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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과 냉정 사이, 진정한 피에가 사운드의 출발점 - 피에가(Piega) Coax 10.2

By 나는나 date 15-09-21 12:13 0 7,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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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 인클로저의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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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문화 현상 중 복고라는 말은 이제 일상화되었다. 문학은 물론 패션을 넘어 대중 문화 예술의 한 장르적 현상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엄마의 옷장에서 찾아볼 수나 있었던 패션들이 다시 21세기에 등장해 히트하고 있다. 호피무늬 의상을 아이돌 가수가 입고 나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 이러한 일종의 순환 현상은 물론 전자제품 쪽에서도 레트로라는 일시적 현상으로 진단되고 있다. 그러나 레트로라고 보기엔 이것은 일종의 ‘돌고 도는 유행’일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레트로 또는 유행의 순환고리에서 주인공이 되는 요소들은 어느 정도 제한적이다. 현 시점에서 가치 있는 것들만 선택되어 재생산된다.

 

하이파이, 하이엔드 오디오에서도 이러한 ‘돌아온 유행’은 꽤 다양한 분야에서 포착된다. 우선 디자인 면에서 과거 고색창연한 레벨 메타가 다시 일부 메이커에서 재등장하고 있다. 때론 편리하게 푸시버튼으로 바뀌었던 버튼 설계가 구형 오디오에서나 볼 수 있었던 토글로 바뀌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과거 음질적인 왜곡의 주범으로 일컬어지면서 하이파이 오디오에서 대부분 사라졌던 톤 컨트롤 기능이 최근 들어 다시 그들에 의해 부활하고 있다. 하드웨어적으로 또는 진보한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등으로, 그 구현 방식은 다양하다. 이러한 여러 설계나 디자인 패턴이 세월을 돌아 다시 채용되고 있는 것은 흥미롭다.

 

스피커에 있어서도 이러한 경향은 스피커를 구성하는 여로 요소에서 발견된다. 음질에 대한 다양한 시선과 주장 그리고 나름대로의 이론적 분석 결과에 따라 많은 하이엔드 메이커들이 다른 방식으로 스피커를 제작한다. 대표적으로 인클로저만 보아도 그 소재의 사용에 대해 제각각 다른 방식을 고수한다. 일례로 알루미늄 프레임 등 금속 소재의 인클로저로 제작된 골드문트 스피커, 알루미늄을 초고온에서 압축해 뽑아내 인클로저를 만드는 피에가 등은 금속 인클로저의 전성시대를 열었다. 

 

한편 이번 가을 출시가 예정된 B&W의 새로운 800 시리즈 D3 버전은 기존의 캐비닛을 버리고 전면 배플 안쪽에 알루미늄 판을 적용하고 후면도 금속으로 마무리한 것을 볼 수 있다. 무대를 옮겨 미국 시장에서는 금속을 캐비닛에 사용하는 것이 하이엔드 스피커의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매지코 Q 시리즈의 내부는 온통 금속 구조물로 뼈대를 구축하고 있으며 YG 어쿠스틱스는 아예 모든 캐비닛을 알루미늄으로 제작하고 있다. 

 

 

 

 

피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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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창기 피에가에 대한 국내의 반응은 차가운 금속 인클로저에 대한 거부감이 컸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러한 금속 인클로저가 시간이 흘러 현재 유럽과 미국 하이엔드 스피커의 트렌드처럼 번져가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유행이 한 바퀴 돌아 다시 21세기에 재현되고 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골드문트는 물론 피에가의 시도는 상당히 급진적이고 진보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 중 피에가는 이 분야에서 아마도 가장 선도적으로 그리고 꾸준히 금속 인클로저의 장점을 잘 활용해 인정받은 메이커 중 하나다. 하지만 단순히 금속 인클로저의 장점, 즉 공진의 제거가 모두 음질적인 향상으로 그대로 이어지진 않는다. 공진은 제거되지만 인클로저 내부 댐핑은 물론 유닛 사용과 크로스오버 네트워크 설계 등 스피커의 여러 구성 요소가 적절하게 혼용되었을 때 뛰어난 음질을 만들어낼 수 있다. 

 

 

 

 

 

설계 - Coax 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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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가의 경우 3천 톤짜리 알루미늄 블록을 4천도까지 가열시켜 무르게 만든 후 7천 톤의 고압에서 압출 성형해 기다란 캐비닛을 만들어낸다. 지금 리뷰 하는 Coax 10.2 는 그 중 가장 짧은 길이로 자른 알루미늄 캐비닛을 사용한다. 상급 모델인 Coax 30.2 같은 경우는 좀 더 길게 잘라 그 캐비닛을 사용하면 그만이다. 전 세계 최고의 금속 가공 시설과 뛰어난 정밀도를 자랑하는 제조 시절 덕분이다. 그리고 이러한 알루미늄 인클로저 내부엔 이디켈(Idikell)이라는 특수한 재질의 댐핑 물질을 내벽에 부착해 금속성 공명을 제거하고 있다. 또한 겉은 모두 알루미늄 덩어리지만 내부 브레이싱은 목재를 사용해 상당히 특별한 구조를 만들어놓은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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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더해 피에가의 특징 중 하나라면 다름 아닌 이른바 리본의 원리를 적용한 플랫 패널 드라이버의 사용이다. 통상적으로 리본이라고 불리지만 일반적인 리본 유닛과는 약간 다른 개념의 드라이버로 피에가가 만들어낸 가장 커다란 개발품이 아닐까한다. 여기에 사용되는 리본은 굉장히 얇아 입으로 바람을 불면 날아갈 정도지만 굉장히 강력한 네오디뮴 자석을 활용해 엄청난 자력이 뒷받침된다. 이를 통해 피에가 스피커들의 고역 한계는 어렵지 않게 50Khz 정도의 초고 역을 만들어낸다. 

 

물론 LDR 2642 MKII 도 훌륭하며 이를 채용한 피에가 프리미엄 또한 피에가 사운드를 맛보기에 부족하지 않다. 하지만 피에가 사운드의 최고봉은 동축 리본인 C2 드라이버를 채용한 Coax 시리즈부터가 그 본령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마치 탄노이, KEF 등에서 제작하는 동축 유닛처럼 동일한 축 선상에 트위터와 미드레인지가 위치하기 때문에 고역과 미드레인지 사이의 시간차와 그로 인한 위상의 문제로부터 자유로운 편이다. 이것은 중, 고역 대역의 이음매와 그 청감상 느낌이 프리미엄 시리즈와 확실히 차별화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바로 본 피에가의 최고 수확 중 하나인 C2 동축 트위터가 Coax 10.2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되어 고역과 중역을 책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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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으로 저역은 MOM(Magnetic Optimized Motor)이라는 15cm 구경의 드라이버가 담당한다. 외관을 보면 알겠지만 덴마크의 스캔스픽에서 제작한 것으로 피에가 스피커에 최적화시킨 특주 품이 사용되었다. 이 또한 C2 동축 유닛과 얼마나 조화롭게 어울려 자연스러운 주파수 응답특성을 얻어내느냐가 관건이다. 우선 캐비닛은 알루미늄 재질에 위에서 볼 때 C 자 형태로 디자인되었다. 전면은 별도의 경사 없이 반듯한 디자인이며 하단에 가로 형태의 다소 작은 포트가 마련되어 있다. 주파수 응답 범위는 저역이 36Hz, 고역은 50kHz 까지 뻗어 이 정도 사이즈의 일반적인 저음 반사형 스피커에 비하면 꽤 넓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 생각보다 음압이 높지 않아 90db/W/m 이며 반대로 공칭 임피던스는 4옴으로 낮은 편이다. 후면 바인딩 포스트는 고품질 WBT 제를 사용 바이 와이어링에 대응하고 있다. 전체 구성은 3웨이 2스피커 구성에 저음 반사형, 스탠드 마운트 타입 북셀프다. 

 

 

 

 

 

셋업

 

셋업은 6550 출력관을 네 발 사용한 코플랜드 CTA-405 인티 앰프 그리고 B&O 아이스파워 모듈을 사용한 스텔로 AI700U 인티 앰프를 번갈아 사용했다. 소스기기는 SOtM sDP-1000EX 와 BMC pure DAC 등을 활용했다. 약 일주일 정도 시청을 하며 느낀 것은 앰프나 케이블 등 매칭에 대해 상당히 예민하며 공간 또한 많이 타는 스피커라는 점이다. 하지만 공간 세팅과 매칭을 신경써주면 앰프의 출력이나 드라이빙 능력은 그렇게 큰 장애물이 아니다. 물론 상당히 섬세한 스타일로 앰프나 소스기기의 변화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은 변함없다.

 

 

 

 

 

성능 및 음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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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리샤 바버의 ‘Wind song’(24bit/192kHz, Flac)을 들어보면 스피커는 바로 눈앞에서 사라지며 음악만 남는다. 그만큼 스테이징 표현 능력이 뛰어나다. 아마도 내 리스닝 룸을 스쳐 지나갔던 수십여 종의 북셀프 중 이런 핀 포인트 포커싱 능력은 맨 상단에 올려놓아도 될 것 같다. 전체적인 음조는 가을바람처럼 약간은 스산하고 상쾌한 분위기를 풍기며 무대를 깊고 넓게 장악한다. 

 

토널 밸런스의 경우도 프리미엄 시리즈보다 약간 내려와 안정감이 더욱 좋다. 보컬은 정 중앙에 위치하며 중역과 저역을 오가는 베이스와 겹치는 대역에서도 음색은 물론 각각의 위치가 선명하게 구분된다. 시종일관 나른한 분위기라고는 느낄 틈도 없이 상큼하고 찰랑거리는 고역이 공간을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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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ne Domnerus 와 Gustaf Sjokvist 의 [Antiphone Blues] 앨범 중 ‘Sometimes I Feel Like A Motherless Child’(24bit/88.2kHz, Flac)에서는 홀을 가득 메우는 섹소폰의 하모닉스가 압도적이다. 이것은 거의 순전히 동축 C2 드라이버의 성능에 힘입은 것으로 일반적인 다이내믹 드라이버의 그것 또는 KEF 등의 그것과도 다른 느낌을 선사하다. 하모닉스가 상당히 풍부하고 넓게 청자를 에워싸며 입체적인 공간감과 밀도감을 만들어낸다. 

 

금속 인클로저에 대한 선입견 중 딱딱하고 매정한 소리를 연상한다면 금물이다. 상당히 빠른 반응과 정확한 위상 덕분에 무대의 전/후 레이어링은 괄목할만한 표현력을 얻고 있다. 특히 소리 입자 사이에 피어오르는 듯한 홀톤은 우아하면서도 탄산 같은 상쾌함으로 청자를 매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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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이나 재즈 뿐 아니라 팝/록 등의 음악에서도 트렌드에 민감하지 않은 도도한 클래시컬 사운드를 들려준다. 스틸리 댄의 [Pretzel Logic](24bit/88.2kHz, Flac) 같은 재즈 록 레코딩을 들어보면 그러한 특성이 도드라진다. 기본적으로 근음의 골격이 뚜렷하며 풍성하고 슬램한 저역은 아니지만 저역 해상력이 뛰어나다. 예를 들어 제니퍼 원스의 ‘Way down deep’ 같은 곡에서도 저역대에서 어떤 부밍도 느낄 수 없다. 

 

전체적으로 기름기가 쪽 빠진 담백한 소리다. 스틸리 댄의 도널드 패이건의 보컬은 마치 턱시도를 입은 듯 젠틀하며 제프 백스터의 기타 연주 또한 너무나도 깨끗하고 정갈하다. 기름지고 살집이 적당히 붙어 탄력적인 텐션이 느껴지는 최신 일부 하이엔드 스피커와는 가는 길이 반대다. 재즈 록의 흥취에 취하기보다는 어느새 각 밴드 멤버의 악기 연주에 머리칼을 쭈뼛 곤두세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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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훈 지휘의  ‘Adios nonino’(16bit/44.1kHz, Flac) 레코딩에서는 피에가가 대응할 수 있는 관현악 구성의 최대치를 거의 모두 보여주고 있다. 고역과 중역은 마치 한 몸처럼 자연스러운 대역간 옥타브 운행을 표현해주어 이물감이 없다. 마치 대리석 바닥을 굴러가는 깨질 듯한 보석같은 느낌의 피아노 터치, 그루비한 오케스트라 관현악의 움직임은 우아하면서 기품이 있다. 최근 아메리칸 하이엔드 스피커의 근육질 텐션과 육중함보다는 가감없이 모든 정보를 순수하게 뽑아내는 맑은 청정수의 느낌이다. 

 

무대는 꽤 깊고 넓은 편으로 4m X 4m 정도 크기의 룸을 채우기에는 전혀 부족함이 없다. 빠르고 명쾌하며 정교한 저역 반응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며 고역의 투명함은 일급수의 느낌이다. 강력한 추진력과 슬램한 몸집에 역동감 넘치는 미국 사운드에 익숙해있다면 적응하는데 약간의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대신 고결하고 순수한 느낌을 주는 대단히 맑고 견고한 중, 고역에서 만큼은 비교할 스피커가 많지 않다.

 

 

 

 

 

총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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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스피드로 질주하는 스포츠카와 고급 세단 그 옆으로 펼쳐진 고층 빌딩. 도시의 밤과 낮은 화려하며 하이엔드 스피커들의 그것 또한 극단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광대역에 초스피드, 터질 듯한 근육과 팽팽한 텐션, 초호화 소재와 거대한 무게의 육중함은 마치 최첨단 로봇을 연상케 하기도 한다. 그에 비하면 동일한 하이엔드 씬에서 오랜 세월을 보낸 피에가는 마치 오염되지 않은 산기슭에서 보존해온 듯 한 순결한 사운드를 만들어낸다. 

 

도시를 한껏 벗어난 스위스 호반의 도시 취리히에 위치한 피에가. 그들이 만들어낸 스피커는 마치 호반에 있을법한 고전적인 조각상 같은 인상이다. 물론 상당히 진보한 인클로저와 유닛 등 독보적인 기술을 적용하지만 그 소리에 있어서만큼은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하이엔드 씬과는 대비되는 독보적인 고결함이 돋보인다. 피에가의 변함없는 캐치프레이즈 “음악이 없다면 삶은 하나의 오류이리라”(니체)라는 문장이 남기는 여운과 일치하는 순간이다. 음악적 열정은 뜨겁지만 음질에 대한 철학에 대해서는 일절 양보가 없는 냉철한 피에가답다. 

 





Specification
 

Recommended amplifier output

 20 - 200 Watt

Sensitivity

 90 db/W/m

Impedance

 4 ohms

Frequency Range 

 36 Hz - 50 kHz

Dimensions (H x W x D)

 41 x 19 x 22 cm

Weight

 13 kg 

Design principle 

 3-way-system compact loudspeaker

Equipment

 1 x 15 cm MOM® bass, 1 x C2 coaxial ribbon

Connection 

 Bi-Wiring / WBT

Designs

 Aluminium cabinet, black metal grill optional: silver grill, black anodised cabinet, white varnish cabinet

수입원

샘에너지 02-6959-3813 (http://www.saemenergy.co.kr​) 

가격

1,190만원(스탠드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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