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Home | 웹진 | 특집

시청 공간별 PMC 간담회 4편 - PMC Twenty5 시리즈 전모델 , PMC 패밀리의 은밀한 음향적 관계

By Fullrange date 20-02-18 11:48 0 2,937

FULLRANGE SPECIAL

시청 공간별 PMC 간담회 4편
PMC Twenty5 시리즈 전모델

PMC 패밀리의 은밀한 음향적 관계

1982280254_DOkgpdPo_328d01355b6f1ae998b11a1fd499f88effeb3a5f.jpg

■ 전체글 : 오승영 리뷰어
■ 청음평 : 오승영, 김편 리뷰어

.
.
.
.
.
.
.

PMC 스타일, 두 가지 공간

1982280254_2I38NfdC_9118859f2d384213752d7236ca20b88d07977fa9.jpg

◀ PMC MB2 SE

하이파이 스피커의 경우 자연스럽게 오디오파일들에게 스며들어가는 제품들이 있는가 하면 그 제품이 아니면 안되는 특이점이 있어서 심하게는 중독성을 운운하기도 하는 경우가 있는데 PMC가 은근히 그렇다. 어쿠스틱 방식이 그렇고 비주얼이 그러하다. 실물은 아니었지만 필자와 처음 마주친 PMC의 모습은 다소 기괴했다. 브라이언 메이와 로비 윌리암스 등 영국의 신구 세대 셀럽 아티스트들을 등장시킨 MB2의 광고는 그 이전의 스피커들에서 볼 수 없었던, 프로펠러 모양의 독특한 우퍼 프레임이 강렬한 인상을 안겨주었다. 저건 뭐에 쓰는 걸까? 그래서 저기선 어떤 소리가 날까?

어느덧 설립 30년을 앞두고 있는 PMC의 설립자 피터 토마스는 최소한 대중적 관심을 이끌어내는 방법을 잘 알고 있는 인물로 보였다. 스피커 제조와는 절반 정도만 관련이 있는 기술이다. 영국 스피커의 기본 포맷을 따라 반듯 반듯하게 제작했다면 그 기라성 같은 영국 스피커들 사이에서 PMC는 그저 ‘one of them’ 이 되었을텐데, 영리하거도 하거니와 사운드 품질과 스타일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디자인을 과감하게 구사하는 용기가 느껴진다.

1982280254_ihPkVN3J_7be7e9fd41ef893b33b31d46904036b5ba7de78a.jpg

피터 토마스가 꿈꾸었던 PMC의 스타일은 무엇일까? 시청하는 제품이 하나씩 늘어갈 때마다 PMC 스피커의 컨셉이 퍼즐처럼 맞춰지기 시작했다. 요컨대 PMC는 90년대식 새로운 포맷으로 구현한 BBC 모니터였다. 출범한 지 한 세대가 지나도록 언제까지나 똑같은 소리를 BBC 사운드라고 할 수는 없었으며 그래서 BBC 라디오 스튜디오 엔지니어였던 피터 토마스는 자신이 이해하고 있는 BBC 사운드를 시대에 맞게 업데이트하고자 했고 그 내용은 참으로 기발했다고 생각된다. 고전적인 미로형 트랜스미션 구조를 갖춘 신개념의 스피커를 설계했고 PMC가 출범하게 되었다.

1982280254_L2fNgjDJ_44b0a578b7471f8db9d3ebca2483185be75cb574.jpg

예나 지금이나 오디오파일들의 성향이란 다양해서 처음 PMC 제품이 시장에 등장했을 때 특유의 ATL 베이스 리플렉스(초기엔 트랜스플렉스라 칭했다)를 있는 그대로 즐기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뭔가 딜레이가 느껴지는 저역을 어떻게든 통제해보려는 오디오파일들의 실험 또한 많았다. PMC의 플로어스탠딩 사용자였던 필자 또한 이 재미있는 스피커를 구사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동안 공간의 크기와 PMC 스피커의 사이즈 및 위치에 대한 상관관계가 조금씩 파악되기 시작했다. 모든 스피커들이 그렇지만, 독특한 베이스 어쿠스틱 설계로 인해 공간에 따른 편차가 좀더 극명하게 나타나는 스피커가 PMC였다. 그래서 PMC의 25주년 전 제품과 DB-1을 포함해서 총 여섯 가지 제품을 크기가 다른 두 공간에서 시청해보는 이번 실험은 흥미로왔다. 특히 25주년 전 제품을 한 자리에서 모두 시청해보는 일은 그리 흔치 않은 이벤트여서 본 시청기가 PMC의 각 제품에 관심이 있는 오디오파일들에게 좋은 참고자료가 된다면 좋을 듯 싶다.


25주년 시리즈 Twenty5

1982280254_BbPNDdw1_ec0d9ba3da17bcac3305d5859406818915faaf71.jpg

1991년에 출범한 PMC는 Twenty5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이전의 어느 때보다 고공행진을 하게 되었다. 25주년이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시간이 흐른 뒤에 회고해 보았을 때 PMC의 히스토리는 25주년 이전과 이후로 나뉘어지지 않을까 싶다. Tewnty5 시리즈는 상위 ‘팩트’ 시리즈를 포함해서 PMC의 가정용 라인업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다. 출시 시기가 다른 각 제품이 소개될 때마다 언급되어 알고 있는 사용자들도 많겠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다시 한 번 정리해보자.

1982280254_iJkqcb1D_e82efe6a699b86d986b2daaa16d8115b78cde4cf.jpg

우선 25주년 제품들에는 어떤 혁신이 있었을까? 합성수지에 유리섬유(glass fiber)를 도포한 섬유사를 고밀도로 엮은 지-위브(g-weave) 미드베이스, 박막 폴리머 소노맥스(Sonomax)를 도입한 시어즈 특주 트위터, F1의 공기역학 설계 원리를 적용한 라미네어(Laminair) 리플렉스 포트 등 이전의 PMC 제품에는 없었거나 개선한 전방위적인 개편이 이루어졌다. 또한 회사 외적으로는 사용자들과의 긴밀한 커뮤니케이션과 참여 또한 PMC 고유의 제품개발 방식이자 고객관리 노하우이다. Twenty5 시리즈에서 스피커 터미널을 싱글 와이어링으로 통일한 것, 플린스와 바인딩포스트를 스테인리스로 변경한 것, 스파이크를 위에서 조이면서 높이 조절을 할 수 있게 만든 것 등이 전 세계 사용자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반영한 결과물이라고 한다.

새로운 이 방식을 적용하기 위한 R&D 및 품질관리 시스템 또한 각별했다. 피터 토마스가 R&D 센터를 새로 설립한 것은 PMC 사용자들에게는 어느 정도 알려진 얘기일 것이다. 작업 자체가 특별하다기 보다 고급화에 따른 품질관리가 좀더 치밀해졌다고 해야 제작 절차들은 다음과 같다. 크로스오버 부품을 일일이 선별 후 측정수치에 따라 분류하고, 가장 짧고 효율적인 신호경로를 찾아내고, 드라이버와 인클로저에 맞는 ATL 길이를 산정하고, 각 주파수의 속도를 고려해 격벽과 흡음재를 디자인하고, 유닛에 가해지는 압력을 측정해서 제작하고, 전체 어쿠스틱을 시뮬레이션한 후 R&D 팀의 최종 청음을 통과하면 마지막으로 피터 토마스가 시청한다고 한다. 이 청음 결과에 따라 작업이 다시 피드백되고 제품이 완성된다. 물론, 이런 일련의 제작과정은 DB1Gold부터 BB5se에 이르기까지 모두 동일하다고 하는데, 이런 업무 매뉴얼이 생긴 것 자체가 25주년 제품의 개발시점부터였다. 25주년 모델은 총 다섯인데, 여기에 DB-1 골드 버전을 추가시켜서 총 여섯 개 제품을 시청했다. DB-1 골드는 Twenty5 시리즈 이미지를 공유하지는 않지만 역시 25주년을 기념해서 한정판으로 제작된 스페셜 버전이며 PMC의 오리지널리티를 확인해두는 차원에서 포함시켰다. 각 제품의 스펙과 특성을 잠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시청 제품 스펙 비교표

제품명 능률 중량 사이즈
(WxHxL)
재생대역 크로스오버 ATL
길이
가격
(만원)  
DB-1 Gold 87dB 4.5kg 15.5 × 29 × 23.4cm 50Hz - 25kHz 2kHz 1.5m 200
Twenty5 21 86.5dB 6.0kg 16.2 × 34 × 28.4cm 46Hz - 25kHz 1.8kHz 1.72m 300
Twenty5 22 89dB 10kg 19.2 × 41 × 19.2cm 39Hz - 25kHz 1.8kHz 2.0m 400
Twenty5 23 86dB 15kg 16.2 × 90.7 × 16.2cm 28Hz - 25kHz 1.8kHz 2.4m 500
Twenty5 24 89dB 23kg 19.2 × 104 × 43.9cm 27Hz - 25kHz 1.8kHz 3.0m 700
Twenty5 26 86dB 25kg 19.2 × 104 × 43.9cm 27Hz - 25kHz 400Hz, 4kHz 3.3m 1200

본 시청의 컨셉은 이러하다. 사이즈가 다른 두 공간에서 이 여섯 개의 제품들이 각기 어떻게 들리는 지, 그래서 제품별로 최적화된 공간은 어느 정도의 사이즈인지 가늠해보는 자리가 되었으며, 다만, 사이즈가 가장 큰 상위 두 제품인 24와 26 은 몇 가지 여건상 큰 방에서만 시청을 했다. 편의상 평으로 계산해보니 작은 방은 7평, 큰 방은 19.5평의 사이즈였다. 시청 룸의 사이즈를 마음대로 고를 수만 있다면 5평과 10평 이 정도가 오디오파일들의 현실적인 시청공간이겠지만 풀레인지의 시청 룸 사이즈를 따라 한 단계씩 넓은 곳에서의 시청이 되었다. 기종별 차수별 시청순서는 다음과 같다.


1982280254_hBAaXjs7_8e3dff89e9445f1b56e35710e202a0092fc51659.jpg

■ 1차 시청: 작은 방 DB-1 Gold, Twenty5 21
■ 2차 시청: 작은 방 Twenty5 22, Twenty5 23
■ 3차 시청: 큰 방 Twenty5 24, Twenty5 26
■ 4차 시청: 큰 방 DB-1 Gold, Twenty5 21, Twenty5 22, Twenty5 23

(1차와 2차, 3차와 4차는 각각 같은 날 진행)

이와 같은 방식으로 진행한 각 제품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각 차수별 시청의 결과는 이미 혹은 별도로 다루게 될 것이지만 정작 제품 상호간의 관계와 리스닝 룽에 따른 상관 관계 등을 살펴보는 일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제품별 특징과 상관 관계

청음평 : 오승영 리뷰어

1982280254_GgQmVMZ1_5733de5b395466e36676f33f6a360e7cfb64eb61.jpg

전술했듯이 신제품들도 아니고 대부분 다양한 시청기와 사용자들이 이미 많은 상황에서 이 리포트의 의미라면 자신의 공간을 감안한 최적의 제품을 한 번 가늠해보는 자료가 되지않을까 하는 바람이다. 처름 PMC를 사용하고자 고려중인 경우나 이미 몇 가지를 직간접적으로 사용해 본 오디오파일 모두에게 공히 적용되는 얘기가 아닐까 싶다.

리뷰어 - 오승영

DB-1 골드

1982280254_YtUOd830_637e56956da445341e939b2eee6ce2d3364a303d.jpg

DB-1 골드는 당연하게도 다른 다섯 Twenty5 패밀리들과 성향을 달리한다. 여러가지 면에서 초기 PMC 사운드 스타일을 간직하고 있는 제품이다. 사이즈는 시청 제품 중에서 가장 작지만 위력적인 다이나믹스와 선명한 이미징으로 타이트하고 응집력 있는 프레즌테이션을 펼친다. 모니터 기질이 있어서 음색을 듣기 좋게 장식하지 않으며 음원정보에 충실한 스타일을 보인다. 입체적인 스테이이징을 자연스럽게 만들어내며 음원에 따라서는 무대가 다소 앞으로 나오는 경우가 있다. 모범적인 해상도로 음악을 들려줘서 과도하게 세부묘사에 치중한다거나 애매한 경우는 볼 수 없다. 작은 방에서 좀더 구체적인 스테이징과 이미징이 구사되지만 큰 방의 경우에도 스피커가 작다거나 공간을 채우지 못한다는 부족함을 느끼지는 못했다. 대음량으로 소리를 올려도 밸런스가 무너지거나 왜곡이 생기는 경우를 거의 볼 수 없었다. 시청실의 뒤쪽에서 시청을 해도 대역 밸런스가 흔들리지는 않는다. 당차지만 음의 결이 말쑥하고 잘 정돈되어 있다.

Twenty5. 21

1982280254_XtD3Y6FL_f8e78ff539b6ec5b2061758c372a8ca6f5db79ed.jpg

Twenty5 시리즈의 막내스러운 사운드 성향을 보인다. 체구와 걸맞는 컴팩트한 이미징과 사이즈를 넘어서는 뛰어난 다이나믹스를 구사한다. 강렬한 임팩트와 구체적인 세부묘사와 음악적 뉘앙스의 표현에서 PMC의 DNA가 잘 느껴진다. 대역이 그리 넓게 느껴지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낮은 대역에서의 해상도가 뛰어나고 스테이징이 정교하게 떠오른다. 다른 스탠드 거치형들에 비해 스피디하면서도 하모닉스의 표현이나 광채나는 짧은 순간을 표현하는 능력이 돋보인다. 빠른 스타일에 비해 질감표현이 의외로 좋은 편이라서 현악합주의 미려한 입자감을 섬세하고 나긋하게 들려주는 미덕도 지니고 있다. 방의 사이즈에 크게 영향받지 않지만 작은 방에서는 낮은 대역의 해상력과 다이나믹스가, 큰 방에서는 높은 대역의 묘사력이 좀더 부각되어 들린다. 공간이 넓어지면서 작은 방에서의 응집력과 컨트라스트가 다소 산만해지기 시작했다.

Twenty5. 22

1982280254_UQcYyGku_2d2b803aacc2ab1631c62f3d04f2c57a18688785.jpg

21의 물리적 확장판이라고 할 수 있으나 대역밸런스가 조금 달라서 성향이 다른 제품이라고 하는 게 옳다. 두 공간에서 여러 곡을 시청해 보면 작은 사이즈로 큰 사운드를 구현하려 한 듯한 컨셉이라고 하면 대략 맞을 듯 싶다. 21에 비하면 전반적인 하모닉스와 양감 등이 늘어나서 일반적으로 말해서 울림이 늘었다고 할 수 있다. 스테이징도 확장되어 무대의 크기가 늘어나 있고 전후간 레이어링이 정교해져 있어서 좀더 입체적인 무대가 생겨나 있다. 마이크로 다이나믹스도 구간이 커져서 좀더 리얼한 생동감이 느껴진다. 컨트라스트도 강렬해져 있고 밝고 화려해서 전반적인 분위기가 21에 비해 표현이 적극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21에 비해 응집력이나 밀도감은 다소 성긴 듯한 느낌이 드는데, 넓은 공간에서 시청하면 오히려 그 편차가 줄고 작은 공간에서보다 장점이 더 부각되어 나타난다.

Twenty5 23

1982280254_G2rsSZVa_9b6d5981cd300b79bb3fcc7ae3e118e2edb35c31.jpg

작은 사이즈가 매력적인 PMC 플로어스탠딩의 막내이다. 마치 형제관계처럼 21의 퍼포먼스에 낮은 대역을 정교하게 추가시킨 듯한 제품이다. 그 말이 그대로 23의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 21의 스피드를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아래쪽 대역을 확장시킨 제품이 23이다. 안정적이고 견고한 베이스는 본 제품의 최대 장점이다. 순발력이 뛰어나고 다이나믹스 또한 대역 만큼 확장되어 펀치감이 뛰어나다. 차분하고 잘 정돈되어 있으며 스테이징 표현이 좋다. 양감이 많은 스타일은 아니지만 베이스 임팩트 순간에서 권위감이 느껴질만한 강렬함은 일품이다. 이보다 큰 사이즈의 톨보이들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둔탁하거나 답답한 베이스의 순간이 거의 없이 말쑥하고 쉽게 동작하면서 강렬한 파워핸들링을 구사한다. 사이즈면에서도 그렇고 작은 방에서 무난히 시청할 수 있는 톨보이의 포맷을 잘 갖추고 있다. 작은 방과 큰 방에서 공히 사운드품질이 좋게 나타나지만, 큰 방에서 좀더 폭넓은 장르 소화력을 들려준다.

◀ (좌) Twenty.23 , (우) Twenty. 24

Twenty5 24

1982280254_nPJ1oqY9_890c9d3c918c6a2b0bbdcf4d461b7c0152913d5d.jpg

▲ (바깥쪽) Twenty. 24 (안쪽) Twenty. 26

22의 플로어 스탠딩형에 해당하는 제품. 21과 23의 이란성 쌍동이 같은 관계까지는 아니지만, 이 둘 또한 동일 선상의 품성이 느껴진다. 이보다 하위 모델들과의 격차가 다소 벌어지는, 대형기를 지향하는 컨셉의 제품으로 전 대역 구간에서 다양한 덕목들이 향상되어 나타난다. 스테이징이 확장되고 좀더 입체적으로 나타나며 파워핸들링이 강렬해져있고 풍성하고 탄력있는 베이스를 구사하고 해상도가 뛰어나면서도 매끈하고 나긋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전반적으로 여유있으면서도 동시에 좀더 엄격해진 사운드를 만들어낸다고 느껴졌다. 큰 방에서만 시청했지만 20평에 가까운 공간이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았으며 시청거리가 달라질 때마다 대역밸런스가 흩어진다던가 해상도가 모호해진다거나 하는 현상은 없었다. 오히려 7평 미만의 공간에서 시청하려면 소출력앰프를 선택하고 배치에 신경을 써야할 일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Twenty5 26

1982280254_vWMDtlf0_fca227dd86b0602b7ffe554aba5b3b9b68473300.jpg

25주년 라인업의 최상위 제품으로 상징적으로라도 3웨이 구성을 한 건 잘한 선택으로 보인다. 바로 아래 제품인 24와는 품질 이전에 성향차이가 꽤 느껴진다. 어느 쪽이 먼저였는지 모르겠지만, 3웨이 구성에 따른 크로스오버의 변경은 24에 단순히 미드레인지가 추가된 사운드는 아니다. 24보다 높은 대역이 섬세하고 세부묘사력이 늘어있다. 24를 먼저 듣고나서 들으면 높은 대역이 좀 더 섬세해져 있음을 바로 알 수 있다. 24와 대역구간은 동일하지만 24에는 없던 미드레인지의 생동감이 늘어나서 솔로보컬이나 합창을 들어보면 음악적 표현의 좀더 세부적인 구간이 늘어나 있고 에너지 변화의 포착이 구체적으로 느껴져서 좀더 적극적이고 드라마틱하게 느껴진다. 미드레인지 이상의 이 고품질의 뉘앙스를 제대로 표현하려면 음색이 좀더 고급지고 컨셉에 맞는 앰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당연하겠지만 전체 제품 중에서 큰 공간에 가장 잘 어울린다. 여유있고 파워풀하며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20평 공간에서 유감없이 펼쳐준다. 특히 다른 제품에서는 없던 미드레인지의 존재감이 살아있는 독보적인 플래그십의 면모를 잘 갖추고 있다.

1982280254_gt1rdZPG_8b1362ce4f65de137aa85554c3953103c6e6ba6c.jpg

청음평 : 김관명 리뷰어

1982280254_63r4whzI_23f2f94f1011bc37e93196623d87010e0d84f911.jpg 리뷰어 - 김편

PMC 6기종 스피커에 대한 릴레이 리뷰가 끝났다. 사운드와 관련한 각 스피커의 됨됨이 파악은 물론이거니와 시청 공간에 따라 이들이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작은 방에서 진행된 4기종, 큰 방에서 진행된 2기종에 대한 개별 리포트는 이미 공개된 만큼, 6기종을 한 자리에서 총평해본다. 예를 들어 1년 후, 필자는 이들 6기종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이런 뉘앙스로 이해해주시면 좋겠다.

DB-1 골드

1982280254_euSJs8lR_bb0ab274cd703056da6a628251b7583da9beb3fc.jpg

DB1 골드는 Twenty5 시리즈의 5기종과는 가는 길이 다른 스피커다. 트위터, 미드우퍼, 인클로저 자체가 다르고, ATL의 출구인 포트도 6기종 중 유일하게 뒤에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소형 북쉘프 타입인데도 음수의 부족을 느낄 수 없었다는 것. 기대 이상의 풍성한 음을 쏟아내는 스타일이다. 역시 펑퍼짐한 저역에 대한 걱정은 PMC 스피커라면 잠시 접어둬도 좋을 것 같다. 이 밖에 정교한 이미징과 무대감은 소형 스탠드마운트 스피커의 특권. 어느 곡, 어느 순간에도 흐트러짐이나 색번짐이 없었다. 하지만 역시 주파수응답특성의 한계가 있는 만큼 적당한 선에서 기분좋게 음끝이 롤오프되는 인상은 있다. 큰 방에서 들으면 음상이 미니어처로 맺히고 저역의 양감 역시 보다 덩치와 유닛이 큰 Twenty5 시리즈에 밀리지만, 크기를 배반하는 밀도감과 해상력, 그리고 알맞게 짜여진 대역밸런스는 그야말로 엄지척이다.


Twenty5. 21

1982280254_hZIQc17A_32076e9d83258dcebb728ddaa4a0d3b5e860b752.jpg

트웬티5 시리즈 5기종은 개인적으로 이렇게 분류하고 싶다. 5.5인치 미드우퍼를 쓴 21(스탠드마운트)과 23(플로어스탠딩), 6.5인치 미드우퍼를 쓴 22(스탠드마운트)와 24(플로어스탠딩), 그리고 어나더 레벨의 26(3웨이 플로어스탠딩). 이 3개 그룹은 소리 성향에서도 그룹별로 거의 비슷한 면모를 보였다. 21을 DB1 골드와 비교하면 보다 넓은 무대감과 낮은 노이즈 관리 능력이 특징. 저역의 양감과 펀치력이 늘어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드럼의 킥력과 펀치감, 양감, 맺고 끊음이 돋보이며, 특히 킥드럼에서 딱딱한 돌덩이 느낌이 드는 것이 비로소 필자가 아는 PMC 스피커다운 소리가 나왔다. 수치상으로는 DB1 골드와 주파수응답특성에 큰 차이가 없지만 체감상으로는 위로 더 잘 뻗고 밑으로 더 잘 내려간다. 소프라노가 더욱 매끄럽고 투명하게 들리는 등 21은 플로어스탠더 23과 이란성 쌍둥이가 아닐까 싶을 만큼 성향이 비슷했다.


Twenty5. 22

1982280254_zj8qOcET_f34294538e8cf46a041ea29c7d0d6a448b96aa89.jpg

개인적으로는 6.5인치 미드우퍼를 투입한 2웨이 Twenty5. 22에 아주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저역의 양감과 해상력, 특히 음들이 몸에 와닿는 면적이 넓은 점이 마음에 든다. 21에 비해 다이애나 크롤 목소리의 질감이 더 도드라지고 디테일과 주변의 공기감도 더 잘 드러났다. 킥드럼이 주도하는 저역은 묵직하고 깨끗하며, 곡에 따라 무대가 충분히 뒤로 물러서는 모습도 매력적. 이렇게 오디오적인 쾌감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도 각각의 임팩트가 너무 튀지 않고 곡에 잘 녹아들어가는 점이 무척이나 어른스럽다. 23에 비하면 특히 고음이 좀 더 리퀴드하게 들리는 점이 특징. 한편 전면에 위치한 라미네어 벤트가 포트 노이즈 감쇄 뿐만 아니라 ATL의 출구로서 전체 대역 밸런스까지 가지런히 해줬다는 인상이다. 22의 전작이라 할 TB2i 시그니처를 한동안 집에서 썼던 필자로서는 트웬티5 시리즈의 핵심으로 이 라미네어 벤트를 꼽고 싶다.


Twenty5. 23

1982280254_Ui3whH4b_1da4acb8ec049ea52c3b8edd73fd62e3d23e551c.jpg

5.5인치 미드우퍼를 단 2웨이 플로어스탠딩 Twenty5. 23은 지금도 그 낮은 플로어 노이즈와 이로 인한 정숙한 배경, 보드랍고 고운 입자감이 생생하다. 저역의 양감은 6.5인치 미드우퍼의 22와 24에 비해 밀리는 것 같지만, 그 저역의 타이트함은 한 수 위다. 킥드럼 재생의 경우 아름드리 나무를 큰 도끼로 찍는 듯하고 그 도끼 날도 보다 예리하게 벼린 것 같다. 오디오적 쾌감이 돋보이는 22나 24와 달리 보다 현실계의 자연스러운 음을 듣는 듯한 인상도 이 23에서 받았다. 고역이 22에 비해 편안하게 뻗는 점도 특징인데, 이는 내부 트랜스미션 라인이 보다 길어진 만큼(2.4m vs 2.0m) 저역이 보다 깊고 두텁게, 그리고 조용하게 빠져 나온 덕분에 고음이 반사이익을 본 것으로 보인다. 23의 첫인상은 다소 의기소침한 모습이었지만 곡을 들을수록 매력이 양파처럼 벗겨 나오는 그런 스피커였다.


1982280254_oUgAFfPc_124fc2607b9025f80c44ed3457225330347404a6.jpg

Twenty5. 24

트웬티5 시리즈 중에서 6.5인치 미드우퍼를 채택한 유일한 2웨이 플로어스탠딩 스피커다. 이에 따라 ATL 길이 자체가 22와 큰 차이를 보이며(3m vs 2m) 저역 하한도 더 깊게 내려간다(27Hz vs 39Hz). 소리 역시 이를 그대로 반영했다. 키스 자렛의 피아노 저음은 풍성하면서도 단단해서 더 큰 대형기에서 소리가 나오는 것 같았다. 뵈젠도르프 피아노 특유의 울림가 견고함이 잘 느껴지고, 실물보다 더 큰 사이즈로 음상이 맺히는 점도 놀라웠다.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저음쪽의 해상력. 이는 ATL 길이가 대폭 길어진 덕도 크지만, 미드우퍼가 1.8kHz 이하 대역만을 커버하면 되는 크로스오버 설계도 주효했다고 본다. 다만, 이 스피커의 볼륨감과 음압, 넓은 무대감을 제대로 만끽하려면 거의 절대적이라 할 만큼 넓은 시청공간이 필요하다. ‘공간’은 역시 스피커의 명줄을 쥐고 있는 핵심 팩터다.

1982280254_LHCF5dpo_9842e6fd2d67c83d9b9bc1bd5a6814d1caf74fbc.jpg

Twenty5. 26

24와 26은 주파수응답특성이 27Hz~25kHz로 동일하지만 결정적으로 24가 2웨이, 26이 3웨이라는 점이 다르다. 26의 물성을 좌지우지한 것은 400Hz~4kHz를 커버한 5인치 미드레인지 유닛. 24에 비해 음들을 보다 잘게 부숴주고 저역을 타이트하게 조여준 주인공이 바로 이 미드다. 트웬티5 시리즈 중에서 소프라노 음이 가장 리퀴드하고 입자감이 좋았던 것, 피아노 고역의 디테일이 몇 배 이상 늘어난 것도 이 미드 유닛 덕분으로 보인다. 또한 DAC을 업그레이드한 것처럼 마이크로 디테일이 늘어난 모습, 음의 윤곽선에서 색번짐 현상이 일절 나타나지 않는 모습에도 감탄했다. 저역의 양감은 24에 비해 살짝 줄어든 느낌이지만 26 이 스피커가 전해준 예리하고 선명한 음상이야말로 현대 하이엔드 스피커를 관통하는 최고의 키워드라 할 만하다. 웰메이드 3웨이 스피커의 표본으로 봐도 될 것 같다.


그 공간에 맞는 그 스피커

1982280254_fNlTA6Ee_729f998677d495b32d55479e9a0e54232aaa2eac.jpg

PMC의 원래 컨셉은 녹음용 대형 스피커 시스템이었다. 그래서 큰 사이즈의 제품들부터 시작해서 점차 작은 사이즈로 내려온 브랜드이다. 오디오파일들이 PMC를 알게되었을 무렵은 가정용 소형제품들이 모습을 나타냈을 때였으며, 그로부터 한 세대를 거치는 동안 PMC의 주력은 홈오디오용 스피커가 되었다. 업무용 또한 가정용으로 트랜스폼되곤 했으니까 말이다.

PMC의 25주년을 얘기할 시점은 이미 지나쳤지만 여전히 PMC의 현재가 되는 제품들이 이들이다. 용도나 사이즈와 무관하게 가장 진보한 PMC의 제품들이라고 여겨진다. 특히 독특한 베이스 어쿠스틱 설계로 인해 공간에 따라 사운드의 구사에 편차가 있는 제품들이지만 최적의 지점을 찾으면 뛰어난 품질의 베이스를 기반으로 당분간 이동할 일이 없이 음악에 빠져들어갈 수 있을것이다. 공간을 좀더 미세하게 분류해보면 이 여섯 제품들이 좀더 촘촘하게 서로 다른 사이즈의 공간에 맞게 분포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이렇게 다양한 사이즈와 성향의 제품을 제작했으니까 말이다.

여담이지만 몇 가지 궁금중 중에서 왜 정작 25주년을 상징하는 ‘25는 빠져있을까 싶다. ‘Twenty5 25’ 이런 제품명이 상징적으로라도 분명 의미를 가졌을텐데 25를 스킵하고 26으로 간 이유가 궁금해졌다. 여하튼 PMC는 재기넘치는 제작자가 창안한 가장 영국적이고도 글로벌한 스피커가 아닐까 싶다. 내 공간과 내 성향에 맞는 PMC를 하나 골라보기 바란다.

리뷰어 - 풀레인지

공유하기

댓글목록
(0)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추천 리뷰

연관브랜드

연관제품

Company

대표자 : 서동인 | 사업장소재지 : 서울특별시 서초구 신반포로304 에이치원bld 1층,b1층
TEL : 02.3446.5036 | FAX : 02. 3446.5039 | e-mail : fullrange.kr@gmail.com
사업자 등록번호 : 211-09-86203 | 통신판매업 신고번호 : 제 2012-서울강남-01307호

Copyright © FULLRANGE Co.,Ltd. All rights reserved.

Customer Center

02.3446.5036

TIME : 10:00 ~ 18:00

A/S

찾기 힘들었던 수입사 연락처 및 A/S센터 연락처를
한눈에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오디오 수입사 및 A/S센터 연락처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