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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청 좋은 가수가 넓은 강당에서 마이크 없이 낭랑하게 노래를 부르고 있을 것 같은 스피커 - 어쿠스틱 에너지 Ae-1 Classic

By Fullrange date 14-12-26 17:33 2 8,512



 




 

스튜디오 모니터 스피커. 왠지 모르게 고성능에 대단한 소리가 날 것 같다는 느낌이 드시지 않으시는지? 오디오파일이라면 정도의 차이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모니터 스피커에 대해 나름의 환상이 있을 것이다. 나 자신도 예외는 아니어서 모니터 스피커라고 불렸던 기기들을 들어보면서 때로는 ‘이게 과연 스튜디오에서 많이 쓴다는 스피커인가?’ 라고 의문이 들었던 기종도 있었고 어떤 때에는 ‘역시 다르단 말이지..’ 라고 중얼거리며 만족해서 들었던 스피커도 있었다.

물론 예전에는 정보가 많이 없었던 시기였고, 지금은 PC-FI를 위한 스피커들을 정평 있는 업무용 모니터 스피커를 생산하던 업체들이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이면서 ‘모니터’ 스피커에 대한 갈증이나 환상이 많이 없어진 것도 사실이다.      






 
▲ BBC 스튜디오 모니터 3/5A

 
우리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사이즈도 가정에서 사용하기 적당한 영국의 BBC 방송국 규격에 따르는 미니 모니터 스피커인 3/5A, 5/9 정도가 아닐까 싶은데 대형 혹은 박스형 스피커들이 주종을 이루던 1980년대 중반, 후반 때의 이야기이다.

특히 전설처럼 LS 3/5A 라는 이 미니모니터 스피커는 잘 아시는 대로 다이나믹스는 부족하지만 이를 전혀 의식하지 못할 정도의 뛰어난 음악성과 매력적인 중역을 가지고 있어서 오디오파일들을 열렬한 추종자를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메인 스피커로 사용하기 보다는 서브스피커로서의 인식이 더 강했는데 여기에 반기를 든 회사가 바로 어쿠스틱 에너지의 AE-1 스피커이다. (셀레스쳔(Celestion) SL-700 정도가 비교대상이었지만 이제 저 회사는 가정용 스피커는 더 이상 만들지 않는다..)






 

서두에 장황하게 모니터 스피커를 들먹이는 것은 이번에 리뷰를 맡게 된 어쿠스틱 에너지의 AE-1 Classic 스피커 때문이다. 현재 AE-1 Classic 은 동사의 최상급인 레퍼런스 라인업에 속해 있으면서도 회사에서는 ‘미니 모니터’ 기기로 소개하고 있다. 본래 최초 모델인 AE-1 스피커는 AE-2 와 더불어서 어쿠스틱 에너지 라는 회사명을 유명하게 만든 장본인이며, ‘미니모니터의 새로운 기준‘ , ‘영국제 스피커로서는 놀라울 정도의 다이나믹을 가진 스피커’ , ‘괴물 같은 스피커’ 등등의 화려한 수식어가 따라붙게 될 정도로 찬사를 받았던 대표기종이며, 직접 눈으로 확인한 바는 없지만 당시 스튜디오에서 서브 모니터로 많이 사용했다고 한다.

박스를 풀고 보니 이번에 받은 것은 Gloss Cherry 마감이다. 경면처리가 되어 있는 하이그로시 인클로저인데 이외에도 오리지널에 가까운 Textured-Black(Satin-Black ?), 그리고 Piano Black 마감이 준비되어 있다고 하며 외관상으로도 차이점은 없다.






 

히트작인 AE-1 의 미련을 못 버렸는지 AE-1 Classic 은 오리지널 기기와 스펙, 크기, 무게 등 모든 것이 동일하게 복원된 것 같다. 차이점은 오리지널 AE-1 이 바이와이어링 대응인 반면 Classic은 싱글와이어링이 되었다. 스피커 케이블은 Y 자형 커넥터는 처음부터 연결하기가 별로이니 회사가 추천하는대로 바나나 플러그 처리된 케이블을 쓰는 게 좋을 것 같다.





 

AE-1 Classic의 기본적인 구성은 9cm 구경의 알루미늄 미드/우퍼 와 마그네슘 합금재질의 2.5cm돔 트위터로 구성되어져 있는데, 1987년도에 이러한 재질의 유닛을 사용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필 존스의 오리지널 설계이건 아니건 간에 대단한 선견지명이 아닐까 싶다. (미드/우퍼의 구성이 작은 이유는 빠른 반응를 보이기 위한 설계이며, 알루미늄을 사용한 이유는 보이스코일의 발열을 막기 위함이라는 사실은 이제 널리 알려져 있다.)





 

▲ AE-1 매뉴얼의 셋팅 예시, 스튜디오 셋팅 방법이 나와있다.

스피커 세팅이나 스텐드에 대한 정보가 있을 것 같아 홈페이지에서 매뉴얼을 받아 보니 조금은 난감해졌다. 내용을 보니 가정에서 어떻게 사용하면 좋겠다 라고 하는 대목은 없다. 심지어는 세팅도 처음부터 스튜디오 콘솔 데스크 위에 놓고 듣는 것을 상정하고 매뉴얼이 만들어졌는지 일반 청취자에 대한 배려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세팅 시에 옆 벽으로부터 최소 1미터, 뒷벽과의 거리는 0.5~1m, 스피커간 간격은 2.5~3m 정도를 기준으로 삼는 듯 했다. 또한 스피커 주변 특히 코너 쪽은 가급적 비워서 사용하라는 지시(?)를 하고 있다. 앰프는 가급적 70와트 이상이면 된다고 하는데 이는 좀 생각해봐야 할 문제일 듯 싶다.





 

 

사실 이러한 세팅은 AE-1 의 사용자라면 체험적으로 습득하거나 이미 알려진 내용인데 확실히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생각보다 공간에 대한 배려가 많아야 된다는 점이다. 한편 이전 모델들은 State 1 이라는 납 구슬이 잔뜩 들어간 전용 스텐드를 구입하면 되었지만 여기에 대한 언급은 없는데 아마 레퍼런스 라인의 스텐드를 써야 되거나 이전 처럼 Target 오디오의 스텐드를 써야 할 듯 하다. 나무로 대충 만들었거나 하중이 가벼운 스텐드를 쓰는 경우 유독 세팅에 민감한 AE-1 Classic 스피커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시청은 동사에서 지정한대로 좌,우 벽에서 각 1.5m, 뒷벽에서 1.2m 를 띄우고 스피커간 거리를 3m 로 놓고 세팅해보니 청취위치 까지의 거리는 대략 3.5m 정도가 되었다. 코너에는 아무것도 놓지 않았다.청취 전에는 음상이 좀 얇아지거나 저역이 많이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 것도 사실인데 결론적으로 완전히 기우였다는 점을 밝힌다. 흔히 잘 만들어진 소형 스피커들을 놓고 표현하기로는 ‘뒷 벽을 뚫는다..’ 라거나 ‘스피커가 사라진다..’ 라는 말들을 많이 하는데 진짜로 사운드 스테이지는 광활하고 스피커가 사라져 버리면서 뒷 벽 넘어서 까지 음장이 전개가 된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이 맛에 빠져서 필자가 사용하고 있는 AE-1 Signature를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주된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오해는 말아야 되는 부분은 AE-1 Classic 이 좋은 스피커인 것은 분명하지만 저역이 펑펑 쏟아지거나 청취자에게 물밀듯이 들이닥치는 표현을 하는 스피커는 아니다. 스피커의 재생대역 (70~22kHz(+-3dB))이나 음압을 고려하면 처음부터 그러한 부분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다.

굳이 오디오파일용 음반이라고 제작된 것이 아니더라도 녹음 상태가 좋은 보컬을 들어보면 AE-1 classic 스피커는 음량의 크기와 상관없이 정확한 정위감과 홀로그래픽한 음상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좋은 스피커이다. 왜냐하면 좋은 북쉘프 스피커라고 하더라도 음량을 올리게 되면 어딘지 억눌린 느낌이 된다던가 포화된 것 같다는 인상을 받게 되는데 AE-1 Classic 은 어지간한 앰프와 공간으로는 그런 느낌은 전무하다. 언젠가도 이런 말을 한 것 같기도 한데 목청 좋은 가수가 넓은 강당에서 마이크 없이 낭랑하게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것 같은 스피커이다.
 






 

개인적인 취향과 맞는 스피커를 만나서인지 평소 듣는 곡 그대로 듣게 된다. 그래도 인상에 남는 앨범들은 있게 마련인데 클래식 가운데에서는 ‘ Albinoni 12 concertos, op.9, Christopher Hogwood , Decca ‘ 가 마음에 쏙 들었다. 앨범의 전체적인 인상이 밝고 개운하다는 느낌이 들며 악기 별 레이어링이 잘 드러난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공간의 표현이나 Depth를 잘 느껴지는 모습을 잘 보여준다. 역시 이 부분은 AE-1 Classic 이나 이전 AE-1 등이 장기로 삼는 부분이다.
 





 

한편 Enya의 ‘Watermark’, 에서는 전자악기들의 통통 튀는 듯한 느낌과 뒷 배경에서 깔리는 묵직함은 너무 바랜 표현이지만 스피커가 시야에서 사라져 버리면서 넓은 사운드스테이지를 보여준다. 또한 녹음 상태가 좋은 편이 아닌 Compilation 앨범인 ‘Ballads, enja’ 에서는 악기의 정위감, 박수소리, 텍스쳐 등이 잘 표현된다. 요새는 듣는 빈도가 많이 떨어진 Linda Ronstadt의 ‘Cry like a rainstorm’, ‘Famous blue raincoat’ 도 들어보면 아론 네빌의 목소리는 여전히 오묘하고 백 코러스의 웅장함을 이 작은 스피커에서 전혀 꿀릴 것 같이 나오는게 신기하다는 느껴지는 것은 처음 이 스피커를 들었을 때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다.
 





 


최근에 작고 성능이 우수한 북쉘프 형의 스피커들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이제는 가격대비 성능까지 고려를 한다면 AE-1 Classic 은 여전히 매력적인 스피커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물론 길들이기가 끝나기 전까지는 때때로 고역에서의 날카로움이 느껴지고 베이스 부분이 덜 풀린 느낌이 있다. 하지만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확실하게 해소가 되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어느 오디오평론가의 표현대로 오디오파일을 훈련시키는 스피커.. 라고 언급을 해주셨는데 이 또한 적절한 표현인 것 같다. 공간 세팅에 신경을 써야 하고 출력은 작더라도 품위(?)를 갖춘 앰프와 짝을 지어줘야 하는 고민과 노력을 하게 된다면 10년이라는 시간은 후딱 지나가면서 아마 자연스럽게 공력(?)도 붙지 않을까? 본인의 취향이 공간감, 정위감, 약간 낮은 온도감, 냉정하면서도 정확함을 추구하는 오디오파일이라면 아마 딱 맞는 스피커가 아닐까 생각한다.

AE-1 으로 성공한 어쿠스틱 에너지가 20년이 지난 지금 아직도 자신이 만들어낸 AE-1 을 확실하게 능가하는 스피커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가 바로 AE-1 Classic 이라는 사실이 아이러니 하다. 하지만 기본성능이 그만큼 탄탄하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가격대비 성능을 고려하지 않고 절대적인 능력면에서 개인적으로 적극 추천하며, 가격 차이가 나긴 하지만 Totem의 스피커들과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 있을 것 같다.





Specification

 
Finishes: Textured Black, Gloss Cherry Lacquer or Piano Black Lacquer
Bass/Mid Driver: 110mm ceramic sandwich aluminium cone. 32mm edge-wound voice-coil
Tweeter: 25mm magnesium alloy dome
Crossover: Symmetrical third order at 3kHz
Power Handling: Compatible with amplifiers rated at up to 200 Watts into 8 Ohms
Frequency Response: 70Hz - 22kHz ±3dB
Sensitivity: 86dB for 2.83V at 1m
Nominal Impedance: 8 Ohms
Total Harmonic Distortion: Typically less than 0.3%, 200Hz to 20kHz
Power Compression: Less than 1dB for 16dB gain at 250Hz
Dimensions (H x W x D): 295 x 180 x 255mm
Weight: 7.5kg (single, unpack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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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2)
  • 페르소나

    14-12-30 09:07

    저도 테스트를 해본 스피커인데 저는 그다지 비싸지 않은 쿼드 앰프에 물려서 들었는데도 제법 괜찮았습니다. <br />그리고 단단하게 잘 만들어졌고 체리 하이그로시가 예쁘고 고급스러워 보이더만요. <br />음악 듣는 맛이 제법 좋은 스피커였습니다.
  • maxamara

    15-01-01 15:24

    요새는 워낙 비슷한 가격대 스피커가 많이 나와서 좀 가려지는 인상이 아쉬어요. 좋은 스피커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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