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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987.. 재미있는 영화이기 이전에 꼭 봐야 될 영화
작성일 : 2018. 01. 29 (06:50)
페르소나2급36,436P 조회 : 6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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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흥행은 재미있는 영화냐? 혹은 감동적인 영화냐? 정도로 그 성패가 갈리는 듯 하다.

그래서 다들 영화를 관람하기 전에는 재미가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서 확인을 할 것이다.

 

그 영화 재미있냐?”

 

그렇지만 나는 그것보다는 그 영화를 봐야 하는 영화인지, 굳이 안 봐도 되는 영화인지를 먼저 판단한다. 어차피 바빠서 영화관 가서 영화를 볼 수 있는 시간은 그다지 많지 않지만, 재미가 있고 없고 보다도 먼저 꼭 봐야 되는 영화는 꼭 영화관 가서 볼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1987 같은 영화가 대표적으로 그런 영화다.

 

내가 생각하기에 제 3자가 1987이 재미있는 영화냐고 묻는다면, 참 대답하기는 힘들어진다.

나는 이 영화를 단순히 재미있다고 해서 관람을 한 것이 아니라, 가슴 벅찬 울분과 사명 같은 것을 느끼며 관람을 했기 때문에 재미있고 재미없고의 경계를 한참 넘어선 것이다.

 

다만, 대부분의 2030 세대에서 재미있는지 재미없는지를 우선적으로 따지는 경우라면 뭔가 화끈하고 명쾌하게 재미있다는 대답이 바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다 보니 아직 이 역사적인 영화가 다른 천만 영화에 비해서는 흥행이 더딘 것 같다.

 

 

 

굉장히 긴 영화지만 이렇게 긴 영화치고 1987처럼 시간 가는줄 모르고 봤던 영화도 흔치 않았던 것 같다.

과거에는 한국 영화를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았었다.

사실 5년 전, 혹은 10년 전만 하더라도 솔직히 내 기준으로는 한국 영화보다는 외국 영화가 더 대작이나 놓치면 안되는 영화들이 더 많았다. 자막 읽기가 싫어서인가? 주변 친구들도 유독 한국영화만 보는 친구들이 많았는데, 1987은 정치적인 내용 자체를 떠나서도 내가 보아왔던 아직까지 그 어떤 한국 영화보다도 시나리오나 각색이 잘 된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렇게 러닝타임이 길면서도 지루하지 않았던 것이다. 단 한시도 긴장감과 긴박감을 놓을 수 없었다.

 

영화의 초반은 마치 긴박한 스릴러 영화나 두개의 거대한 조직이 대치하고 있는 것과 같은 스릴러 르와르 영화를 보는 것 같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사화 문제를 다룬 영화라 하더라도 특별히 진부하거나 뻔하거나 하지 않다. 이 와중에 유명 배우들의 역대급 연기력도 한몫 한다.

 

 

연기력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넘어가자면,

누군지 언뜻 봐서를 이름이 딱 떠 오르지 않을 법한 연기자들이 제법 나온다. (사실 유명 배우도 대거 나오지 않는가?)

 

박종철 어머니 역으로 그 시절 다소 촌스러울법한 전형적인 아주머니 한분이 나오시는데, 아들의 죽음을 알아차리고 나서 순간 터지는 오열이 넓은 영화관을 단숨에 긴장감으로 절절한 분위기를 만든다. 단순히 그냥 쥐어짜기 위한 오열이라기 보다는 단 한순간에 사태의 심각성을 전복시키게 하는 힘을 발휘한 연기력인 것이다. 그런데 그 연기자가 도대체 누구인지 알 수가 없다.

감독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익숙한 배우라면 오히려 보는 이들이 그 장면을 익숙하게 생각하게 되어서 아예 모르는 연기자를 쓴 것 같다.

박종철 아버지가 아들의 유골을 강가에 뿌리면서 얼음 위에 내려앉아 있는 아들의 유골을 보내려 그 차가운 얼음 강물에 뛰어들어 오열하는 장면도 잊을 수가 없다. 종종 방송에서 봤던 배우이긴 하지만 그 장면에서 눈물을 참느라 온몸이 상기가 되고 가슴에서 불끈불끈 감정이 올라오는게 몸을 가만히 놔두기가 쉽지 않았다.

이런 슬픔의 과정들이 신파극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긴박감 넘치는 사건 전개의 한부분으로 보여주게 되는데, 그 와중에 사건을 취재하기 위한 기자들의 치열함과 그것을 막으려는 고문 경창들과의 분투가 함께 다뤄지고 있는데, 이 과정이 마치 스릴러물처럼 흥미로운 것이다.

 

이런 과정중에 중앙일보와 동아일보의 기자 간부로 배우 고창석과 오달수가 나오는데, 고창석의

까고 있네, 대학생이 고문받다 죽었는데 보도 지침이 무슨 소용이야!!” 하며 정부와의 싸움에 전의를 일으키는 말 한마디가 통쾌하다. 모여있는 기자들의 담배연기와 이리저리 널려있는 신문 종이들 사이에서 그 말을 들은 후배 기자들이 환호를 하는 장면은 기억에 오래 남을 장면 중의 하나다.

 

이 외에도 박종철의 삼촌으로 나온 사람도 워낙 후줄근하게 생겨서 무명배우인줄 알았는데, 영화 내부자들과 도깨비 등에 출연했던 배우 조우진이었다. 그는 첫 장면부터 박종철의 시신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계속 울음을 참는 연기를 하는데, 그냥 우는 연기보다 울음이 나오는데도 꾹꾹 짖누르는 연기로 하여금 보는 관람자들까지 긴장감을 고조시키게 했다.

 
 

 

 

강동원이 입고 있는 청바지와 라운드티, 시계와 신발..  

피를 흘리며 정신을 잃어가는 그 모습을 보며 울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나는 이 영화에 강동원이 나오는 것을 모르고 봤다.

수많은 배우들이 이 영화가 살리고자 하는 위대한 의미를 되살리는데 일조하고자 출연 소식도 공개하지 못하더라도 그렇게 공을 들였던 것이다.

 

픽션이긴 하지만 강동원은 내용의 주인공인 김태리와 같은 대학에서 동호회 활동을 하며 이성적 감정을 이제 막 키워나갈 쯤이었다. 거의 영화의 막바지다.

 

그 당시에 의례 있었을 대학생 시위 장면이 나오고 대학생들은 넘어지기도 하고 도망가기도 한다.

연세대 앞인 것 같다.

그 당시 강동원은 만화사랑 동호회 학생이었는데, 시위하는 학생들이 시위를 막는 백골단의 위세에 눌려 학교 안으로 다들 도망치려 하자 강동원이 구호를 큰소리로 외치며 동료들의 사기를 일으킨다. 그 와중에 전경(백골단)들이 최루탄을 쏘는데 그중 한발이 하늘로 향하지 않고 전방으로 쏘아지면서 강동원의 머리에 맞고만다.

 

강동원은 머리에 뭔가 충격을 받고는 쓰러지지만 이내 다시 일어나서 움직이려고 한다. 그렇지만 점점 눈 앞이 희미해지고 몸을 가눌수 없고 다시 쓰러지게 된다.

 

그때 강동원이 입고 있던 청바지와 신발, 연세대 마크가 찍혀있는 라운드티와 손목에 차고 있던 시계, 모든 것이 과거 보도 자료에서 보았던 시위 중 최루탄을 맞고 사망한 이한열 열사의 그것과 완전히 동일하다.

영화는 유일한 가상의 인물인 김태리에게 함께 하면 바뀐다는 것을 설득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설득하던 강동원이 이한열 열사가 되어 죽었다

 

영화 중후반부에 나와서 공원력에 맞서는 것이 맞는지 아닌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거기에 맞선다고 해서 세상이 바뀌느냐? 맞서느라 가족들까지 고통받는 것에 대한 책임감에 대해서 고민하고 좌절하던 김태리에게 착한 교회 오빠처럼 참여해야 바뀐다며 설득하던 강동원..

그가 이한열 열사였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수도 없이 보아왔던 보도 자료의 동료에 의해 부축받고 있지만 정신을 잃고 머리에서 피를 흘리고 있던 이한열 열사의 오마주를 보면서 가슴에서부터 터질 듯한 흥분과 오열이 내 몸을 들썩들썩거리게 했다. 소리라도 지르고 싶었지만 영화관이다 보니 소리도 못 지르고.. 그 억울함과 울분과 분노와 흥분이 나도 모르게 울음으로 토해져 나왔다. 정말 쓰러지면서 피를 흘리고 정신을 잃어가는 강동원(이한열 열사)을 보면서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은 정치 사회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는 생각.. 그리고 그것이 얼마 전까지 그저 당연시 되었다는 사실.. 부조리를 꼬집으며 저항하는 사람은 저렇게 피를 흘리며 이식을 잃어가며 죽어가게 된다는 사실을 화면으로 보면서 아이처럼 엉엉 울수밖에 없었다. 창피함이고 뭐고 쏟아져 나오는 눈물과 오열로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한참을 울수밖에 없었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그렇게 깊게 생각하면서 보지는 않는다.

그래도 가벼운 영화보다는 진지한 영화를 좋아하지만, 진지한 영화를 좋아한다고 해서 잘 느껴지지도 않는 영화의 심오함과 깊은 의미 등을 알려고 노력하지도 않는다.

영화는 그냥 보면서 느끼는 것이고 오락 영화는 그냥 보면서 즐기면 되는 것이지, 꼭 뭘 알아차리고 심오함을 느껴야만 좋은 영화를 즐기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 한번 봐서 잘 모르면 2번 보고 3번 보고 그러면 된다. 그러면서 느끼면 되는 것이지, 마치 공부를 하듯 영화를 보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한다.

 

 

젊은 친구들이 이 영화를 좀 더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개봉 둘째날인가 가서 봤는데, 소감은 늦게 적지만 2030 세대가 많이 봤으면 하는 생각이다.

그렇지만 과연 그들이 그 영화 재밌냐고 묻는다면 답변을 쉽지 않을 듯 하다.

당연히 나는 재밌게 봤고 감동도 있고 훌륭한 배우들의 최고의 연기력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소장 가치까지 있는 영화다.

 

개인주의 사회고, 나 또한 철저하게 개인적이고 자유롭게 살기를 바라는 사람이다.

그렇지만 그것도 공정한 사회와 국가가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고 했다.

 

여당 편을 드는 사람이나 야당 편을 드는 사람이나, 혹은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서 투표도 안하고 정치/사회 문제에 대한 어느쪽 견해도 동조하지 않으면서 비판만 하는 것이 젊은 세대의 쿨한 모습처럼 생각하는 경우도 보아왔다. 어느 한편에 동조하고 정치와 사회 문제에 과도하게 연연하는 모습을 마치 조롱이라도 하듯 참여하지 않고 행동하지 않으면서 쿨한척 하는 모습들..

과연 그런 모습이 쿨하게 보일지는 몰라도 그것이 과연 한 사회에서 자유롭고 개인적으로 살면서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있는가? 정의로운 것까지는 바라지도 않지만, 그것이 과연 떳떳한 것이고 정당한 것인가? 과연 그것이 맞는 것인가? 잘못 되었을 때 과연 누구를 탓할 것인가?

 

 

1987년 우리 아버지/삼촌/형님/누나 세대들의 그런 열정과 사명, 의지가 없었다면 현재 우리나라를 어디 짐바브웨나 이라크, 시리아 같은 나라처럼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지금 현재까지도 일어나고 있는 사실이, 그런 나라에 비해 조금 세련되고 현대적인 방법일 뿐,

권력자들과 그들의 부역자들은 정의와 공정, 정상적인 것에는 안중에도 없고 어떻게든 이기는 자가 정당한 것이라고 생각하며 나라와 국민을 반으로 나눌려고 한다. 그리고 그 나눠진 국론을 토대로 이기는 자가 다 갖고 이기는 자가 법을 집행하고 이기는 자가 정의가 되는 사회.. 이기지 못하는 자들은 은근슬쩍 노예가 되는 사회. 그것을 권력자들이 주도하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그 세력을 거드는 자들은 불법이 자행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장에는 불법인지 아닌지는 중요하게 생각치 않고 반성할 생각은 전혀 없이, 졌기 때문에 당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은가?

 

한번 생각해 보자.

같은 국민들끼리 이기고 지고가 뭐가 그렇게 중요한가?

공정 사회가 되어야 하고 공정한 상태에서 경쟁을 하고 다양성이 존중되면서 함께 사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너무 꼰대스러운 이야기일 수 있을 것 같지만,

우리는 이 사회에 태어난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한다.

 

그리고 이 사회를 더욱 더 살기 좋은 사회를 가꾸기 위해 스스로가 노력해야 하고 그것을 유지해야 한다. 그래야 개인의 자유도 보장이 된다.

 

경기 침체와 취업난도 어느 누구의 탓을 하기 보다는,

국민의 이익을 생각하지 않고 당리 당략만 생각하는 정치세력들이 한몫했다.

유럽이 왜 잘 살고 개인 소득이 높고 복지가 좋겠는가?

정치가 깨끗하고 그로 인한 선순환의 영향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당장에 구정권에서 해먹은 돈만 해도 얼마인가?

보수의 정통은 안보이거늘, 우리나라 최고 안보기관의 특수활동비를 죄다 그렇게 빼서 부역자들끼리 사적으로 나눠먹으면서 안보에 신경썼다고 할 수가 있는가?

 

캐나다 현지에서 자본가치 1달러라고 하는 폐기물 수준의 업체를 1조 이상을 주고 인수하고, 거기 시설들을 정상화 하는데 또 1조 가까이를 쓰고, 다시 원래의 업체에 다시 매각을 해달라고 요청하면서 다시 1조 가량을 무조건으로 빌려주고 다시 구입해 주는 조건으로 그 돈을 돌려받지 않기로 한다는 것이 말인가? 똥인가?

 

그러면서 복지 비용을 늘리는 것에 대해서는 나라 망한다면서 물고 늘어지는 추태..

 

 

영화평인데그만해야겠죠??

 

 

 

 

이정도 추세라면 1000만은 못 넘을 것 같네요.

얼추 비슷한 프레임의 영화인 변호인이나 택시운전사는 넘었는데 이 영화가 못 넘는다는 것이 아이러니 하기도 합니다. 송강호의 힘인가요?

저로서는 전혀 다른 느낌의 영화이지만 부산행이나 명량, 신과함께 같은 영화가 그렇게 흥행하는데 1987이 이정도에서 더 이상 볼 사람이 없다는 것은 다소 서글픈 일이군요.

그래도 강요할 일은 아니겠죠. 다양성이 존중되는 민주사회니까요. ^^

 

영화 끝났는데, 영화관 사람들 아무도 안 일어나는 것도 처음이었습니다.

질질 짜기는 했지만, 굳이 오랫동안 앉아서 어울감에 쩔어있는게 싫어서 제가 제일 먼저 일어났네요.

저에게는 국내 최고의 영화로 자리매김할 것 같습니다.

 

 

 

 

 

 
불량감자
[2018-01-30 14:40:57]  
  저도 정말 좋게 봤던 영화입니다. 저도 영화관 잘 안 가는데 와이프가 꼭 보고 싶다고 해서 어렵게 봤네요.
박종철 아버지 오열하는 장면에서 눈물 좀 찔끔 흘렸네요.
 
 
ballistic
[2018-01-31 01:57:40]  
  급변해온 사회의 수많은 틀렸던 점을 고치는 일에 그 혐의 대상자의 주의가 반공이었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잡으려는 쪽에 붉은 페인트를 들이대는 사람들이 좀 줄어들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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