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공관 앰프는 만병 통치약이 아닙니다.
많은 분들께서 진공관 앰프에 대한 과도한 환상감을 가지고 있고, 또 다른 많은 분들께서 진공관 앰프를 추천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진공관 앰프라고 해서 모든 오디오 마니아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제우스 신의 번개창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실상 진공관 앰프는 장점이 많은 앰프라기 보다는 잘 만들어진 진공관 앰프의 경우 TR앰프에서 어지간해서는 가지지 못하는 장점은 한두가지 가지고 있을 뿐, 오히려 전체적으로는 단점이 더 많은 앰프가 바로 진공관 앰프입니다.

그런데 종종 소비자분들이나 일반 유저분들 사이에서 진공관 앰프가 마치 먹기는 다소 불편하지만 먹기만 하면 모든 병을 치료하는 몇십년산 산삼이라도 되는 것처럼 오해하시는 분들이 많더군요.

진정한 오디오 마니아들은 제품이 좋다고 해서 무조건 매칭하거나 구입하지 않습니다.
의사나 약사가 환자의 증상에 따라 적절한 약을 제조하고 치료하듯이 현재의 시스템이 어떤 문제가 있는지에 대해서 정확하게 파악하고 나서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주변기기를 매칭하는 것이 정석입니다.
그러나 사실상 그러한 능력이 아직 되지 못하거나 아직까지는 제품간의 매칭력 같은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의 경우는 자신의 시스템이 앓고 있는 증상이 뭔지도 모르고 무조건 좋다는 약이 있다면 무조건 맥이고 보는….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집에 애가 아프다고 하는데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는 파악하지 못하고 좋다는 약은 무조건 맥이고 보는 그런 현상이라는 것이죠.

사실상, 좋아지기 보다는 더욱 안 좋아지고 돈만 쓰게 되는 상황이 더 많습니다.

흔히들 앰프 매칭에 대해서 여기저기를 통해 조언을 구하다보면 막연하게 진공관 앰프와 매칭을 하라는 글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이렇게 진공관 앰프를 많이 추천하는 이유는 제대로 매칭만 되면 그만큼 만족도가 높기 때문이고, TR앰프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요소들을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실상, 오디오에 대해 매칭법이나 튜닝 능력이 없는 유저들이 진공관 앰프를 이용해 만족스러운 소리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리고 그 진공관 앰프를 통해 상당한 만족감을 누렸던 이들의 경우는 유독 진공관 앰프에 잘 맞는 매니아들이라는 것도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은 과거와 다르게 음악의 장르도 다양해지고, 오디오 매니아들이 클래식이나 재즈 등을 많이 듣던 과거와는 달리 오디오를 통해 감상하는 장르도 많이 현대화되고 추구하는 음색도 굉장히 다양해진 상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막연하게 오디오에 있어서 진공관 앰프는 무조건 한번쯤 경험해 볼만하고, 진공관 앰프는 무조건 TR앰프보다 음악성이 좋다는 말만 믿고 진공관 앰프에 너무 큰 기대를 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생각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진공관 앰프는 제작도 까다로울 뿐만 아니라 사용하기 불편하다는 점 때문에라도 최근은 그 수요가 많이 줄었지만, 누가 뭐래도 가장 큰 이유는 최근에 들어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음색이나 성능 자체가 전통적인 스타일에서 현대화된 스타일로 많이 바뀌어 가고 있기 때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만큼 수요가 줄어들다보니 TR앰프에 비해 제작량 자체가 줄어들게 되고 그만큼 제작 원가와 소비자 가격이 올라가게 되기 때문에 그만큼 수요가 줄어들기도 합니다.

분명, 진공관 앰프는 적절하게 잘 매칭을 할 때는 TR앰프에서 쉽게 만들어 내기 힘든 감미로움과 진한 음색의 사운드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즐기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복잡한 과정과 함정들을 거쳐야 합니다.

일단 첫째로 오디오 유저들이 자각해야 될 것은,
정석의 매칭이라고 해서 나한테도 무조건 좋으란 법은 전혀 없습니다.
그 정석의 매칭이라는 것은 내가 좋아서 정석이 매칭이 아니라 사실상 남들이 좋아서 만들어 놓은 정석의 매칭입니다.
한마디로 남들이 좋다는 이성, 음식, 디자인등이 나한테도 좋으란 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어떤 스피커에는 진공관이 정석이라는 말이 있다 하더라도 그 정석이 남한테는 좋겠지만, 한하게 대중적이면서도 오디오적인 사운드에 관심이 있는 나에게는 전혀 쓸모없고 이해하기 힘든 사운드로 들릴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많은 오디오 매니아들과 많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통계를 내보면, 전형적인 진공관 앰프(유명한 진공관 앰프)의 사운드를 왜 좋은지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비율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둘째!!
진공관 앰프를 사용하고 싶은데, 당신이 구입한 진공관 앰프는 무늬만 진공관 앰프일 확률이 높다는 것입니다.

꿩 대신 닭이란 말이 있는데, 왜 똑 같은 짓을 하면서 꿩을 못 먹을 망정 닭을 먹느냔 말입니다.
그래놓고 어디가서 닭을 먹었다고 솔직하게 이야기 하면 모르는데, 개나 고동이나 다 먹는 어정쩡한 닭을 먹어놓고 다른데 가서는 꿩을 먹은 것처럼 혼자 최면에 빠지는 경우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진짜로 꿩을 제대로 먹어본 사람이 보기에 얼마나 황당하겠습니까?

앰프에 진공관 달려있다고 다 같은 진공관 앰프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나이키가 좋다고 했는데, 돈 없다고 나이스 사서 별 차이 없으면 나이스라도 좋다고 웃고,
푸마가 좋다고 했는는데, 생긴것 별 차이 없다고 요마 사서 좋다고 하면 서로가 안타깝다는 것입니다.

유명 브랜드에서 제품 하나를 히트시키면 중국의 이름 모를 공장들에서는 그 제품 디자인만 카피해서 만들기 바쁩니다.
오디오도 똑같습니다.
진공관 앰프에 대한 환상감이 여전히 득세를 하다보니 전통과 튜닝능력이 안되는 업체들에서 모양만 진공관 앰프인 제품들을 많이 만들어 놓기도 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런 제품들이 모두 가격대비 성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나름 나쁘지 않은 성능을 발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진공관 앰프의 사운드를 들어보기 위해 진공관 앰프를 알아보는 것이었는데, 브랜드가 대단히 유명한 것도 아니고, 특별히 TR앰프와 차별화된 음악성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닌 그저그런 진공관 앰프를 사는 것보다는 좀 더 충실하고 믿음직한 TR앰프를 사용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진공관 앰프로 궁극의 사운드를 만들고, 좋은 매칭을 만들어서 만족한다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 않습니다.
특히, 오디오를 시작한지 얼마 안된 분들은 더욱이 그렇습니다.

종종 진공관 앰프를 찾는다는 분들을 보면, 정말로 진공관 앰프다운 남다른 음악성을 가진 앰프들은 따로 있는데, 꿩 대신 닭이라고 저렴한 진공관 앰프에 과도한 기대감을 가지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다시 한번 언급을 하자면,
진공관 앰프는 10이 있다면 6이나 7을 버리고, 독특한 3이나 4를 챙기는 것이 진공관 앰프입니다.
TR앰프에서 해결해 주지 못하는 10중 5 이상을 확보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 진공관 앰프가 아닙니다.

진공관 앰프가 아니라도 요즘은 참 좋은 앰프들이 많습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국내에 정말로 좋은 중가의 앰프와 CDP들이 많이 소개되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는 진공관 브랜드 중에 자디스와 유니슨리서치를 상당히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러나 그 브랜드의 제품들을 좋아하면서도 비슷한 가격대의 오디오아날로그나 네임, 뮤지컬피델리티, 프라이메어 등의 앰프들이 오히려 범용성이나 전체적인 대중성, 올라운드적인 매칭력 등은 더 낫다고 보는 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