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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악 Response D20R 청음기

By moto date 16-05-10 01:32 2 3,244 추천수 0 비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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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성이 돋보이는 조합 Naim NAC-N272, NAP-250DR + ProAc D20R 청음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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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본 버전과 기존의 돔 트위터 버전이 나란히 전시되어 있다>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으로 상징되는 산업혁명은 영국을 선진 공업국이자 세계의 공장으로 이끌었고 제국주의의 거대한 동력이 되어 해가지지 않는 제국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세계 1~2차 대전의 승리자였던 영국의 힘은 거기까지가 한계였고 서서히 지는 해를 바라보며 쇠락해가는 국가가 되었다.
오히려, 전후 패전국인 독일과 일본이 산업계 전반에 걸쳐 고성장을 이루었던데 반해 영국은 이들의 산업 성장률 쫓아가지 못하고 뒤떨어진 국가가 되었다.
그러한 사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것이 자동차 산업이다.
영국이 자랑하는 초호화 브랜드인 롤스 로이스나 벤틀리는 독일의 자본과 기술에 의해 유지되고 있고 랜드로버와 재규어는 인도의 타타 그룹 산하에 있다.

자동차 산업의 여명기에 영국은 마차를 만들던 관습을 유지한 백야드 빌더(뒷마당 제조업자) 형태의 수 많은 코치 빌더가 있었다.
코치 빌더란 엔진과 동력 전달장치 및 구동장치가 제외된 오직 자동차의 캐빈(자동차의 외부 바디)만 만드는 전통적인 매뉴팩추어링(가내 수공업) 업체라 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헨리 포드가 컨베어 시스템을 통한 대량 생산과 표준화에 따른 가격 경쟁력으로 급성장하고 자동차의 발상지인 독일과 자동차 시장을 확대한 프랑스에서 이를 받아들이기 시작할 때 영국의 자동차 산업은 코치 빌딩의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당연히 가격 경쟁력과 내구성, 유지 보수의 조악함을 벗어나지 못한 영국의 자동차 업체는 성장동력을 잃고 서서히 몰락해갔다.

영국의 산업 경쟁력이 비교우위를 점하는 분야가 점점 사라지는 가운데에서도 우뚝 솟은 분야가 바로 오디오 산업이다.
자동차 산업의 종말을 고하게 한 백야드 빌더 형태의 제조 방식은 대량 생산에 어울리지 않는 오디오 산업에는 장애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았으며, 1970년대 초반을 기점으로 가전과는 거리를 두기 시작한 하이파이 업계에서는 불특정 다수가 아닌 음악을 보다 생생하게 듣기를 원하는 오디오파일을 대상으로 한 제한된 마케팅이 시작되었다.
또한 영국은 세계 도처에 산재한 영연방 국가와 영어권 국가에 영향력을 미치는 문화 권력이라 할 BBC와 문화 자본이라 할 EMI 같은 음반사들이 있어 오디오 산업이 발전하기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었다.
영국의 오디오 산업은 BBC에 모니터링용으로 납품하는 업체로 선정이 되는 것만으로도 마케팅 수단이 되었고 여러 유수의 스피커 업체가 부흥하는 시기를 맞이한다.
BBC 스튜디오에 채택될 모니터링 스피커의 요체는 무엇보다 먼저 사람의 목소리 대역이라 할 수 있는 약 60Hz~1800Hz 까지의 대역을 효과적이면서 윤곽을 흩트리지 않은 소리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사람의 이론적인 가청 영역 대는 20Hz~20000Hz 지만 10대 이후로는 고음역부터 서서히 듣지 못하게 되며 사람이 내는 목소리 영역대의 주파수를 가장 잘 듣고 위화감을 느끼지 않는다.
BBC 모니터링 스피커는 바로 아나운서의 멘트나 성악곡들을 가장 정감 있게 재생하는 스피커로 자리잡는다.
그래서 브리티쉬 사운드의 대표군이라 할 수 있는 로하스로 불리는 로저스, 하베스, 스펜더가 명성을 얻게 되며 영국 스피커 제조업체는 대개 BBC 스피커로 채택되는 수순을 거쳐 이를 기반으로 세계시장에 진입하게 된다.

그렇다고 해도 영국의 스피커를 모두 BBC 모니터링 스피커로 규정하는 것은 단순한 생각에 지나지 않으며 전통적인 제조방식을 고수하는가, 신소재 및 새로운 방식의 기술에 적응적인가에 따라 세 부류로 나누어 볼 수 있다고 생각된다

첫 번째는 전통적인 나무소재의 캐비닛을 궤짝 형으로 제작하며 대부분 유닛을 스스로 만들지 않으며 크로스오버의 대역대별로 절묘한 튜닝을 통해 소리를 만들어가는 로하스로 대표되는 로저스, 하베스, 스펜더 및 스피커 역사에 있어 유구한 전통을 지닌 탄노이로 분류할 수 있을 것 같다.

두 번째는 유닛 전문 제조업체의 드라이브 유닛을 특주화하여 유닛의 고유 특성을 부여하며 나무 소재를 드러내는 우드 베니어나 HDF 캐비닛을 사용하면서 내부 인클로져의 음향적 특성을 절묘하게 튜닝하는 프로악, PMC,, ATC 같은 업체로 분류할 수 있다고 본다.

세 번째는 신소재와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채택하며 스피커 유닛 및 캐비닛을 비롯한 대부분의 부품을 자신들의 생산설비를 통해 일관생산방식을 택한 윌슨 베네시, B&W KEF를 들 수 있다  

브리티쉬 사운드라 분류하는 속에서도 다양성이 혼재하고 있고 서로 다른 지향점을 찾아 나아가고 있다
이번 시연회를 통해 접한 프로악은 에어로스미스의 스티븐 타일러(Steven Tyler)와 비슷한 이름을 가진 스튜어트 타일러(Stewart Tyler)의 원맨 컴퍼니 같은 제조업체라 할 수 있다.
70년대 초반부터 스피커를 제작한 스튜어트 타일러는 1979년에 ProAc (Professional Acoustics의 약자로 보인다.)의 회사명을 만들어 본격적으로 브리티쉬 사운드에 프로악이란 브랜드를 각인시키기 시작한다.
창업자이면서 최고 엔지니어와 최고경영자(CEO)를 겸하는 스튜어트 타일러는 자신의 역할을 고수하여 현재에도 홀로 스피커의 전체적인 아웃라인을 제시하며 스피커 캐비닛의 용적과 형태, 스피커 유닛의 레이아웃, 크로스오버의 특성 등 스피커 제조의 전분야에 걸쳐 모든 것을 결정한다.
프로악이 곧 스튜워트 타일러인 것이다.

프로악의 외형적인 특징은 천연 우드 베니어를 가구 수준이상으로 가공하며 캐비닛의 하단에 플린트(받침대)를 추가하여 단단하게 지지 점을 만들고 플린트와 캐비닛을 연결하는 지주를 두어 저음 포트를 캐비닛 하단부에 설치한 것이다.
또한 실크돔의 트위터와 카본 파이버 소재의 미드 우퍼를 채택하고 크로스오버의 튜닝을 통해 스피커의 캐비닛 크기를 상회하는 저음역대를 실현하는 주파수 특성대역(frequency response)을 특징으로 한다.
지난 네임 NAC-N272, NAP-250DR 과 프로악 D48의 청음회 (지난 청음회 기사:http://blog.naver.com/moto996/220507024464) 를 통해 느겨졌던 프로악의 사운드는 BBC 모니터 스피커와는 차별화한 소리를 들려주며 보컬 대역을 넘어 규모가 큰 관현악에 있어서도 스테이지의 크기가 자연스럽게 펼쳐지면서 각 악기들의 소리가 생생하고 (live) 세밀하게(detail)하게 표현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함과 함께 날리지 않고 차분한 소리를 내어 음악을 듣는데 있어 분석적으로 몰입하지 않도록 하여 스트레스를 야기하지 않는 소리를 들려준다.
이를 한마디로 줄인다면 음악의 감흥을 잘 들려주는 기기라고 할 수 있다.
네임과 프로악의 조합은 수입사가 같기 때문에 많이 추천되기도 하지만 이 둘이 합쳐지면 요즘 연예계 기사에 많이 쓰이는 케미란 말처럼 특유의 화학작용을 일으켜 정서적으로 감응하게 하는 매력이 있다.
그런 이유로 하이파이 세계에서 매칭의 실패 확률이 낮은 조합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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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본 트위터와 미드 우퍼의 아크릴 페이즈 플러그는 D20R의 사운드를 규정하는 요소이다>

이번 시연회는 네임 기기는 같고 스피커만 D20R로 바뀌어 시연되었다.
신형 D20R은 실크 돔과 함께 생산되는 리본 트위터 버전이며 기존의 카본 파이버 소재의 미드 우퍼에서 글래스 파이어 소재의 우퍼로 바뀌었고 유리알처럼 보이는 아크릴 소재의 페이즈 플러그가 더스트 커버를 대신하여 붙어 있다.
이는 스튜워트 타일러의 의도를 짐작케 하는 포메이션인데 기존의 돔형 트위터에서 갖기 힘들었던 입체적인 음장감이라든지 스윗 스팟의 확장, 고음역대의 확대를 리본 트위터의 채용을 통해 얻고, 미드 우퍼 유닛은 페이즈 플러그를 붙여 중역대의 펼쳐짐을 흐트러뜨리지 않는 것을 목표한 것이라 생각된다 
즉 중고역이 더욱 듣기 좋도록 크로스오버 튜닝이 가해졌고 과한 저역은 조금 억제된 성격을 가진 스피커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시연회에서 들었던 음악들 중 랜덤하게 기억하기로는 몇곡의 보컬에서 D20R의 성격이 돋보였다고 생각한다.
 존 레논의 이매진(Imagine)을 리메이크한 중성적이고 허스키한 여성 재즈 보컬은 자칫 끈적거림을 느끼게 하는 느끼한 목소리에 약간의 청아함을 섞은 듯한 소리를 들려주었고, 모든 것을 내려놓은 듯한 허무가 서린 전인권의 노래는 노랫말과는 달리 행진할 거란 결의보다는 오히려 기가 빨리는 듯한 느낌을 받아 축 늘어진 소리로 들릴 때가 흔한데 D20R을 통해서는 조금은 절제된 감흥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U2“With or Without You”는 개인적으로 들었던 어떤 시스템 보다 감흥을 자극하는 소리로 다가와 자연스레 가사를 알고 있는 프레이즈를 따라 부르게 하여 음악을 즐기도록 이끌고 있다.
U2 사운드의 특징은 기타 솔로를 포기하고 오로지 곡의 악상을 리드해가는 엣지의 깡글거리는 일렉트릭 기타음과 북아일랜드의 절망스런 정치적인 환경을 노랫말 속에 깃들인 보노의 툭툭 내지르는 보컬에 있다.
브리티쉬 록의 최정점에 이른 로버트 플랜트나 이언 길런의 샤우팅과는 거리가 멀고 프레드 머큐리의 드라마틱한 보컬이나 갤러거 형제의 악동스런 소리와도 다른 보노의 보컬 파트는 리버브가 강하게 걸린 상태로 녹음이 된 경우가 많고 우수와 분노가 깃든 보노의 목소리와 엣지의 딜레이 주법은 만들어 내는 소리는 잡음이 낀 카 오디오나 192kbps 수준의 mp3로 들어보면 신경질적인 소리로 들릴 때가 있다.
그리고 바하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처럼 바로크 풍의 소편성 관현악이나 피아노 소나타나 현악4중주 같은 실내악도 D20R의 매력을 잘 느낄 수 있는 장르라 할 수 있겠다.

가장 만족스런 음악감상에 이르면 알고 있는 프레이즈나 노래를 읊조리게 만드는 매력을 느끼게 하는 것으로 볼 때 네임 기기와 프로악 D20R의 조합은 과장되지 않은 음악성을 느낄 수 있는 조합임을 다시 한번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댓글목록
(2)
  • 나는나

    16-05-10 15:16

    의외로 좋았나 보네요. 표현이나 비유들을 보고 금방 이해가 됩니다.
  • 쥬도

    16-05-10 16:31

    글을 참 잘 쓰시네요. 저는 따라하지도 못하겠습니다. 거의 리뷰어 수준에 임박하셨네요.
    프로악 리본 트위터 버전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다시피 한데 좋은 길잡이가 될 듯 합니다.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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