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파이를 구성하면서 생긴 고민이 바로 '공간'에 대한 고민입니다.


1. 윗집 / 아랫집 문제

하이파이를 구성했으면 그래도 어느정도 볼륨을 올려서 들어야 그 성능을 맛볼 수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스피커와 앰프에 따라 작은 볼륨에서도 공간을 편안하게 장악하는 능력이 있을 수 는 있겠지만,
솔직히 저는 20만원 짜리 앰프나 200만원 짜리 앰프나 '작은 볼륨' 에서는 큰 차이점을 못느끼겠더라구요.

크고 작은 볼륨의 기준은 dB을 재어가면서 따질 수는 없는 문제이고 사람마다 체감하는 것은 다르겠지만 제 기준에 작은 볼륨이라 함은 백그라운드 뮤직으로 틀어놓고 손님 또는 부부간의 대화가 가능한 수준일테구요,
큰 볼륨은 저음이 가슴을 울려주고, 고음이 귀로 들어와 머리를 관통해 뒷통수로 빠져나가는 것 같은 느낌을 수즌 수준의 소리입니다.

근데, 하이파이 구성하고 처음으로 맘놓고 들어보자 했더니 몇곡 듣자마자 바로 윗집에서 연락이 오네요.
39평 주거형 오피스텔인데 집안 전체가 울린다네요.
게다가 딸이 고3이라고...

ㅜㅜ


2. 아파트 구조상의 문제

어느 리뷰어가 그러더군요.
아무리 고가의 하이파이 시스템을 준비해도, 아파트 거실 구조에서는 그 기능을 절대로 제대로 구현할 수 없을 것이다.
부엌이 좌측 혹은 우측으로 뚤려있고 반대편은 발코니로 막혀있는 비대칭 구조에 '고가 하이엔드' 보다는
차라리 저가의 시스템으로 좌우가 대칭 구조인 방에서 음악 듣는 것이 훨씬 더 나은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다.

물론 음악과 사운드의 세계에서 절대적인 것은 없는 것이고
저 리뷰의 경우 정밀한 사운드 세팅과 효율을 최우선으로 추구하는 상황이라고 볼수 있겠지만,

저 역시 거실에 나름의 하이파이 시스템을 구축해놓은 상황에서 매우 가슴 아픈 리뷰였습니다.
주택에 저만의 리스닝 '룸' 이 있어야만 최소한의 하이파이를 즐길 조건이 된다는 건가요.

ㅜㅜ




여튼 값비싼 시스템 사놓고는
공간 세팅의 문제 / 그리고 이웃 눈치 때문에 볼륨을 못올리는 문제가 야기하는 아이러니함이 있음에도...

옳건 그르건, 눈치음악을 듣던 아니던
그래도 좋은 걸 어쩌겠습니까...


즐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