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사용해본 북쉘프 스피커들 중에서는 제법 마음에 들었던 스피커입니다.
초기 버전을 구해서 마감 색상이 붉은 색상이었는데 항상 체리색만 보다가 무늬가 있는 붉은색을 보니 더 고급스럽고 특별해 보이더군요.

과거에 하베스 BBC LS5/12A부터 시작해서 동일한 사이즈의 하베스 스피커만 4가지 사용했습니다.
BBC LS5/12A에 대한 기억이 좋기는 하고 그걸로 좋은 음악을 많이 들으면서 행복하기도 했지만 냉정하게 보자면 그래도 요즘 P3ESR이 더 잘만든거 같기는 합니다.
솔직히 너무 옛날 스피커에 연연하는건 그 추억때문이지 가격을 떠나서 냉정하게 평가하면 옛날 물건이 꼭 더 좋은건 아니죠.

MONITOR20도 사용을 해봤지만 P3ESR이 좀 더 하베스스럽고 영국제 스피커다운 단정하고도 네추럴한 표현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극히 평범하지만 너무 폼을 안내는 것도 음악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필요한 미덕이죠.
너무 과장되게 음을 표현해도 음악 듣는데 불편합니다.
하베스 스피커들이 추구하는 방향이 대부분 그런 성향이고 P3ESR도 그런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작지만 담백한 중역의 표현력이 좋고 저음도 내줄만큼은 내주는 덕에 좁은 공간이든 넓은 공간이든 크게 제약 없이 자기 좀재감은 만들어 주는 스피커입니다.

좋은 스피커이긴 하지만 많이 추천하기에는 가격이 싸진 않죠.

이런 브랜드들이 하는 말이 항상 자기네들은 영국에서 직접 수공업으로 제작한다고 하고 그래서 비싸다고 하는데요.
누가 그래서 그렇게 쪼그만 회사에서 손으로 직접 일일이 만들라고 했냐고요.

많이 만들어서 좀 가격이 싸지면 더 많은 사람들이 하베스의 소리를 들어볼텐데요.

그래서 90점은 안 줍니다.

좋은 스피커입니다.
그렇게 오디오적인 쾌감이 확실한 스피커는 아니지만 그거 모르고 이 스피커 사는 사람은 없었으면 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