 멋진 소리를 내는 스피커를 만들려고 하니까요. 영국 회사로 돌아온 이후 저희가 자부하는 것 중의 하나는 저희가 개발한 6개 모델이 모두 오디오 전문 매체에서 최고의 평가를 받아왔다는 점입니다. 모두 경험의 산물이죠.

오승영: 물론입니다. 현재 새 라인업이나 브랜드 지명도나 히스토리가 큰 기여를 하고 있겠죠.

Martin: 맞아요. 500시리즈의 예를 들면, 509의 경우 캐비닛의 구조가 재밌어요. 이것 좀 보세요(최근 제품 카탈로그를 펼쳐 보여주면서) 내부에 특별한 기술이 들어가 있어요. 저희가 몇 년전에 개발한 건데요. 나무 사이에 특별한 층이 하나 있어요. 비튜맨이라고도 하고 터맥이라고도 하는 댐핑재에요. 이게 합판을 무겁고 밀도를 높여주면서 공명을 하게 합니다. 일종의 두터운 고무라고 생각해도 됩니다. 무겁게 댐핑작용을 하죠.

그 결과로 캐비넷을 단단하게 해주는데, 그건 전체 시스템이 효율적으로 하는 데 기여하게 됩니다. 이상적인 스피커에서는 드라이브 유닛 외엔 움직이면 안되거든요. 저희는 이 방식을 5년 전에 레퍼런스 시리즈에 적용하려고 개발했어요. 레퍼런스 시리즈는 500 시리즈의 두 배 정도 가격이죠. 하지만, 우리는 과거의 기술을 최대한 활용해서 어쿠스틱 에너지의 새로운 사용자들에게 들려주려고 최선을 다했어요. 좋은 스피커를 큰 돈 안 들이고 구하고 싶은 건 당연한거잖아요. 게다가 드라이브하기 어렵지 않아야 큰 앰프가 필요없겠죠.

사실, 북쉘프 AE500은 최근 몇 년간 들어 본 스피커 중에서 가장 좋았어요. 서너달 전쯤 수석 엔지니어이자 저희 대표인 맷(Matt)이 저를 황급히 부르더니 이것 좀 들어보라고 하더군요. 아직 프로토타입의 제품이었는데 ‘야… 이거 봐라 미치게 좋네’ 라면서 흥분해서 말을 다 더듬더군요. 듣기 시작한 지 몇 분 지나지 않아서 저 또한 좋아하게 되었어요.

한편, 저는 집에서는 다른 제품으로 시청을 해요. AE1 액티브 버전이죠. 양쪽 캐비넷이 모두 AB 클래스 100와트급 앰프가 내장되어 있는 제품이죠. 아시다시피 스튜디오에서 액티브 스피커를 쓰는 이유가 스피커에 완벽하게 맞는 앰프를 설정해놓아야 하기 때문이죠. 최근 스튜디오용 액티브 스피커들은 보통 디지털앰프를 장착하고 있고 두 스피커가 케이블로 연결되어 있죠. 한쪽 캐비넷에만 앰프가 내장되어 있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DAC와 여러 입력단자들을 내장하고 있죠. 근데 이런 스피커들의 내장구성의 문제는 오래지 않아 구형이 된다는 사실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어쿠스틱 에너지가 지향하는 것은 ‘뛰어난 아날로그 스피커’입니다. 그래서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원하는 시점에 교체할 수 있도록 말이지요. 스트리머와 DAC는 대략 2년 정도 되면 훨씬 더 좋은 제품이 눈에 보이기 시작할테니까요. 턴테이블을 사용하고 싶으면 어떻게 할거에요? 사용자에게 선택의 여지를 줘야 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저희는 가격을 비싸게 하지 않고도 뛰어난 스피커를 만들려는 목표가 있습니다. DAC와 디지털 기능을 내장한 제품들은 저희 제품보다 20~30% 정도 비싸요.

오승영: 그래요. 어떤 면에서는 교묘하네요. 기능이 빠져있긴 하지만 현명하고 경험이 많은 제품개발 방식인 것 같아요. 개인 공간이나 스튜디오도 그렇지만, 정작 방송국 같은 곳은 장비를 자주 교체할 수 없잖아요. 오래 안정적으로 쓸 수 있는 제품을 찾겠죠.

Martin: 바로 그렇습니다. 그래서 종종 보면 실제 현장의 장비와 다른 사진이 돌아다니기도 해요. 홍보용 이미지입니다.

아무튼 500 또한 클래식한 외관에 새로운 방식으로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을 제작해서 얼마전에 선적을 마쳤어요.

오승영: 네, 곧 보게 되겠군요. 500은 북쉘프인데 전용 스탠드가 있나요? 예전 어쿠스틱 에너지 스탠드는 정말 좋았는데요.

Martin: 맞아요. 전용이랄 건 없고 스탠드 딱 한 가지를 개발했어요.

오승영: 철제인가요?

Martin: 아니에요 MDF 입니다. 비싸지 않아요. 다른 회사의 경우를 보면 어떤 전용 스탠드는 정말 잘 만들었지만, 가격이 스피커 가격의 절반이 되어서 스피커가 팔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더군요. 또한 판매점들에게 선택할 권한이 필요해요. 자신들이 추천하고 팔고싶은 스탠드들이 다양하거든요. 물론, 레퍼런스 스탠드 좋은 거 알아요. 얼마 전에 중국 오디오페어에서 유럽제 북쉘프 스피커들에 아주 멋지게 생긴 스탠드들을 받쳐놓은 걸 봤는데 가격이 스피커 가격과 거의 같아요.

오승영: 가능하죠. 더 비싼 것도 있을걸요.

Martin: 그걸 세트로만 판매하더군요. 스피커만 따로 판매하지 않고

오승영: 궁금하네요. 어느 회사일까요? (함께 웃음)

Martin: 그래서 저희 제품은 스피커에만 돈을 들여서 만들었습니다. 고객에게 제품의 가치만을 전하려구요. 저희는 마케팅 회사가 아닙니다. 당연할 말이지만, 정말 좋은 스피커를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는 게 저희 목표입니다.


III. 각 라인업은 서로 다른 그룹을 지향하고 있는지?

오승영: 한국에는 아쿠스틱 에너지의 골수팬들이 많은 거 아시죠? 중국도 그런가요?

Martin: 네 물론입니다. 신제품들은 한국 시장에서도 환영할 거라 믿고 있어요. 중국은 사실 조금 천천히 움직이고 있어요. 오프라인에 주력하고 유통매장을 확보하기 위해서입니다. 타오바오 같은 온라인에 입점하면 빨리 팔립니다. 저도 잘 알아요. 하지만 정책상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잠시 언급하자면, 오디오산업 시장은 변하고 있어요. 하이엔드 시장은 그럭저럭 유지가 잘 되고 있습니다. 과거의 브랜드가 사라져도 새 브랜드가 끊임없이 생겨나고 해서 말이지요. 문제는 미들클래스입니다. 가격으로 말하자면 대략 3백만원에서 천만원 사이의 제품들이 되겠죠. 이들은 좀 어려워요. 비싼 스피커들에게는 항상 부자들이 있어요. 음악을 좋아하지 않을지언정 크고 가장 좋다는 스피커를 사곤 하거든요. 하지만 미들 클래스 그룹에게 스피커는 취미성이 강해요. 열정을 쏟는 대상이구요. 인터넷과 잡지를 열심히 뒤지고 정보를 얻어내는 그런 강력한 취미입니다. 그리고 세상은 변하죠. 특히 지난 십년간 많은 변화를 거쳐왔어요. 저희는 변한 세상을 읽어내고 그 시점에 맞는 ‘모던’하고 뛰어난 소리를 내는 제품을 개발합니다. 오랜 팬들이나 젊은이들 모두에게 어필하는 제품말이지요. 특히 십년전에 핸드폰에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던 젊은이들이 이제는 결혼하고 아이가 생겼어요. 좀더 근사하게 음악을 듣고 싶어합니다. 현재 어쿠스틱 에너지가 구매층으로 생각하는 그룹이 바로 이 그룹이에요.

오승영: 그렇군요. 회사 제품 중에서 AE300을 보니 예전 AE1 생각이 나는데요? 전체 포트폴리오가 구간이 잘 배분되어 있어 보이네요. 100시리즈도 디자인 컨셉이 잘 유지되어 엔트리 급으로 차별화되어 있구요.

Martin: 맞습니다. 저희가 지향하는 바가 그렇습니다. 이전 제품들에서 기술이 많이 발전해 있어요. 500시리즈는 카본 화이버를 사용하고 있고, 300시리즈는 무겁고 견고한 캐비닛과 알루미늄 드라이버를 사용했구요. 100시리즈는 훌륭한 만듦새와 구조로 폴리머 드라이버를 사용했어요.

그리고 몇년전에는 120을 개발했어요.

오승영: 톨보이네요.

Martin: 네 109보다 크고 좀더 펀치가 좋고 강력해서 영화를 보기에도 적당하도록 만들었어요. 조만간 500시리즈에도 이런 제품을 추가할 예정이에요. 520이 그 제품입니다. 내년이면 보게 될 거에요.


IV. 무선 재생 트렌드에 대한 생각과 계획은?

오승영: 블루투스와 스트리밍 기능을 갖춘 제품에 대한 계획은 아예 없으신가요? 아까 얼핏 언급을 하셨지만요.

Martin: 저희는 9개월 전에 이에 대한 결정을 했어요. 무선 시장은 완전히 다른 세계이기도 하지만 이미 홍수와 같은 제품들이 넘쳐나고 있어요. 가격대별로 너무나 많은 블루투스 스피커들이 있습니다. 시장이 유망한 건 사실이지만, 제 관점에서 가장 큰 문제는 딜러들입니다. 얘기를 나눠보면 너무나 많은 브랜드들과 제품들이 있다는 거예요. 새로 제작을 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판매가 더 큰 문제입니다.

오승영: 새 그레이드를 하나 론칭해서 테스트를 해보는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요? 브랜드 이름, 그리고 어쿠스틱 에너지의 기술이 있으니까요.

Martin: 네, 그래서 만든 게 이고(AEGO) 시리즈입니다. 벌써 6개월 됐죠? 출시한 지.

오승영: 아, 그랬군요. 여기 있네요. 몰랐어요.

Martin: 지켜봐야죠. 유럽에서 500조 정도 팔리고 있으니까요.

오승영: 영업 총책이라서 당신은 역시 딜러쉽이나 유통의 관점에서 시장을 보는군요(함께 웃음). 신선합니다. 한국은 독신 인구가 급격히 늘고 있어요. 전체 인구의 25%를 넘은 지 꽤 됩니다. 이들은 자기 마음대로 제품구매를 할 수 있잖아요. 가뜩이나 음악듣는 일에 돈 쓰는 걸 주저하지 않는 신세대들인데 말이에요.

Martin: 영국도 비슷해요.

오승영: 그런가요?

Martin: 그래서 그들에게는 제품에 대한 소신이 필요해요. 브랜드 가치 같은 거 말이죠. 실제로 온라인에서 제품을 쉽게 구매하곤 하니까요. 어떤 브랜드들은 온라인에서만 제품을 판매하는 정책을 지향하기도 해요.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전세계를 상대로 말이죠. 이런 환경에서 저희가 지향하는 건 제품의 가치입니다. 제품 자체의 실력이 있다는 게 중요해요. 그러려면 오프라인 딜러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오승영: 그런 차원에서 물어보고 싶었던 건데요. 어쿠스틱 에너지의 가치는 역시 명성이라고 생각하는데요. AE1으로 유명하던 90년대의 브랜드 가치가 한동안 약해져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지요? 그 십년이 넘는 사이에 젊은 세대들은 어쿠스틱 에너지가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어보여서요.

Martin: 좋은 지적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해야할 중요한 일은 어쿠스틱 에너지의 히스토리를 새로운 청중들에게 알리는 일입니다. 어떤 브랜드들은 오래 되고 못생기고 구식이고 그렇거든요? 어느 회사라고는 얘기 안할게요(함께 웃음). 이럴 때 쓰는 말이 ‘클래식’이지요.

오승영: 클래식은 참 의미가 넓단 말이에요(웃음).

Martin: 그렇죠? 똑같은 디자인으로 30년 넘은 스피커나 앰프들이 최근 사용자들과 전혀 상관이 없어요. 60살이 넘은 그리고 남자들에게나 어필하겠죠. 하지만 그 분들이 저희 고객이라는 건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저희는 같은 제품으로 신세대와 구세대 모두에게 어필할 수 있는 비결을 알고 있어요. 그게 바로 제품 자체의 품질과 사운드 품질입니다.

오승영: 좀 큰 질문일 지 모르지만 최근의 스피커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새로운 소재와 기술, 다양한 디자인들을 앞세운 새로운 브랜드들과 기존 브랜드의 신제품들에 대한 의견이 있다면요.

Martin: 대부분의 오디오파일들은 서로 다른 귀를 갖고 있죠. 같은 소리를 서로 다르게 인식하기도 하구요. 지금 여기서 같은 소리를 들어도 당신과 내가 서로 다르게 들을 수 있으니까요. 어떤 사람들은 다이나믹한 소리를 최고라고 하고, 반면에 어떤 사람들은 다이나믹한 소리를 피곤하고 자극적이라고 해서 안좋아하기도 하죠. 저희가 추구하는 사운드는 클래식한 브리티쉬 사운드에요. 대부분의 장르의 음악을 중립적이고 듣기 쉽게 들려주는 소리입니다. 재즈나 클래식이나 록음악이나 모든 걸 다 잘 연주하는 스피커 말이지요. 서로 다른 브랜드들이 기술과 소재를 투입해서 제작을 하고 서로 스타일이 다르다고 해도 소리의 품질은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승영: 당신과 얘기를 하니 재밌는 얘기가 많아지고 있네요. 인터뷰는 이 정도면 충분할 것 같구요. 언제 자리가 되면 스피커 트렌드와 여러 히스토리에 대한 얘기를 나누면 밤을 세우겠어요.

Martin: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또 뵙겠습니다.


음악을 사랑하기 위해 만들어 상을 휩쓰는 브랜드

어쿠스틱 에너지를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면 회사 상호와 함께 이런 검색어가 뜬다 - 상을 휩쓰는 스피커(Award Winning Speaker). 사실 이 말보다 간단하게 첫 대면을 하는 오디오파일에게 어필하는 말은 많지 않다. 일단 말이 길 필요가 없는 것도 오래 스피커를 만들어 온 관록의 결과물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어쿠스틱 에너지의 온라인 메인 페이지에는 회사 상호 아래 이렇게 쓰여 있다 - 음악을 사랑하기 위해서(For the Love Of Music). 얘기를 나누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어쿠스틱 에너지의 신제품이 듣고 싶어졌다. AE1의 흥분이 여전히 가슴 속 어딘가에 남아 있는 필자로서는 다시 의기투합한 그들이 그토록 흥분해마지 않았던 500시리즈부터 서둘러 시청을 해봐야겠다.

개발자이든 판매담당이든 오디오 브랜드 회사들의 임원들은 비슷하다. 스스로 오랜 오디오파일들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그들과 같은 오디오파일로서 대화를 하면 즐거운 시간이 되고 그 대화를 듣는 독자들에게도 관심거리가 될 거라 생각된다.


리뷰어 - 오승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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