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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명함으로 모든 음질이 평가되는 것에 대해서.. 오디오의 맵고,짠맛..

By 페르소나 date 14-07-07 05:34 6 3,734

오디오를 취미로 삼으면서 그 이용자의 취향은 크게는 두가지로 나뉘게 됩니다.

쉽게 표현을 하자면 자극에 반응하는 유저와 그렇지 않은 유저로 나뉩니다.
이 말을 조금 다른 말로 하자면 선명함에 반응하는 자와 그렇지 않은 자로 나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선명함이라고 포괄적으로 이야기를 하기는 하지만, 선명함이라는 것을 자극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이 자극이라는 것은 감성적인 느낌과는 크게 관계 없이 음질을 표현하는 하나의 표현방법의 양적인 부분이 더 많거나 달라지는 것을 계속 바라는 것을 말합니다.

좀 더 예를 들자면, 저음이 무조건 더 단단해져야 한다거나 저음의 양감이 더 많아져야 한다거나 고음이 더 선명하고 투명해야 한다거나 짜릿하게 뻗어주는 능력이 더 좋아져야 한다거나 하는 것들 입니다.

엄밀하게 따지자면 이런 특성들도 음질은 평가가 되기는 하지만 이런 특성들이 최종적으로 음악을 감성적으로 느끼게 하는 것에는 크게 관련이 없다는 것을 우리들은 알아야 합니다.

다른 말로 고음이 더 선명하거나 저음이 더 단단하거나 하는 단조로운 특성을 가지고 음악이 얼마나 아름답고 감성적으로 들릴 수 있느냐를 따질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지만 오디오 유저는 기기에 투자를 하고 기기를 바꾸면서 투자한 금액과 기기를 교체한 것에 대한 동기와 동위성을 찾아야 합니다. 그래서 자극에 연연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동안 15년가량 되는 세월동안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합쳐서 정말 많은 분들과 오디오에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업무를 보는 메인 사이트 외에도 블로그나 카페, 개인적인 메일로도 질문을 하시는 분들이 계시고, 2년에 전까지는 매장이나 사무실에서도 상담을 했었으니 참 많은 분들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혹자들은 아마도 상담을 할 때면, 하나의 가장 정확하고 틀리지 않은 원칙을 세워놓고 상담을 할 것입니다. "오디오는 이런 것이다" 라는 그런 것 말이죠.
그런데 그렇게 상담을 하면 안 됩니다. 왜냐면, 오디오에는 답이 없기 때문입니다. 원칙이 여러개라면 몰라도 원칙이 하나인 사람이 가장 정답과 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상담의 정답은 경험이 많고 오디오 기기를 많이 접해본 나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궁금증을 갖고 상담을 요청한 요청자가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답은 그 사람의 취향이나 원하는 것에 의해 달라지기 마련입니다. 경험자는 자신의 원칙을 그 사람에게 강요하고 주입시키며 이해시키는 것이 정답이 아니라 상담을 요청한 요청자에게서 정답을 이끌어 내는 것이 정답입니다.

그리고 경험자가 가지고 있는 경험과 여러가지 원칙은 그 정답을 상담 요청자로부터 끄집어 내기 위한 도구일 뿐입니다. 그 원칙이 정답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많은 사람들과 상담을 하고 의견을 나누다 보면 우리나라에 자극을 원하고 자극에 의해 음질을 판단하는 오디오 유저들이 굉장히 많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다소 극단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자극이 늘지 않으면 음질도 향상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유저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쉬운 말로 다시 말하자면 선명도가 증가하지 않았다면 음질도 증가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통계적으로 봤을 때, 이런 경향은 포터블 기기나 카오디오로, PC용 스피커로만 음악을 들어온 유저들 사이에서 강하게 나타나며 반대로 스피커로부터 거리를 두고 자연스럽게 음악을 감상하고 즐겨온 유저들 사이에서는 그나마 좀 적게 나타납니다.

정확한 것은 아니고 대략적인 추산이지만, 자극에 의해 음질을 판단하는 유저의 수는 대략 전체 오디오 인구의 70%~80% 가량이 됩니다. 나머지 20%~30%가량은 딱히 자극이 없더라도 음악을 잘 즐기는 유저들입니다.

너무 극단적이라고 생각된다면 여기에 하나의 부류를 더 넣을 수가 있습니다.
그 부류가 무엇인가? 그냥 바뀌어도 잘 모르는 부류입니다. 100분율로 이 부류를 먼저 계산하자면 바뀌어도 잘 모르는 부류가 30%가량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머지가 70%라면 이 70%중의 또 70~80%가량이 자극에 의해 음질을 판단하는 부류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반대로 과거 80~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대접받고 인기있는 사운드 특성은 중저음이 풍부하게 많이 나오는 사운드였습니다.
얇고 가벼운 사운드는 소리로 인정을 못 받던 시대였습니다. 아직까지는 기기들의 성능이 요즘 제품들처럼 고성능의 시대가 아니었다 보니 웅장하고 풍부하며 큰 사운드에 대한 동경이 많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에 들어서는 음악을 직접 듣는 주체가 과거와는 다르게 바뀜으로써 그런 유행이 반대로 바뀌게 되는 것입니다.


 



선명도가 증가하지 않으면 궁극적으로 음질이 좋아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자극이라는 것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 해 봅니다.


대부분의 오디오 유저 및 매니아들은 오디오 기기를 바꿨을 때, 선명도가 증가하지 않으면 음질이 좋아지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기 바랍니다. 내가 오디오 음질에 불만을 가졌을 때는 대부분 어떤 이유로 불만을 가졌었나? 그리고 내가 음질이 좋다고 생각할 때는 대부분 어떤 이유로 음질이 좋다고 생각했었는가?

설명이 안되는 분들도 많을 겁니다. 그렇지만 대체적으로 상당수가 그 이유를 분석적으로 따져보면 결국은 음의 투명도나 선명도, 개방감, 분해력 같은 부분들입니다. 혹은 중저음의 단단함 혹은 양감에 대한 부분입니다.

가수로 치자면 가수가 노래를 잘 부르는 이유를 단순히 옥타브 높게 올라간다는 이유로 노래를 잘 부른다고 평가하는 것과 같습니다. 오디션 프로나 "나는 가수다" 에 무명의 젊은 오디션 참가자와 조용필이 참가를 해서 미션곡으로 "고해" 라던지 "She's Gone" 같은 노래를 시켜서 고음을 잘 내는 사람은 노래 잘 부르는 사람으로 인정하고 그 노래의 고음을 소화하지 못하는 조용필은 노래 못 부르는 가수로 떨어지는 상황과 같은 것입니다.

그런 상황이 오디오쪽에서는 많이 일어납니다.

 

많은 질문자들이 음질이 더 안 좋아진 것 같다는 질문을 많이 하는데, 대부분의 결론은 고음의 선명도가 과거에 비해 줄었다거나 저음의 양감이 줄었다거나 단단함이 줄었다거나 이런 문제들입니다.

특정 오디오가 밸런스가 어떻든 질감이 어떻든 간에 고음의 선명도가 죽으면 일단 음질은 후퇴한 것으로 본다는 것입니다.




 

저가 PC용 스피커나 20만원짜리 스피커에서 100만원이 넘는 스피커로 바꿨는데
업그레이드의 차이를 못 느낄 수도 있다.


특정 기기를 비유해서 설명해 보겠습니다.

PSB Alpha B1 과 비엔나어쿠스틱 하이든 그랜드가 있습니다.
여기에 매칭된 앰프도 PSB에는 20만원대의 소형 디지털 앰프를 연결했고, 비엔나어쿠스틱에는 100만원이 넘는 앰프를 연결했습니다.

20만원대의 디지털 앰프는 고음은 좀 얇고 가벼우며 저음은 거의 제대로 재생을 못합니다. 그렇게 해서 고음만 강조가 되다보니 상대적으로 고음이 명쾌하고 투명하게 느껴지게 됩니다. PSB Alpha B1 자체도 가격대비 성능이 좋다는 것은 인정할 수 있지만 가격이 워낙 저렴한 스피커다 보니 중역대 재생력이나 중저음에 있어서 완벽한 스피커는 아닙니다. 그나마 쨍하고 깔끔하며, 투명한 고음을 내주는 것이 장점입니다.

문제는 오디오에 입문한지 얼마 안되신 분들 중에 이런 상황에서 PSB의 음을 더 높게 평가하는 분들도 꽤 있더라는 것입니다. 혹은 PSB같은 스피커를 사용하다가 비엔나어쿠스틱 혹은 비엔나어쿠스틱과 성향이 비슷하고 그레이드도 비슷한 스피커로 업그레이드를 했다가 실망하는 분들도 적쟎이 보게 됩니다.


상담을 하다보면 결국은 과거에는 중음의 질감이고 저음의 질감이고 없기는 했지만 고음이 선명하게 귀에 들리는 것이 좋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돈을 몇배를 더 주고 투자를 했는데 상대적으로 다른 음역대의 정보량이 많아지면서 고음만 들리던 것이 다른 음들도 많이 들리게 됩니다.
문제는 오디오 기기를 많이 접해보지 않은 상황에서는 정보량을 많이 재생해줘봤자 그것을 자연스럽게 전체적으로 수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장에 돈을 들여서 업그레이드를 했기 때문에 이런 분들 중에는 베테랑 리뷰어들 보다도 음악을 더 집중적이고 분석적으로 온 신경을 곤두 세워서 감상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눈을 감으며 번스타인이나 카라얀처럼 음악을 듣곤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음악은 소리들이 융화된 음악 전체를 듣고 느껴야 되는데 이렇게 고도로 집중한 오디오 유저들은 그 전에 들어왔던 소리에 비해 뭐가 달라졌는지 뿌리에서부터 가지 하나하나까지 모두 분리해서 비교를 하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잠깐 들어서는 파악이 잘 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결국 남는 것은 더 선명해졌는가? 그렇지 않은가? 만 남는 것이다.

입문한지 얼마 안된 유저들의 상당수는 이렇게 음의 정보량이 많아졌을 때 오히려 혼돈을 느끼는 경우들이 더 많다.

음질이 더 좋아졌다는 기준이 거의 대부분은 그 사람이 알고 있는 선명함보다 더 선명한 소리를 들려줘 버리면 음질이 더 좋다고 판단하는 일이 부지기수라는 것이다.


사실 정말로 그게 정답이라면 더 좋은 음질을 만든다는 것이 얼마나 쉬운 일인가?






조용필, 임재범, 인순이, 이은미같은 가수 다 필요없다??

다시 또 가수 쪽으로 비유를 하자면,
조용필이고 임재범이고 인순이고 이은미고 다 필요없겠죠.
옥타브 제일 많이 올라가는 사람 한명 있으면 끝장 나는거 아니겠습니까?
실제로 과거에 "나는 가수다" 에서도 관객 평가는 그랬었고요. 제일 소리 크게 질르고 화려하게 무대 퍼포먼스 벌인 사람이 거의 대부분 평가가 좋았었고 감성적으로 섬세하게 노래 부르는 사람들은 외면을 받았었죠.


그러한 대중의 심리가 오디오 기기를 평가하는 대중의 평가에도 그대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런 자극적인 요소나 선명함의 법칙은 20만원짜리 스피커를 평가할 때나 2천만원짜리 스피커를 평가할 때나 똑같이 적용이 됩니다. 혹은 2억짜리까지도 말이죠.


20만원짜리 스피커를 칭찬하는 사람도 선명함 때문에 칭찬을 하며, 2천만원짜리 스피커에 매료된 사람도 선명함을 가지고 칭찬을 하며, 심지어는 2억짜리 스피커를 평가를 할 때도 더 저렴한 스피커보다 선명도가 더 좋아야 칭찬을 하지, 다른게 아무리 좋아도 더 싼것보다 혹은 자신이 알고 있는 것보다 선명함이 약간이라도 덜하면 그 사람은 그 제품에 칭찬을 하는 것이 주저하게 됩니다. 왜냐면, 그게 절대 기준이기 때문입니다.

선명함 외에도 여러가지 미사여구를 사용해서 "이래서 좋은거 같애~ 저래서 좋은거 같애~" 라고는 하지만 결국은 선명함에서 만족스러운 변화가 느껴지지 않으면 표정에서부터 그리고 말투의 흥분됨에서부터 크게 만족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번져 나오기 마련입니다.


오디오 기기를 구매하러 오시는 소비자 분들 중에서도 70~80%가 그렇고, 시청회를 해도 70~80%가 그렇고 상담을 해봐도 70~80%가 그럽니다.


제 말에 대해, 너무 극단적이지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 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실겁니다.

네 맞는 말씀입니다.

모두가 다 그렇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래서 70~80%라고 하는 것입니다.
 



다른 예로 아무리 음질이 좋은 오디오 기기여도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결국은 바꾸시는 분들도 있는데요. 선명함도 비슷한 예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자신이 가장 원하는 한가지 기준이라는 것이 있기 마련인데, 음질이라는 것이 굉장히 숙련된 사람이 아니고서는 기기간의 음질을 정확한게 파악한다는 것이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정말로 능숙하고 음질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 아니고서는 그러한 선명함이라던지 투명함이라던지 저음의 양감이라던지 단단함이라던지 등등만으로 음질을 따지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입니다.

이러다 보니 거의 대부분의 음질에 대한 불만은 음의 투명함이나 선명도, 분리도, 개방감 등만 개선시켜 주면 당장에는 만족하는 경우들이 참 많기는 합니다.

 

극단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수천만원짜리 스피커도 밸런스고 질감이고 다 무시하고 그냥 20만원짜리 PSB 스피커에서 나는 쨍하고 투명한 소리만 나게 해줘도 만족하는 경우가 적지 않더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중저음은 별로 안나고 고음만 나도 수천만원짜리 스피커에 만족하시는 분들이 꽤 많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중음의 질감이 어떻고 저음의 밀도감이 어떻고 감칠맛이 어떻고 진득함이 어떻고 농밀함이 어떻고 그런거 따져봐야 백날 소용이 없게 됩니다.
괜히 그런 이야기 해봤자 사기꾼으로 몰리는 경우가 더 많기도 하지요.

오디오 구력 2년 된 사람이 와서 고음 쨍하게 뻗어주는 케이블 하나 뻠뿌해주고 중음이든 저음이든 다 필요없이 소리 엄청 쌔지는 케이블 하나에 신세계를 느끼고 감동감화 하는 경우가 더 부지기수이고 더 많습니다.

 


물론 그런 것을 가지고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문제될 것은 전혀 없습니다.
그게 그 개인의 스타일이고 당장에는 그 개인의 모든 것이며 그 개인의 만족입니다.
모든 오디오는 개인의 취향에 부합이 되어야 하며, 취미생활은 이용하는 주체에 맞아야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복잡하게 이용하든 심플하고 쿨하게 이용하든 자신에게 맞으면 그걸로 충분한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 시기를 벗어나게 되면 좀 더 다양한 오디오의 매력을 한번쯤 강요해 보고 싶기도 합니다.

 

 



윌슨오디오 사샤의 전신인 와트퍼피는 강한 카리스마의 이미지로 명성을 얻은 대표적인 스피커이지만
신형으로 갈수록 강한 느낌은 덜어내고 깊고 고급스러운 표현력으로 튜닝 포인트를 맞추고 있습니다





오디오를 재미있게 하기 위한 좋은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가장 바람직한 것은 기기에 관심 갖지 말고 좋음 음악을 많이 들으면서 음악으로써 계속 새로운 만족감을 누리는 것이겠죠.

근데 이게 잘 되지 않는다는 것은 아마 잘 아실겁니다.

오디오 매니아에게 기기에 관심갖지 말고 음악으로써 해탈하라는 말은 요즘 놀기 좋아하는 남자들에게 술,담배 하지 말고 맵고 짠 음식 먹지 말고 생활을 규칙적으로 하고 고기 먹지 말고 채식 위주로 먹고 현미밥 즐겨먹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면서 그렇게 살면 건강하다는 말과 비슷한거죠. ^^

누구도 모르는게 아닙니다.

그렇지만 이 방법 말고 다른 방법이라면,
저는 한가지 음색에만 좋은 소리라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일례로 제가 아직까지 만나보거나 고민 상담을 해 드린 많은 오디오 유저들 중에 70%가량은 무조건 더 선명하기만 하면 만족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더 선명하기만 하면 더 좋은 사운드가 되는 것이고 기기를 바꿨을 때나 청음을 할 때, 선명도나 투명도가 과거에 알고 있던 오디오보다 덜하면 무조건 음질이 안 좋은 것이 되는 것입니다.


이걸 또 다시 음식에 비유를 하자면,
무조건 더 매운 음식이 더 맛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비슷한 것일 수 있습니다.

미식가들은 한가지 맛으로만 음식을 평가하지 않습니다.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음식맛을 다양하게 즐기지 않는 사람들은 유독 먼저 혹은 예민하게 반응하는 맛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단맛에 먼저 반응하고, 혹은 맵고 짠맛에 반응을 하곤 합니다. 담백한 맛이라던지 부드러운 맛이라던지 느끼한 맛이라던지 감칠맛이라던지 이런 다양한 맛의 차이에 대해서는 잘 모르거나 잘 즐기지도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오디오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디오를 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음악을 듣기 위함이겠지만 그 뿐만 아니라 음질과 음색, 다른 음을 즐기기 위함의 목적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오디오를 하면서 무조건 선명함만으로 음질을 평가하는 것은 마치 매운 음식을 좋아한다고 해서 모든 음식을 더 맵냐? 덜 맵냐? 로만 음식의 맛을 평가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100가지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데 마치 30가지에만 즐거움만 누리고 70가지는 모르거나 무시하는 것과 비슷한 것입니다.

앞에서 음식에 비유를 했듯이 오디오에도 맵고 짠 것 말고도 여러가지 음색이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음색의 차이는 음질의 차이가 아닐까?


종종 게시판의 글들을 보다보면 “음색의 차이이지 음질의 차이는 아니다” 라는 말을 볼 수가 있는데요. 그러면 어떤게 음질의 차이이고 어떤게 음색의 차이일까?
좀 더 선명해야 되는데 선명도에서 차이가 없으면 음질의 차이는 없는 것이고, 딱히 뭐가 나쁘다고 말하기는 어려운데 음색은 차이가 있기는 하다면 음질의 차이는 아니고 음색의 차이인 것일까요? 생각해 보면 그 말 자체는 뭔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기도 합니다.


물론 음색이 달라졌다고 해서 음질과 연관을 시킬 수는 없습니다. 분명 음색의 차이가 음질의 차이는 아니라는 것이죠.
분명 음색은 달라졌는데 음질이 더 좋냐? 나쁘냐? 를 규정하기 힘든 상태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음색의 차이만으로도 엄청난 음질적 만족도를 얻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걸 또 음식에 비유를 하자면,
매운맛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항상 매운 음식 좋아하는 사람하고 매운 음식만 먹고 다니다가 음식 제대로 할줄 아는 한식당에 가서 담백하고 부드럽고 산뜻한 느낌의 나물 음식에도 맛을 느껴보고 약간 뭔가 비린맛이 있기는 하지만 입맛을 당기는 갈칠맛이 있는 개장 맛에도 빠져보고 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또 다른 예로는 한식에는 별로 만족을 못 느끼지만 남들이 먹었을 때는 그냥 느끼하게만 느껴지는 크림 소스 까르보나라에 완전 꽂히는 경우도 그냥 음색이 달라지는 것만으로 엄청난 만족감을 갖는 경우라 할 있습니다.
그리고 저 같은 경우는 주변에 회를 잘 먹고 회맛을 잘 아는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은 편인데요. 어렸을 적부터 친척이 회 양식을 했었고 한때는 부모님이 횟집을 운영을 해서도 그런 것 같지만, 회맛을 모르던 사람이 회맛을 알게 되는 것도 음질과의 차이라기 보다는 음색의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다른 음색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다른 맛의 음식을 즐길 줄 아는 것과 비슷한 것입니다.


햄버거집의 패스트푸드나 혹은 매운 캡사이신이나 청량고추가 들어간 음식만 즐기는 것도 참~ 좋은 음식 많이 놔두고 단순한 음식만 즐기는 것일텐데요. 오디오쪽에서 보면 무조건 선명함만으로 음질의 향상을 평가하는 분들이 이런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글이 길었는데 이제 마무리를 해보도록 하죠.


내용중에 계속 음식에 비유를 해서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초보자분들은 훨씬 이해하기가 수월하실 겁니다.

혹시 여러분들 중에 싱거운 음식에는 맛을 못 느끼고 계속 맵고 짠 음식만 먹고싶어하시지는 않은가요?

제가 얼마 전까지 정말로 음식에 대해서는 그랬습니다.

싱거우면서도 맛깔난 음식의 맛을 모르던 것은 아니었지만 스트레스를 맵고 짠 음식으로 풀려는 성향이 있어서 워낙에 맵고 짠 음식만 자주 먹으려 했습니다.

그렇게 오래 지내다 보니 몸에 좋지 않은 반응이 나타나더군요. 그래서 요 2주동안은 라면도 줄이고 과자도 줄이고 외식도 줄이는 등, 일단 나트륨 섭취량을 줄여봤습니다.

딱 10일정도만 해도 몸이 금방 달라지더군요.

일단 바지 입기가 편해지고 몸이 좀 가벼워지는걸 느끼게 됩니다.

무슨 건강 관련 칼럼인 것 같군요. ^^

 

이처럼 오디오에서도 자신이 너무 맵고 짠 음색에만 길들여져 있는건 아닌지 곰곰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오디오의 재미는 순수하게 음악을 즐기고 심취한다는 것에도 있지만 분명 음악 감상의 즐거움 외에도 같은 음악을 좀 더 다른 음색/음질로 즐긴다는 것에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즐거움을 더 오랫동안 더 유익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너무 자극적인 음색에 익숙해 지는 것에서 탈피를 해야 합니다.

다양한 음식을 즐기다 보면, 맵고 짠 음식도 잘 즐기게 되지만 양념이 없는 싱거운 음식, 예를 들자면 생음식이겠죠. 그리고 담백한 음식이나 부드럽거나 느끼한 음식에도 깊고 진한 맛을 느끼게 됩니다.


오디오도 즐겁고 유익하고 오랫동안 즐기기 위해서는 그런 습관과 취향 단련이 필요합니다.

 

오디오를 막 시작했을 때는 자신이 집중해서 음을 들으면 남들이 느끼는 만큼 음질의 우열을 가릴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음질과 음색이라는 영역은 훈련이 안된 사람들이 판단하기에는 상당히 미지의 영역입니다. 왜냐면, 매칭의 조건과 환경의 영향, 감상을 할 때의 자신의 컨디션과 기분 등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듣고 느끼는 것이 음질의 진리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음질의 진리는 오로지 진리로써 하나만 있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니라 모든 다양한 음색을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것이 더 진리에 가깝고 더 즐겁고 유익합니다.


오디오를 시작한지 얼마 안되었고 정말로 오디오를 재미있게 즐기고 싶다면 이런 부분에 대해서 꼭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과연 여러분은 어떤 맛의 음식을 좋아하시는지요?
혹은 여러분은 어떤 음색의 음을 좋아하시는지요?

즐겁게 한번 생각해 보고 답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이 답을 찾았다면 앞으로의 오디오 생활이 훨씬 쉬워지고 더욱 더 즐거워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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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6)
  • 거울뉴런

    14-07-07 13:10

    좋은 글 잘봤습니다. 페르소나님은 참 공감이 잘 가게 글을 잘쓰십니다.
  • 홍이오빠

    14-07-07 20:44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어느새 페르소나님의 글에 팬이 되어 버렸습니다.

    저 또한 자극적인 음을 찾다가도 어느 때에는 편하고 깊이감 있는 소리를 찾습니다.
    그래서 2종류 이상의 시스템이 항상 공존하고 있습니다.

    이런 탓에 위의 주제와 벗어나지만 한가지 취향만 선택하면 더 질을 높힐 수 있음에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오디오란게 정말 정답도 없고 본인 조차도 자기의 취향을 정확히 모를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 페르소나

    14-07-08 17:22

    거울뉴런님..
    감사합니다. ^^ 내용이 너무 길어서 정말 관심 있으신 분들 아니면 잘 안 읽으시던데 공감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홍이오빠님..
    홍이오빠님께 이런 칭찬을 듣게 될줄 몰랐네요. 칭찬 감사합니다.
    초보자분들이 좀 많이 읽고 공감해 주셨으면 좋겠는데 초보자분들일수록 이런 긴글을 잘 안 읽으려 해서 걱정입니다.
    홍이오빠님은 스피커만도 서너개쯤 되시죠? 전에 사진으로 본거 같습니다.
    그렇게 복수의 시스템을 운용할 수 있다면 오디오 매니아로써는 너무 행복한 일이죠. ^^
  • 밥어이

    14-07-08 22:36

    초보자인 저 정독 했습니다. ^^;
    저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매우 공감가는 글이네요.
    여기도 따봉 하나..^^b
  • 유민

    14-07-23 23:46

    좀 늦게 본 글이지만 가끔 생각해왔던 논제 이기도 합니다. 참 감동적인 글입ㄴ다.
    샵이나 잘 꾸며진 청음실에서의 소리는 대략 이런 사람들의 약점(?)을 잘 파고들게 시청실이 세팅되어 있고
    자극적인게 내면을 콕콕 찌르도록 되어 있도록 되어있죠.
    전 오히려 동호인간의 청음이나 기기 바꿈질 할때 듣는 소리를 더 좋아하는 편입니다.
    개인적인 공간에서의 느낌과 공간 세팅을 보면 대충 저의 환경과의 차이를 볼 수 있기 때문이죠.
    기기 사고 팔면서 배우는게 저는 더 많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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