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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피커는 구동이 잘 되고 있는가?

By Fullrange date 16-08-01 15:59 5 4,668

FULLRANGE COLUMN

스피커가 구동이 잘 되고 있는가

나는 내 스피커를 잘 사용하고 있는가? 그렇지 않은가? 스피커가 구동이 잘 되고 있는가? 안되고 있는가?
구동이 되고 안 되고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구동이 되고 안되고.. 스피커가 제대로 작동을 하고 있는 것인지 그렇지 않은 것인지 이 문제에 대해 참 말들도 많습니다. 자주 하던 이야기입니다만, 일단 두 가지 정도 이야기를 먼저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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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구동이 다소 안되었다고 해서 욕먹을 일도 아니고 스피커가 조금 구동이 덜 되었다고 해서 무슨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제대로 사용 못하고 있다고 자책할 필요는 없습니다.

둘째, 가장 큰 오해 중에 하나인데요. 볼륨(음량)의 크기가 크게 나온다고 해서 다 구동이 잘 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주 쉬운 예로 자동차 운전 경험이 있는 분들이라면 자동차에 비유를 해보면 됩니다. 티코가 140km로 달리고 있다고 해서 벤츠 S클래스가 140km로 가는 것과 같지는 않겠죠. 티코와 값비싼 외제차의 비교가 무리지만, 무게가 가볍고 진동제어가 되지 않은 차가 140km로 달리는 것과 무거운 차체에 진동 제어가 잘 되고 방음이 잘되는 차량이 140km로 달리는 것을 생각해 보면, 스피커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속도가 같은 것과 음량이 같은 것을 동일시 한다면 음량이 동일하게 크게 나온다고 해서 스피커가 소리를 제대로 잘 내고 있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말이죠.

제로백이 자동차의 절대 기준이 될 수 없는 것처럼
스피커에도 각자의 기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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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모든 스피커는 볼륨을 많이 올리면 사람이 충분히 들을 수 있는 만큼의 음량은 당연히 나와줍니다. 다만, 볼륨 노브의 방향이 똑같은 위치에서 동일한 볼륨이 안 나오면 다소 불안해 하는 사람들이 있기는 합니다.

스피커가 구동이 안 된다고 해서 앰프의 볼륨을 12시까지 올렸는데 소리가 안 나오고 그러는 경우는 없습니다(일부 출력 15w 미만의 진공관 앰프 제외). 다른 말로 앰프가 약하더라도 볼륨을 올리면 어떤 스피커나 다 큰 음량이 나오는데, 큰 음량이 나온다고 해서 다 구동이 잘 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벨로스터 터보가 제로백이 6초대라고 하는데, 그래서 제로백 약 8~9초 나오는 그랜져보다 더 좋은 차라고 말 할 수 없는 것처럼, 볼륨 크기와 좋은 소리와는 별로 관계가 없습니다.

구동이 잘 된다는 것은 스피커의 능력을 잘 끌어내고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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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동이 잘 된다는 느낌은 역시 정확하게 경험을 해보지 않고서는 이해하기가 쉽지가 않아서 구동력이라는 말 자체를 부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글로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개인적으로 구동이 잘 된다는 느낌은 소스가 표현하고자 하는 음역대를 스피커가 재생할 수 있는 한계치의 끝과 끝까지.. 그러니까 해당 스피커가 낼 수 있는 저음 한계치와 고음 한계치까지.. 이걸 보고 다이내믹 레인지(Dynamic Range)라고 합니다. 그 한계치까지의 재생을 원활하게 할 수 있어야 구동이 잘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게 완벽하지 않으면 구동이 살짝 덜 된다고 말하는 것이고 큰 불만 없이 상당히 원활하게 된다면 구동이 잘 되고 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스피커에 따라 재생할 수 있는 음역대의 대역폭이 다르기 때문에 구동이 잘되는 느낌도 스피커마다 다 다르겠죠. 그렇지만 해당 스피커가 충분히 낼 수 있는 음을 내주지 않고 있다면 그것을 보고 구동이 안되고 있다고 말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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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로 들면, 자동차는 제작 회사에서 주행이 바로 가능하도록 완제품을 모두 세팅 해 놓고 판매를 하지만, 오디오는 올인원 스피커를 제외하고는 모두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매칭이라는 것이 중요해지게 되고 구동이 되는지 안 되는지를 따지게 됩니다.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하자면, 스피커의 경우는 소리를 내는 스피커 유닛마다 음압이나 임피던스가 모두 다릅니다. 그리고 스피커통의 구조에 따라서도 소리를 내는 요소가 다르며, 입력된 신호를 분리하고 추가적인 이펙트 요소가 있다고 할 수 있는 네트워크 크로스오버의 설계에 따라서도 앰프와의 구동 요소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시 자동차를 예를 들어, 자동차 차체와 서스펜션 등이 있는 상태에서 엔진이나 미션 등을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최종 승차감이나 퍼포먼스의 질이 많이 차이가 날 수 있으며, 차체의 무게에 따라 엔진의 마력이나 성질이 어느 정도 되어야 하는지를 따지는 것과 스피커와 앰프와의 관계도 비슷한 요소입니다. 거기에 서스펜션과 미션의 성질에 따라 세부적인 승차감이 또 달라질 수 있는 것과도 얼추 유사한 성질을 갖고 있습니다. 스피커 구동이라는 요소에 대해서 정의가 불분명하고 무의미한 요소라고 생각하는 분들이라면 자동차의 요소와 비유해서 생각하면 얼추 많이 비슷합니다.

중음만 나와서 선명한 것과 볼륨감이나 밸런스가 좋으면서 선명한 것은 분별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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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서 ‘음악대장’ 하현우의 노래를 듣는데 목소리에 에너지와 힘, 맥이 뚜렷한 상태로 시원스럽게 뻗어주면서 분명한 무대감이나 스테이징을 형성해 줄 때는 구동이 잘 되고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음악대장’의 목소리에 힘이 없고 충분히 볼륨을 높였는데도 약간 답답하게 느껴진다면 두 가지로 진단을 할 수 있습니다. 구동이 잘 되지 않고 있거나 스피커나 매칭된 오디오들의 성향이 원래 답답한 성향이거나 매칭이 잘 못된 것입니다. 구분하는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기본 성향이 어두운 성향인 스피커라고 하더라도 근본적으로 시원스럽게 ‘촥~’ 펼쳐지며 재생되어야 하는 음악까지 답답하게 재생하지는 않습니다.

혹은 가수의 목소리에서 음이탈이 발생한 상황을 오디오에 비유해서 이야기 하면 그것 역시 오디오에서 스피커 구동이 안되면 계속 음이탈과 비슷하게 고음에서 중음으로 이어지는 느낌이 부자연스럽고 과도하게 얇고 까칠한 음을 내게 되는데 그 또한 매칭이나 구동이 잘 되지 않았을 때의 반응입니다. 구동이 잘 되는 상태라면 뻣뻣한 중음이나 고음도 매끄럽게 느껴지기 마련입니다. 시원스럽고 생생한 느낌은 유지를 하고 있는 상태에서 까칠하거나 뻣뻣하지 않고 매끄럽고 윤택해지는 것이죠.

각 개인마다 기준이 다를 수도 있겠지만, 탱글탱글한 저음이 나오는 힙합 음악이나 팝/락음악을 들을 때, 저음이 탱글탱글하게 툭! 혹은 쿵! 하고 치고 나왔다가 다시 훅 하고 스피드 있게 들어가 줘야 되는데, 이게 왠지 반 박자 느린 것처럼 느껴지고 스피드감이 떨어집니다. 발동이나 저음의 움직임/템포가 살짝 느려지니 저음을 내는 기교가 떨어지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강한 힘으로 한방씩 탱글탱글하게 쳐줄 때는 쳐줘야 되는데 그게 치는 둥 마는 둥 뭐가 무서워서 둥~~ 하고 마는 소리를 낸다면 그것도 구동이 제대로 안되고 있는 것이거나 매칭이 잘못 된 것입니다.

그렇지만, 위에 이야기를 했죠. 그렇게 구동이 완벽하게 안 된다고 해서 무조건 다 스피커를 잘못 사용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이죠.

저음에 관련된 이 글(아래 링크)을 잠시 참조해 보겠습니다.
하이파이 오디오는 어떻게 세팅 해야 할까? - 공간에 따른 오디오 세팅법 Part.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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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음이 항상 단단해야 한다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저음은 양감이 많은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탄력과 스피드가 중요합니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탄력이라는 것이 갖춰지기 위해서는 적정한 양감이 없이도 불가능합니다. 살이 없는 사람이 근육과 근력을 만들 수 없는 것과 비슷한 원리입니다. 근육과 근력을 만들려면 너무 말라서도 안 되는 것이죠. 그런데 근육 많고 근력 좋다고 해서 무조건 운동 잘하고 힘 좋은 게 아니죠. 유연성과 스피드가 있어야 되겠죠. 오디오에서 소리의 재생도 비슷한 부분이 많습니다. 왜냐면, 중음이나 고음이라면 모르겠지만 저음은 물리적인 원리와 거의 유사하게 작동이 되기 때문입니다.

종종 어떤 분들은 저음의 스피드가 반박자정도 느린 것을 느낄 수 있냐고 묻는 분도 있는데요.

심포니 음악에서 큰북이 짧은 박자 동안에 다다다당!! 하고 멈춰졌다고 가정합니다. 이런 북소리가 나려면 어떻게 해야 되나요? 북을 빠르게 4번 치고 나서 북을 손으로 잡아야 되죠. 그런데 그걸 빠르게 잡아야 되는데 늦게 잡으면 어떻게 될까요? 북소리가 다다다웅~~ 이 되겠죠. 그게 반 박자인지 반의반박자인지까지 일일이 따질 필요는 없겠지만, 자주 들어서 해당 곡이 너무나 익숙해지고 그러면 당연히 구분이 가능해지죠.

그리고 구동이 잘 되고 안 되고는 고음의 시원스러운 뻗침이나 저음의 단단함에만 연관되는 것이 아닙니다. 스피커 자체가 중역대를 넓게 재생할 수 있는 스피커인데 이 스피커의 중음이 너무 뻣뻣하게 나온다면 그것도 구동이 되고 안 되고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거실에서 음악을 듣는데 재생되는 음이 너무 중후함이나 진득함, 밀도감은 없고 너무 얇은 소리만 쨍쨍거리거나 전체적으로 힘이 없고 답답하다면 그 역시 구동이 안되고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물론 그 외에 한 두 가지 다른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매칭 문제이거나 공간 구조가 매우 독특한 구조인 경우가 되겠죠)

오디오 유저마다, 공간마다 구동 유무의 판단이 달라질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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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 입장에서 리뷰어도 개개인마다 스피커가 구동이 되고 있는지 안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방법이나 견해가 조금씩은 다를 수 있습니다만, 가장 대표적인 요소 중 하나는 음에 밀도감이나 살집의 느낌, 골격감의 느낌이 형성이 되느냐? 안 되느냐? 그리고 중음의 느낌이 힘과 에너지감이 없어서 뻣뻣하게 재생되고 맥아리 없이 날리기만 하거나 아예 뻗어 나오질 못하는가? 등으로 판단합니다.

미세한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음의 밀도감, 살집, 골격감, 두께감 등의 요소가 아예 없으면 아무리 고음이 깨끗해도 그것은 좋은 음질이라고 할 수가 없습니다. 종이 비행기보다 무게가 월등히 무거운 야구공이 훨씬 더 멀리 날아갈 수 있는 것처럼, 소리에도 중량감과 밀도감 없으면 좋은 음이 될 수 없습니다. 다만, 그 밀도감이나 음의 살집, 두께감, 골격감의 요소가 개인의 취향에 따라 많은 것이 좋거나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 좋을 수는 있는 것입니다.

하이파이 오디오는 어떻게 세팅 해야 할까? - 공간에 따른 오디오 세팅법 Part.II
위 링크에 소개된 공간과 저음에 관련된 가이드처럼 좋은 음을 만들기 위해서는 공간에 어울리는 오디오 제품이 필수적입니다만, 공간이 넓더라도 재생되는 음에 충분한 만큼의 음의 밀도와 힘이 실려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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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서 공간이 넓으면 첼로 소리가 바이올린 소리처럼 들릴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그 상태에서 테스트 삼아서 스피커 배치를 정확하게 하고 볼륨을 어느 정도 올려보면 바이올린 소리가 그래도 제법 짱짱하고 힘있게 재생되고 생생하게 뻗어주면서 넓은 무대감을 만들어 준다면 그것은 구동이 잘 되고 있는 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첼로 소리가 바이올린 소리처럼 들리는 것은 스피커의 중저음 재생력의 한계 대비 공간이 넓은 것이라고 봐야겠죠.

반대로 볼륨을 높여봤는데도 당연히 음량이야 커지지만 이게 맥아리가 좀 없고 산만하고 음의 이미징이나 윤곽이 뚜렷하지 않고 음이 얇으며 그냥 시끄럽기만 하다면..

1. 공간대비 스피커의 중저음 재생력이 턱없이 부족하거나
2. 스피커 대비 앰프의 볼륨감이나 중량감, 밀도감, 에너지감 지원 능력이 부족하거나
3. 스피커와 매칭기기들의 기본적인 성향들이 과도하게 얇고 가벼운 성향이거나

위 3가지 중 하나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본래가 좋은 음을 만들기 위해서는 당연히 공간대비 어울리는 스피커를 선택하는 게 우선이고, 그렇게 스피커를 문제없이 선택했다면 최소한 앰프 매칭만 잘 해도 그렇게 산만하고 까칠하고 맥아리가 없는 음을 재생한다면 앰프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겠죠. (물론, 공간적인 조건으로 난반사가 너무 심하다거나 그런 이유일 가능성도 조금은 있지만 그건 예외로 합니다)

때로는 자연스럽고 부드럽고 차분한 음도 구동력이 좋아야 가능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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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커의 구동이라는 개념은 스피커를 많이 가지고 이용하던 마니아들이 만든 개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니아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싶지 않다면 그런 정의나 해석을 이해하지 않으려 해도 관계는 없습니다. 다만 위에서도 설명을 했고 링크된 글에서도 언급을 하고 있듯이,
스피커를 구동해서 사용하는 개념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모든 스피커가 저음을 탱글탱글 돼지 엉덩이 몽둥이로 두들기는 소리가 나와야 하는 것도 아니고 통나무를 도끼로 찍어서 쪼개는 소리가 나와야 되는 것도 아닙니다. 개인 취향이죠.

모든 중음이 폭포수 떨어질 때 나는 소리처럼 시원시원하고 짱짱하게 펼쳐져야 되는 것도 아닙니다. 반대로 아주 소프트하고 몽글몽글하게 듣는 것을 좋아하는 분들도 있을 수 있으며, 안개처럼 소프트하고도 몽환적인 느낌으로 듣는 것을 좋아하는 분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총알처럼 쫙쫙 뻗어주는 것보다는 호숫가의 물처럼 평면적인 느낌에 가까운 것을 더 좋아하는 분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혹은 먼 발치에서 휴식을 취하며 바라보는 강 건너 경치를 즐기는 것처럼 음악 소리가 나는 것을 좋아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그 모든 것들이 스피커가 제어가 잘 되어야 가능한 것입니다. 제어를 스파르타 식으로 할지 슬램덩크의 안감독님처럼 평화로운 표정에 웃는 얼굴로만 다스리는 스타일로 제어를 할지는 자신의 취향과 매칭시킬 제품들에 따라 변화하면서 적용해야 됩니다.

안개처럼 혹은 먼 발치의 경치를 천천히 바라보며 음미하는 것 같은 음을 만드는 것도 결국은 힘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다만, 무조건 힘이 좋아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저음의 시작에서는 풍만하고 넉넉하며 포만감이 드는 근사한 저음이 나왔다가 부밍으로 발전하지 않고 솜사탕처럼 사라지는 저음도 결국은 힘의 조절이 잘 되어야 하는데요. 저음의 물리적 양감과 무게감, 그리고 앰프의 힘과 공간 등을 잘 조절해서 이러한 음을 만드는 것도 의미 있는 일입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 힘없는 앰프로 이렇게 개성적이거나 감미로운 음이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예외적으로 구동이 굉장히 쉬운 가벼운 스피커들의 경우는 소출력 진공관 앰프들과도 매칭이 좋은 경우가 있습니다)

작은 볼륨에서 더 좋은 음질을 위해서도 구동력 좋은 앰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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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서 그리폰의 인티앰프인 디아블로300은 출력이 채널당 300w입니다. 4옴 상태에서는 600w를 출력합니다.

일반적으로는 우리 집에서는 50w 출력 앰프로 12시도 못 올리는데 그렇게 출력 높은 앰프가 무슨 필요가 있나? 라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서두에 꺼냈던 티코의 얘기로 바꿔서 말해볼까요? 티코로도 140km를 달릴 수가 있는데 서울도심에서는 평균 속력이 60km도 안 되는데, 왜 티코보다 더 좋은 차를 탈까요? 굳이 디자인이나 안정성 때문만은 아니겠죠?

같은 숫자와 같은 속도, 같은 음량의 볼륨이 승차감이나 음질까지 같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겠죠.

더 구동력이 좋은 앰프는 꼭 더 큰 음량과 더 강력한 사운드를 듣기 위해서만 사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극히 극도로 자연스럽고 얌전한 음을 듣기 위해서도 제어력이 좋은 앰프가 필요하고 지극히 차분하고 부드러운 음을 듣기 위해서도 제어력이 좋은 앰프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집이 아파트라 볼륨을 많이 못 올리니 좋은 앰프가 필요 없다는 경우도 많은데요.

구동력 좋은 앰프를 사용하는 것은 볼륨이 작을 때 더 좋은 음을 듣기 위해 사용하는 것입니다. 세상 어느 누구도 볼륨 많이 올리려고 구동력 좋고 출력 높은 앰프를 사용한다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설명하는 사람도 없고 그런 말을 하는 경우도 없기 때문에 그렇게 오해를 할 필요도 없겠죠.

음질의 한계치를 높게 잡아야 더 좋은 음이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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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동력에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가 또 한가지 있습니다. 특정 스피커의 음질 한계치를 높게 보는 유저는 이 스피커는 구동이 어렵다고 하면서 매칭에 신경을 더 많이 쓰게 됩니다. 그리고 포기하지 않고 해당 스피커에서 기대하는 음이 나올 때까지 매칭과 세팅을 만지게 됩니다. 아무래도 그렇게 하면 정말로 기대하거나 상상하는 음이 나와주는 확률이 높아집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오디오에 대해서 경험이 없는 분들보다는 오디오에 대한 경험이 많고 잘 아는 사람들이 그 특정 스피커들이 어느 정도까지 매칭을 했을 때, 어느 정도까지의 음질 한계치를 기대해도 되는 것인지 그 정도와 수준을 잘 알겠죠.

반대로 특정 스피커의 음질 한계치를 특별하게 기대하지 않는 유저들 중에는 그 스피커는 구동이 어렵지 않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확률상 그렇다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그러면 당연히 해당 스피커에서 나올 수 있는 음은 한계치는 크게 기대하지 않은 만큼 나오겠죠.

예를 들어, 영국의 스피커 제작사 AE(Acoustic Energy)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유명한 AE-1 (AE Reference 1)이라는 스피커를 배출한 회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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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쿠스틱 에너지 Ae-1 Classic 리뷰

KEF LS50 최종 분석 리포트

좋은 스피커를 사서 좋은 음을 못 듣는다

구동하기 어려운 스피커가 안 좋은 스피커는 아닙니다

이 글들도 시간될 때 한번쯤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리뷰를 쓴 리뷰어가 AE-1을 그냥 소싯적 한창 오디오에 빠져 있을 때, 추억으로 좋았던 스피커여서 명기라고 칭찬하며 추천하는 것일까요?

구동 어렵다는 PMC 나 KEF R300, LS50 같은 스피커들……전혀 구동 어렵지는 않고 소리만 잘 나더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만, 구동이 쉬워서 앰프를 약하게 물리니 PMC에서 저음 잘 나던가요? KEF LS50에서 출중한 에너지감과 쫙쫙 뻗어주는 음이 훌륭한 스테이징과 입체감을 만들어 주던가요? KEF R300에서 전 대역에 미끈하고 자연스러우면서 깊이 있는 음까지 나와주던가요?

원래 그런 스피커가 아니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경험자 입장에서는 그런 음을 내주기도 하는 스피커들입니다.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사용자마다 오해가 분명 있을 수 있겠지요.

구동 어렵다고 하는 것은 그 스피커 안 좋다는 말이 아닙니다. 더 길들여서 더 좋은 매칭을 통해 훨씬 더 좋은 음으로 만들자는 숨은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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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구동이 어려운 스피커에 어떻게든 더 좋은 앰프를 물리고 더 길들여서 인내심을 갖고 사용하는 유저들이 단순히 "소리만 잘 나더라"고 해서 그 스피커에 만족하는 것은 아닐 겁니다. 그냥 소리 잘 난다고 그렇게까지 신경을 쓰지는 않습니다.

넓게 보자면, 구동을 시킨다는 의미는 매칭을 맞춘다는 의미와도 어느 정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야구선수들이 철봉 운동을 그냥 운동을 하지 않는 일반인들보다 더 못합니다. 투수들은 철봉 턱걸이를 한 개도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용하는 근육이나 근력이 정반대되어 있기 때문이죠.

구동이라는 것은 적정한 살과 근육, 근력과 유연성을 용도에 맞게끔 맞추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소리에도 힘과 뻗침, 살집과 밀도감, 근력과 유연성같은 개념들이 존재합니다.

살이 아예 없으면 근육과 근력이 만들어질 수 없고, 또 너무 많아도 스피드와 유연성이 떨어지는 것처럼 음질에도 그러한 요소들이 잘 맞춰져야 음질이 좋듯이 스피커 구동이라는 의미를 그렇게 이해하면 도움이 될 듯 합니다.

리뷰어 - 주기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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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5)
  • Henrysuh

    16-08-04 16:30

    정말 좋은 글입니다. 스피커가 구동이 잘 된다는 것은 앰프가 전달하는 전류의 변화를 스피커 유닛의 물리적인 움직임으로 전환시키는 싱크로율이 높다고 이해해도 될 거 같습니다. 단, 그것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아주 구동이 잘되는 시스템에서 들은 몇 가지 Reference 음악을 정확히 기억했다가 본인의 시스템에서 확인해 보아야 할 거 같습니다. 구동에는 전류의 스피드에 맞는 스피커 유닛의 움직임과 전류의 크기변화에 맞는 스피커 유닛의 움직임이 있을 거 같습니다. X축과 Y축일텐데, 이를 구분하는 것은 저음의 스피드와 양감으로 판단하면 될까요?
  • 페르소나

    16-08-05 11:18

    어디까지나 구동이 되고 안되고의 문제는 개인적이며 주관적인 개념이고 추상적인 개념일 수 있죠. 그걸 이해를 하라고 강요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강요를 해봤자 소설 쓴다고 욕만 먹으니까요.

    그렇지만 Henrysuh님의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하자면, 저음을 듣되.. 저음의 이탈감과 밀도와 양감이 적절하다면 구동이 어느정도는 잘 되고 있다고 판단해도 되겠죠. 이탈이라는 것은 잘 튀어나오느냐이고 잘 튀어나오긴 하는데 무게감과 밀도감이 너무 약해도 저음이 저음같지도 않고 임팩트나 탄력도 전혀 없이 그냥 가볍게 튀어나오기만 한다면 그것도 문제이고요. 그렇다고 양감이 너무 없어도 본문에서 설명한 것처럼, 가벼운 종이 비행기가 이름만 비행기지 무거운 돌보다 더 날아가질 못하고 몸무게가 가벼운 약골이 근력을 만들 수 없는 것처럼 양감이 없으면 밀도와 임팩트도 만들어질 수가 없죠. 그러한 특성들이 두루두루 갖춰진 저음이 나올 때, 구동이 잘 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렇다고 너무 강력하게 툭툭 튀어나오기만 하는 것도 매력이 없구요. 아주 진하고 그윽한 저음도 양감과 그윽함을 잘 갖춘 상태로 아주 그윽하게 쫙 깔려주는 것도 힘이 없으면 안되는 일이긴 합니다. 넓은 의미에서 그것도 이탈감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죠. 그윽한 저음도 저음이 이탈이 안되면 답답하게 들리기 마련입니다.
  • proto

    16-08-05 12:09

    구동이 잘되고 있다고 생각하며 10년동안 같이지낸 마누라가...

    옆집남자와 만난후 이것이 구동이고 그동안은 구동이 안되었던 걸로 밝혀질때의 황망감이란...
  • Henrysuh

    16-08-08 09:41

    @페르소나
    설명 감사합니다. 저음을 여쭤 본 것은 저음이 파장이 가장 길어서, 중고음대비 구동을 위한 필요 에너지가 크기 때문에 구동력을 판단하기 쉽지 않을까 했던거구요. 정말 헛갈릴때는 볼륨을 높였을 때, 소파의 진동이 느껴지면 구동이 잘된다 하고 판단을 합니다. 이게 맞는지...
    이탈감, 탄력, 밀도감은 결국 시스템의 성능이니 답은 매칭으로 가겠네요.

    @proto
    스피커는 좋은 앰프를 물릴수록 더 좋아지는 건 맞는 거 같습니다. 단, 시스템의 성능면에서 최적화때문에 스피커를 바꾸는 거 같긴 합니다만....동일 스피커에 소스와 앰프를 업그레이드 하면 확실히 좋아지더군요.
  • neolord

    16-08-23 13:58

    결국 구동이 잘 되는지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은 구동이 잘 되게 매칭해 논 시스템과 비교를 해야 한다는 건데요..
    한 시스템만 가지고 있는 사용자 입장에서 어렵지 않나 생각됩니다.

    풀레인지에서 이 문제에 대해 비교 시청회를 해 주셨으면 좋겠네요.

    구동 안되는 경우와 구동 잘되는 경우를 비교해서 듣고..전문가님들의 설명까지 듣는다면 좋은 경험이 될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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