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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음질을 찾는 것이란 얼마나 추상적이고 답이 없는 모호한 일인가 ? - 음질 변화의 착각

By Fullrange date 18-09-28 18:20 0 1,334

FULLRANGE COLUMN

좋은 음질을 찾는 것이란
얼마나 추상적이고 답이 없는 모호한 일인가?

음질 변화의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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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질이 좋든 안 좋든, 음질의 변화폭이 크면 좋은 것인가?

대체로 많은 사람들은 현재의 상태보다 변화의 폭이 큰 대상에 대한 동경심을 갖게 됩니다. 그래서 변화의 폭이 큰 제품에 칭찬을 많이 하게 되고 그 큰 변화에 대해서 신비감을 갖게 되거나 호감을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쉬운 말로, '죽여준다' 거나 '끝내준다' 거나 '비교가 안된다' 거나 '완전히 다르다', '대단하다' 등의 표현으로 그 당시의 흥분감과 변화의 차이에 대해서 호감을 나타내곤 합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변화의 폭이 크게 느껴지는 것이 정말로 다 음질이 좋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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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 비유해 보도록 하죠. 평소에 슴슴한 음식만 먹던 사람에게 청양고추가 엄청 들어간 음식을 먹였습니다. 그 사람은 그 음식을 먹자마자 깜짝 놀라면서 말했습니다.

"우와!! 이거 완전 죽이네~~
혀가 완전 마비될 것 같은 맛이야.
이런 맛은 정말 처음이야!!"

아마도 그 표현 자체는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정말로 그동안 먹어왔던 슴슴한 음식에 비해서는 너무나 매운.. 난생 처음 먹어보는 맛이어서 충격적이었을 겁니다.

그런데 이런 그동안 먹었던 음식에 비해서 많이 다르다는 말에 대해서 아직 그 음식을 경험해 보지 못한 분들은 상당한 관심을 갖고 그 음식을 경험해 보고 싶은 호기심이 생길 수도 있을 겁니다. 그리고 표현을 접한 많은 분들이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돈을 내고 그 음식을 먹어 보겠죠. 문제는 경험을 해보기 전에는 누군가가 '엄청나다' , '놀랍다' 라고 평가한 음식으로만 알고 있었지만, 정작 제대로 경험을 해보고 나서는 그 음식에 대해서 다시는 먹고 싶지 않은 음식이라고 악평을 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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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더 매운 떡뽁이를 먹으면서 그것을 쿨하게 즐길 줄 아는지를 뽐내곤 하지만, 결국 ‘더 맵다’는 것은 맛있다는 것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일반적인 특징이며, 그런 맛을 즐겨보기 전까지는 슴슴한 맛이 정말로 맛있는 것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곤 합니다.

오디오도 그런 일들이 많습니다.



까랑까랑하게 밸런스를 무너트려서 음질의 일탈을 경험하게 해주는.. 그러나 음질을 잘 알수록 그 상태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경우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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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데, 음질에 대한 기준이나 세팅법을 잘 모를 때는 음질이 매우 나빠져도 과거의 음질보다 음질의 변화폭이 크면 그 음질에 만족하고 흥분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떤 것이 음질이 좋은 것이고, 어떻게 해야 현재의 상태에서 음질이 좋아지는 것이고 나빠지는 것인지를 잘 모르기 때문에 음질이 좋아진 것인지 나빠진 것인지를 잘 모르겠지만, 일단 뭔가를 바꿨는데 음질이 나쁜쪽으로 바뀌든, 좋은 쪽으로 바뀌든, 일단 변화시키는데는 성공한 것이고 그 변화폭이 크면 그 당시에 바꾼 제품의 능력이 좋은 것이라고 판단하고 음질이 좋은 제품이라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큰 폭의 음질 차이에는 오히려 음질이 더 악화된 상태인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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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예로, 케이블 업그레이드를 한번도 안해 본 유저가 처음 은도금 케이블을 접했을 때는 대부분 '오~~' 혹은 '와~~' 하고 놀라곤 합니다. 그리고 한동안은 그 신기한 음질의 변화에 도취되어서 그 제품을 신기한 제품이자 대단한 제품으로 취급하고 평가하곤 합니다.

그러나 케이블 중에서 상당수는 그저 까랑까랑하게 밸런스를 뒤틀고 무너트려서 음질의 일탈을 경험하게 해주는 특성인지라 그 상태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당연히 진정으로 좋은 음질에 대해서 꾸준히 연구하고 노력하는 분들이라면 역시 그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지 않습니다. (물론 모든 은도금 케이블이 그렇다는 것도 아니고, 경우에 따라서는 그런 단점을 가지고 있는 은도금 케이블도 오디오 환경에 따라, 그리고 매칭에 따라서는 그 단점이 장점으로 발휘되기도 합니다)

추가로 돈을 들여서 케이블을 처음 구입하는 분들의 경우는 대부분 케이블을 바꿔서 도대체 음질이 얼마나 바뀐다는 것 자체에 대해서 부정하거나 기대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신반의 하면서 구입하는 것이죠.

그런데 기대 이상으로 음질이 바뀌면 일단 그 자체가 재미있고 만족스럽게 됩니다. 케이블을 바꿨는데 음질이 바뀌었다는 것 자체가 재미있게 되고, 그런 재미를 준다는 것 자체에 대해서 해당 제품이 기특하고 신기하기까지 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소감을 남들과 함께 공유를 하게 되는데, '신기하리만큼 음질이 엄청 바뀐다' 라고 이야기 하겠죠. 그러면 당연히 아직 경험을 못해본 분들은 그 케이블에 대해서 환상감을 갖게 되고, 때로는 마치 케이블 하나가 유명 하드웨어만큼이나 음질을 많이 바꿔주는 것처럼 희화되곤 합니다.

바꾸기 편하고, 하드웨어에 비해 비용도 저렴한 편인데, 음질이 많이 바뀐다고 하니 업체 입장에서도 일부 커뮤니티 사이트나 공구 사이트 등에서는 이런 제품에 대한 뻠뿌에 열중하기도 합니다. 홍보에 대한 판매 효과나 매출 효과가 만점인 것이죠.

실제 사용해본 유저들, 특히 같은 사이트에서 함께 활동하는 순수한 회원들이 직접 음질이 많이 바뀐다고 하니 의심 없이 많이들 구입하게 되는 상품군이 바로 이러한 작고 많이 비싸지 않은 제품들입니다.

아마도, 음질이 많이 바뀐다는 말 자체는 틀린 말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1982280254_xY4nXsU5_c0c72478b65baa4a73f6011293d039a4ad48f7ca.png문제는 그 음질이 바뀌는 방향이나 성향 자체가
시스템에 따라서는 어울리는 경우가 있고
어울리지 않는 경우가 있을 것인데,
많이 바뀐다는 말 자체가 무조건 품질의 우수함으로
인식이 되어져서 누구든지 모두 성향이나 매칭 포인트 등을
고려하지 않고 구입을 하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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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데, 암 치료에 효과가 좋다는 추적 치료제가 '효과가 탁월한 좋은 약' 이라는 말을 듣고, 그렇게 '효과가 탁월한 좋은 약' 이라면 나도 믿고 한번 먹어봐야겠다면서 항암 치료와는 전혀 무관한 환자가 한번 먹어봐야 겠다고 생각하고 비싼 돈을 주고 사서 먹으면서 불필요한 치료를 받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케이블 뿐만 아니라, 하드웨어 제품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과연 음질의 변화폭이 큰 것이 정말로 신기하고 좋은 것인지에 대해서 잘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간이 쎈 음식이 정말로 음식 솜씨가 좋은 것인지..


구동이 안되어서 중고음만 앙상하게 칼칼한 음을 내는 것인데, 그걸 선명한 음이라고 음질의 향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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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스피커의 성향 자체가 칼칼하고 생생한 음을 내는 성향은 아닌 스피커였는데, 구동도 쉽고 선명한 소리가 잘 나와줘서 좋다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답답한 소리를 내는 스피커도 아니지만, 유독 가장 선명한 음을 내는 스피커로 이야기 되고 있는 경우가 있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 확인을 해보면, 의외로 스피커가 구동이 안되어서 중저음으로의 밸런스가 유지되지도 않고 중저음으로의 음의 무게감이나 중량감, 자연스러운 음의 연결감이 없는 상태에서 앙상하게 중음만 뻣뻣하고 칼칼하게 재생되고 있는 것을 선명한 음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심지어는 이런 정보가 평론가들이 한 이야기가 아닌, 실 사용자가 한 이야기라고 해서 있는 그대로 신뢰할만한 이야기로 통용되는 경우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상당수의 소비자는 좋은 음질에 대한 경험과 인식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8인치 이상 우퍼 유닛이 탑재된 고가의 스피커에서도 앙상한 중음만 까랑까랑하게 나도 선명해서 좋다고 하는 경우가 제법 됩니다.

예컨데, 이것을 자동차에 비유하자면, 자동차의 차체 완성도가 너무 떨어지는 상황에서 속도를 올리면 자체가 다 뜯어져 나가서 차량 뼈대만 남아서 차가 바닥에 붙질 못하고 하늘에 떠서 휘청휘청하며 불안하게 살짝 날아가고 있는 것을, 단순히 속도가 빨라졌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에도 비유할 수 있습니다.

물론, 중저음이 과잉이 되고 중저음이 너무 뭉치면 전체 음질이 지저분해지고 산만해지고 답답해질 수 있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중저음이 적게 나오도록 조절하는 경우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중저음의 양감은 줄여내더라도 중저음의 밀도감과 응집력까지 과도하게 허전하게 만드는 것은 음질적으로 조심스러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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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양의 중저음이 필요하지 않다면, 슬림하고 날씬한 북쉘프 스피커로도 충분히 좋은 음질을 만들 수 있다.
(사진은 PMC의 Twenty 21,22 북쉘프스피커)

정말로 많은 양의 중저음이 필요 없는 상태에서 생생한 음을 듣는 것이 목적이라면, 슬림하고 부피가 적은 스피커를 선택하거나 북쉘프 스피커를 선택하는 것이 옳은 방법입니다.

그렇지만, 깔끔하고 깨끗하며 미려하게 이미징의 응집이 잘 되어 있는 수준 높은 음질과, 그저 중저음이 허전해진 상태에서 중음만 앙상하게 재생되는 것과는 다른 것입니다.


하이테크적이고 강력한 오디오에 대한 동경심??
클래시컬하고 빈티지한 오디오에 대한 동겸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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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커가 자체가 풍기는 이미지에 대한 동경심도 좋은 음질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선입견으로 작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컨데, 뛰어난 스팩과 현대화 된 고성능 부품을 앞세운 강력한 성능의 오디오에 대한 선입견도 있으며, 반대로 유난히 현대화 된 부품과 디자인을 아예 배척하는 소비자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비싸고 음질 좋은 스피커는 무조건 클래시컬한 디자인이어야 한다고 믿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다소 과장해서 표현하자면, 클래시컬한 디자인이어야 음악적인 음질이 나오게 되고, 반대로 현대적인 디자인의 스피커는 음악적지 않다는 단호하고도 깊은 고정관념을 갖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수도 있습니다. 고가의 제품을 구입하기 위한 동기 부여는 어쩌면 성능이나 품질보다는 과거부터 가지고 있던 로망과 동경심의 이유가 더 큰 것일 수도 있습니다. 품질의 좋고 나쁨이 그다지 중요한 목표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개인의 호기심과 동경심, 로망에 대한 해소일 수도 있습니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본인이 원하는 로망이라는 것이 있었는데, 거기에 대고 너무 진지하고 구체적으로 성능에 대한 이야기를 했을 때, 오히려 융통성 없는 사람으로 오해를 받기도 합니다.

과거의 사례를 한가지 더 소개해 봅니다.

정말 차분하고 예쁘고 섬세한 음을 듣고 싶은 분이 있었습니다. 그분은 이미 한두번정도의 오디오 시스템을 바꿔봤습니다. 한두가지 사용해 보고 나니 다행스럽게도 자신이 원하는 음색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부담감을 주지 않고, 피곤하게 들리지 않으며, 공간을 너무 울리지 않으면서도, 편안하고 섬세하게 예쁜 음을 듣고 싶은 것입니다.

그러면서 질문을 하나 합니다.

0928_good_sound_find_column_08.jpg스피커 T는 어떻습니까?

아무리 자신이 좋아하는 음색 성향을 아는 유저라 하더라도 남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제품보다는 남들이 이미 사용하고 있고 가격이 좋은 제품을 먼저 고려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T 는 매우 강력한 음을 내는 성향의 스피커입니다. 강력한 음이라는 것은 넓은 의미에서는 차분하고 섬세한 음을 편안하고 예쁘게 내주도록 만들어진 스피커는 아니라는 의미일 수 있습니다. 강력한 음이 필요 없다고 해서 앰프를 약하게 물리면 중저음은 너무 가볍게 재생되고 중음도 잘 이탈되지 않아서 그 스피커의 매력이 살아나질 않습니다. 그 스피커는 기본적으로 강한 탄력과 텐션감으로 팽팽하게 구동시켜줘야 제작자가 원하던 음을 내주는 스피커이기 때문입니다. 무게가 2톤이 넘는 7인승 SUV를 도심에서 재빠르고 운전하기 쉬운 소형차나 MINI COOPER 처럼 운전하고 싶다고 해서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겠죠.

결국은, 상당수 많은 분들이 제품의 성향을 따지기 보다는, 본인의 취향과 원하는 성향에 대해서는 까다롭게 따지려고 하다가도 결국은 가격대비 좋다는 칭찬에 대부분은 넘어가 버리고 성향에 맞지 않는 제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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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에 대한 답변은 여전합니다.

■ '내가 써봤는데 정말 좋은 제품이다'
■ '그 제품은 좋은 제품이다'
■ '그 가격에 그만한 제품이 없다'

분명 그 제품은 판매 가격에 비해 좋은 제품입니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그 제품이 좋은 제품인지 아닌지가 아닙니다. 원하는 성향과 조건에 맞는지 안 맞는지입니다. 세상에 좋은 제품은 흔합니다. 중요한 것은 그 좋은 제품들 중에서 특정한 조건과 취향에 맞는지 안 맞는지에 대한 정보입니다.

원하는 성향과 전혀 다른 성향의 오디오 제품에 대해서 어떠냐는 질문에도, 질문자가 찾는 오디오와는 성향이 다른 것 같다는 조언보다는, 해당 제품이 얼마나 좋은 제품인지, 해당 오디오 제품을 얼마나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는지, 그래서 거론된 제품이 좋은 제품이라는 답변이 주를 이룹니다. 게시판의 성격에 따라서는 아예 특정한 제품에 대해서 경계하기만 하는 분위기가 될 수도 있으며, 반대로 비슷한 제품에 대해 항상 좋은 제품으로 인식시킬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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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인데 혹시 홍삼 먹으면 좋냐는 질문에,

홍삼을 즐겨 먹었는데 면역력도 향상되고 피곤함도 줄어들고 홍삼은 정말 좋은 건강식품이라는 댓글만 달리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홍삼은 거의 대부분 건강에 좋은 음식이긴 하지만 고혈압에는 홍삼을 먹으면 혈압이 더 오르니 먹지 않는게 좋다는 전문가들의 조언도 많습니다.

이런 이유로 마치 전통차 즐기기를 좋아하는 시인이나 소설가 같은 스피커를 구입하고 싶다는 분들이 종종 돌처럼 단단한 근육으로 몸을 감싸고 있는 이소룡 같은 스피커를 구입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얼마든지 많습니다.

국내의 경우는 유독 클래시컬한 디자인의 스피커에 대한 선호도가 높습니다. 아무리 현대화 된 고성능 부품을 대거 투입하고 최신 측정 장비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제작자가 원하는 스팩과 성능을 이끌어낸 고성능의 제품이라 하더라도 외관의 디자인이나 색상이 전형적인 나무 스피커가 아니거나 나무 색상이 아닌 경우는 무조건 음악성이 떨어지는 스피커라고 단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은 마치 NBA 농구 선수들은 덩크나 잘하지, 실제 슛은 잘 못 할 것이라는 착각이거나 중후하고 클래시컬한 디자인의 자동차는 승차감이 좋지만, 스포티한 디자인의 자동차는 승차감이 좋지 않다는 착각과 비슷한 오류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혹은, 음식이 맛있는 집은 다소 지저분하고 투박하며 오래된 음식점이 무조건 맛있고 유명하다는 논리도 비슷합니다. 종종 깨끗하고 위생적이며 넓고 조명도 밝은 음식점들은 음식맛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또한 전형적인 오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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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인 실력과 성능이 분명히 더 뛰어난데도 불구하고 제품에 대한 연상되는 이미지만으로 음질이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성능이 떨어질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도 음질에 대한 대표적인 착각이자 무지에서 나온 오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특히 최근 출시된 오디오 제품들의 경우는 못 만들어진 제품보다는 잘 만들어진 제품의 수고 월등히 많아서, 어떤 제품이기 때문에 별로라기 보다는 매칭에 따라 얼마든지 좋은 음질을 만들어 낼 수 있는데, 그 매칭법이나 세팅법을 잘 몰라서 좋은 음질을 못 듣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입니다.

마치 여성적인 미와 외모를 가진 여성의 성격이 당연히 성격도 여성적일 것이라고 선입견을 가질 수 있는데, 그 여성의 실제 성격은 보이시한 중성적 성격이라고 가정해 봅니다. 종종 여성적인 외모의 여성은 성격도 차분하고 조신하며 애교도 있는 여성적인 성격이어야 하는데, 마치 남성과 비슷한 괄괄하고 털털한 성격이라고 해서 깜짝 놀라면서 이상한 여자 취급할 필요가 있을까요? 외모가 여성적이라고 해서 성격도 여성적일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 자체가 잘못인 것이겠죠. 스피커도 마찬가지입니다.


범인은 무조건 마지막에 매칭된 제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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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마지막에 바꾼 제품에만 음질의 원인을 부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스피커와 앰프, DAC의 구성이라고 할 때, 마지막으로 DAC를 바꿨다면 음질의 변화가 DAC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고, 마지막에 바꾼 기기가 앰프라면 앰프때문에 음질이 바뀌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최종적으로 음질이 바뀐 원인이나 음질이 변화된 원인은 결국 모든 조건의 매칭에 따른 상호 작용에 의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마지막 제품이 음질의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전제된 조건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의미입니다. 예컨데, 물을 뿌리는 것은 일반적으로 불을 끄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기름기를 머금고 있는 불에 불을 뿌리면 오히려 불을 더 크게 분화하게 하는 역효과가 있기도 합니다.

바꾸지 않은 제품이 2가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바꾸지 않은 제품 2가지와의 상호 매칭 작용에 의해 마지막에 매칭한 제품의 성능이 50% 미만이 발휘될 수도 있는 것이고, 미리 사용하고 있는 제품이나 조건에 따라 마지막에 매칭한 제품의 성능이 90% 이상이 발휘되어서 그 만족도나 음질이 판이하게 달라질 수도 있는 문제입니다. 음질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마지막에 제품을 한가지만 바꿨기 때문에 그 한가지 제품에 의해서 최종 음질이 작용되었거나 최종 변화가 만들어졌다고 단정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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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계탕을 만들었다고 가정합니다. 처음에는 맛이 별로 없었지만, 소금을 조금 넣고 나니 맛이 아주 좋아졌다고 가정합니다. 그렇다면 그 삼계탕은 결국 소금때문에 맛이 좋아졌다고 해야 할까요? 과연 삼계탕에서 맛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소금이고, 삼계탕에서 맛의 핵심은 소금이라고 해야 될까요?

그게 아니라, 소금을 넣음으로써 맛의 균형이 맞게 되고 맛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소금이 음식맛을 좋아지게 하는 핵심이라고 해서 맹물을 마실 때도 소금을 넣어서 마시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맹물에 소금을 넣었다고 해서 그 맹물의 맛이 좋아지지는 않죠. 결국 소금도 중요하지만 소금을 넣고 나서 맛이 좋아졌다고 해서 소금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결국 이미 삼계탕을 만들기 위해 신선한 닭고기를 넣고 육수를 끓이면서 조리를 했다는 전제 조건이 있었기 때문에 소금도 역할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마치 마지막에 넣은 무언가 하나 때문에 뭔가 대단한 변화가 일어나거나 뭔가 원인의 핵심이 되었다고 생각하거나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위험한 생각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마지막에 매칭한 제품이 음질을 바꿨다기 보다는 결국 종합적인 상황 조건이나 매칭 조건과의 복합적인 상호 작용이 있었기 때문에 그러한 음질이 가능해진 것이라고 판단해야 하며, 그 복합적인 원인을 이해하는데 노력해야 합니다.

예컨데, 케이블도 많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종종 하곤 합니다만, 마지막에 케이블 바꿨더니, 전혀 기대하지도 않았던 음질 변화라는 놀라운 발견을 했다고 해서 마치 케이블이 음질 변화의 핵심인 것처럼 이야기를 하다가는 마치 세상 모든 초보자들이 맹물에도 소금을 몽땅 타서 먹는 상황이 벌어지게 될지도 모릅니다.

반대로, 오디오에서도 마치 제품을 바꾸고 나서 음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모든 원인을 마지막에 바꾼 그 제품으로 인한 원인으로만 단정짓거나 혹은 반대로 음질이 좋아져도 마지막에 바꾼 그 제품에 의한 향상 효과라고 단정짓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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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에서 청음을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조건을 고정한 상태에서 한가지 제품군만 바꿔가며 비교 청음을 했다고 해서 그 바꾼 제품들을 공정하게 비교한 것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예컨데, 앰프를 고정한 상태에서 스피커 2~3가지를 비교 청음했다고 가정해 봅니다. 그것이 어쩌면 해당 스피커들의 특성이 모두 다른 상황에서는 스피커마다는 불리한 조건이거나 혹은 특정 제품에만 유리한 조건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비교 하고 나서, 마치 유리하게 작용되었던 제품은 좋은 제품이고, 불리하게 작용되었던 제품은 성능과 음질이 떨어지는 제품으로 단정짓는 것도 어쩌면 잘못된 판단이 될 수 있습니다. 2톤이 넘는 랜드로버 SUV를 서울 도심에서 비교하면 아반떼 스포츠보다도 결과는 더 떨어지는 차량으로 분류될 수도 있습니다. 말이 안된다고 흥분할 수도 있습니다만, 정해진 위치까지 어떤 차량을 이용했을 때, 더 쾌적하고 더 빠르게 도착하느냐로 냉정하게 판단한다면, 서울 도심에서는 정말로 아반떼나 소나타가 더 쾌적하고 더 빠르게 목적지에 도착할 수도 있습니다.


그 제품은 무조건 좋고 다른 제품은 무조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이분법적 생각이 가장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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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질의 착각이 발생하는 또 다른 이유는, 모든 제품을 '좋은 제품' 과 '그렇지 않은 제품' 으로만 구분을 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유명 과학자 및 지식인들이 줄곧 강조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어떠한 원리나 진실이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위험하며, 무조건 옳은 것과 무조건 옳지 않은 것의 이분법으로만 생각하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고 말합니다.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한 게시판 내에서 특정 제품이 좋은 제품이라는 의견이 더 많게 되면, 다른 개인이 혼자서 반론을 제기하기는 어려워지게 됩니다. 그 반론이라는 것은 결국, 해당 제품을 좋은 제품으로 평가하고 있는 다수의 사용자들과 이분법적이거나 흑백논리로 대항해야 된다는 의미가 됩니다.

혹은 어떠한 브랜드는 무조건 믿을만 하고, 어떤 브랜드는 무조건 그렇지 못하다는 논리도 비슷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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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그런 상황에서 해당 제품이 어떠어떠한 이유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구체적인 이유를 들어서 반론을 제기하면, 그 반론의 이유가 맞는 이야기임에도 해당 제품을 좋아하는 유저들의 대응은 그 이유가 맞고 틀리고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나는 그 제품을 직접 사용해 봤고 나는 만족을 했기 때문에 그 제품은 좋은 제품이다. 그리고 좋은 제품을 별로인 제품인 것처럼 이야기 하는 것은 잘못 된 것이거나 사용을 잘못 해서일 것이다' 라는 식으로 대응하게 됩니다. 이러한 경우, 과거에는 각자의 의견을 주고 받으며 논쟁을 벌이거나 적절히 서로의 입장과 취향을 존중하며 장단점을 이야기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요즘은 그러한 논쟁이나 정보성 대화도 확연히 줄어든 상태입니다.

모든 사람의 음질에 대한 견해가 동일할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음질을 이해하는 능력도 다르며, 좋아하는 음색도 모두 다릅니다.

특히, 오디오의 음질에 대한 선호도나 이해라는 것은
시간이 지나고 훈련됨에 따라 달라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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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디오에 대한 선호도와 이해는 시간이 흐를수록 조금씩 알아가게 된다. "모두가 좋아하는 음질" 은 없다.

때로는 큰 음질의 변화와 일종의 자극에만 익숙해져서 더 큰 자극이나 더 큰 음질의 변화가 아니고서는 좋은 음질이나 좋은 제품으로 인정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음악을 즐기기 보다는 음질의 변화만을 즐기게 되어서 계속 음질의 큰 변화가 있지 않고서는 흥미를 못 느끼는 것입니다. 때로는 그러한 음질의 큰 변화가 있어야만 좋은 오디오 제품이고 음질이 좋은 오디오 제품이라고 당위성을 부여하곤 합니다.

결국 한가지 오디오 제품의 구입은 좋은 것을 구입하는 것만이 목적이 되어선 안 됩니다. 이 말은 다른 말로, 음질 변화 폭이 큰 제품만 좋은 제품이라고 생각하고 구입해서도 안되며, 단순히 브랜드 네임 밸류 혹은 디자인에서 오는 일종의 이미지만으로 제품의 성향이나 품질을 판단해서도 안됩니다.

현재의 시스템 매칭과 환경에 잘 어울리는 매칭 기기를 구입하는 것이 목적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한가지 제품을 저질러놓고 굳이 애써서 그 제품에만 어울리는 제품을 매칭하려고 하다보면, 이미 첫단추가 잘못 끼워진채로 계속 단추를 잘못 끼우게 되는 악조건의 반복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래서 스피커가 중요하다고 한다면, 사용 공간과 취향에 맞는 스피커의 선택부터가 사실상 첫단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오디오 질문자들과 구체적인 대화를 나누다 보면, 대단히 중요하게 깨닫게 되는 것이 있습니다.

고급 오디오 시스템은 브랜드나 제품이 선택되어지는 순간 음질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환경 조건과 취향을 고려하여 세부적이며 디테일하게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점에서 무조건 어떠한 제품은 맞고 어떠한 제품은 맞지 않을 것이라는 정보부터 경계해야 됩니다.

고장난 시계도 하루에 두번은 맞는다고 하죠.

어떠한 제품이어서 그 음질을 내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어떠한 환경에서 어떠한 매칭이기 때문에 그러한 음질을 내는 것이라고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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