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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오디오 레벨 3 - 가을 속으로 노을지는 북유럽의 정취를 담다

By Fullrange date 14-10-15 22:28 0 7,759


 




 

About Penaudio




▲ 펜오디오 대표 샘 펜틸라


러시아 대륙의 서쪽, 스칸디나비아 반도 아래에 위치한 핀란드는 기후나 환경의 축복을 받지 못한 나라다. 그러나 이러한 척박한 환경 아래에서 이들은 살아남는 방법을 익혔고 그러한 환경을 도리어 장점으로 승화시킨 나라로도 유명하다. 에스커(esker), 즉 빙하 밑을 흐르는 융빙수를 따라 쌓인 퇴적물로 구성된 제방 모양의 지형으로 이루어진 핀란드의 이위베스퀼레(Jyväskylä)에는 숲이 우거진 가운데 붉은 벽돌로 이루어진 건물 한 채가 들어서 있다. 바로 펜오디오(Penaudio)의 스피커가 제작되는 곳이다.

어렸을 적부터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는 것을 취미로 즐기던 펜오디오의 샘 펜틸라(Sami Penttilä)는 처음으로 월급을 타서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스피커를 구입하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그의 마음을 움직일만한 스피커를 찾지 못했고 그래서 직접 자신이 만족할만한 스피커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이것이 바로 펜오디오가 탄생하게 된 계기이자 샘 펜틸라가 현재 펜오디오의 대표가 된 배경이다.



 


오디오 외에 북유럽의 많은 브랜드들이 그렇든 핀란드의 메이커들만을 분류해서 보면 하나 같인 그들만의 고집스러운 장인정신이 디자인에서 묻어나오며 친환경적인 소재와 순수한 감성이 깃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대량 생산, 대량 소비가 아닌 수제로 만들어진 고급 소재와 그 어떤 공산품과도 비교할 수 없는 손맛이 제품에서 묻어난다. 펜오디오를 처음 마주했을 때의 느낌도 다르지 않았다.

최근 영/미권을 비롯해 하이엔드 메이커들의 스피커들은 모두 하나의 과녁을 향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가는 듯 하다. 인클로져의 공진을 최소화하고 유닛은 최고급 유닛으로 어떤 왜곡이나 컬러링도 제거하려한다. 진동에 취약할 수 있는 부분은 애초에 소재를 알루미늄으로 만들거나 내부 댐핑 컨트롤을 최대화해 불규칙한 하모닉스를 억제한다. 그러나 너무나 극단적으로 흘러가는 것은 아닐까 걱정도 앞선다. 마이크로 측정한 수치는 뛰어날 수 있을지 모르나 실제 청감상 느낌은 마치 어떤 단점도 찾을 수 없지만 어떤 매력도 느낄 수 없어 어울리기 싫은 성형 미인을 보는 듯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도 음악 소스에 담긴 정보를 가감 없이 정확히 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하이엔드 지향의 오디오파일이 갑자기 회고적인 성향의 스피커를 듣기에는 취향이 허락하지 않는다. 정교한 핀 포인트 포커싱과 무대를 눈앞에 펼쳐 놓는 음장감은 포기하기엔 너무나 아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너무 정직하고 깨끗하기만 해 극단적인 리얼리즘으로 흐르지 않으면서 독특한 색깔을 찾는다면 펜오디오는 가장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샘 펜틸라가 직접 설계하고 핀란드에서 가장 숙련된 목공예 전문가들이 핀란드 현지에서 직접 생산하기 시작한 펜오디오는 핀란드 자국에서도 이름난 디자이너인 Alavr Aalto 에 의해 디자인된다. 처음 보면 별다를 것 없는 사각 박스 디자인으로 조금은 평범해 보일지 모르겠지만 막상 리스닝 룸에 자리를 잡고 보면 이만큼 소박하면서 세련된 디자인도 흔치 않다. 그리고 역시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캐비닛이다. 핀란드산 자작나무 합판을 적층으로 가공해 일일이 수공으로 만든 것인데 그 단면을 보면 각각 밀도와 강도가 다르다. 종종 국내에서도 이러한 적층 합판을 사용해 스피커를 만드는 경우가 있지만 음질적인 면을 고려해 제작하려면 결코 쉽지 않은 소재이다.








Products




▲ 구형 카리스마


펜오디오의 스피커들을 떠올려보자면 먼저 카리스마라는, 말 그대로 카리스마 넘치는 북쉘프 스피커가 먼저 생각난다. 자그마한 체구에 다인오디오나 B&W, 토템 어쿠스틱 등의 유명 북쉘프 모델을 압도하는 음질로 마니아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지며 북쉘프의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올랐던 기억이 있다. 게다가 베이스 모듈 카라를 결합하면 저역까지 확장시켜 멋진 플로어스탠딩으로 변신한다. 지금은 단종되었지만 지금이라도 구할 수 있다면 횡재나 다름 없은 모델이다. 이 외에도 펜오디오는 비범한 북쉘프들을 몇 종 출시했는데 그 중 레벨(REBEL) 시리즈는 꼭 집고 넘어가야 한다. 물론 스테레오파일에서 추천기기 B클래스에 오른 센야(Cenya)라는 독보적인 모델도 있지만 레벨은 펜오디오 라인업 내에서 큰 영향을 미쳤다. 우선 레벨 2 가 종전의 히트 기록을 갈아치우며 펜오디오 유저를 늘렸고 결과적으로 펜오디오 스피커 중에서 단순히 하나의 모델로서가 아니라 라인업으로 확장된 산파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해서 출시된 레벨 라인업은 총 3가지로 압축된다.

레벨2가 레벨3라는 후속기를 낳았을 때만 해도 다음엔 레벨4,5,6 등의 북쉘프가 출시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레벨3를 단종시키는 대신 레벨3는 그냥 레벨이 되었고, 레벨 2와 레벨 3 가 각각 다른 사이즈로 출시된 것이다. 이 중 레벨은 기존의 레벨3와 거의 동일한 모습이며 레벨 2는 이미 기존에 리뷰로 살펴본 적이 있다. 이번엔 레벨 3 스피커이다.








Rebel 3 Floorstanding Speaker



레벨 3는 기존에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형태로 나타났다. 왜냐하면 레벨이라는 이름으로는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플로어스탠딩’ 스피커이기 때문이다. 그럼 일단 스펙을 보자. 2.5웨이 설계에 베이스 리플렉스, 즉 2웨이에서 저역 보강을 위해 우퍼를 한 개 추가했고 이를 위해 캐비닛 용적을 늘려 플로어스탠딩 형태로 설계한 것이다.



 


 

유닛을 보면 신형 레벨 2와 트위터와 우퍼 유닛 공히 동일하다. 22mm 텍스타일 돔 트위터에 145mm 의 시어스(SEAS) 페이퍼콘 두 발을 채용했다. 하지만 우퍼 유닛이 하나 더해지면서 크로스오버 포인트는 한 번 더 끊는다. 레벨 2가 4400Hz에서 한 번 끊었던 것에 반해 300Hz에서 저역과 그 윗 대역을 한 번 더 나눈 형태다. 이로써 고역은 동일하게 26kHz 까지 커버하지만 저역은 좀 더 내려가 48Hz 까지 커버하는 작은 톨보이 시스템이 완성된 것이다.



 


캐비닛이 위 아래로 늘어나다보니 깊이는 오히려 6cm 정도 줄어들었고 대신 무게는 10kg 정도 늘어났다. 그런데 공칭 임피던스를 보니 신형 레벨 2가 8옴이었던 것에 반해 4옴으로 내려갔다. 펜오디오는 상급 모델들, 예를 들어 신포니에타(Sinfonietta), 신포니아(Sinfonia) 등의 레퍼런스급으로 올라가면 4옴으로 설계하는데 레벨 3에서도 임피던스를 4옴으로 내려서 설계한 모습이다. 레벨 2를 플로어스탠딩으로 확대시켜놓은 설계로 어느 정도 스피커 특성과 음질에 대한 부분들은 예상 가능하지만 무언가 변수가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스친다.



 





스피커의 첫인상은 상당히 말쑥하면서 당돌한 플로어스탠딩의 모습이다. 자작나무 적층은 여전하며 전면은 블랙 마감으로 깨끗하고 세련된 느낌을 더했다. 후면에 저음 반사를 위한 덕트가 설치되어 있어 그 아래엔 펜오디오의 다른 모델과 같이 고급 WBT 단자가 번뜩인다. 상당히 마음에 드는 것은 스피커 전체를 받치고 있는 풋(Foot)이다. 나무를 넓게 잘라 가공한 받침은 스피커 세팅시 탄탄한 지지대로서 역할을 해주며 그 아래 묵직한 알루미늄 스파이크 또한 가공 퀄리티가 뛰어난 편이어서 만족감을 배가시켜준다.








Listening

자, 그럼 음질을 테스트해보자. 앰프는 아큐페이즈의 현역 인티앰프인 E-260을 매칭했고 소스기기로는 최근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레졸루션 오디오의 칸타타(Cantata)를 사용했다. 맥미니를 통해 외장하드에 저장된 음원을 푸바 2000 으로 재생하며 음질적인 특성을 파악해보았다.








제인 몬하잇(Jane Monheit) 의 ‘Honeysuckle Rose'를 재생하니 싱그럽게 스윙하는 제인 몬하잇의 보컬이 정겹기 그지없다. 펜오디오의 모든 모델들이 그렇듯 보컬의 두께감이 약간 도톰하면서 동시에 포커싱도 잘 잡히는 편인데 레벨 3도 동일하다. 또한 자작나무 적층 인클로저에서만 들을 수 있는 아주 매력적인 울림이 곁들여져 재즈 녹음의 잔향이 부드럽고 상쾌한 여운을 남긴다. 보컬 뒤로 위치하는 피아노와 베이스의 인터플레이에서는 상당히 두텁고 육감적인 소릿결이 부각되는데 과거 레벨 시리즈 북쉘프에서 대역을 확장시키는 동시에 스케일이 대폭 확장되었다는 느낌이 확연하다.








[Jazz At The Pawnshop] 의 ‘High Life'를 들어보면서는 아큐페이즈와의 매칭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아큐페이즈 E-260은 병렬 푸시풀 디자인에 8옴에 90와트 정도의 중출력 인티앰프로 그리 힘이 부족하지 않은 모델인데 볼륨의 꽤 많이 먹는다. 대략 12시 정도까지 볼륨 레벨을 올리고 나서야 약 5평 정도 되는 청음실을 풍성하게 채울 수 있었다. 그제서야 음장의 사이즈와 대역 밸런스가 적절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펜오디오의 가장 큰 장점이자 특징이라면 최근 하이엔드 스피커에서는 접하기 힘든 자연스러운 하모닉스와 음질을 고려해 수십번 만들고 부수기를 반복하면 완성한 자작나무 적층 캐비닛이다. 그리고 이 곡에서도 그러한 특유의 울림이 빛을 발한다. 전체적인 음색은 상쾌하고 싱그러운 가운데 음결의 표면엔 부드러운 보플 같은 것이 느껴져 아날로그적 정취가 녹아난다. 작은 실내 공간을 가득 메우는 온기와 예쁘께 지져귀는 타악, 관악의 향연은 역시 펜오디오라는 말이 나오게 한다.








노르웨이 출신의 Marianne Thorsen 과 Trondheim Soloists 가 협연한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4번 D 장조 알레그로를 들어보면 레벨 3의 특성과 레벨 2와의 퍼포먼스 차이는 더욱 분명해진다. 예를 들어 제니퍼 원스의 ‘Way down deep' 의 타악 세션이나 데이브 브루벡의 ’Take time'에서의 중간 드럼 솔로 등 저역 테스트시 자주 듣는 음원에서는 우선 대역 소화 능력과 커버리지가 스펙상에 나타나는 것보다 꽤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기존 레벨은 물론 현재 레벨 2로 변화된 라인업에서도 북쉘프는 항상 저역에 있어서 한계를 가지고 있는 게 분명하다. 물론 공간, 즉 어쿠스틱 룸 특성과 시소처럼 작용하는 것이긴 하지만 저역 확장 능력 덕분에 모든 음악이 훨씬 넉넉하게 다가온다. 그러나 그 뿐만이 아니다. 캐비닛 용적 확장과 우퍼 유닛 한 개의 추가는 전체적인 대역 밸런스의 변화를 가져왔고 이 때문에 음색의 변화도 감지된다. 바로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에서도 컬러링이 약간 줄어들고 무게 중심이 내려와 담대한 모습이다. 이후 내친김에 사이먼 래틀의 말러 5번 교향곡 레코딩을 들어보아도 제법 중후장대한 펜오디오의 새로운 면모가 확인된다.








Epilogue


레벨과 센야 등의 리뷰를 해왔고 카라/카리스마 외 세레나데 등을 접해왔지만 북쉘프에서 플로어스탠딩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데 있어서 금액적으로 꽤 많은 차이가 있다. 아마도 펜오디오에서는 이런 유저들의 요구를 그냥 눈 감을 수 없었던 듯 하다. 그리고 그러한 기획은 다름 아닌 가장 대중적인 히트를 기록하고 있는 레벨 스피커에 대입되어 결국 새로운 라인업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구형 카리스마부터 레벨 시리즈 북쉘프에 이르기까지 펜오디오의 음색과 퍼포먼스, 디자인은 마음에 쏙 들지만 룸에 비해 작은 저역 때문에 아쉬움을 삼켰던 유저들에게는 아주 적절한 대안이 새롭게 출현했다. 가을 속으로 노을지는 북유럽의 풍광, 요즘 같은 계절에 한 번쯤 음미해보고 싶은 소리, 그리고 음악이 여기 있다.



 

Specifications  
   
Type 2.5-way, reflex loaded
Tweeter 22mm textile dome tweeter
Woofer ferrofluid cooled,
145mm special treated paper coned midrange bass (Seas)
Cross-over 300Hz, 4400Hz
Frequency range anechoic response ±3db 48-26000Hz
Sensitivity 87dB / 1m / 2.83V
Nominal impedance 4 ohms
Dimensions (W x H x D) 165 x 1010 x 257 mm
Weight 16kg
Price 468 만원
Contact 샘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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