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규모는 축소되었지만 관심도는 더 높아진 서울국제오디오쇼

업계 종사자 출신으로써, 매회마다 오디오쇼를 방문하곤 했었지만 올해만큼 시장 분위기가 싸늘한 때가 없었던지라 전시회장에 방문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분위기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편이었습니다.

참여 업체 수도 적을 것이고, 전시회 분위기도 시장 분위기와 비슷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방문객들은 많더군요.
일부 부스의 경우는 방문객들이 많아서 비집고 들어가기가 어려운 곳도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생각을 했습니다.

제품 볼 수 있는 장소나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어려워지는 이유도 있을 것이고, 시장 수요와는 별개로 관심도는 많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과거에도 이정도 방문객 수는 됐었었지만, 최근 오디오 시장이 워낙에 불황이다 보니 시장 상황에 비해 오디오쇼 방문객 수가 전년대비 동일한 수준만 되어도 많게 느껴지는 것 같았습니다.

저야 이제는 세일즈를 그만뒀기 때문에 편한 마음으로 관전할 수 있었지만, 사실 해외에서는 이런 박람회를 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세계 각지의 딜러들이나 바이어들을 유치하기 위함입니다.
라스베가스, 독일 베를린 오디오 쇼, 일본 도쿄 오디오 쇼, 홍콩 오디오 쇼 등 이런 대부분의 세계적 오디오 쇼들은 일반 소비자들보다는 업계 종사자나 기자, 유통, 바이어들의 비중이 더 높은 편입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시장 규모 자체가 워낙에 작다보니 한두명 운영하는 매장 문 닫아 놓고 이런 전시회 돌아다닐 수 있는 업체 종사자들도 몇 안되겠구나~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우려했던 것보다는 방문객들이 많았고, 대부분의 참가 업체들이 자사의 최고 상품들 위주로 정말 고생들 하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큰 수입사일수록 혼자 들기도 힘든 제품들 많이들 전시했더군요.

사실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거의 공짜 입장료로(마지막날은 티켓도 안 끊더군요) 방문해서 이런 화려한 제품들은 보고 경험해 볼 수 있다는 것만 해도 참 좋은 기회입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정말로 제대로 세팅들을 해서 정말 브랜드가 추구하는 음질을 완벽하게 만들어서 감상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솔직히 저는 이런 전시회에서 듣는 사운드를 가지고는 전혀 그 브랜드의 음질을 논하질 않는 편입니다.
전시회 공간은 1차적 목적인 사람들이 많이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는 것이며, 멋있는 제품을 폼나게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이냐? 입니다.
음질은 그 다음 부분입니다.
실제로 크기가 크고 제품의 종류가 많은 브랜드나 수입사의 경우는 음질 생각해서 적절한 공간에 제품 전시했다가는 관심이 많지 않은 소비자들에게 외면받기 쉬울겁니다.
해외도 마찬가지지만 이런 전시회에서 듣는 음질이 항상 좋기는 어렵겠죠.
그리고 각 수입사들은 대부분 매칭 기기들도 자사에서 수입하는 하드웨어 위주로 매칭을 하다보니 아무래도 더 좋은 매칭이 있을 수 있지만, 그렇게 매칭해서 음악을 틀어달라고 강요를 할 수는 없는 부분입니다.

그래도 기대했던 것보다는 훌륭한 제품들을 많이 볼 수 있었으며, 의외로 국산 브랜드들의 활발한 참여도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시장 상황은 그다지 좋은 상황은 아니지만, 방문객들을 위해서 투자를 해주신 수입사 관계자분들과 주최측에 수고하셨다는 말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