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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스트리밍의 레퍼런스를 제시한 오렌더 N10

By moto date 17-05-03 11:52 1 2,097 추천수 0 비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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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오디오 시대에 총아로 평가받기 시작한 오렌더 N10]



얼마 전, 뉴스를 검색하다 보니 오래된 중고차를 구입한 미국의 젊은이가 카 오디오의 카세트 플레이어에 아이폰을 넣고서 음악이 나오지 않는다는 클레임을 제기하였다는 일년 반년 전쯤의 허핑턴 포스트의 기사를 보게 되었다.
참으로 우스운 일이지만 이 젊은이는 플레이어를 아이폰 독으로 여겼던 모양이다.
아마도 이 사람은 카세트 테이프를 본 적도 없었을 것이다.
이 기사를 보면서 느낀 것을 이제 음악을 듣는 방법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오래 전, 아날로그의 향수를 지니고 있는 비닐 디스크 애호가들과 아직도 CD를 사는 음악 애호가들이 건재하지만 이들은 소수로 남아 있다.
그리고 카세트 테이프로 음악을 듣는 이들은 오래된 차의 망가지지 않은 카세트 플레이어를 아직도 쓰는 사람들이라 생각해도 틀리지 않다고 본다.
이제 음악 감상 환경은 패키지 미디어인 비닐 디스크, 카세트 테이프, CD로 음악을 듣는 시대가 지나고 음원으로 전환된 파일을 재생하는 디지털 플레이어를 통해 음악을 즐기는 패턴으로 바뀌고 있다.

이것이 가능해진 까닭은 CD를 개발한 소니와 필립스의 의도와는 달리 암호화되지 않은 음원이 리핑이란 방법으로 간단히 파일로 전환되어 무한 복제가 가능하게 된 상황에 있다.
또한 소니가 강력한 카피 프로텍션을 걸어놓은 SACD의 경우 해킹에 가까운 방법으로 리핑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CD 품질을 넘어선 DSD 음원 파일이 공유되고 있는 단계에 이르렀고, 아날로그 신호를 담은 비닐 디스크 역시 리핑을 통해 오리지널 레코딩 수준의 24bit 96kHz 또는 192kHz 수준의 고해상도 음원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전통적인 오디오파일뿐만 아니라 PC로 소박한 니어필드 리스닝을 즐겨온 컴퓨터 사용자들을 NAS, PC를 활용한 디지털 트랜스포트, 뮤직 서버에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
PC는 CD플레이어와는 달리 매우 유연성과 확장성을 가진 트랜스포트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발견되었다.
16bit, 44.1kHz의 레드북 규격을 넘어서, 푸바, 제이리버, 오디르바나, 아마라 등의 소프트웨어를 통해 자유롭게 고음질 음원의 재생이 가능하고 PC에 적절한 수준의 DAC를 붙여주면 CD 플레이어로 듣는 것보다 훨씬 나은 음질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생각을 많은 컴퓨터 오디오 사용자나 얼리버드 오디오파일들이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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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팅은 직관적이라 어려움이 없다. 테스트 내내 오디오 기기임을 상기하기 위해 레벨 미터를 설정하여 사용하였다.] 

 
 

그렇지만 이러한 생각은 환상에 가까운 것으로 판명되기 시작하였다.
컴퓨터를 활용한 PC-Fi의 초기에는 파이어와이어를 사용하는 맥을 제외하고는 PC와 DAC의 연결은 USB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데, 이는 오디오 신호의 전송방식이 아닌 데이터의 전송 규격이라 실시간 음원 전송에 있어 에러 보정 및 데이터 손실에 대한 대비가 전혀 없는 방식이었던 것이라 하이파이 업계 관계자들을 난감케 하였다.
그리고 스위칭 파워 서플라이의 조악한 전원, 무빙 파츠인 HDD, ODD, 각종 팬의 진동과 소음은 오디오 기기와는 어울리지 않는 극악의 하드웨어 구성일 수 밖에 없다.
또한 PC의 OS인 윈도우의 경우 음악을 재생하는 트랜스포트로는 부적합한 매우 방만한 몸집을 갖고 있고 조악한 사운드 카드 드라이버는 전통적인 오디오 기기와 극복하기 힘든 음질의 차이를 드러냈던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은 웨이브렝스 오디오의 고든 랭킨이 개발한 비동기 (asynchronous)전송 방식으로도 완전히 극복이 되지 못했다.
그런 이유로 오디오 업계에서는 PC를 대체할 뮤직 서버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을 하게 되었고 올리브 뮤직서버, 로지텍 스퀴즈박스 같은 IT 업계에서 출시한 제품들이 선보이기 시작한다.
이러한 움직임은 컴퓨터 오디오의 강국이라 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환경에 매우 친숙했기 때문에 상당히 높은 수준을 가진 뮤직 서버 제조사들이 떠오르는데, 반오디오, SOtM, 오렌더가 그 대표주자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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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렌더 N10의 실력은 출중한 디지털 출력단에 있다.]

 

이들 중 오렌더는 컴퓨터 하드웨어와 가장 구별되는 컨셉으로 엔지니어링을 추구하고 있다.
오렌더의 기기가 컴퓨터와 유사한 요소로는 HDD, SDD를 사용한 다는 점과 리눅스 OS를 모디파이한 정도라 할 수 있으며 오렌더의 레퍼런스 모델이랄 할 수 있는 N10에 이르면 PC와 유사점을 거의 찾기 힘들 정도로 오디오 기기화 되어있다.
하위 모델인 N100 시리즈와는 달리, USB 연결단 외에 AES/EBU(디지털 밸러스), 동축 2개(1개는 BNC), 옵티컬 출력 단자를 제공하여 유저 환경에 유연성을 제공하는 데, 단지 구색에 맞춘 정도가 아닌 하이파이 오디오 그레이드에 대응하는 수준으로 설계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은 N10을 대여하여 청음을 진행하면서 얻은 결론으로 USB단에는 코드 컴퍼니의 Signature Tuned ARAY USB (영국 리테일가 400파운드), 동축단에는 Prodac VER3 (2011년 기준 70파운드)를 연결하여 교차 테스트를 진행하였다.
코드 컴퍼니에서 새로운 지오메트리가 적용된 USB 케이블과 기존 방식으로 제조된 6배 가량 싼 동축 케이블의 청음 결과 오히려 동축단이 더 훌륭한 느낌을 처음 받았을 때, 무엇인가 잘못되지 않았나 생각했으나 수 차례, 같은 곡을 AB 테스트로 청음 하였을 때 시종일관 바뀌지 않았다.
그러한 이유로 대부분의 청음은 동축단 출력으로 진행하였고, DSD 음원 역시 USB를 제외한 디지털 출력에서 변환 출력(176.4, 88.2kHz를 선택할 수 있다.)이 가능하므로 굳이 USB단의 출력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것은 청감상 개인적인 느낌으로 절대적인 판단은 금물)

또한 오렌더의 독창적인 엔지니어링의 위력은 디스크 캐싱으로 확인 할 수 있다.
내장 HDD 또는 USB 외장 HDD, NAS의 음원 데이터는 모두 240GB의 SDD에 옮겨진다.
N10의 스핀들 모터가 들어간 무빙 파츠는 2개의 HDD가 유일하지만 작동시 생기는 소음을 거의 듣기 힘들고 또한 SDD로 옮겨진 음원 데이터는 디지털 지터를 무력화 할 만큼 정숙하고 단정하게 처리되어 들려준다.
역으로 생각해보면 CD의 탄생과 함께 생명력을 유지한 CD 플레이어가 디지털 지터를 잡기 위해 하이파이 제조사들이 얼마나 지난한 노력을 해왔는지 생각해보면 범용 목적으로 만들어진 컴퓨터가 뮤직 플레이어의 지위를 획득한다는 것이 쉽게 납득하기 힘든 사실이란 것이다.
최소 3개에서 많으면 10개가 넘는 스핀들 모터가 투입된 PC에서 정숙성을 따지고, 지터 문제를 거론한다는 것은 넌센스라 할 수 있으며, 만약 무소음 PC를 만들기 위해 커스터마이징 작업을 한다면 그것은 PC의 가격을 비현실적으로 상승케 하는 일이 될 것이다.

그리고 오렌더 N10을 가장 오디오 기기답게 하는 것은 전원부와 튼튼한 샤시의 설계에 있다.
스테레오파일의 기사를 통해 공개된 내부를 살펴보면 9V-25VA 용량의 토로이달 트랜스포머가 3개가 투입되어 있는데, 각각 디지털 출력부, HDD와 SDD를 구동하는 메인보드와 디스플레이 및 DSP를 담당하는 부위로 나뉘어 전원을 공급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하나의 큰 트랜스포머를 쓰지 않은 이유이며, 디지털 오디오에도 순도 높은 전원 공급이 가져다 주는 이득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오렌더 N10은 상당히 두터운 알루미늄 패널로 케이스를 구성하여 방열 및 외부 진동으로부터 음향적인 격리를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가 디지털 뮤직서버로는 이례적인 12kg 이상의 무게를 갖게 되었다.
또한 디지털 지터에 대응하기 위해 OCXO (Oven Controlled Crystal Oscillator)를 투입하여 온도 상승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마스터 클록의 변화에 대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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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초 설치 또는 설치 환경이 바뀌어 IP 가 달라질 경우 스마트 패드와 싱크로 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리고 이러한 하드웨어의 장점을 고스란히 구현하는 소프트웨어의 뒷받침이야 말로 오렌더 기기를 빛나게 하는 장점 중 하나이다.
오렌더는 UPNP, DLNA의 규격을 따르지 않고 독자적인 알고리즘으로 음원 데이터에 접근한다.
기기를 처음 연결하거나 IP 주소가 바뀌는 설치 환경의 변화가 있을 경우 기기와 리모트 앱 (AMM, Aurender Media Manager)과의 싱크로 작업이 수반된다.
기기를 오디오랙에 설치 후, 전원을 켜면 전면 패널에 PASSCORD를 나타내는 6자리의 숫자가 표시되며 이를 앱의 설정란에 입력하면 그 이후로 네트워크 연결 설정을 다시 하는 수고는 하지 않아도 된다.
앱의 설정을 통해 모든 동작을 컨트롤 할 수 있고, 파일 전송을 위해 PC에서 삼바 서버를 사용할 수 있도록 IP 주소를 넣는 것 외에는 모든 조작은 직관적으로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를 설계하였다.
이는 업계 관계자를 통해 네트워크 스트리밍이 시작된 초기에 홈 네트워크 체인 안에 있는 기기의 IP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연결을 하지 못해 기기가 고스란히 샵으로 돌아왔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를 상기해보면 상전벽해 같은 일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연배가 지긋하여 네트워크 환경에 지식이 부족한 오디오파일의 경우라도 오렌더 기기가 들어가면 설정에 대한 문의가 거의 없이 사용이 가능하더란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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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더 N10의 테스트 환경과 청음

Source: 오렌더 N10 (Chord Prodac ver3, Signiture Tuned Aray USB, JPS Digital AC-X, AIM NAC)
Audionet DNC (Audience AU24 SE, Cardas Clear Network, PAD Musaeus)
Pre Amp: Audionet Pre1 G3 (Kimber KS1016, Wireworld Aurora7), EPX (Wireworld Electra 7)
Power Amp: Audionet Amp1 V2 (Wireworld Silver Electra)
Speaker: Magico S3 (Cardas Clear Reflection)
Power Supply: Shunyata Talos (Zitron Sigma HC)
Network: Netgear GS108E, Sinology, Seagate N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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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불새, 뉴욕 필하모닉, 피에르 불레즈]

불행의 원천이었던 마법왕 카츠체이가 죽고 나서 새로운 여명이 밝아오는 정경을 표현한 현악과 목관 파트에 이어 억압에서 벗어나 새로운 생명을 누리는 환희를 그린 피날레의 팡파레는 금관의 화려한 색채감이 스피커의 존재감을 잊어버리게 할 정도로 광활하게 펼쳐진다.
현대 음악의 기수였던 불레즈의 에스프리가 스트라빈스키와 만나면 역동적인 리듬과 유려한 완급조절의 능숙함이 느껴지며, 눈을 감고 있으면 홀로그래픽한 무대 위에서 춤을 추는 무용수의 힘찬 몸짓이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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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톤 브루크너, 교향곡 8번, 슈타츠카펠레 드레스덴, 오이겐 요훔]

오스트로 저먼계 지휘자 중 브루크너의 해석자로 이름 높은 요훔이 분단국가 시대의 동독 오케스트라인 슈타츠카펠레 드레스덴과 앙상블을 이룬 브루크너 사이클은 그리 인기가 높지는 않다.
그러나 세계 최고(最古)이자 최고(最高)수준의 하모니를 지켜온 슈타츠카펠레 드레스덴의 빛나는 금관의 향연에 더한 깊이 있는 잔향은 여타 브루크너 사이클 중 세손가락 안에 꼽고 싶다.
교향곡 8번은 말년의 브루크너가 모든 작곡 기법과 에너지를 쏟아 부어 만든 역작이라 할 수 있다.
1악장의 코다 부에서 모든 관악기 주자들이 음량의 제한의 족쇄를 풀고 금빛 찬란한 음향을 선사할 때, 함께 실리는 에너지를 어떻게 표현할 지는 오디오 기기가 풀기 힘든 숙제가 아닐 수 없다.
이것은 스피커나 파워 앰프로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모든 구성 요소의 시너지 효과가 발휘될 때 가능한 것이라 생각된다.
특히 소스 기기에서 풀어내는 정보량과 질감의 차이가 음악을 음악답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는 경우를 경험할 경우 더욱 더 크게 느껴 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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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하르트 바그너, 신들의 황혼 중 지그프리트의 장송 행진곡, 빈 필하모니커, 게오르그 솔티]

나흘에 걸쳐 16시간의 연주시간을 갖는 바그너의 링 사이클의 대미를 장식하는 신들의 황혼은 북유럽 신화의 라그나로크를 뜻한다.
신들의 전당인 발할라가 불 타오르면서 신들이 멸망하는 종말론적인 세계관이 반영된 신화에서 바그너는 거대한 서사를 펼쳐낸다.
반지 사이클의 주인공이자 반신(半神)의 영웅인 지그프리트가 간교한 하겐에 의해 죽임을 당하고 나서 시작하는 장송 행진곡은 비통한 느낌을 표현하는 콘트라 베이스와 첼로의 음산한 음향에 이어 강력한 총주가 전개된다.
금관악기 주자의 텅잉의 강약 조절에 의해 음향의 파도가 휘몰아 칠 때, 솔티경은 지휘대에서 두발을 운동선수처럼 벌리고 두 팔을 허공에 휘저으며 온 몸을 격렬하게 움직인다.
이 음악이 가진 폭발적인 힘은 마치 이렇게 표현하여만 한다는 몸짓으로 오케스트라를 이끌어 갈 때 빈 필하모니커의 이지적인 금관악기 주자들은 가슴을 뜨겁지만 피스톤을 누르는 손동작은 흐트러짐 없이 정연하게 움직인다.
오디오 기기에서 이 격렬한 다이나믹스를 어떻게 표현하는 지를 들어보면 그 기기의 실력이 드러나게 되는데 뛰어난 오디오는 디지털인지 아날로그의 느낌이 나는지를 구별하는 것이 무의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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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하르트 시트라우스, 알프스 교향곡, 샌 프란시스코 필 하모니, 헤르베르트 볼룸스테트]

허약한 몸을 가진 시트라우스가 10대 초반에 알프스의 한 봉우리로 산행을 갔다가 겪은 고초를 마음속 깊이 간직하고 있다가 작곡가로 원숙의 경지에 이른 50대에 완성한 알프스 교향곡은 거대한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거대한 캔버스에 오케스트라의 총천연색 음향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밤에서 시작하여 날이 밝아오고 가벼운 마음으로 산행을 시작하여 물안개에 이끌려 길을 잘못 들고 빙하에 미끄러움에 겁을 먹기도 하다가 정상에 올라 사방 모두를 아우르는 장관에 감격한다.
산을 내려오면서 점점 짧아져가는 해를 보면서 서두르다가 번개와 천둥, 격렬한 폭풍을 만나 변화무쌍한 알프스의 날씨를 온몸으로 겪은 하루를 떠올리며 고요한 밤을 맞는 이야기가 음악에 녹아있다.
9대의 호른이 투입되어 거대해진 오케스트라의 규모에 더해 풍음기, 뇌음기, 파이프 오르간이 음향에서 시각적인 이미지를 끌어내기 위해 사용된 알프스 교향곡은 오디오의 자원을 고갈시키는 음악이라 할 수 있다.
그러한 알프스 교향곡의 백미는 다시 돌아오는 밤에 있다.
한없이 내려가는 셈여림의 호른의 음향은 금관악기 주자의 숨을 조절하는 텅잉이 몹시도 힘든 프레이즈로 구성되어있다.
오디오 기기로 이 부분의 느낌을 온전히 표현할 수 있다면 정상급 기기로 평가해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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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riah Heep, 3집 “Look at Yourself” 중 “July Morning”]

유라이어 힙은 찰스 디킨스의 작품 “데이비드 커퍼필드”에 나오는 신물나고 혐오스런 아첨꾼으로 밴드 네임을 무슨 이유로 소설 속의 악역으로 정했는지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비틀즈와 롤링 스톤즈로 대표되는 브리티쉬 인베이젼의 시기에 대중성 못지않게 예술성을 확보한 밴드 중 적지 않은 비중을 가진 유라이어 힙은 헤비한 사운드에 프로그레시브한 음향을 녹여내는 실력을 가진 정상급 밴드였다.
딥 퍼플의 존 로드와 더불어 파워 키보드의 대표 주자인 켄 헨슬리의 해먼드 오르간과 믹 박스의 리버브가 걸린 기타 음향, 록 보컬리스트로는 오페라틱한 창법을 구사하면서 샤우팅 뿐만 아니라 읊조림에도 능한 데이빗 바이런의 포메이션은 유라이어 힙만의 고유한 컬러를 록 매니아에게 선사해주었다.
“July Morning”은 46년이 흐른 지금에도 전혀 부식되지 않은 에센스를 갖고 있다.
켄 헨슬리의 청명한 키보드를 시작으로 믹 박스의 울림이 큰 기타와 함께 베이스와 드럼이 합류하고 이어서 베이스 솔로가 나오는 1분20초간의 전주는 상업성에 굴하지 않은 이들의 의지가 담겨있다.
또한 3분 50초에 이르는 후주에는 메인 주제가 지속적으로 변주되면서 만프레드 만의 무그 신세사이저 음향이 합류하여 록 음악이 다가설 수 있는 최대의 작품성을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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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10에서는 컴퓨터의 흔적을 찾기 힘들다] 

 

위의 곡 외에도 많은 곡들을 들어보면서 느낀 오렌더 N10은 컴퓨터 기반의 뮤직 서버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 당당한 오디오 기기로 인식되었다.
N10의 내장 HDD를 포함하여 NAS의 음원을 끌어오는 클라이언트로도 전혀 손색이 없었고, 타이달로 대표되는 네트워크 스트리밍의 편의성과 음질 모두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평가할 수 있었다.
자신만의 라이브러리를 구성하였다면 홈 네트워크를 통한 스트리밍을 이용하면 되고, 확보한 음원이 적다면 타이달 같은 네트워크 스트리밍을 사용하면 된다.
N10의 타이틀은 뮤직 서버이지만 패키지 미디어가 저물어가는 시대에 CD 플레이어를 대체할 실질적인 디지털 트랜스포트의 역할을 오렌더가 욕심 내고 있지 않나 생각해본다.
컴퓨터 기반의 소스인 노트북, 맥미니, 스퀴즈박스, 알릭스 같은 기기를 사용하면서 이런 저런 모디파이를 시도하여 보아도 해결되지 않는 미진한 부분에 대한 갈망은 결국 오디오적인 기기가 아닌 컴퓨터에 기대한 오디오적인 속성이었다고 생각한다.
며칠간의 청음을 통해 기기의 구성이 하이엔드의 초입이 다가선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면 디지털 트랜스포트로 오렌더 N10을 진지하게 고려해볼 만하다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원문

http://blog.naver.com/moto996/220997474379

 

댓글목록
(1)
  • proto

    17-05-17 04:51

    오...기기의 하드웨어적 사진뿐 아니라. 실제 연결했을때 소프트가 어떻게 자켓사진을 보여주고, 화일명을 어떤 길이로 어떤 배치로 보여주는지. 연결했을때 어떻게 편리하게 알아서 로딩하는지도 보여주는 좋은 리뷰네요. 스마트폰을 리뷰할때 화면크기랑 해상도랑 CPU속도랑 버튼배치 보여주고 끝나면 황당하고. 그보다는 앱이나 PC연결시 무슨 화면이 뜨는지를 보여줘야 진정한 리뷰인것처럼. 오렌더 같은 기기는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의 설명. 잡스가 아이폰이라는걸 만들고 아이폰을 usb로 pc에 구멍꽂았을때 아이폰이 뭔짓을 해야하고 무슨 프로그램이 떠야하고, 무슨 데이타를 동기화해야하는지 이세상에 없던 것을 고민해야 했던 것처럼. 오렌더를 비롯한 pc-fi 기기들은 그런 없던 것을 규정해 나가야 하는 제품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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