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냐(Sonja), 헤일리(Hailey), 그리고 카멜(Carmel)까지 모두 YG Acoustics의 설립자 요아브 게바(Yoav Geva)의 가족들의 이름과 애칭이다. 그리고 그가 출시한 스피커들의 모델명이기도 하다. 이번 서울국제오디오쇼에서 동사의 세일즈 매니져 딕 다이아몬드(Dick Diamond)와 농담식으로 하던 얘기가 생각난다.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려면 사장님이 슬하에 자녀를 좀 더 두셔야겠네요.”

그래서 그런가 카멜2를 비롯한 YG Acoustics의 스피커들을 들어보면 극도의 정밀함과 재생되는 소리가 만들어내는 레이어는 여타 하이엔드 스피커와 다를 바가 없지만 그 소리의 면면에는 특유의 따듯함이 묻어있다. 요아브의 가족에 대한 사랑이 34kg의 알루미늄 덩어리에 깊이 베어져 있어서 그런 것일까? 스피커를 처음 대면했을 때의 단단하고 차가운 듯한, 그래서 굉장히 날이 서고 이성적인 소리가 나올 듯한 인상은, 음악을 재생하자 따스함과 농밀함으로 치환되어져 버린다.

마치 잘 설계된 건축 구조물을 보는 듯

카멜2는 사진으로 봤을 때와 실제로 보았을 때 그 느낌이 매우 다른 스피커이다. 

얼핏 전작과 비슷해 보이는 외형의 카멜2를 가까이에서 유심히 보고 손으로 만져보다보면, 디테일한 부분들에 있어 미묘한 디자인적 변화들을 준 고급스러운 요소들이 비로소 하나씩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전면 패널과 후면 패널은 아주 미세한 요철모양의 택스쳐로 조명을 비췄을 때 은은함을 만들어내며 측면은 헤어라인 마감으로 전 후면의 그것과 대비되며 묘한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유닛부부터 각 패널이 만나는 접합부에 이르기까지 미세한 틈도 없이 하나의 덩어리처럼 견고하게 맞아 떨어지는 모습은 마치 접착제로 접착이라도 한 듯 조금의 오차도 용납하지 않는다. 후면에 일정한 간을 두고 늘어선 볼트의 모습은 마치 잘 설계된 건축 구조물을 보는 듯 하다. 바이와이어링용 바인딩포스트를 연결하는 독특한 모양의 점퍼핀을 보면 역시 아주 사소한 부품 하나까지 YG에서 정성을 기울였다는 것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 YG Acoustics Carmel 2

7Kg의 알루미늄 덩어리를 0.2mm의 두께로 깎아 단지 30g의 진동판으로

역시 YG의 제품들에 대해 얘기하자면 동사의 정밀한 CNC머신을 빼놓을 수가 없다. 업계 최고의 정밀도를 자랑하는 CNC머신들로 YG에서는 인클로져 뿐 아니라 빌렛코어라고 부르는 우퍼 유닛의 진동판부터 시작하여 직접 순동을 깎아 만드는 네트워크 기판, 바인딩 포스트에 이르기까지 아주 사소한 부품들까지도 인하우스 제작을 고집하고 있다.

카멜2에 사용된 기술들에 대해 간략한 설명을 덧붙이자면 가장 핵심적인 기술은 빌렛코어(BilletCore™)라는 진동판으로 매우 두꺼운 7kg의 알루미늄 덩어리를 0.2mm의 두께로 깎아 단지 30g의 진동판으로 만드는 것으로 직조방식의 진동판이 갖는 변형이나 알루미늄으로 찍어내어 만든 다른 진동판들의 미세한 크랙과 같은 현상이 생기지 않아 극도로 정밀하고 왜곡 없는 사운드를 만들어낸다고 한다. 본 빌렛코어의 경우 필자도 실재로 만져보기도 하고 손바닥으로 눌러보기도 하였는데 아주 견고하고 단단하여 매우 강한 힘을 가해도 그 형태가 전혀 찌그러짐이나 변형이 없었다.


 

빌렛코어라는 진동판이 있다면 그것을 구동하는 포지코어(ForgeCore™)라는 모터 시스템이 있다. 이는 트위터와 우퍼의 후면부에 들어가는 마그넷과 그것을 지지하는 구조에 대한 기술로 스캔스픽(Scan-Speak) 최고의 트위터라 불리는 일루미네이터(Illuminator)를 좀 더 왜곡이 적은 특성으로 개선시킬 만큼 매우 정밀한 공정과 구조를 바탕으로 한다.

 

이에 더해 네트워크에 사용되는 토로 에어(ToroAir™)라 불리는 작은 토로이달 트랜스처럼 생긴 코일의 사용과 듀얼 코히어런트(DualCoherent™)라 불리는 시간축과 응답 특성을 동시에 고려한 설계 기술을 통해 매우 자연스럽고 평탄한 응답특성을 만들어낸다고 한다.

케비닛에는 포커스드일리미네이션(FocusedElimination)이라 불리는 스탠딩 웨이브와 공명을 제거하는 기술로 유닛의 순수한 사운드를 재생한다는데 위에 열거한 다양한 기술들은 주요기술만 간략히 기술한 것일 뿐 대부분의 부품 및 공정을 자사에서 직접 하는 만큼 수많은 기술적 특징들이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청음은 디자인앤오디오(Design&Audio)의 청음실에서 진행되었으며 시연회에서도 단골로 매칭되는 카멜2와 크렐(Krell)의 신형 네트워크 인티앰프인 뱅가드(Vanguard)에 내장된 네트워크 플레이 기능을 통해 NAS의 음원을 재생하여 진행하였다. 스피커 케이블은 선야타 리서치(Shunyata Research)의 아나콘다(Anaconda)가 사용되었다.

세밀한 레이어와 각 악기들의 위치가 자연스럽게 그려지는 정위감

음악을 재생하자 카멜2를 통해서 나오는 소리는 대단히 정숙하면서도 소리의 정보량과 밀도감이 높아 자연스러우면서도 응집된 사운드를 들려주었다. 저역 부분에서의 양감이나 해상도는 별도의 대형 우퍼를 탑재한 3-Way의 스피커들에 비해 부족했지만 스펙상 32Hz까지 떨어지는 저역은 그 존재감을 느끼기에 충분했으며 미드 우퍼의 성능은 정교하면서도 과도하지 않은 특성으로 자연스러움과 빠른 반응속도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실크돔 트위터가 다소 따듯한 온도감을 부여하면서 스피커 뒤쪽으로 펼쳐지는 세밀한 레이어와 각 악기들의 위치가 자연스럽게 그려지는 정위감 또한 하이엔드 스피커의 진가를 드러내기에 충분해 보였다.

다만 공간감에 있어 스피커를 넘어서는 좌 우측으로의 무대가 깊이에 비해 다소 부족한 듯 느껴졌고 고역에 있어서 조금은 섬세하게 펼쳐지지 못하고 경직된 느낌이 있었는데 이는 크렐 인티앰프의 특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생각되어 좀 더 높은 수준의 다양한 앰프를 매칭해보지 못한 아쉬움은 남았다. ​

Keith Jarrett – Köln Concert

피아노의 음색이 너무 차갑지도 두텁지도 않은 정확한 피치로 연주되며 선명함을 넘어선 정보량이 바탕이 된 자연스러운 사운드가 인상적이다. 약음을 풍부하게 표현하면서도 피아노 타건 하나하나의 표정과 맺음이 잘 살아있어 다소 비현실적인 느낌마저 든다. 경질의 트위터를 사​용하거나 레퍼런스급의 실크돔 트위터를 사용한 스피커들의 경우 높은 해상도를 구사하지만 반면에 음색이 다소 가늘어지거나 차가워지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부분들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 매칭에 있어서도 다양한 성향의 기기와 폭넓은 매칭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Karol Teutsch – La grande sarabande

본 스피커의 장점은 대편성 오케스트라에서 잘 살아나는데, 제1 바이올린과 제2 바이올린의 깊이가 정확히 드러나면서도 바이올린 고유의 질감과 음색을 공간속에서 잘 살려내는 부분은 본 스피커가 적절한 공진 제어와 반응이 빠른 유닛을 통해 빈틈 없는 정보량을 청자에게 충실하게 전달함을 시사한다. 스테이징은 너무 가깝지 않은 1층 중간 약간 앞 열에서 듣는 듯 한 거리감을 만들어내는데 전체적으로 가벼운 바이올린의 섬세한 선율 아래로 무겁게 내리 깔리는 더블 베이스의 음색이 장중하면서도 궁정무곡 특유의 리듬을 유려하게 이끌어 가며 음악으로 빠져들게 했다. 딱히 질감형 혹은 음장형으로 구분 하기 힘든 두 가지 요소가 적절히 잘 어우러져 편안하면서도 현장감이 넘치는 소리를 들려준다.

매칭에 까탈스럽지 않은 여유로움과 특징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섬세한 특성

본 스피커를 통해 음악을 듣는 동안 시종 일관 편안하고 따듯하다는 단어를 몇 번을 되뇌였는지 모르겠다.

인티앰프에서도 칠흙 같이 어두운 배경과 그 위로 층층이 그려지는 악기들의 실체감은 다소 모순 같지만 앰프와 매칭에 있어서도 비교적 까탈스럽지 않은 여유로움을 보여주는 동시에 또한 그 특징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섬세한 특성을 보여주었다. 청자의 성향에 따라 다소 어둡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실현의 그것을 생각해보면 카멜2가 보여주는 그 느낌은 악기소리 외의 소란스러움이 사라진 칠흑 같은 배경에 기인한다는 것을 이내 깨닫게 될 것이다.

가장 막내이지만 카멜2는 상급기에 비해 어느 것 하나 부족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며 선택의 폭을 넓히는데 그 가치가 있다.이제 사용자는 자신의 공간의 크기에 맞는 모델을 선택하면 될 것이다. 요아브의 패밀리들은 언제나 중심이 잡힌 안정된 사운드로 사용자의 기대를 넘어서는 퍼포먼스를 보여줄 준비가 되어있는 것 같으니.



Specifi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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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viation                         ±2 dB frequency response
                                         ±5° relative phase throughout entire overlap
​                                         Exceptional pair-matching
                                         Usable output extends from 32 Hz to 40 kHz

Drivers                              BilletCore™ ultra-high-rigidity mid-woofer
                                         ForgeCore™ ultra-low-distortion tweeter

Filters                               Carmel™ 2 is fully-passive
                                         Proprietary DualCoherent™ crossover at 1.75 kHz
                                         Designed using software developed in-house
                                         ToroAir™ inductors eliminate cross-talk

Sensitivity                         87 dB / 2.83 V / 1 m 2π anechoic

Impedance                       4Ω nominal, 3.5Ω minimum

Dimensions                      103x23x31 cm (41x9x13”) HxWxD

Weight                             34 kg (76 lbs) per channel unpackaged
수입원                               디자인앤오디오 (http://www.designnaudio.co.kr) / 02-540-7901
가격                                   29,50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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