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와피데일 린톤 헤리티지 스피커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입문용 스피커를 가장 잘 만드는 스피커 제작사로 와피데일만한 제작사가 없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 의미는 무조건 와피데일이 최고라는 의미라기 보다는 와피데일만큼 입문용 스피커를 잘 만드는 제작사가 별로 없다는 의미이며,
와피데일이 그런 측면에서 믿을만한 회사라는 의미였습니다.

물론, 와피데일이라고 다 좋은건 아니었습니다.
몇년 전에 와피데일이 대표 라인업인 다이아몬드 시리즈의 디자인을 대폭 변경을 하면서
와피데일 100 시리즈와 와피데일 200 시리즈를 내놓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에 톨보이 스피커와 크기가 작은 북쉘프 스피커를 함께 다른 브랜드 스피커들과 비교 평가를 한 적이 있었는데,
톨보이 스피커는 아주 인상적이며 동급 최고를 논해도 될만큼의 좋은 음질을 들려줬지만, 북쉘프 스피커는 배음이 너무 부족하고 울림이 적은 음을 들려줘서 조금 답답했었습니다.

EVO 시리즈도 처음 EVO 시리즈가 출시될 때는 모양이나 음질도 제법 좋았지만, 요 사이 몇년동안 출시된 EVO 시리즈는 동급 내에서 특별한 임팩트는 없었던 듯 합니다.

그렇지만, 요즘 와피데일에서 출시하는 신형 라인업은 전문가가 보기에도 거의 약을 빨고 만든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다시금 동급 최고를 논해도 될만큼 그 만듦새나 품질이 우수합니다.

사진의 스피커는 EVO 4 시리즈입니다.
가장 저렴한 대표 라인업이 Diamond 시리즈라면, 그보다 한단계 상위 라인업이 EVO 시리즈입니다.

딱 보기로도 별로 저렴해 보이진 않죠??
겉 마감도 아주 대단히 고급스러운 마감은 아니더라도 어쨌든 시트지 마감이 아닌 무늬목 마감입니다.
그리고 저 커다란 AMT 리본 트위터를 보시기 바랍니다.
AMT 리본 트위터는 그 직경이 크면 클수록 비싸면서 재생대역이 더 풍부합니다.
그런데 이정도 사이즈의 리본 진동판을 이정도 가격대에서 본적이 없습니다.

톨보이 스피커인 EVO 4.4 의 공식 소비자 가격은 220만원쯤이라고 하네요.
그 아래에 있는 EVO 4.2 라는 북쉘프 스피커를 보면 톨보이 스피커의 딱 윗부분만 잘라낸 3웨이 스피커입니다.
북쉘프 스피커 중에서도 이런 디자인의 스피커는 정말 흔치 않죠??

음질은 영국제 스피커들이 추구하는 고유한 영국적 사운드를 잘 계승하고 있습니다.
사실 피터 코뮤라고 하는 과거 미션 스피커가 제일 잘 나가던 시절에 미션 77시리즈와 78시리즈를 만들었던 분이 요즘은 이 와피데일도 설계를 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때부터 물건들이 좋아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3웨이 타입이기 때문에 당연히 음색 밸런스 좋고 질감도 대역간에 이질감 같은 것 거의 없고,
부드럽고 포근하고 음의 밀도감이나 매끄러움도 좋고 저음도 너무 지저분하지 않은 선에서 풍부하고 담백하고 좋습니다.
이런 성향이 전형적인 영국제 스피커의 성향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인데요.
여기에 대형 AMT 트위터가 탑재되면서 과거 구형 EVO 시리즈에서는 상상하기 힘들었던 꽤나 뛰어난 해상력에 대단히 가지~~~~런한 중고음을 들려줍니다.

아무튼..
이정도 가격대에서 이정도 사이즈의 AMT 트위터를 탑재한 스피커는 더 이상 나오기 힘들겁니다. (브랜드가 아예 없는 제작사 빼고요)
와피데일이 미친겁니다. 약 빨고 약간 맛이 간거죠.
너무 잘 만들어요. ^^

제 말이 맞는지 틀리는지 함 봅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