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Home | 웹진 | 리뷰

하이엔드와 풀레인지를 가로지르는 분수령 - 보자티프 Hagen

By Fullrange date 17-04-28 14:28 1 7,088

FULLRANGE REVIEW

하이엔드와 풀레인지를 가로지르는 분수령

보자티프 Hagen


voxativ_logo.gif

인간이 표현해낸 청각적 예술의 결과인 음악을 표현하는 방식은 무궁무진하다. 그 형태가 정해지지 않았으며 녹음하는 방식에서부터 믹싱, 마스터링 그리고 이를 재생하는 기기도 다양하다. 보편적 표준은 있지만 여전히 많은 뮤지션, 엔지니어 그리고 오디오 제작사에 이르기까지 각각 독자적인 방식을 가진다. 특히 재생음에 핵심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마스터링 엔지니어들의 장비와 독자적인 마스터링 방식은 오디오파일에게 주목할 만하다. 그들은 디지털 녹음에서부터 때로는 아날로그 마스터를 AD컨버팅 후 새로운 방식으로 편집해내기도 한다. 먼지를 먹고 있던 릴 녹음기가 다시 인기를 얻고 있기도 한 이유다. 오디오파일에겐 때로 특정 마스터링 엔지니어와 그를 통해 앨범을 제작하는 특정 레이블이 앨범 수집의 표적이 되는 이유다.

재생음을 책임지는 스피커 제작자들 또한 다양한 패러다임을 창조했다. 음원이 가진 정보의 가장 밑바닥으로 들어가 분석하고 헤매기도 하며 이를 그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추출해 의식의 상부로 끌어올린다. 소리를 구현해내는 방식에 있어 특정한 방식을 체득한 이후엔 별로 바뀌지 않는다. 밀폐형, 동축, 저음 반사형이나 트랜스미션라인 평판 등 인류가 개발해온 스피커 형식은 현재도 각각의 길을 개척해나가고 있다. 보편적인 저음 반사형이 전부는 아니라는 얘기다.


0428_voxativ_50.jpg

그 중 특징적이면서 매우 희소한 제작방식을 고수하는 그룹이 있다. 덴마크의 오디오 설계 전문가 피터 링드로프와 피아노 메이커 스타인웨이&손스의 협력은 대표적이다. 그는 스타인웨이와 협력해 스타인웨이 링드로프를 론칭했다. 많은 클래식, 재즈 피아니스트의 애장기 뵈젠도르퍼도 유명했다. 지금은 야마하의 자회사로 편입되었으나 여전히 뵈젠도르퍼 피아노 애용자가 많다. 뵈젠도르퍼는 스피커까지 만들었고 현재 또다른 피아노 메이커 브로드만이 그 명맥을 잇고 있다. 그 중심엔 한스 도이치라는 전대미문의 사운드 조율사이자 스피커 디자이너가 존재한다. 일본에서는 타카미네 기타 메이커와 키소 어쿠스틱이 콜라보를 이룬 것이 대표적이다. 이렇듯 스피커 제작자가 악기 제작사와 협력해 악기의 구조 및 소재를 활용, 스피커를 만들어내는 사례를 흔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번 주인공은 클래식과 정밀 공학의 심장 독일에서 날아온 보자티프(Voxativ)다. 보자티브를 이끌고 있는 이네스 아들러는 순수 제작자로서 특이하게도 자동차 관련 엔지니어 출신이다. 독일 베를린에 보자티프를 세우기 이전 이미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에서 엔진 개발을 담당했고 여러 특허를 취득하기도 한 엔지니어. 그러나 동시에 그녀는 풀레인지 스피커 마니아로서 로더 유닛에 대단히 심취해있던 오디오파일이기도하다. 결국 그녀는 보자티프를 설립 후 풀레인지 스피커에 대한 혁신을 이뤄내기 시작했다. 보자티프 스피커들은 보기에 그저 과거의 풀레인지 스피커를 계승한 회고적 스피커로 보이지만 내면을 보면 커다란 혁신을 내포하고 있다. 그 근간엔 126년 역사의 피아노 제작사 쉼멜(Schimmel) 그리고 75년 역사의 풀레인지 유닛 메이커 로더(Lowther)가 존재한다.


고성능 풀레인지의 시작 Hagen

0428_voxativ_10.jpg

보자티프가 혁신적인 풀레인지 스피커를 만들기 위해 우선 선택한 것은 유닛이다. 유닛 하나로 고역에서부터 저역까지 모든 주파수 대역을 담당하는 풀레인지 유닛 특성상 유닛의 역할이 스피커 전체 성능을 지배한다. 런던의 로더는 풀레인지 스피커 DIY족들의 환타지며 현재 풀레인지 유닛의 대표 주자다. 하지만 보자티프는 풀레인지 유닛의 자연스럽고 풍부한 배음 뿐만 아니라 더 세밀한 표현력 및 더 강력한 대역 확장을 원했다. 이를 위해 로더 유닛을 손보기 시작했다. 서라운드 에지를 개량해 유닛의 운동 폭을 대폭 확장했다.

이 외에도 보자티프는 로더 유닛의 장점은 살리되 현대 하이파이 관점에서 볼 때 음향적 단점으로 지적되는 부분들을 찾아내 모두 개량했다. 위에서 언급한 유닛의 전/후 운동 폭 확장은 좀 더 깊은 저역을 내기 위함이다. 고역의 경우 로더 오리지널은 15kHz 이상 재생이 불가능하다. 때로 진동판 재질 때문에 고역에서 불안한 주파수 반응을 보이는 경우를 보인다. 보자티프는 고역 재생에 유리할 수 있도록 일단 진동판 재질을 바꾸었다. 일본의 칼리그래픽 페이퍼가 그것이다. 이는 전체적인 진동판 질량을 2g 이상 감량시켰다.


0428_voxativ_30.jpg

더불어 마그넷도 바꾸었다. 기본적으로 로더는 알니코를 사용하지만 성능에 타협하지 않는 한에서 질량을 낮추기 위해 네오디뮴 또는 페라이트 마그넷으로 교체한다. 질량은 작지만 용적이 작아 캐비닛 내부의 용적을 더욱 키울 수 있고 이로 인한 음질적 장점이 더욱 크다는 것이 보자티프의 주장이다.

보자티프 Hagen 북셀프 스피커는 그들이 만들어낸 스피커 중에서도 가장 컴팩트한 사이즈의 모델이다. 직접 보면 고급 피아노의 그것을 연상시킬 만큼 빼어난 마감이 일단 눈에 들어온다. 물론 단 하나의 로더 풀레인지 유닛이 해바라기처럼 청자를 향해 해바라기하고 있어 미소를 짓게 만든다. 여기에 사용된 유닛은 기본적으로 AF-1.5 로 이번 테스트도 이 페라이트 마그넷 버전으로 진행했다. 하지만 옵션 사항이 있다. 얼마간의 비용을 추가하면 네오디뮴 마그넷 AF-2.6을 장착할 수도 있다. 유닛에 따라 스피커의 능률도 변화한다. 예를 들어 AF-1.5 버전의 경우 96dB, AF-2.6버전의 경우엔 99dB. 물론 양 쪽 경우 모두 풀레인지 스피커답게 상당히 높은 고능률 특성을 갖는다.


0428_voxativ_20.jpg

캐비닛 자체는 불필요한 공진과 배플로 인한 회절 등을 막기 위해 특허 기술이 적용되어 있다. 그것은 Acoustic Stealth Technology® (AST®)라는 독특한 기술이다. 마치 스텔스 전투기가 적의 레이더를 피해내는 것처럼 음파의 반사를 사용해 캐비닛 내부의 정재파, 불필요한 공진을 제거한다. 기본적으로 백로드 혼을 통해 저역의 양감을 확보하되 캐비닛 내부에서 긴 로딩 구간을 거치면서 탁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없애기 위한 효율적인 캐비닛 설계 기술이다.

Hagen 은 백로드혼 인클로저에 고작 5인치 풀레인지 유닛을 사용한 스피커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주파수 대역을 커버한다. 저역은 60Hz, 고역은 20kHz까지 재생한다. 이것은 뭐가 대단하냐고 물을 수도 있으나 5인치 풀레인지 유닛으로 만들 북셀프에서 기대할 수 있는 소리의 평균을 훌쩍 뛰어넘는다. 능률은 96dB 로 삼극관 등 아주 작은 출력의 앰프로도 구동이 용이한 타입이다.


셋업 & 리스닝 테스트

0428_voxativ_40.jpg

셋업을 위해 사용한 앰프는 몰라 몰라(mola mola)의 Makua 프리앰프와 Kaluga 모노블럭 파워앰프를 사용했다. Bruno Putzeys 가 고안한 D클래스 테크놀로지를 채택한 Ncore 디지털 모듈을 활용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출력은 8옴 기준 4백와트 대출력임에도 THD나 SN비는 상당히 높다. 사실 풀레인지 스피커에는 차고 넘치는 스펙이다. 추가로 소스기기는 아큐페이즈의 DP-720을 사용해 앞 단에서 차분하고 결이 고운 소리를 얻으려했다. 이 외에 스피커 케이블은 애널리시스 플러스의 Big Silver Oval, 인터케이블은 조노톤, 파워케이블은 부두 Black Diamond 등을 활용했다.

Hagen 은 나에게 음악적 그리고 음향적 힌트를 여러 면에서 제공했다. 하지만 직접 들어보면 느낀 바로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매력적인 소리를 들려주었다. 첫 인상부터 마치 아이스크림이 녹아내리는 듯 달콤하며 상큼한 소리다. 아무래도 풀레인지 유닛 특성상 아무리 갈고 닦았다고 해도 저역은 한계는 명백하다. 따라서 중, 고역 중심의 밸런스가 형성된다.


  • 0428_voxativ_album1.jpg예를 들어 카리 브렘네스의 ‘Lovers in Berlin’을 들어보면 보컬 레코딩에서는 더블 베이스의 낮은 음계가 잘리는 것은 아쉽다. 그러나 그보다 더 매력적인 요소들이 차고 넘친다. 기타 소리의 끝단이 가지런하며 밀려오며 찰싹거리는 파도처럼 정갈하고 맛깔나다. 찰랑이는 기타와 싱싱한 보컬은 그들의 말과는 다르게 고유의 착색이 느껴지는데 그 결이 여유 있으면서도 생생한 느낌이다. 절대 걱정했던 것만큼 흐리고 엷게 날려 답답한 소린 절대 아니다. 폴폴 연기처럼 피어나는 배음의 홍수는 잠시 바쁜 손을 놓고 음이 아닌 음악 속에 몰입하게 된다.
  • 0428_voxativ_album2.jpg아마도 Hagen 사운드의 가장 빛나는 부분은 어쿠스틱 악기로 연주하는 작은 편성의 실내악일 것이다. 기본적으로 고역과 중역의 위상 관계의 어긋남으로 인한 이물감이나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없이 자연스럽다. 발음원이 단 하나인 포인트 소스 형식 스피커의 장점이다. 길 샴과 외란 쇨셔의 [Schubert For Two]앨범에선 레코딩에 마치 향기가 담겨있는 듯하다. 자연스러운 위상 특성 덕분에 일체감이 좋고 순수하고 소박한 앰비언스가 룸을 가득 메운다. 각 악기 낱개의 오브젝트를 별도로 해체, 분해하려는 의지는 없다. 그 대신 마치 하나의 일체화된 음악으로 듣게 된다. 특히 낮은 고역과 높은 중역 사이에서 만들어지는 고운 분진과 색채감은 약수 한 잔의 상쾌함과 따스한 봄날의 햇볕 같은 느낌이 공존한다.
  • 0428_voxativ_album3.jpg데이브 브루벡 쿼텟의 [Time Out] 앨범에서는 유독 알토 섹소폰의 소리가 두드러진다. 중역에서 무척 복잡한 하모닉스 구조를 갖는 알토 섹소폰은 싱글벙글 시종일관 싱싱하고 달콤한 여운을 남긴다. 능수능란하게 연주하는 노련한 폴 데스몬드가 아니라 조금 더 어렸던 시절의 풋풋하고 재기 넘치는 연주로 다가온다. 하이햇 심벌의 경우 기존에 경험했던 일부 저가 풀레인지 스피커의 답답하고 어눌한 악센트가 아니라 비교적 명료한 강약과 상쾌하게 뻗어나가는 고역을 들을 수 있다. ‘Take five’에서 드럼 솔로는 높은 저역 이하가 생략되어 아쉽지만 5인치 풀레인지 유닛임을 상기해야한다.
  • 0428_voxativ_album4.jpg역시 어쿠스틱 악기를 활용한 소편성 음악들에서 Hagen의 장점은 빛난다. 힐러리 한과 L.A 챔버 오케스트라가 함께한 바흐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어보면 바이올린 보잉이 힘차고 상쾌하게 뻗는다. 이전 여러 레코딩 재생에서도 느꼈지만 절대 느리게 질척이는 법이 없이 솔직 담백한 중, 고역이 인상적이다. 정위감 또한 홀로그래픽 음장이라고 표현할 수 없으나 보컬, 바이올린 등 단일 악기의 포커싱은 비교적 정확한 편이며 순도가 높다. 주위할 점은 96dB라는 높은 능률 덕분에 앰프 매칭에 따라 천당과 지옥을 오갈 수 있다. 앰프의 아주 작은 특성들도 모두 허물을 벗고 스피커로 표현되어 들린다. 단지 저역 컨트롤을 제외하고는 앰프의 순도에 대해선 관용이 없다.

※ 위 유튜브영상은 리뷰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영상이며 실제 리뷰어가 사용한 음원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총 평

0428_voxativ_60.jpg

AP로 측정해 평탄한 저역부터 고역까지 자로 잰 듯 평탄한 주파수 반응을 원하는 모니터 스피커 신봉자라면 이 스피커는 애초에 구입 목록에서 제외시키길 권한다. 풀레인지 스피커는 애초에 그러한 모니터 시스템을 추구하지 않는다. 대단히 감성적인 영역으로 인지 능력의 하부로 들어가 취하고 싶은 음역대를 취해 음악의 심해에서 내밀하며 독창적인 영역만을 선택 후 표면 위로 끌어올린다. 그것은 개인적 영역을 넘어 꽤 많은 사람들과 공유되고 사랑받고 있다. 광대역의 홀로그래픽 음장과 한 치의 불균일한 주파수, 위상 도메인의 흔들림도 허락하지 않는 현대 하이엔드 영역과는 비교해 어느 것이 ‘옳고 그르다’가 아니라 ‘다르다’는 견지에서 평가해야 맞다.

뿐만 아니라 Hagen 의 보자티프의 오랜 연구 결과 로더 유닛에 대한 개선을 통해 기존 5인치 풀레인지 유닛의 성능을 드라마틱하게 끓어 올렸다. 이로써 풀레인지 스피커의 역사를 새로 썼다고 평가할 수 있을 만큼 여러 부분에 걸쳐 예상치 못했던 사운드를 펼쳐보였다. 나는 이 스피커를 메인 스피커로 사용해보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서브 스피커로 꼭 한 번 ‘소유’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Hagan을 포함해 보자티프 사운드는 가정용 라우드 스피커의 영원한 담론, 하이엔드와 풀레인지를 가로지르는 분수령을 이루고 있다.

S P E C

Frequency Response 60 - 20.000 Hz
Driver AF-Hagen or AF-2.6
Efficiency AF-1.5 = 92,5 / 96,0 dB / 2,83V / 1 m
AF-2.6 = 94,0 / 99,0 dB / 2,83V / 1 m
Capacity 50 W sinus
Dimensions (W x H x D) 20,5 x 36 x 25 cm / 8" x 14" x 10"
Color Piano lacquer black or white
Weight 6 kg / 14 lbs
수입사 탑오디오 (070-7767-7021)
가격 650만원(스탠드 별매: 200만원)
리뷰어 - 코난

공유하기

댓글목록
(1)
  • proto

    17-05-03 13:29

    아따~ 트위터 우퍼 패시브 위상정합 머리속이 복잡하지요?
    이거저거 복잡hagen 오디오하지말고 풀레인지로 와보이소~

Company

대표자 : 서동인 | 사업장소재지 : 서울특별시 서초구 신반포로304 에이치원bld 1층,b1층
TEL : 02.3446.5036 | FAX : 02. 3446.5039 | e-mail : fullrange.kr@gmail.com
사업자 등록번호 : 211-09-86203 | 통신판매업 신고번호 : 제 2012-서울강남-01307호

Copyright © FULLRANGE Co.,Ltd. All rights reserved.

Customer Center

02.3446.5036

TIME : 10:00 ~ 18:00

A/S

찾기 힘들었던 수입사 연락처 및 A/S센터 연락처를
한눈에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오디오 수입사 및 A/S센터 연락처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