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마이페이지 장바구니 고객센터 판매자등록 사진방
오디오엑스포 서울2018
 


■ 조언 감사합니다~, 참고하겠습니다!
■ DAC 되는 앰프에 오렌더 N100h 물리세요. 아니면 오렌더 A100도 좋고요. 음질 …
■ 뮤피 별로에요 프라이메어 분리형으로 DAC까지 한방에 가면 좋겠네요. …
■ 네임오디오 유니티 스타면 CD재생 기능까지 하나로 다 되겠네요.…
공지사항
관리자에 문의
[쾰른 방송교향악단 내한 연주회] 깊어가는 가을밤 브람스의 음악으로 샤워를 하다.
작성일 : 2015. 12. 05 (00:37)
moto6급9,591P 조회 : 1539
첨부파일  



                                                        [성남 아트센터 오페라 하우스 전경]



요하네스 브람스의 음악적인 네러티브를 규정한다면 우수, 고독, 침착, 진중, 중후, 격조, 절제 등의 단어가 떠오른다.
브람스는 음악적인 에너지를 겉으로 터뜨리면서 발산하지 않고, 이글이글 작열하지도 않지만 무게감이 깃든 페이소스 짙은 에너지를 내향적으로 연소한다.

우울하지만 침울에 빠지지는 않고, 어둡지만 암흑은 아닌 회색빛의 색채감이 브람스의 음악에서 느껴지는 것은 내 개인적인 소회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브람스의 음악은 첫눈에 반하여 쉽게 다가설 수 있는 그런 대상이 아니라 오래 보아야 알게 되는 미지의 대상처럼 여러 번 듣고 또 듣다 보면 마침내 브람스의 정조(情調)를 느끼게 된다.

프랑스와즈 사강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구애의 대상에 대한 확신이 아닌 좋아하기 어려운 대상에 대한 의문에 관한 것이다.

재기 발랄한 20대의 프랑스의 여류작가인 사강에 있어 브람스는 가까워지기 어려운 대상에 대한 은유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브람스의 음악은 내연의 뜨거움을 알게 되는 순간 브람스가 갖고 있었던 정열이 결코 작지도 않았고 깊이를 알 수 없는 심연의 신비함을 갖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서독일 방송교향악단, 쾰른과 상임 지휘자인 핀란드의 은발 신사 Jukka-Pekka Saraste]


이러한 브람스의 성향은 실제 삶에 있어서도 침착하고 신중한 자세를 취했지만 당대에 자신이 원하지 않았던 비엔나에서 벌어진 음악 정쟁의 한가운데 서는 결과를 맞게 된다.

바하에서 베토벤에 이르는 고전주의의 음악적 유산을 계승했던 브람스는 당대에 자신을 이슈메이커로 만드는 나팔수 같은 행위를 하지 않았지만 낭만주의가 화려하게 꽃핀 시기에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부각된 존재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관현악에 있어 규모의 확대와 파격적인 시도를 불러온 헥토르 베를리오즈를 필두로 피아노의 제왕이면서 다양한 표제를 가진 교향시를 만들어낸 프란츠 리스트를 거쳐 북유럽 신화와 자신의 작가적 영감을 토대로 장대한 악극인 니벨룽겐의 반지를 창조한 리하르트 바그너에 이르렀을 때 브람스는 낭만주의의 파도에서 휩쓸리지 않고 홀로 꾿꾿이 자신만의 음악적인 중심을 지켜나갔다.

이 시기에 낭만주의 음악을 순수하지 못한 일탈로 보았던 에두아르트 한슬리크 같은 음악 이론가가 브람스를 지켜야 할 가치를 수호하는 음악을 만드는 작곡가로 열렬히 지지하면서 음악에 문학적인 서사를 입힌 바그너의 대척점에 브람스를 서게 했던 것이다.

이러한 격렬한 논쟁속에서 바그너의 추종자로 자처했던 안톤 브루크너는 정쟁의 희생양이 되어 그의 창조성에 자기비판을 하도록 강요되었고 노골적으로 폄하되었던 일도 있었다.



                [오페라 하우스와 부속건물 사이의 긴 회랑에 색색의 우산으로 장식한 멋진 설치 미술을 볼 수 있다.]


브람스는 자신의 음악에 표제를 붙이는 시도를 하지 않았고, 파격적인 악기의 도입이나 오케스트레이션의 규모 확대도 시도하지 않았다.

하지만 브람스의 관현악은 적은 편성으로도 매우 효율적인 음향을 선사하는 데, 오랜 기간 절차탁마한 노력을 통해 이룩한 작곡 능력은 기본이 튼튼한 화성과 안정된 논리적인 곡의 진행을  가능게 했던 것이다.

오랜 기간 동안 오디오 기기를 통해 브람스의 음악을 들으면서도 느꼈지만 이번 쾰른 방송교향악단의 실황연주를 보고 들으면서도 더욱더 브람스의 작품이 가진 효율적인 오케스트레이션을 다시한번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목관파트의 2관 편성의 단촐한 구성을 고수하면서도 무게감과 진중함을 느끼게 하는 중저음의 음향은 금관악기의 반복적인 개입이 없이도 웅장한 느낌을 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적시적기에 울려퍼지는 팀파니의 연타는 곡의 진행상 드라마틱한 효과를 배가하며, 클라리넷과 오보에의 목질감의 소리가 두터운 음상을 느끼게 한다.

이러한 브람스의 음악을 늦가을에 실황연주를 통해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로 스트레스에 찌들은 정서를 깨끗이 샤워하는 호사와도 같다.

 

쾰른 방송교향악단은 서부 독일을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로 평가되며 개인적으로는 귄터 반트와 함께한 브루크너 교향곡 전집으로 가까워진 오케스트라이다.

중후 장대한 브루크너의 음악을 출중하게 해석한 연주를 했던 오케스트라로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브람스 교향곡 전곡 연주에 있어서도 쾰른 방송교향악단이 가진 기본기와 잠재능력이 고스란히 드러날 것으로 예상했고 역시 실황연주에 임하는 그들의 음향적인 성과는 가득찬 청중의 환호를 받을 자격이 충분함을 증명했다.

이러한 쾰른 방송교향악단을 이끌고 있는 상임 지휘자는 은발의 핀란드 신사인 유카 페카 사라스테로 연주시간 내내 안정적인 오케스트라의 리드와 연주 레퍼토리가 끝났을 때 청중에 대한 말끔한 매너로 늦가을의 저녁시간을 귀하게 만들어 주었다.




     [스테이지 전경과 혼처럼 바깥쪽으로 넓게 확장되는 천정, 하이파이 시스템과 달리 스윗 스팟존에 대한 제한이 거의 없다.]

          


첫날의 교향곡 1-2번 연주에 이어 두번째 날은 3-4번이 연주되었다.
교향곡 3번은 브람스로서는 조금은 베토벤의 유산에 대한 무거움을 내려놓고 밝고 활기찬 악상전개를 보여주는 곡이다.

호른을 중심으로 한 관악기의 화음을 통해 시작하는 1악장과 클라리넷을 중심으로 목가적인 풍경이 그려지는 2악장을 지나면 현과 목관 파트로만 연주되는 브람스 선율 중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3악장의 애수로 가득 찬 쓸쓸한 늦가을의 오후를 연상케 하는 흐름이 이이진다.

그리고 4악장의 이전 악장과는 달리 힘이 실린 빠른 템포의 연주가 시작되면서 오케스레이션의 총주도 가장 많이 개입되며 현과 관악의 유기적인 연결을 통해 밀도있는 전개를 이어가다가 쓸쓸하고 조용한 코다로 곡을 끝맺는다.

연주가 끝나고 연주홀의 모든 관객들이 긴 환호와 박수로 연주자들의 수고를 위로할 때 말끔한 매너로 몇차례 커튼 콜을 통해 정중한 인사로 화답하는 사라스테와 단원들이 퇴장하면서 20분의 인터미션 시간이 길게 느껴졌던 것은 아마도 연주의 감동이 진하게 남아 있었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한다.

 

휴식에 이어 이날 연주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교향곡 4번은 심리적으로 베토벤의 그늘에서 벗어난 브람스가 바하와 베토벤에 이어 그 계보를 잇는 거장으로 손꼽는 데, 손색이 없는 절창이라 생각된다.

사람이 지닌 우수와 슬픔 그리고 쓸쓸함을 이렇게도 격조 높게 표현한 작품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최고의 작품으로 손꼽을 만하다고 생각된다.

사람이라면 능히 가질 수 있는 이기적인 자아를 굵은 줄로 구속시켜 놓고 욕망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은 채 배우자를 잃고 7명의 아이들 부양해야 하는 가련한 미망인인 클라라 슈만을 끝까지 후원했던 브람스의 고매한 정신이 교향곡 4번에 깃들어 있다고 생각된다.

아마도 프랑스와즈 사강은 이러한 숙명적인 사랑을 외면한 브람스가 몹시도 못 마땅했을 것이다.

그래서 엇갈리는 연인의 연결고리에 브람스의 인격을 대입함으로써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것이 자연스러운 것임을 알리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사라스테와 쾰른 방송교향악단은 이러한 브람스의 정서를 잘 표현한 연주를 들려주었다.

1악장은 심금을 자극하는 현의 울림으로 시작되어 호른이 개입하여 주제를 이끌어가고 감정의 파고가 너울 깊게 흔들리면서 속에서 이글이글 타오르는 브람스의 열정이 느껴진다.

그러나 어두운 색채감을 지닌 음조는 끝까지 이어져 베토벤의 어둠에서 광명으로이끌어지는

결말과는 다르게 격렬한 고뇌의 몸부림 속에 결연한 코다로 끝맺는다.

그리고 호른의 침잠된 음색으로 시작하는 2악장은 마치 진혼곡 같은 분위기로 진행되며 슬픔을 안으로 삭이면서 1악장에서 격렬했던 감정의 파고를 가라 앉힌다.

여기서 브람스 식의 절제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으며 때때로 현의 스타카토를 통해 팽팽한 감정의 끈을 억누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으며 코다에 이르르면 팽팽한 감정의 끈을 느슨하게 풀면서 조용히 끝맺는다.    

이어서 헝가리 무곡의 느낌이 드는 민속 무곡처럼 시작하는 3악장은 그동안 억눌러 왔던 감정의 끈을 풀어놓고 마음껏 느낌이 이끄는 대로 이리저리 스텝을 밟으며 춤추는 듯한 느낌을 준다.

브람스 음악에서는 이채롭게 등장하는 트라이앵글의 영롱한 선율이 더해지면서 1-2악장의 어두움과 무거움에서 한발짝 떨어져 잠시 즐거움을 만끽하는 시간처럼 느껴진다.

마지막으로 트럼본의 장중한 울림으로 시작하는 4악장은 다시 또 직면하는 운명의 무거움에 맞서는 듯한 1-2악장과 연관된 전개가 이어진다.

브람스는 자신의 인생을 회고하면서 희로애락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살아왔던 지난날의 감정을 모두 쏟아내지 않았나 할 정도로 격렬하고 결연하게 곡의 흐름을 이끌어간다.

브람스는 마지막 4악장으로 빠르고 힘차게 그리고 열정적으로 연주할 것을 지정해 놓았고 바하시대에 주로 쓰였던 주제의 변주를 다양하게 펼쳐나가면서 이 비극적인 색채가 감도는 교향곡의 마지막 악장을 결연하게 마무리한다.

 

이날 사라스테와 쾰른 방송교향악단은 브람스의 비감스런 정조를 절절하게 표현해 주었고 늦가을에 어울리는 브람스의 격조 높은 음악을 선사 받은 청중들은 오랜 환호와 박수로 단원과 지휘자의 수고에 답했다.

몇차례의 커튼 콜 뒤에 헝가리 무곡 5번이 앙콜 곡으로 연주되었고, 감동이 가시지 않은 청중들의 박수에 응해 감동스런 공연의 마지막을 이채롭고 아름답게 편곡된 우리의 가락인 아리랑을 들려주는 선물로 화답한 이날의 프로그램은 절묘하고 현명했다고 생각된다.



                               [지휘자인 사라스테의 약력이 실린 부클렛 페이지에 사인을 받았다.]


연주가 끝난 늦은 밤 지휘자인 사라스테는 연미복을 벗고 말끔한 정장으로 기다리는 청중들에게 사인과 요청을 하면 같이 사진을 찍어주는 친절한 매너를 보여주었고 나는 사라스테와 쾰른 방송교향악단의 말러 교향곡9번의 앨범 부클렛에 사라스테의 사인을 받았다.

늦은 가을 밤은 깊어가고 집으로 돌아갈 길은 멀었지만 브람스 교향곡의 실황 연주에서 얻은 감동은 오랫동안 지워지지 않을 흔적을 남길 것 같다.       

Name

Password

 
이전글 다음글 글목록
 
페이지위로
사이러스, XTZ, 노스스타 디자인, CHORD CABLE 프라이메어, 하베스, 어드밴스 어쿠스틱 사운드트레이드, 매지코 다인오디오, 오디오아날로그, NHT FOCAL, SIMAUDIO ONKYO JBL, ELAC, AUDIOLAB 패러다임, PMC, Simaudio,Musical Fidelity, Pioneer MBL, ROTEL, WIRE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