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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에포스 Epic 1 - 소형 북쉘프 스피커의 새로운 기준

By Fullrange date 12-05-14 21:34 0 11,038









오디오의 초강국답게 영국에는 수많은 유명 브랜드들이 포진해 있다. 그리고 그 경쟁 양상은 무척이나 치열하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도 지난 10년 동안 비약적으로 성장해온 두 스피커 브랜드가 있으니 그건 바로 에포스와 모니터 오디오. 오랜 전통을 보유한 강자들이 하나둘 쓰러져가는 사이 이들은 오히려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며 영국 오디오 업계의 지형도를 새롭게 그렸다. 대단한 일이다. 어쨌든 이런 사실만으로도 이들 브랜드의 신제품은 남다른 관심을 갖게 한다.
 
에포스와 모니터 오디오는 비슷한 역사를 갖고 있고, 나란히 영국 스피커 시장에 새로운 돌풍을 일으켰지만 그 성향에는 뚜렷한 차이가 있다. 모니터 오디오가 발군의 해상력으로 다분히 현대적인 사운드를 추구해온 반면 에포스는 전통적인 브리티시 사운드에 모던한 뉘앙스를 적절하게 안배하는, 이른바 제3의 노선을 걸어왔다.

 
1983년에 설립된 에포스는 1999년 크릭에 인수된 이후 체질 개선을 단행, 완전히 새롭게 태어난다. 그리고 2001년에 출시된 M12와 M15로 영국 하이파이 시장에 신선한 충격파를 던진다. 이 두 제품이 만장일치에 가까운 찬사를 받은 이유는 간단하다. 비교 불가의 가격 대비 성능을 지녔기 때문이다. 이들 모델의 가격은 보급기에 가까웠지만 그 사운드는 하이엔드의 그것을 방불케 했다. 이는 수많은 오디오 브랜드들이 부단히 추구하면서도 쉽게 도달하지 못하는 영역이다.
 
이후 에포스는 단 한 번도 실망스러운 스피커를 내놓은 적이 없다. 2003년 미니 모니터 ELS 3, M12.2와 M15.5, M22, 2005년 플로어 스탠더 ELS 303, 2006년 M16과 서브우퍼 M, 2009년 ELS 8과 플래그십 모델 앙코르 50 등에 이르기까지 에포스의 제품들은 늘 화제의 중심에 위치해 있었다. 특히 2005년 서브우퍼가 포함된 5.1채널 시스템이 ‘What Hi-Fi’지의 ‘베스트 스피커 패키지’(1,000 파운드 이하)로 선정된 이후 에포스는 명실상부한 토털 스피커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에포스의 스피커들은 하이엔드 사운드를 지향한다. 이는 곧 착색이 없는 내추럴한 사운드, 그와 동시에 입체감과 깊이감이 겸비된 소리를 들려준다는 의미다. 여기에는 설계적인 이유가 있는데, 에포스는 복잡한 네트워크 구성을 지양하고 싱글 커패시터 중심의 심플한 회로를 추구한다. 에포스의 스피커들이 매칭하는 앰프에 따라 카멜레온처럼 다채로운 사운드를 들려주는 것은 바로 이런 까닭이다. 즉 에포스는 강한 개성을 드러내기보단 적절한 매칭을 통해 그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데에, 그럼으로써 감상자가 기기에 영향을 받지 않고 오직 음악에만 전념하는 데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셈이다.

 
본격적인 테스트에 앞서 외관과 유닛을 잠시 살펴보면, 에포스의 제품답게 에픽 1은 그다지 화려한 외모를 갖추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에픽 1은 전통적인 스타일에 무척이나 탄탄한 만듦새를 겸비, 외적으로 쉽게 질리지 않으면서 보면 볼수록 신뢰감을 준다. 에포스의 사운드 성향과 정확하게 어울리는 디자인인 셈이다. 특기할 만한 부분은 변신(?)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에픽 1은 동봉된 철재 봉을 이용해 블랙의 전면 베플을 탈부착할 수 있다. 즉 유닛을 노출시키고 싶을 때는 베플을 부착하고, 반대로 그릴을 씌우고자 할 때는 베플을 탈착하면 된다. 사소할 수도 있지만 매우 세심한 배려가 아닐 수 없다. 에픽 1은 공진은 낮추고 감도와 응답 특성을 끌어올린 새로운 25mm 패브릭 돔 트위터(with high-temperature voice coil, ferrofluid cooling and neodymium magnet system)와 역시 새롭게 개발된 150mm의 폴리프로필렌 콘 베이스/미드레인지 드라이버를 탑재하고 있다. 한편 뒷면에는 고급스러운 WBT 금도금 단자가 준비돼 있다. 캐비닛은 18mm의 MDF로 견고하게 제작됐다.

 

본격 테스트와 음질 평가

필자는 에픽 1을 리뷰하면서 두 가지 매칭을 시도했다. 노트북과 노스스타 디자인의 DAC 에센시오 플러스를 중심으로 첫 번째는 오디오 아날로그의 베르디 센토, 두 번째는 프라이메어의 i32를 매칭했다. 첫 번째 조합은 간단히 말하자면 그리 인상적이지 못했다. 에포스 스피커는 해상력이 두드러지지 않는 앰프와 매칭할 경우 다소 답답한 소리를 내는 경향이 있는데 이 경우가 바로 그러했다. 어떤 장르에서든 에픽 1은 본연의 사운드를 표현해내지 못했다.
 
하지만 앰프를 청량감과 디테일감이 우수한 프라이메어 i32로 교체하자 상황은 완전히 돌변했다. 에픽 1은 마치 물을 만난 듯 자신의 잠재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무엇보다 돋보이는 것은 따뜻하고 꽉 찬 밀도감과 풍부한 중역과 저역, 편안한 고역이다. 에픽 1의 고역은 공격적으로 튀거나 왜곡되지 않고 따뜻한 톤을 유지하면서도 그 해상력이 상당하다. 에픽 1은 듣는 이에게 많은 정보를 쏟아내지만 그것을 결코 강조하지 않는다. 지나친 밝기가 없으면서도 매우 섬세하고 투명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이에 일단 음악을 재생하면 도저히 음악을 멈추기 힘든 유혹에 빠진다.
 
마일즈 데이비스의 ‘Kind Of Blue’ 중 ‘So What’을 플레이하면 다소 날카로운 듯한 데이비스의 트럼펫 소리가 유려함으로 다가온다. 그러면서도 트럼펫의 생생한 에너지를 그대로 재현해낸다. 트럼펫이 귀에 거슬리지 않으면서도 고역의 생동감을 풀 스케일로 재생하는 통찰력, 이는 동급 스피커들에겐 사실상 기대하기 힘든 부분이다. 더불어 음량을 높여도 사운드스테이지가 결코 평면적으로 변하지 않는다. 악단의 배치가 정확하게 유지되면서 흐릿하게 변질되는 법이 없다.
 
중역은 고역과 매끄럽게 조화를 이루고 저역은 딱딱하지 않으면서 적당한 무게감을 자랑한다. 그리고 그 질감은 깨끗하고 명료하다. 스피커의 사이즈를 감안할 때 낮은 저역의 확장감도 상당히 만족스럽다. 마커스 밀러의 ‘M²’ 앨범 가운데 ‘Power’를 재생하면 업리프팅 베이스 라인을 생생하고 감각적으로 그려낸다. 베이스 현의 임팩트감은 적절한 공진과 어울려 풍부하게 재현된다.
 
에픽 1은 역시 소편성의 클래식에서 자신의 진가를 가장 명징하게 드러낸다. 마리 코다마의 음반 중에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2번을 들어보면 이 똑똑한 스피커는 피아니스트의 터치와 뉘앙스, 그리고 피아노 내부의 해머링과 미세한 진동음까지 사실적으로, 그러면서도 따뜻한 질감으로 표현한다. 장영주의 ‘Sweet Sorrow’ 가운데 ‘Hungarian Dance No.1 In G Minor’의 경우에는 바이올린의 낭창낭창한 질감을 섬세하게, 밀도 있게 재생한다.


 
 
정리

에포스 에픽 1의 실 판매 가격은 70만원이 되지 않는다. 사실 이 가격대에서 선택할 수 있는 스피커는 상당히 다양하다. 그런데 사운드 퀄리티 면에서 단언컨대, 에픽1을 능가하는 스피커는 전무하다고 봐도 좋다. 최근 이 라인에서 NHT의 클래식 시리즈가 탁월한 성능과 퍼포먼스를 과시, 두드러진 면모를 나타내고 있지만 에픽 1에 비하면 확실히 한 수 아래다.
 
에픽 1은 에포스가 왜 지금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왔고, 왜 앞으로도 기대를 할 수밖에 없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뚜렷한 예다. 에픽 1은 만듦새부터 사운드 퀄리티에 이르기까지 어느 곳 하나 흠 잡을 데가 없는 스피커다. 만약 당신의 리스닝 룸에 에픽 1을 초대한다면 당신은 그 어느 때보다 음악의 매력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에픽 1은 소형 북쉘프 스피커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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