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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차원의 피에가, 왕좌의 게임에 뛰어들다 - Piega Classic 60.2

By Fullrange date 14-12-15 17:06 0 7,418


 
 
반듯 반듯한 건물과 깨끗하게 정돈된 도시의 도로들, 맑은 공기와 한적한 거리 풍경엔 독특한 디자인과 색감이 묻어난다. 바로 스위스의 청정 도시 취리히의 모습이다. 곳곳에 높이 솟은 첨탑들은 마치 그 도시의 순수한 상징처럼 가늘고 곧게 뻗어 있다. 첨탑이 가진 순수함과 그 아래 펼쳐지는 맑은 호수가 어우러진 풍경엔 은은하면서도 단정한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다. 그런 취리히의 느낌을 그대로 소리에 담은 취리히의 명물 중 하나가 피에가(Piega)라는 스피커 메이커다. 취리히 호반, 호르겐(horgen)에 위치한 피에가는 스위스의 취리히에서만 담을 수 있는 향취와 디자인 감각, 소리에 대한 그들의 순수한 의지를 그대로 담아내며 스위스를 대표하는 메이커로 성장했다. 그리고 그들의 소리에 대한 철학은 마치 하나의 음악 장르만큼이나 독창적이다.
 
 




 

Leo Greiner와 Kurt Scheuch 두 명에 의해 설립된 피에가는 그 시작부터가 독특했다. 이 둘 중 특히 Kurt Scheuch 는 유닛과 스피커 이론에 대해 세계적인 권위자로 현재 전 세계 리본 제작자 중에서도 세 손가락 안에 꼽힌다. 그는 애초에 둥그런 라운드 형태의 방사각을 갖는 돔 트위터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그가 생각하는 가장 자연스럽고 이상적인 유닛 형태는 돔도 혼도 아닌 리본이었다. 그리고 그는 자신만의 독자적인 제조 방식으로 리본 형태의 트위터를 직접 설계하기로 마음먹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그는 실제로 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리본 트위터를 뛰어넘는 성능의 뛰어난 리본을 개발해냈다.
 



 

그가 리본 유닛을 고안한 데에는 그의 사운드 철학 때문이었다. 돔 트위터의 경우 라운드 형태의 진동판 덕에 아주 쉽게 180도 방향으로 소리를 방사시키지만 이런 넓은 방사각 때문에 시청 거리에 따라 음압 감쇄가 생긴다. 이러한 방사각에 대한 단점에서 자유로운 것이 혼 타입과 리본 타입이다. 그러나 혼 타입은 피에가가 추구하는 음질과는 거리가 있었고 결국 그가 택한 것은 리본 타입의 트위터였다. 리본 트위터는 리본 형태의 평판 스트립 양 쪽에 자석을 배치해놓고 여기에 음악 신호를 보내면 음악 신호에 따라 자력이 변화가 생겨 주파수를 변화시키고 그것이 음악으로 재생되는 구조다. 그런데 그 평판 스트립의 형태가 리본 형태라서 리본 트위터라고 부르게 되었다. 이는 미세 진동에 상당히 유리한 방식이긴 하지만 그 제조 방식 자체가 까다롭고 제조 원가가 높기 때문에 실제로 일반 스피커 메이커에서는 많이 사용하지 않고 높은 성능의 리본이 사실 많지도 않다.




 
 

하지만 피에가는 직접 LDR 트위터 등을 개발해내며 리본의 레전드로 우뚝 서게 된다. 이것은 음질적으로 많은 이득을 이끌어낸다. 일반적인 돔 형태의 유닛이 어느 한 점을 중심으로 소리를 방사하는 ‘포인트 소스(Point source)’ 방식이라면 리본은 반듯한 선을 중심으로 주파수를 방사시키는 ‘라인 소스(Line source)’ 형태의 방사 패턴을 보인다. 피에가의 플래그십 스피커인 Master Line Source 는 이러한 그들의 라인 소스 시스템의 극한을 보여준 스피커로서 스피커 모델명이 이를 대변해주고 있다.
 
라인 소스 형태의 리본 트위터의 장점은 점 중심의 돔에 비해 소리의 타임 얼라인먼트, 즉 청자에게 모든 주파수가 동시에 전달되어 위상이 굉장히 정확하고 트위터에 활용할 경우 음상과 포커싱이 정확하다. 마치 대학교 캠퍼스에서 클래식이 울려 퍼지는데 캠퍼스 전체가 클래식 공연장 같은 느껴지는 것과 같다. 그러나 스피커는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는 그런 상황. 분수대의 조형물에 나있는 조그만 노즐 하나에서 물줄기가 퍼져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일직선으로 늘어선 여러 개의 작은 노즐에서 물줄기가 쏟아지며 분수를 이루는 것과 비슷하다. 또한 커버할 수 있는 주파수 대역이 굉장하다. 피에가의 대표적인 리본 LDR 2642 MKII 의 고역 한계는 무려 50kHz 에 달하는데 대게의 돔 트위터가 일정 주파수대역부터 급격한 데시벨 하락을 보이는 것과 달리 초고역대까지 선형적인 주파수 반응을 보인다. 타임 도메인과 주파수 도메인 양 쪽 모두에서 이러한 선형적인 반응은 크로스오버 설계에도 많은 장점이 있다.
 



 

피에가의 또 다른 특징은 유닛 외에 독특한 인클로저에서 발견되는데 무려 3천톤 가량의 무게를 갖는 알루미늄 블록을 4천도까지 가열시킨 후 7천톤의 압력을 가해 사출해 캐비닛으로 사용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수십 미터의 알루미늄 통을 가공해 캐비닛을 만드는데 나무를 이용해 아무리 짜맞춤 공법으로 만든다고 해도 상/하판 이외에 모든 면들에 접합부분이 없는 이런 구조보다는 더 나을 수 없다. 그리고 그 내부에 이디켈(Idikell)이라는 공진 흡수용 자재를 사용해 브레이싱을 장착한다.
 



 

그런데 이번에 새로 선보인 Classic 시리즈는 우선 리본 트위터를 장착한 것에서는 동일하지만 여러 면에서 피에가의 기존 모델들과는 다른 파격적인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다. 기존에 알루미늄 사출 캐비닛을 사용했던 것에서 벗어나 목재를 사용한 것이다. 자신들의 제작 설계 원칙을 스스로 깨고 완전히 탈바꿈한 것인데 우선 디자인 자체는 기존의 Coax 등의 라인업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미려하고 아름답다. 스위스 피에가 본사의 규모와 유럽은 물론 이웃 일본에서의 엄청난 인기와 지명도에 비해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지 못한 것은 바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미적 기준에서 약간 벗어난 알루미늄 디자인이었다. 게다가 Classic 시리즈가 출시될 예정이라는 소식을 올해 중순 뉴스사이트에서 접했을 때 사진으로만 보았던 것과 실물과는 또 엄청난 차이가 있다. 그리 크지 않은 중소형 스피커일 것이라는 예상은 실물을 보자마자 완전히 깨져버렸다. 우선 Classic 60.2의 경우 무려 132CM의 키에 전면 배플의 넓이는 35CM, 깊이는 46CM 에 이른다.
 

 

Classic 80.2, 60.2, 40.2 총 세 개 모델 중 중간에 위치한 Classic 60.2 의 면면을 살펴보면 우선 서두에 언급했던 리본 트위터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고역 대역만 담당하는 트위터가 아니라 동축 리본 트위터를 채용했다. KEF 의 Uni-Q, 탄노이의 듀얼 콘센트릭 등 일반 돔 형태의 하이브리드 동축은 많이 보아왔으나 리본으로 제작한 동축 유닛은 생소할 수도 있다. 그러나 리본 트위터와 동축 리본 트위터의 차이는 생각보다 상당히 크며 피에가 스피커의 진수는 고역은 물론 중역까지 하나의 리본 드라이버에 탑재한 동축 리본 트위터에서 드러난다는 것을 유저들은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이번에 Classic 60.2에 장착된 것은 기존에 Coax 시리즈에서 사용되었던 C1 동축 리본의 후속 모델인 C2 리본 동축 드라이버다. 그리고 그 아래엔 저역을 담당하는 두 개의 우퍼가 장착되었는데 22CM 구경의 멤브레인을 가진 우퍼로서 피에가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MDS 테크놀로지가 적용되어 스트로크 구간이 길고 내입력이 높은 특성을 가진다. 스피커를 전면에서 보면 동축 리본 드라이버와 MDS 우퍼 두 발 아래 꽤 커다란 포트가 마련되어 있는 전면 포트 스타일이며 공칭 임피던스 4옴에 93dB 의 능률을 가진다.
 





 
    

라운드 형태의 캐비닛과 꽤 높은 편에 속하는 능률, 전면의 커다란 포트 등 전반적으로 기존의 Coax 시리즈의 재탄생이라고 할만하다. 다만 스펙 상으로 봤을 때 C2 동축 드라이버와 캐비닛 용적의 확장 외 약간의 능률 상승 등으로 스피커 핸들링은 좀 더 수월해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캐비닛 구조나 마감에 있어서도 기존의 Coax 또는 Premium 시리즈와 유사한 C 타입 디자인으로 회절을 최소화하는 한편 무려 25mm 목재 배플을 사용해 완성도를 높였다. 이 외에도 내부엔 이디켈(Idikell)이라는 특수 공진 흡수제를 사용하고 외부 전면 배플과 상단엔 Napalette 라는 소재를 사용해 음질적으로 유리하면서도 우아한 외관을 자랑하고 있다.
 
 
시청엔 MBL 6010D 최신 버전과 블라델리우스(Bladelius)의 모노블럭 파워 Ymer를 사용했고 소스기기로는 일렉트로 콤파니에(Elctrocompaniet) 의 EMC-1UP를 사용했다. 모든 음악은 오랜만에 파일 재생이 아니라 직접 선택한 CD 로 들으면서 진행했다.
 





 

우선 보컬 레코딩으로 재즈 보컬 제인 몬하잇(Jane Monheit)의 ‘Over The Rainbow'를 들어보면 기존의 Coax 시리즈보다 더욱 커진 인클로저 용적과 커다란 포트 등으로 인해 무대가 훨씬 더 커지고 저역 스케일도 확장된 느낌이 강하다. 만일 공간을 제대로 확보하지 않는다면 저역으로 고생할 수도 있을 만큼 중후 장대한 스케일의 저역과 스테이징을 자랑한다. 하지만 여전히 포커싱을 정확하며 섹시하다고 할 정도로 섬세하고 반짝이는 듯한 고역이 아름답다. 저역 쪽의 표현은 기존 Coax 가 짧고 간결하면서 정확하게 치고 나가는 인상이었다면 Classic 60.2의 저역은 육중한 무게감과 펀치력이 더욱 상승해 슬램하며 매크로 다이내믹스가 뛰어난 품질을 보여준다. Coax 보다 웅장하고 풍만한 저역으로 B&W 상급기나 소너스 파베르를 좋아하는 유저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피아니스트 게리 쿠퍼(Gary Cooper)와 바이올리니스트 레이첼 포저(Rachel Podger)가 연주한 채널 클래식스 발매의 모차르트 [Complete Sonatas for keyboards and violin] 앨범에서 첫 곡부터 죽 들어보면서 현과 피아노의 음색적 표정을 읽어 나가본다. 전체적인 토널 밸런스는 전작들에 비해 오히려 약간 내려와 중립적인 편이며 살집이 붙어 도톰하면서도 촉촉한 윤기가 느껴진다. 피아노의 음정은 정확하게 떨어지지만 서스테인은 길지 않다. 다만 하모닉스는 풍부하고 유려하게 펼쳐져 음악적인 울림도 풍부하다. 바이폴라와 MOSFET를 모두 채용한 블라델리우스와 MBL 의 영향도 물론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를 차치하더라고 기존 알루미늄 캐비닛의 피에가에 비해 촉촉하며 윤기있는 소리로 들린다. 음반 한 장을 다 듣고 나니 마치 밤새 소복이 쌓인 눈에 첫 발자국을 내딛는 듯 한 설렘이 느껴진다.
 






 

마지막으로 [Tutti] 오케스트라 샘플러 중 브루크너 9번 교향곡 ‘Scherzo'를 들어보면 좌/우 채널 분리도가 상당히 뛰어나게 펼쳐진다. 무대가 좌/우, 전/후로 역동적으로 펼쳐지며 각 위치의 이동이 굉장히 빠르면서도 덩어리가 크게 느껴진다. 중간 중역에 해당하는 400Hz부터 위 쪽 대역을 책임지는 동축 리본 트위터 C2 와 MDS 우퍼의 움직임은 앞으로 포워딩하게 밀고나오기보다는 중역대를 중심으로 먼 중앙 뒤편에 여유롭게 자리한다. 당연히 클래식 대편성으로 커다란 스케일을 즐기기에 장점이 많으며 장시간 청취시 광대역에 높은 정보량을 가졌음에도 피로감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 스피커다. 다만 확장된 저역 스케일과 양감 외 구동에 있어 단순히 힘이 아닌 날렵하고 타이트한 제동이 필요할 듯하며 이 부분에선 유저의 섬세한 세팅 능력이 요구된다.



 
 
기존 Coax 시리즈의 많은 것들을 이어받았으나 외관 디자인에서부터 음질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는 캐비닛 재질, C2 동축 드라이버 등 Classic 라인업은 피에가 스피커의 대중화를 위해 칼을 빼든 듯하다. 라인업 전체를 통틀어 조망해보면 Classic 80.2 는 B&W 노틸러스 800, 60.2 는 노틸러스 802 정도의 스케일로 판단된다. 피에가 사운드의 핵심인 리본 동축 드라이버에서 흘러나오는 실키하고 촉촉한 사운드 텍스쳐에 유연하고 풍윤하며 편안하게 표현되는 중, 저역까지 Classic 시리즈의 기존의 Coax 시리즈에 소너스 파베르 풍의 풍성한 음악적 울림을 패치시킨 듯 한 인상이다. 피에가 Classic 은 그들의 역사에 커다란 전환점으로 자리할 것이며 아마도 피에가 사운드는 Classic 시리즈 전/후로 구분될 것으로 예상된다. 윌슨, B&W, 소너스 파베르 등 가장 많은 유저들이 운집한 가격대의 중대형급 플로어스탠딩 세계에 진정한 왕좌의 게임이 시작될 것 같다.

 





Specification
Recommended amplifier output 20 - 250 watts
Sensitivity 93 db/W/m
Impedance 4 Ohm
Frequency range 24 Hz - 50 kHz
Dimensions (H x W x D) 132 x 35 x 46 cm
Weight 52 kg
Design principle 3-way-system column loudspeaker
Equipment 2 22 cm MDS-Bass 1 C2 coaxial ribbon
Connection Bi-Wiring / Multi-Connector
Designs Cabinet white or black piano lacquer, baffle Napalette black, speaker covers black Optional: Cabinet Makassar piano lacquer, baffle Napalette black, speaker covers bl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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