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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듯 모를 듯 그 말들 - 사운드를 표현하는 말, 그 오류와 해석

By Fullrange date 20-05-20 16:51 11 2,122

FULLRANGE COLUMN

알 듯 모를 듯 그 말들

사운드를 표현하는 말, 그 오류와 해석


음을 표현하는 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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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의 ‘열하일기’에는 아홉가지 종류의 물소리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소나무 숲이 내는 통소 소리’, ‘개구리떼가 다투는 소리’, ‘찻물이 보글보글 끓는 소리’, ‘한지에 바람이 우는 소리’ 등 마음의 상태에 따라 서로 다르게 들리는 물소리를 서술하고 있다. 인간의 내면심리에 따라 소리가 다르게 들린다는 사실보다는, 필자는 우선 그 감탄스러울 정도로 섬세한 표현에 주목하게 된다. 필자가 아는 문학작품 중에 소리를 그토록 디테일하게 묘사한 경우가 과연 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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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사람의 오감 중에서 가장 표현하기 어려운 게 청각에 대한 내용이 아닐까 싶다. 보고 맛보고 냄새맡고 만져본 대상에 대해서는 감각의 스펙트럼이 넓기도 하고 교감의 언어들이 발달되어 있는 편이다. 하지만 소리에 대해서는 자신이 들은 내용 자체가 스스로에게 그리 명확하지도 않거니와 그걸 다시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려면 말이나 글 등 표현수단의 한계에 허덕인다. 시나 소설 분야에서도 소리를 문학적으로 표현한 장면은 필자의 기억 속에 그리 많지 않다. 잘해야 천둥소리나 먼 산짐승 울음 소리, 종소리 등의 앰비언스적 상황 설정을 넘는 경우는 드물었던 것 같다.

하이파이 제품의 사운드 품질과 성향에 대해서 객관화시키는 일은 오랜 과제이다. 청각에 대한 표현의 한계 때문이라면 앞으로도 그리 큰 진척을 기대 못할 수도 있다. 일단 어렵기 때문이다. 과학으로 할 수 있는 일 - 측정을 해서 계수화하고 그래픽으로 그려내는 등 - 은 여전히 발전하겠지만 귀로 듣는 일을 생략할 수가 없다. 대부분의 하이엔드 제조사들의 마지막 공정은 완성된 제품을 ‘귀로 듣는’ 일이다. 귀로 들어서 완성여부를 결정하는 일은 오히려 그리 어렵지 않을 수 있다. 문제는 그 추상적인 사운드적 상태를 말로 표현하는 일이다. 그래서 이 음질을 표현하는 일을 섣불리하면 오류와 오해, 분쟁으로 확산되기도 한다는 것을 경험많은 오디오파일들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대표적인 표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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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기기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표현하는 말 중에서 스스로도 명확치 않은 말을 무심코 하거나 그렇게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은근히 많다. 그 대표적인 사례들을 한 번 정리해보기로 한다. 종종 이런 내용을 다루다보면 스스로도 정확하지 않은 표현을 습관적으로 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오히려 실체에 대한 좀더 구체적인 파악보다는 관념적으로 이해한 그 상황을 표현할 적당한 단어를 찾는 데 더 힘을 들이니 말이다. 언제나 그렇듯 스스로 이해 못한 말을 남에게 전하는 일은 혼란과 상상력만 키울 뿐이다.


1982280254_QCAZUnIT_aed5435385a3b584bd09a52cee26accb06b3d15d.jpg저음이 좋다

특정 스피커 혹은 시스템에서 저음이 좋다는 말은 매우 흔한 표현이다. 하지만 말을 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 모두 서로 꽤 다른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는 경우 또한 많다. 이럴 때 말하는 ‘저음’이라는 말에는 대략 다음 세 가지 정도의 서로 다른 의미로 분류된다.

1) 다이나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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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음과 강음 간의 편차가 커서 쿵쾅거리는 박진감이 좋은 상황을 저음이 좋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느낌을 ‘저음’이라고 말하게 된 이유는 이 다이나믹스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대역이 주로 중역 이하의 낮은 대역 범위이기 때문일 것이다. 주로 스피커 미드 베이스 유닛의 전후간 진폭의 폭이 크면 다이나믹스 특성이 좋게 나타난다.

2) 양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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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동판이나 스피커 캐비닛의 사이즈가 커서 울림이 크거나 잔향이 오래 가는 경우를 말한다. 낮은 대역이 포함될 경우도 많지만 주로 낮은 중역대의 부푼 음의 반경이 크고 음량이 높으면 또한 저역이 좋은 스피커라고 말하곤 한다. 가장 오랜 동안 스피커의 좋은 저음으로 여겨져 오는 개념이 바로 이 양감일 것이다.

3) 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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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파수가 낮은 대역의 재생능력을 의미한다. 가장 본원적인 ‘저음’이 되겠으며, 다른 스피커에서는 들리지 않는 특별한 주파수 특성이다. 영화 속 공룡의 발자국 소리, 바닷속 고래의 울음소리, 콘트라 베이스의 저현이나 피아노와 파이프 오르간의 낮은 음역 등이 해당된다. 진동판의 구경도 커야하고 재질도 특별해야 하며 대용량 마그넷 시스템으로 구성된 드라이버에서 가능한 재생이다.


1982280254_d0jA87lw_a3cb0c22de75747b6ca6cd9f947128de6f12928a.jpg 차갑다 / 따뜻하다

음에서 느끼는 온도감이란 무엇일까? 어떤 경우에 차갑다고하고 따뜻하다고 하는 것일까? 이 경우 또한 막연하거나 심리적인 선입관인 경우가 많았다. 음의 최종 출구인 스피커의 외부온도는 언제나 차갑다. 더우기 공기를 밀어 전달시키는 소밀파인 음파가 사람의 피부에 온기나 냉기를 느끼게 할 리는 없다. 그 선입관적 오류는 종종 진공관앰프에서 흔히 나타난다. 빨갛게 달궈진 히터를 보면서 진공관의 음은 따스하다고 느낀다. 반대로 차가운 D클래스 증폭 앰프는 음이 차갑다고들 한다. 하지만 이들의 눈을 가리고 시청을 하게 하면 어느 쪽이 따뜻하고 차가운지 구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런 선입관을 배제한 채 사람들이 음의 온도를 느끼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짐작해본다.

1) 잔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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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프가 되었든 스피커가 되었든, 울림이 간결해서 맺음이 빠르고 잔향을 거의 남기지 않으면 보통 차갑다고 한다. 진공관도 싱글엔디드로 구성한 소출력 앰프인 경우 음의 감촉이 결코 따뜻하지 않다. 진공관앰프에서 따뜻함을 느꼈다면 오극관이나 3극관을 병렬로 여럿 늘어놓은 경우가 그럴 수 있다고 생각된다. 반대로 MOS FET을 사용한 트랜지스터 앰프들은 특유의 감촉과 여운을 남겨서 따뜻하다고 느낄 수 있다.

2) 감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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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커의 울림판 재질특성에 따라서 감촉이 다르다. 마치 디지털의 샘플링 레이트처럼 진동이 자연스럽고 여유있으면 부드럽고 매끄럽다고 느끼게 되며 이 경우가 따뜻한 쪽이다. 반대로 뛰어난 해상도로 생생하게 노출을 시켜주면서도 거친 느낌을 남길 정도로 입자감이 도드라지면 차갑다고 느낄 수 있다. 여기도 선입관이 존재하기는 한다. 금속판은 차갑고 실크는 따뜻할거라고. 결코 그렇지 않다. 절반 정도만 맞는 얘기라고 할 수 있다. 이 감촉은 1번의 잔향과 결합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서 복합적으로 작용하게 된다.


1982280254_i1P9mDsF_99be3efe04166433478d19e9225a34ed556f4888.jpg 밝다 / 어둡다

조명기구도 아닌 오디오에서 밝고 어둡고를 논할 수 있을까? 이 또한 선입관에서 생겨난 오류가 아닐까? 하지만 동일한 음악을 놓고 분명히 밝고 환한 조명을 받으며 연주하는 오디오가 있고 깊은 곳 어딘가는 잘 안보이는 것 같고 조명의 밝기를 줄인 듯한 오디오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게 무슨 차이일까?

다소 미묘하긴 하지만, 밝다고 느껴지는 경우는 주로 스피커의 높은 대역이 뛰어난 진동특성과 더불어 넓은 재생대역을 가진 경우에 나타난다. 가청 주파수를 넘는 대역까지 반응을 하는 트위터라면 높은 음이 특정 주파수에서 끊겨 단절되지 않고 세밀한 그라데이션을 그리면서 소멸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시청자는 음의 감촉과 더불어 공간적으로 좀더 개방된 무대로 인식하며 이런 느낌을 자연스러운 감쇄라고 느끼기도 하고 밝다고 느끼기도 한다.

반대로 세밀한 주파수 반응이나 진폭이 분명하지 않으며 여운이 많은 경우는 어둡다고 느끼게 된다. 주파수 반응을 그래프로 측정해보면 대역수치가 수평선이 되지 않고 내려가고 올라가고를 반복하는 현상을 보이는데 그래프가 내려가는 경우마다 어두움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충실도와 무관하게 이 느낌을 좋은 감촉으로 느끼기도 하고 어둡다는 현상을 그리 부정적으로 인식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재생음 이외에도 무대의 배경이 까맣다, 하얗다고 하는 경우도 이런 대역 충실도의 연장선상에 있는 얘기이다. 이 때부터는 과학이 아닌 감성적 영역이 되며 충실도 좋은 오디오의 필요충분조건이 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고전 진공관앰프의 왜곡률(THD)은 이후의 값싼 트랜지스터 앰프들에 비하면 형편없는 수준이지만 비교불가의 가치를 갖곤 한다. 실제로 시청을 해보면 어느 쪽이 음악적 감동이 큰 지 우열을 가리기 쉽지 않다.


1982280254_xFen3PB7_3b17acfe7131c8ad133cfa81f587994ba4b83e9b.jpg빠르다 / 느리다

보통 고급 스위칭 증폭 앰프에서 하이스피드란 말을 쓰면서 그 의미가 근거없이 확장된 게 아닌가 싶을 때가 많은데, 그 경우 앰프내에서의 스피드란 디지털 프로세싱 속도를 의미하는 것이지 물리적인 재생음의 속도와는 무관한 얘기이다. 특정 오디오의 재생 스타일에 있어서 속도가 빠르면 동일한 곡의 연주시간이 더 빨라지는 것일까? 물론, 결코 그런 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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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가 빠르다고 하는 경우를 보면 대부분 템포에 대한 개념보다는 재생음의 여운과 관련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빠르다고 하는 앰프를 보면 동시에 차갑다고 느끼기도 한다. 종종 골드문트나 마크레빈슨, 볼더와 같은 하이엔드 앰프들이 그런 경향을 보이곤 하는데 현장음 재생이라는 특성상 그런 성향이 되었을 뿐이지 고가의 앰프들이 모두 빠른 재생특성을 보이는 건 물론 아니다. 스피커의 경우도 마찬가지라서 앰프와 스피커 조합의 결과물로 이 스피드를 평가하게 된다. 예를 들어 윌슨 베네쉬의 제품을 들어보면 제품별로 편차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 여운을 거의 남기지 않고 빠르게 마무리되고 있다고 인식을 한다. 파워핸들링이 큰 슬램 신호를 재생하는 경우에도 쾅~ 하고 강타를 하고나서 원래 음원에 없는 여운을 남기지 않고 빠른 속도로 제자리로 돌아와서 다음 신호를 재생한다. 반대로 탄노이와 같은 스피커의 예를 들면 역시 버전별로 편차가 있으나 백로딩 구조를 가진 길고 큰 울림통의 특성상 음이 맺은 후에도 긴 여운을 남기곤 한다. 이 또한 사용자의 호불호 영역이 되지만 일반적으로는 느린 소리라고 여기게 된다.


1982280254_tDxhZUc2_9d350bec314eae975eecc6c08db430da11e53746.jpg 투명하다

이 말 또한 쉬운 듯 하지만, 의외로 조금씩 서로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경우들이 발견된다. 투명하다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투명하다는 것일까? 내가 듣는 곳에서 스피커까지의 구간을 말하는 건지, 아니면 연주하는 대상물들까지 훤히 꿰뚫어보이는 걸 말하는 건지 분명치 않다. 사실 나와 스피커까지의 사이가 깨끗한 상황은 그냥 맑다고 하면 될 일이지 창문도 아닌 공간 사이를 투명하다고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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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투명하다고 할 때는 두 가지 서로 다른 의미가 있다. 첫째로는 문자 그대로 무대와 시청자 사이에 아무 방해물 없이 전망이 탁 트인 것 같은 상황을 말한다. 종종 해상도가 높은 고순도 재생 시스템이 녹음된 음원속 상황을 생생하게 드러내는 경우를 이렇게 말하곤 한다. 그 다음의 경우는 좀더 적극적인 투명함이다. 기기 자체를 의식할 수 없어서 스피커나 기타 기기가 존재하지도 않고 그냥 연주현장 속에 들어가 있는 듯한 느낌을 투명하다고 하기도 한다. 공간과 공간 사이의 막힘이 없이 관통되어 있는 듯한 상황을 그렇게 표현하는 것이다. 필자의 경우 종종 후자의 경우를 투명하다고 표현하는데 이런 기준을 통과하는 기기들은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필자로서는 투명하다는 지표는 꽤 등급이 높은 제품에 등장하는 말이 된다.

이외에도 조금씩 다른 의미로 쓰이고 있어서 서로에게 오해를 줄 수 있는 오디오적 표현은 꽤 많은 편이다. 잠시 가장 전형적인 오류나 오해가 있어 보이는 표현들을 예로 들어봤을 뿐이다. 요컨대 내가 바로 알고 있어야 남에게 설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리를 말과 글로 공유하는 일은 은근 어렵기 때문이다.


소통이 필요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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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에 대한 말들이 어려운 건 그 추상적인 느낌과 주관적인 말로 옮기는 과정에서의 왜곡 때문이다. 표현이 힘들고 이해가 어렵다. 해독불가라면 차라리 묻기라도 할텐데, 뻔히 알려진 단어들이라서 읽는 사람이 임의로 해석을 해버린다는 문제가 있다. 스스로부터 소리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필요를 느낀다면 자신만의 표현으로 메모를 하는 방법이 있다. 특정 기기를 들으면서 메모를 해보면 생각이 조금씩 정돈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자신이 표현하려는 말의 핵심에 다가서지 못하고 주변을 맴돌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하지만 머지않아 항상 그런 소리를 설명할 때 쓰는 자신 고유의 표현을 갖게 될 것이다. 그러면 다음 순간 그 제품의 성향을 알고 싶어하는 다른 사람에게도 자신이 들은 것을 전달할 수 있게 된다.

오디오평론가들은 글로 제품을 설명하게 된 경로가 각기 조금씩 다르겠지만, 필자의 경우는 그렇게 시작했다. 도무지 알 수 없는 다른 사람의 말을 이해하기 위해 내가 직접 들어보려 했고, 소리가 머리 속에만 관념적으로 존재하고는 있지만 말로는 정의할 수 없는 그 소리에 대한 기록을 위해 메모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언젠가부터 알고싶어하는 다른 사람들에게 그 소리에 대해 설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요컨대 서로 공유하고있는 말과 글에 대해 서로 확인이 필요하다. 그게 어긋나면 제품에 대해 오해가 생기고 그 말을 한 사람에 대해 편견이 생긴다. 하지만 반대로 그 언어적 소통이 달성된다면 오디오에 대한 즐거움은 반경이 더 넓어질 것이다. 어느날 물소리에서 연암 박지원의 ‘개구리떼가 다투는 소리’를 느낀다면 그건 참 즐거운 순간이 아닐까 싶다.


리뷰어 - 오승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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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11)
  • 끝없는열정

    20-05-21 18:23

    시간의 흐르면서 여러개의 sound envelope이 겹쳐지게 되는데, 어떤 한 악기가 순서대로 여러음을 내는 과정을 살펴보면, 도에서 솔을 연주하는 경우 도의 sustain, release부분(attack 이후 부분)과 솔의 attack 부분이 겹치게 됩니다. 이 때 스피커와 같은 물리장치의 제동부분(엣지와 스파이더와 같은 서스펜션)이 잘 작동할수록 음들은 서로 겹치는 부분이 덜하고 분명하게 구분되어 들리게 됩니다.
  • 샘아저씨

    20-05-23 16:14

    안녕하세요 ^^ 이제 봤습니다.
    좋은 글 남겨주셔서 반갑습니다. 제가 커뮤니티 활동이 좀 부실하다보니 사실, 이런 글 온라인상에서 보는 거 오랜만이네요 ㅎ
    써주신 내용은 많은 분들이 한 번씩 읽어보시고 대화를 해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저는 경험론자이지 이론가는 아니라서, 제가 잘 모르는 내용도 많습니다만 많은 부분 동의를 하게 됩니다.
    음악을 듣는 오디오란 결국 이론이 서포트를 하는 감성의 영역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 샘아저씨

    20-05-23 16:43

    몇 가지, 제가 알고있는 한도내에서 첨언을 하자면 

    1) 왜곡과 온도
    진공관의 하모닉 디스토션은 말씀대로 2차 오더의 경우가 상위 오더 디스토션보다 잘 들려서, 딜레이 없는 하모닉스가 원래 음악신호에는 없는 왜곡임에도 불구하고 포근한 여운처럼 느끼게 한다는 추정입니다.
    그리고 하모닉 디스토션과 함께 영향을 주는 다른 여러 요인 중에, 클리핑시의 날카로운 마감 - 소위 하드에지를 남기지 않는 소자특성이 역시 그런 포근함에 기여한다고 알려져 있구요.

    2) 진공관의 소자 특성
    진공관앰프도 앰프 나름이라서 3극관과 5극관이 다소 다른 결과를 보여주는 이유는 관의 특성이라기 보다는 싱글로 구성하느냐 PP로 구성하느냐의 차이에서 오는 게 아닐까 합니다. 3극관은 주로 싱글로 구성하고 5극관은 푸쉬풀로 구성하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 같구요. 일반적으로 진공관이 포근하다고 느끼는 건 푸쉬풀 5극관의 출력인 경우라고 생각되고, 싱글로 구성한 3극관의 경우는 동일한 하모닉 디스토션 특성에도 불구하고 왜소하고 상대적으로 차갑게 느껴질 수도 있다고 보이네요.
  • 샘아저씨

    20-05-23 17:01

    3) 노이즈와 밝기
    말씀하신 높은 대역에서의 노이즈가 밝게 느껴지게 한다는 건 저도 좀더 관찰해보겠습니다. 아직 그런 생각은 못해봤거든요 ㅎ
    두 가지 방법의 테스트가 가능해 보이는데요, 동일한 음원을 높은 대역에 노이즈가 있게 한 것과 아닌 것을 비교해보는 방법이 있겠고, 그 다음으로 노이즈가 없는 동일한 음원을 가청대역 이상까지의 대역을 재생하는 음원과 일반 대역 음원 두 가지를 비교해보면 될 것 같습니다.

    4) Attack과 빠르기
    말씀하신 attack 이 상관하는 빠르기의 개념은, 유닛의 자력 이외에도 몇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크로스오버의 슬로우프가 얼마나 급하냐 완만하냐에 따라 사용자가 느끼는 음악의 스피드에 영향을 줄 것 같구요. attack의 강도는 말씀하신 샘플링 레이트보다는 앰플리튜드에 좀더 많이 영향, 그러니까 음원의 비트레이트가 더 많이 관여하는 영역이 아닐까 합니다.

    두서없이 의견을 보태긴 했는데, 사람이 느끼는 음악의 상태와 품질이란 걸 설명하려면 참 많은 것들이 복합적으로 동원되어야 비로소 그 퍼즐이 맞춰지는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단편적으로 설명하다보면 오류도 있고, 단편적 해석을 하는 또 다른 사람들과 오해가 생기고 싸우고 ㅎ 그러는 걸 자주 보게 되죠. 그런 차원에서 저런 칼럼도 써보는 거구요.
    다시 한 번,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덕분에 오랜만에 로그인도 해보고 ㅎ 저 또한 이런 저런 생각을 정리해보는 기회가 되었네요.
  • 끝없는열정

    20-05-25 13:35

    어찌보면 정성들여 쓰신 글에 대한 무례한 댓글일수도 있는데, 너그러이 이해해주시면서 의견 주셔서 감사합니다. ^^;;

    말씀해주신 추가적인 내용들에 대해서도 댓글에 적어보려하다가 다루는 범위가 너무 넓어져버려 논지가 흐려질까봐 본문 내용과 관련이 크다고 생각하는 내용들을 위주로 적었습니다. 첨언해주신 내용에 거의 동의하는 편입니다.

    제가 읽어본 글 중에 온도감에 대해 가장 전반적으로 잘 정리된 글은 이 글 이었습니다.
    https://www.soundonsound.com/techniques/analogue-warmth
    한번 참고해보셨으면 합니다.
    말씀해주신 소프트클리핑과 하드클리핑도 온기감 형성에 크게 영향을 발휘하는데, 이 클리핑 형태에 따라 2,3차 저차배음 위주의 왜곡이 형성될지, 아니면 고차배음 위주의 왜곡이 더 크게 발현될지가 결정됩니다.



    동의하기 어려운 내용이 딱 하나가 있는데, 첨언해주신 내용 중에 크로스오버의 기울기가 스피드에 영향을 준다는 내용입니다. 크로스오버는 frequency domain의 관점에서 봐야하는 내용이라서 같은 시각에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영역으로 봐야한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frequency response 그래프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스위핑 시그널을 쏴서 측정하긴하지만, 실제 음악의 재생에서는 같은 시각에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해야하고, 크로스오버의 슬로프는 특정 시각에서만 각 주파수영역 재현에 영향을 미칩니다. 특정대역의 부품과 꺼짐 등으로요.
  • 끝없는열정

    20-05-25 13:45

    소리 묘사에 대한 소통이 더욱 쉽게 이뤄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내용의 칼럼들 많이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샘아저씨

    20-05-25 17:22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말씀드렸듯이 저 또한 이런 용기있고 적극적인 의견 주신 것 매우 반가왔습니다.
    슬로우프에 대한 의견 저도 참고하고 그런 특성이 있는 음악을 파악할 때마다 생각을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보내주신 링크 또한 시간내서 살펴보도록 하겠구요.
    토론이란 게 오픈마인드로 이런 식으로 의견을 주고받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ㅎ
    예의바른 분이라서 이해는 하지만 존경, 딴지 이런 표현은 쓰지 마시고 편히 말씀 나누었으면 합니다.
    오프라인에서도 뵙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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