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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KCO EVA - 딤섬같은 앰프

By Skaaning date 19-09-02 20:46 3 3,351 추천수 0 비추천수 0

사진이 잘 안 보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사진 올리면 세로 사진이 가로로 돼서 양해 부탁드립니다. 같은 글을 블로그에도 올렸으니 블로그로 오셔서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https://blog.naver.com/whatthe23/221636629197

 

*본 리뷰는 풀레인지에서 제품을 대여받아 작성되었습니다. 풀레인지에서 리뷰 내용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않았음을 알려드립니다*

요즘 들어 오디오 말고도 많은 경험들을 해보고 있다.

옷 같은 것도 관심을 가지게 됐고, 의도치 않게 식도락도 즐기게 됐다.

최근에도 의도치 않게 짜장면집 말고 진짜 중국집을 가서 딤섬을 먹어 볼 기회가 생겼다.

크기는 정말 작았다. 에이 저게 뭐야 간에 기별이라도 가겠어? 하며 하나 먹었는데 먹자마자 깜짝 놀랬다.

꽉 차 있던 육즙이 터져 입 안을 가득 채우는데 이 작은 것에서 어떻게 이만한 육즙이 나올 수 있는지 신기했다.

--

저번에 리뷰했던 유니슨 리서치 듀에는 원래 EKCO EVA였어야 했다.

하지만 나는 전화를 해서 굳이 유니슨 리서치 앰프로 바꿔달라 요청했다.

솔직하게 얘기하면 크기 때문이었다.

크기만 보고 대충 만든 미니앰프겠거니 했다.

비록 작은 크기의 스피커를 쓰고 있지만 내 시스템이 이런 미니앰프와는 격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오판이었다.

그렇게 느꼈던 건 EKCO EVA 청음회에서였다.

이 앰프는 배음만 무지하게 늘린 그저 그런 진공관 미니앰프가 아니었다.

뭔가 범상치 않았다. 특히 그 배음이 범상치 않았다.

그리고 그 올라운더적인 성격.. 분명 제대로 만든 앰프임에 틀림없었다.

청음회 리뷰를 쓰면서 고해성사를 하고 꼭 한 번 대여해보고 싶다고 하니 풀레인지에서 흔쾌히 승낙해 주셨다.

풀레인지에는 항상 감사한 마음 뿐이다.

처음 꺼낼 때부터 알차다는 느낌.

보기보다 많이 무겁다. 물론 트랜스라든지 여러가지가 있어서 그럴 수 밖에 없겠지만서도 풀사이즈 앰프인, 당시 메인 앰프로 쓰던 미리어드 T40보다도 무거운 것 같았다.

디자인은..솔직히 말해서 난 맘에 안 든다.

중국제스러운 디자인처럼 보인다. 이 놈을 얕봤던 게 디자인 때문도 크다.

물론 가까이서 보면 그리 마감이 나쁜 편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마감이 좀 별로래도 디자인을 더 손 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리모컨이 없다는 게 참 아쉬웠다. 리모컨이 들어가면 음질이 안 좋아져서 안 넣었을까? 잘은 모르겠지만 아무튼 여태껏 리모컨이 있어왔기에 약간 거슬렸다.

소리를 들어보았다.

..

역시...

그 때 느꼈던 느낌 그대로였다.

특유의 배음구조가 해상력 높은 기기들이 재생하는 것과 굉장히 유사하다.

다시 말하자면 해상력 부족을 특유의 배음으로 재현해내는 느낌이다.

Enya의 Marble halls를 들어보면 후광이 퍼지는 느낌이 해상력이 높은 기기들이 재생한 것과 굉장히 유사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배음이 많은 기기들은 후광을 포근하게 재생해내곤 한다. 물론 그것도 나름 매력이 있지만 개기일식이 일어났을 때 코로나같은 후광의 느낌은 또 차원이 다른 느낌이다. 해상력이 부족한데도 그 느낌을 배음을 이용해(여태껏 들어 본 기기 중에서 가장) 유사하게 표현해내는 것에 놀랬다. 이미징도 꽤나 잘 잡는 것에 새삼 놀랬다.

확실하게 해상력이 좋은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첼리비다케의 브루크너 8번에서 각 악기들 사이가 이어지질 않는다. 하이페츠의 비탈리 샤콘느에서 감정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해상력이 좋지 않다는 증거다.

또한 Jeff Beck의 Thelonious에서 힘 있고 깔끔하고 자신감 있게 나와야 되는 기타 소리가 약간은 먹먹하게 들린다. 오이스트라흐와 카라얀이 협연한 베토벤 삼중 협주곡에서 오이스트라흐의 그 신경질적이고 화난 듯한 바이올린 소리에 윤기가 더해져 유해진 느낌이 든다. 해상력이 아닌 배음으로 이런 소리를 만들어낸다는 증거다.

다이나믹스도 그닥 좋지 않았다. 이건 좀 의외였는데 분명 청음회에선 그 정돈 아니었다.

그러다 발견한 것 하나.

NF. ADJ라는 버튼. 뭐하는 놈인가??

NF라는 거 보니 부귀환 관련 버튼인 거 같은데 끄는 건지 키는 건지 뭐하는 건지 적혀있지도 않고 딸랑 NF. ADJ만 써져 있어서 당황스러웠다.

부귀환이 뭐냐고 물으신다면..출력으로 나오는 걸 다시 입력으로 넣어서 왜곡을 줄여준다는 회로다.

처음 이 회로를 발견했을 땐 왜곡 측정치, 즉 THD가 낮아지는 것만 보고 그 회로를 엄청 돌려댔다.

THD는 낮아졌다. 근데 이상한 건 부귀환 회로를 돌리면 돌릴 수록 화장기있는 소리가 나오는 것이었다.

측정치가 낮아지면 더 깨끗한 소리가 나와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에 왜 그런지 연구했더니 그것 말고 다른 왜곡 수치가 올라가는 걸 발견하게 되었다. IMD라는 놈이었다.

아무튼 확실한 건 이 놈을 많이 먹이면 화장기 있는 소리가 되고, 적게 먹이면 화장기가 빠진다.

근데 어느 방향이 많이 먹이는 걸까..

일단 아래로 되어 있었던 버튼을 올려봤다.

오호..

없던 해상력이 생기고 다이나믹스도 살아났다.

물론 특유의 그 배음도 죽는다. 이미징도 죽는다.

아마 청음회에서 들었던 소리가 이 소리였던 것 같다. 다이나믹스를 봤을 때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위로 올리는 게 부귀환을 적게 돌리는 느낌이 들었다. 홈페이지 들어가서 다른 제품들을 보니 아래가 max고 위가 min이었다. 역시나.

점수를 매기자면 당연히 이 소리가 높은 점수임에는 분명하나 NF버튼을 아래로 내렸을 때도 참 매력있는 소리였다.

분명 이 제작자는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종합점수는 부귀환을 적게 먹이는 게 나은데 부귀환을 많이 먹였을 때의 매력적인 음색 때문에 뭘 선택해야 하나 사흘 밤낮을 고민했을 것이다.

그러다 고민 끝에 에라 모르겠다 하면서 두 개 다 넣어버리는 선택을 한 것이 아닐까..

근데 점수 채점표가 심상치가 않다.

이 앰프 솔직히 말해서 유니슨 리서치 듀에보다 더 점수가 평균적이다.

듀에도 물론 좋은 앰프다. 그 앰프는 그 소리가 좋다고 하면 다른 대안이 없는 소리다. 그런 측면에서 참 좋은 앰프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일반 대중들의 취향은 참 다양하다. 이 곡 저 곡 다 듣고 싶은 게 정상인데 이런 경우에는 이 앰프가 더 좋게 느껴질 것이다. 평균적이니까.

물론 이건 있다. 내가 이 가격대의 앰프들을 전부 들어본 게 아니다.

최근 엔트리 모델의 앰프들이 다 칼을 갈고 나와서 이 정도는 가뿐히 넘는 수준의, 고루고루 준수한 성능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다른 앰프가 어떻든 이 앰프만으로 음악을 듣는다는 것에 큰 지장이 없었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난 이 점을 정말 높이 사고 싶다.

대부분의 장르를 거의 무리 없이 소화해낼 수 있다는 점, 이것은 2배 몸값을 지닌 유니슨리서치 듀에도 하지 못한다.

그것만은 확실히다.

또한 내가 정말 좋게 봤던 것은 이 앰프의 튼튼함이다.

이 앰프는 전원사정을 크게 안 따진다.

듀에랑 계속 비교해서 미안하긴 한데..아무튼 듀에는 근처에서 선풍기만 쐬도 소리 엄청 쐈었다.

근데 이 앰프는 그렇지가 않다.

전원 극성에도 둔감하고, 강제 접지 하는 것에도 딱히 크게 변화가 없다.

다이나믹스가 좀 커지는 방향으로 극성을 맞췄는데 나도 솔직히 제대로 맞췄는지 모르겠다.

강제접지도 블루투스 안테나 단자 겉에다가 슬쩍 해뒀는데 큰 차이 없었다.

듀에는 이거 하고 안 하고 차이가 천지개벽할 차이를 만들어내는데 반해 이 놈은 정말 둔감하다.

접지나 극성을 맞추는 건 결국 전자파와 직결되는 항목들이다.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이 앰프는 전자파 관련된 문제에 대해 대비가 확실하다는 뜻이 아닌가 추측해 볼 수 있다. 즉 튼튼하게 잘 만들었다는 소리다.

약간의 약점은 있다. 고음에서 좀 쏜다.

어딘가 반짝거리는 부분이 분명 있다. 바이올린 소리나 기타 소리가 가끔 신경 날카로워질 정도로 반짝거린다.

나는 처음에 그냥 마이크로포닉 현상인 줄 알았다. 애초에 사용환경이 스피커랑 앰프랑 좀 가깝기도 했다.

그런데 의외로 퓨즈를 바꾸니 이 현상이 많이 줄었다.

쏘울오디오에서 파는 뻥휴즈 N타입을 썼더니 좀 많이 완화가 되었다.

(E타입은 추천하지 않는다. V자 사운드가 된다.)

그런데 테스트를 하면서 조금은 이상한 점을 느꼈다. 왜 뭔가 해상력이 줄은 느낌이 들지?

세라믹 휴즈에, 차폐제 튜닝까지 더해진 이 휴즈가 그냥 막 휴즈보다 해상력이 떨어질 리가 없다.

이상하다..하면서 원래 있었던 휴즈를 봤다. 근데 뭔가 평소에 보던 거랑 다르다.

뭔가 확실히 그냥 막휴즈는 아니었다.

중간에 어떤 하얀 선을 중심으로 금속 선이 감겨져있는 모양의 휴즈였다.

 

이 회사가 만약 이 앰프를 만들 때 휴즈까지 신경써서 디자인했다면 정말 존경스럽다.

대개 이런 거 신경 잘 안 쓰기 때문이다.

신경 잘 쓰지 않는 이런 것까지 신경을 썼다면 과연 내부에는 얼마나 많은 부분들이 신경써서 만들어졌을까?

이 외에도 다른 여러 입력들이 있길래 사용을 해봤다.

블루투스같은 경우 나도 가끔 유튜브같은 걸 볼 때 유용하게 쓰곤 한다.

대개는 블루투스 송수신기를 이용하곤 하는데 이 앰프에는 블루투스 기능이 달려있어 편했다.

게다가 의외로 들어줄 만 하다..!

첼로 연주곡을 들었는데 그 통울림까지 제대로 재생해내는 게 대견했다.

물론 블루투스 안테나를 끼면 음중심이 약간 올라가는 게 아쉽긴 한데 블루투스 안테나에 접지를 하면 다시 가라앉는다. 블루투스 안테나를 안 끼고 접지를 해보고 싶긴 했는데 마땅히 할 데가 없어서 테스트를 못했다.

usb단도 사용을 해봤다.

음중심이 dac로 들었을 때보다 오히려 더 낮아지고, 배음이 많다.

분명 pc의 열악함을 감추기 위한 노력이라고 본다.

노력은 했지만, 음질이 확실히 낮다.

usb단 자체 음질이 낮은 건지, 아니면 pc 소스가 음질이 낮은 건지는 확실히 구분이 불가능하다.

다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조금은 갑갑한 소리가 되어버렸다.

돈이 그리 많지 않은 사람들은 궁여지책으로 쓸 순 있겠지만 이게 이 앰프의 전부는 아니다.

처음엔 usb단을 쓰면서 차근차근 업그레이드를 할 때 소스기기에 집중 투자를 해서 이놈의 진가를 끌어내는 게 중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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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앰프는 정말 알차다.

무게부터 느껴지는 알참, 아마 이 앰프를 만든 사람의 열정과 정성이 듬뿍 담겨있어서 그런 것 같다.

꾹꾹 눌러담은, 알찬 정성이 방을 가득 메우는 광경은 참으로 든든하다.

다른 분들도 이 든든함을 꼭 느껴보셨으면 좋겠다.

*본 리뷰는 풀레인지에서 제품을 대여받아 작성되었습니다. 풀레인지에서 리뷰 내용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않았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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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3)
  • 페르소나

    19-09-03 05:56

    멋진 사용기입니다.
    칭찬을 해야 될 부분에서 칭찬을 멋지게 해서 멋진 사용기이기도 하지만, 제품의 특징을 잘 꽤뚫어 본다는 측면에서 멋진 사용기입니다.
  • Fullrange

    19-09-03 15:58

    진짜 전형적인 중국 브랜드는 마감이 개판인 경우가 많아요. 그냥 반듯반듯하면서 모서리 잘못 만지면 살이 까일정도인 경우 많죠. 저정도 마감에 저정도 디자인이면 진짜 개꿀이네요.
  • 이제는무엇을

    19-09-03 17:58

    좋은 사용기네요~~ 에바가 정말 잠재력이 있는 앰프인것은 분명한거 같아요. 그나저나 딤섬 먹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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