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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셸프의 끝을 넘은 본격 하이엔드 스피커의 시작 - PMC Fact3 북셸프 스피커

By Fullrange date 14-10-14 18:45 0 8,781







Image Change of PMC



지금으로부터 10여년 전, PMC를 국내에 소개하던 수입원은 국내에서 가장 비싼 초 하이엔드 브랜드들을 수입하던 곳이었다. 이것 저것 풀 시스템으로 오디오를 장만하면 억대는 기본으로 넘어가는 그런 브랜드들이 즐비하던 업체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마도 그 수입원의 오너 되시는 분의 오디오적 안목이 상당했던 기억이 나는데, 그 때의 PMC 이미지 또한 매우 고급스러웠던 것 같다.

세월이 지나 수입원이 바뀌고도 몇 년의 시간이 흘러간 지금에 와서 되돌아 보면 PMC의 이미지가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이 드는데, 굳이 설명하자면 유니크한 이미지에서  대중적인 느낌으로 변화되었다고나 할까? 아무튼 일반 오디오 파일들이 접근하기에 상당히 만만(?)해지기도 했고 많이 알려진 면이 있다.








Trigger Model Fact 8




▲ PMC의 트리거 모델로서 작용한 Fact 8 


보통 하나의 브랜드를 널리 알리게 되는 트리거 모델이란 것이 존재하는데, PMC에서는 FACT8 이라는 톨보이 스피커 하나가 그 역할을 제대로 해 주었던 것 같다. 오디오 시장에서의 히트상품이라는 것은 두 가지 방법으로 만들어진다고 볼 수 있다. 수입원/판매원 차원에서의 적극적인 마케팅과 프로모션의 혜택을 입는 경우가 있으며 철저하게 오디오파일들의 입소문과 소위 말하는 뽐뿌(?)에 의해 인기를 끄는 경우가 있다. (물론 두 가지 경우가 서로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내는 경우도 드물긴 하지만 존재한다.) PMC가 대중화 되고 널리 알려진 원인을 필자는 후자의 경우로 파악하고 있는데, 그 시작점에 존재하는 대단한 스피커 하나가 바로 FACT8 이었던 것이다. (물론 OB1 이나 TB2 같은 명기들도 그 역할에 있어서는 소홀이 다룰 수는 없겠지만)

국내 오디오 시장, 특히 스피커 분야에서는 제품의 그럴싸한 외관이 매우 중요하다. 스피커 관련 리뷰들을 찬찬히 뜯어보면 제품의 외관, 특히나 크기에 대한 언급이 빠지지 않는 것도 그런 이유라고 생각한다. 그런 환경에서 FACT8과 같은 보잘것(?) 없는 덩치의 스피커가 크게 선전하여, 심지어 PMC라는 브랜드까지 다시 보게 만들었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사실이 아닐 수 없다.








Why?




▲ PMC Fact 12


FACT8의 사운드에서 사람들이 감탄해 마지 않았던 요소는 바로 뛰어난 저음의 퀄리티와 스테이징 표현능력이다. ATL이라는 PMC 특유의 미로형 인클로저가 만들어내는 저음은 정확 그 자체였으며 오디오 입문자들에게 저음에도 명료함과 해상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체감하게 해 주었다. 스테이징에 대해 말하자면, PMC는 전형적인 “스피커가 사라지는 사운드”에 속한다. 저 작은 스피커에서 이 정도의 광폭 무대감이 나오리라 전혀 예상하지 못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스테이지 표현의 자연스러움 역시 상당한 수준에 이르러 있는 사운드라는 의미도 첨부할 수 있는 것이다.

FACT8 모델은 본래 위/아래의 다양한 라인업을 염두하고 개발된 스피커가 아니었지만 시간차를 두고 자매 모델들을 하나 둘 출시하기 시작했다. 브랜드 측의 소박한 욕심이라고나 해야 할까? 3웨이 고급형 모델인 FACT12가 얼마 전 출시되어 시판되고 있으며 가장 최근에는 북셸프 모델인 FACT3이 첫 선을 보였다.








Design & Sound
 


FACT3 북셸프를 첫 대면했을 때 적잖이 당황할 수 밖에 없었는데, 너무나도 특이한 모양새 때문이었다. FACT8이나 FACT12의 슬림한 디자인은 톨보이 스피커로서는 크게 이상할 것이 없지만 마치 FACT8을 반 토막 내 놓은 듯한 길쭉한 모양의 FACT3은 우리에게 익히 익숙해져 있는 북셸프의 모습은 아니었던 것이다. 솔직한 심경으로는 다인오디오의 C1 북셸프를 처음 봤을 때보다도 더 큰 충격이라고 말하고 싶다. 아마 한 pair의 FACT3을 나란히 붙여놓으면 좀 커다란 북셸프 스피커 한 짝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모양 자체가 특이해서 그렇지 터무니없이 왜소하거나 하지는 않다.)

나름 비쥬얼 쇼크에서 헤어나와 다시 오디오파일의 관점에서 제품을 찬찬히 뜯어본다. 스피커의 모양과 크기라는 것은 가장 기본적으로는 음향적 특성에 관여하여 발현되는 것이다. FACT3은 전작인 FACT8과 마찬가지로 ATL 미로형 인클로저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 부분이 FACT3의 디자인을 결정짓는 가장 큰 요소가 되었으리라는 짐작이다. 



 

미로형 인클로저라는 것은 사실 ATL이 추구하는 최선의 모양이 아니다. PMC의 ATL이론에 따른다면 저음을 완벽하게 컨트롤 하려면 스피커는 아주 길다란 파이프 모양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마치 파이프오르간의 그것처럼) 물론 현실적인 스피커 설계에 적용할 수 있는 디자인은 아니다. 어쨌든 저음을 통과시키는 길이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 “파이프”를 구부리는 수 밖에 없는데 이것이 현재 PMC 스피커에 사용되고 있는 ATL디자인의 모습 되겠다. 이리저리 구부릴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미로의 모양이 나온다.



 


F1레이싱 경기의 서킷을 보면 직선 코스도 있지만 코너링 코스도 분명히 포함되는 구조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F1머신들은 직선코스에서 최고의 스피드와 가속을 보여주며 코너링때에는 가속된 스피드를 가급적 잃지 않고 돌기 위해 드리프트 같은 고난도의 기술을 구사하는 것이다. 우리의 거실이나 방에 자리잡고 있는 스피커들은 마하의 속도로 저음을 뿜어낸다는 점을 상기해 보자. 특히나 PMC의 ATL미로는 코너링 코스가 적을수록 저음의 가속도와 스피드는 확보된다고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나 음파라는 성분은 부딪치거나 꺾이는 부분이 많을수록 왜곡이 심하며 음파 중에서도 저음 성분은 특히나 더하다. 순도 높은 저음을 얻기 위해서는 최대한 길고 단순한 레이싱서킷이 필요한 것이다. FACT3의 상당히 독특한 디자인은 바로 이런 이유로 탄생한 것이라 사료되는데 여타의 PMC 북셸프 스피커들과 비교하자면 “코너링 코스”와도 같은 인클로저 내 꺾임 부분의 숫자가 절반 이하로 적으며 직선코스가 보다 길게 확보가 된다. 지금 필자가 보고 있는, 폭이 얇고 깊이가 깊으며 위아래로 길쭉한 모양이 완성된 것이다.


 

 



▲ PMC Fact 8 Floorstander & Fact 3 Bookshelf Speaker


기존 FACT8에서 가장 인상 깊게 들었던 소스는 컨트라베이스의 핑거링 연주로 울려 나오는 저음이었다. FACT8로 듣다가 동급의 다른 스피커로 재생을 옮기면, 마치 컨트라베이스 안에 솜 뭉치를 가득 집어넣고 연주하는 것 같은 뭉실뭉실한 탁함을 느끼게 되는데 앞서 언급한 저음의 해상력과 명료함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FACT3에서도 똑 같은 조건으로 재생을 시도해본다. 우리가 톨보이 스피커와 북셸프 스피커를 동률 비교할 때 북셸프의 한계라고 생각하는 대표적인 것이 바로 저음 재생의 한계이다. 더 낮은 주파수를 충분히 리니어하고 파워풀하게 재생하지 못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어쩔 수 없는 태생적 한계일 것일진대, FACT3은 이렇듯 물리적 상식으로 보아도 너무나 당연한 한계를 가볍게 넘어서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필자는 지금 여타 북셸프 스피커들과 비교한 것이 아니라 FACT8과 직접 비교한 결과를 이야기하고 있다.

여기서 유추할 수 있는 사실 하나가 있는데, PMC의 ATL미로에는 분명 고효율 구간과 그렇지 못한 구간이 나뉜다는 것이다. FACT8의 미로는 분명 FACT3보다 길지만 FACT 시리즈 특유의 고품질 저음이 완성되는 구간은 FACT3 수준에서 대부분 완성된다는 가설이 가능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명색이 북셸프인 FACT3에서 이런 수준의 저음이 가능할 리 없다는 생각이다. 같은 시리즈의 북셸프가 재현하는 저음 수준이 동급 톨보이의 40%정도라고 친다면 FACT3은 그 비율을 80%이상까지 끌어올렸다고 볼 수 있다. (직접 계측기를 들이대고 그래프놀음을 한 것은 아니지만, 하이파이라는 것이 그렇게 계측하고 판단해서는 또 안 된다는 생각이다.)



 


여러분들은 오디오 기기를 평가할 때 “맑고 투명한”이라는 표현 뒤에 붙을 적절한 명사로 무엇을 예상할 수 있는가? 예상 가능한 답으로는 맑고 투명한 고음, 맑고 투명한 전망, 맑고 투명한 레이어의 느낌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FACT시리즈에서는 이 개념은 저음에도 통용되고 있으며 특히나 FACT3에서는 그 기대치에 전혀 모자람이 없는 저음을 만날 수 있다. 콘트라 베이스, 튜바, 바순 등의 관악기, 심지어 피아노의 저음에 이르기까지(피아노의 저음은 의외로 재생하기 힘든 소스이다.) 맑고 투명하며 빠르다. 특히 퓨전재즈 장르에서 많이 선보이는 베이스기타의 슬래핑 연주에 이르러서는 그 탱글탱글하면서도 묵직한 저음 구슬이 와르르 쏟아지는 느낌이다. 물론 그 구슬 하나하나의 형태와 색채는 고스란히 유지한 채로 말이다.

아무튼 저음 재생에서 상상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준 FACT3은 소리만으로는 굳이 북셸프라는 한계를 굴레 지울 필요는 없어 보인다. 소리에 대한 언급을 너무 저음 위주로만 풀어낸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우리가 북셸프에 가장 많이 실망하는 것도, 가장 많이 기대하는 것도 저음의 퀄리티라는 점은 확실한 사실이기에 이야기가 장황해 질 수 밖에 없었다. 혹여나 필자의 글을 읽고 FACT3을 마치 고품질 서브 우퍼쯤으로 치부하는 이들이 생길까 하는 기우가 앞선다.



 



▲ Fact 8과 동일한 Fact 3 구성요소


스테이징의 물리적 규모를 만드는 것은 저음의 퀄리티이지만 공간표현에의 정밀함을 추구하고 머리 위로 펼쳐지는 Airy의 영역을 담당하는 것은 고음이다. 탁 트인 전망이라는 표현을 어찌 고음(정확히는 초 고음 성분)을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있을까. 그런 면에서 보자면 FACT3의 스테이징 퍼포먼스에 일조하는 것은 분명 저음만은 아니다. 실제 청음시의 개방된 느낌은 리테일 가격 1천만원 미만의 북셸프 스피커에서는 지금껏 느껴본 적이 없는 그레이드이다.

오래 전 포칼의 베릴륨 트위터 모델인 일렉트라 1008Be 를 들어본 적이 있는데 나름 네임드 트위터가 장착된 그 스피커에 비해 머리 위 공간을 구성하는 적극성이나 정교함은 오히려 FACT3이 앞선다는 생각이다. 물론 가격대로 본다면 FACT3이 상급기이니 당연하다고 치부하면 할 말은 없지만 그만큼 포칼의 베릴륨 사운드는 나름 대단했던 것이다. 다행(?)히도 베릴륨 브라더스의 맏형인 유토피아와는 비교해 보지 못했다. 



 


최근 들어 퍼포먼스가 출중한 북셸프 스피커들이 여럿 소개되고 있다. 대부분 내걸고 있는 모토는 “북셸프의 끝판왕”, “북셸프의 한계를 넘어선” 등의 퍼포먼스적 우수함을 강조하는 듯 하다. 하지만 스스로 북셸프라는 제약을 걸어 놓고, “북셸프 치고는 훌륭하다”는 식으로 느껴지는 것은 비단 필자만은 아닌듯싶다.








Epilogue
 


어떤 브랜드이든지 하나의 라인업에서 톨보이는 늘 북셸프의 상위 기종으로 인식 지워진 것이 일반적이긴 하지만 적어도 FACT3을 대할 때에는 이러한 제약을 전혀 고려하지 않아도 무리는 없어 보인다. 음 대역간의 밸런스 및 이음매, 저음의 퀄리티, 그리고 FACT 시리즈 특유의 여유 있는 음장표현 등 톨보이 스피커에서부터 기대 가능한 모든 요소들을 충족시키고도 남음이 있다. 

본래 FACT3의 해외 리테일가가 반영된 국내 공식 소비자 가격은 전용 스텐드 포함 900만원대였다. 하지만 최종 조정된 금액은 600만원대 중 후반 대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성능 면에서는 북셸프라는 한정을 지을 필요가 없지만, 가격 면에서는 다행히도 북셸프라는 점이 반영된 것 같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매우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겠다.

고성능 북셸프를 전문적으로 탐닉하는 오디오 파일들이 국내에도 제법 존재하고 있다. 그들 대부분의 목표는 단순하다. 북셸프 스피커의 끝을 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FACT3을 접하게 된다면 그들은 전혀 새로운 고민에 빠질 것이다. 북셸프로서는 끝을 볼지 몰라도 정통 하이파이 스피커라는 상위 범주의 카테고리에서는 이 하나의 스피커로부터 모든 것이 시작될 것이기 때문이다. 



 

사양  
   
드라이브 유닛 2 × fact 140mm (5½") precision drivers,
1× fact 19mm (0.75") high-res SONOMEX™ soft dome
ferro-fluid cooled with 34mm wide surround
주파수 응답 35Hz – 30kHz
크로스오버 1.7kHz
임피던스 8 Ohms
감도 89dB 1w at 1m
ATL™ 길이 1.7m
입력 단자 2 pairs 4mm PMC Ag terminals (bi-wire or bi-amp)
크기 Height: 535mm (21") Width: 155mm (6.1")
Depth: 300mm (11.8") + 10mm (0.39") grille + 23mm (0.9") Ag terminal
무게 9.5kg
마감 Tiger Ebony, Graphite Poplar, Rich Walnut, White Silk
가격 630 만원
수입원 다빈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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