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인원 스피커가 아니라면 오디오는 결국 매칭을 통해 소리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 이야기에 대해서 귀찮게 생각한다면 절대로 가격대비 더 나은 음질을 만들 수 없다. (심지어는 더 저렴한 제품들에 비해 더 엉망인 사운드가 될 가능성도 높다)

좋은 오디오 사운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단편적으로 무조건적인 좋은 제품이라는 말을 거슬러 들어야 한다. 좋은 오디오를 만들기 위해서는 좀 더 진지해질 필요가 있고 좀 더 매칭에 대해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차분히 생각해 보면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한가지 예를 생각해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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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라는 제품과 B 라는 제품이 있는데 A 라는 제품은 음색이 가벼운 성향이고 B 라는 제품은 무거운 성향이라고 하자. 사실 이러한 오디오의 음질 표현에 대해서 익숙하지 않을 때는 이러한 구체적인 정보가 있더라도 스스로 결정하기가 힘들 때도 많다. 어떤 이들은 좁은 방의 책상에 놓고 사용하는데 다른 제품들은 저음이 많아서 소리가 깨끗하게 안 들렸는데 중저음이 하나도 안 나는 A가 좋았다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어떤 이들은 거실에서 사용하는데 A는 음색이 너무 가벼워서 별로고 B가 낫다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결국은 좋고 나쁨은 그때그때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질문자의 경우가 만약 후자의 경우처럼 너무 가벼운 음색보다는 좀 더 진중하고 밸런스가 잘 맞는 성향을 원하는 것이었다고 하자. 그런데 게시판에 질문을 했는데 A를 좋아하는 사람이 가타부타 그냥 B는 별로고, A가 좋다고 답변을 했다. 그리고 질문자는 A를 구입하고 결국은 실망을 하는 사례가 많이 발생한다.

왜 그걸 샀느냐고 물어보면 답은 간단하다. 남들이 좋다고 해서 샀다고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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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조건과 원하는 음질의 방향을 파악하면
얼마든지 음질은 그에 맞춰서 변화시킬 수 있다

오디오 칼럼리스트로서 A가 더 좋다거나 B가 더 좋다거나 그런 식의 유치한 이야기는 별로 하고 싶지 않다. 조건과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구체적인 조건과 취향을 알게 되면 얼마든지 음질은 그에 맞춰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그러한 가능성을 알고, 그러한 가능성을 믿고 디테일하게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번 만에 궁극의 사운드가 실현될 것이라는 생각만 타협하면 된다. 사실 궁극의 사운드를 만들어 놨다고 하더라도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는 그게 궁극의 사운드로 느껴지지 않을 따름이다. 이러한 완성된 접근을 하기 위해서 거의 모든 취미 분야에 필요해지는 것이 있다. 소위 수업료라고 한다. 스스로 깨닫게 되는 과정에 어쩔 수 없이 소비되는 비용을 말하는 것이다. 어느 누구도 처음부터 잘 알고 처음부터 잘할 수는 없다. 어느 정도의 지출은 감수를 해야 된다. 오히려 아니다 싶으면 가차없이 바꾸는 게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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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A 정치인을 지지했었다고 해서 평생 동안 A 정치인이 잘하든 못하든 무조건 그 정치인이 최고라면서 지지해줄 필요는 없는 것이다. 아니다 싶으면 지지를 철회하고 다음에는 다른 사람을 지지하면 되는 것인데, 지지하던 사람이 범죄를 저질러도.. 혹은 심각하게 잘못된 선택을 하더라도 평생 동안 내 결정이 틀리지 않았다고 고집하면서 다른 사람을 지지하는 사람들과 다투거나 반목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얼마든지 원하는 결과에 접근할 수 있고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정답에 더 빠르게 도달하는 방법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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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칭의 효과는 더하기가 될 수도, 곱하기가 될 수도 혹은
마이너스나 나누기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오디오 칼럼리스트로서 수많은 제품들을 다양한 조건으로 테스트를 하다 보면, 특정 제품에 대해서 변화할 수 있는 퍼센테이지(percentage)를 나만의 방식으로 산정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서 무거운 성향의 A 앰프는 가벼운 성향으로 25%가량은 변화할 수 있고, 중고음이 얇은 B 스피커는 30%가량은 중고음에 살집을 붙이고 밀도감을 더할 수도 있다는 식으로 말이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 가능 포인트는 공간 X 스피커 X 소스 X 앰프 X 케이블/액세서리 등을 거쳐서 그 퍼센테이지가 더 올라갈 수도 있다. 중간에 수식이 곱하기가 될 수도 있고 더하기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한 잠재력과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 내는 것이 가장 훌륭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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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현장에서 한번 청음한 사운드가
특정 제품의 전부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소리는 공기와 공간, 물체의 진동과 울림으로 만들어 지는 것이지 틀 안에 갇혀 있는 그림이 아니다. 그래서 어렵다.

로 만들어진 오디오 시스템이 있다고 하자. 그리고 이 오디오 시스템의 음질이 생각보다 별로였다고 하자.

C라는 DAC가 궁금했던 사람들은 C를 직접 청음 해 봤는데 C가 별로였다고 하고,
B라는 스피커가 궁금했던 사람들은 B를 직접 청음 해 봤는데 B가 별로였다고 하고,
D라는 앰프가 궁금했던 사람들은 D를 직접 청음 해 봤는데 D가 별로였다고 말을 한다.

그렇게 따지면, 클라우디오 아바도나 사이먼 래틀같은 명 지휘자가 자신의 스타일과 맞지 않는 오케스트라를 처음 만나서 제대로 합이 맞지 않은 상태에서 지휘를 하게 되면 클라우디오 아바도 역시 형편 없는 3류 지휘자로 오해를 받을 수도 있는 것이다. (당연히 그 정도의 지휘자라면 합이 안 맞는 상태에서는 연주를 공개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점들을 고려했을 때, 오디오숍이나 관련 청음실에 가서 그냥 세팅 되어 있는 그대로 청음해 보는 것만으로 음질을 파악한다는 것도 참 쉽지 않은 일이다. (실제로 청음을 해본 사람들의 대부분의 반응은.. "잘 모르겠다" 라고 하는 것이 9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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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취미로 하면 빛에 대해서 알아야 하듯이
오디오를 한다면 진동과 울림, 공간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긴 하지만, 얼마든지 원하는 방향으로 음질이 바뀔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음질이 바뀌는 과정이나 원인에 대해서 최소한의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고, 그것을 시간을 두고 하나하나씩 즐기면서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음색과 음질을 변화시키고 향상시키는 방법에 대해서 기본적인 수준 정도는 어느 정도 공부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진을 취미로 하면 빛에 대해서 공부를 하듯이 오디오를 취미로 하겠다면 진동과 울림, 공간에 대한 기본 개념에 대해서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

오디오를 하는데 공간과 진동에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은, 고성능 스포츠카를 사서 오프로드 산길을 달리며 왜 이렇게 이 차는 승차감이 엉망이냐고 하는 것과 비슷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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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질은 얼마든지 원하는 방향으로 바뀔 수 있다. 그렇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무조건 좋다는 말에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그 방법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지루하고 이해하기 어렵더라도 이러한 글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단순히 사용기나 게시판에 "죽여줘요~" "끝내줘요~" 라는 글에는 상당한 관심을 갖고 보면서 그것에 이끌려 제품을 구입하고 돈을 쓰지만 정작 이런 글을 통해 매칭과 공간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서 알리더라도 단순하게 좋다는 말들 앞에 꿀먹은 벙어리처럼 잊어버리고 매칭과 공간은 무시한 채 제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조금 더 신경을 쓴다는 것은 조금 귀찮고 복잡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정말로 음질 자체를 즐기고 좋아한다면 오히려 이 과정을 즐거워하게 될 것이다. 즐기는 당신이 진정한 챔피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