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규모면에서 유럽 최대 수준의 스피커 제작사이다. 상위의 모회사가 따로 있다거나 혹은 경영이 이뤄지는 시스템이 어떻게 되는지는 자세히 알 수 없지만 생각 외로 굉장히 크게 움직이는 스피커 제작사이다. 엄밀히 따져서 역사는 그다지 오래 되지 않았다. 1983년부터 시작이 되었으니 엄밀히 따지면 정확히 30년을 채운 것이 되어서 그다지 짧은 것도 아니지만, 스피커 업계에는 워낙에 기본적으로 30-40년씩 되는 회사들은 많다보니 30년이라는 역사는 다소 박하게 평가하자면 이제 그나마 명함 좀 내밀 수 있는 역사정도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같은 역사라도 영국 기업이라면 영국의 오디오 산업의 발전과 함께 더 유명세를 탈 수 있었겠지만 상대적으로 역사는 같으면서도 경쟁되는 영국 브랜드에 비해서는 조금 덜 알려진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달리 스피커는 오히려 영국의 왠만한 대형 브랜드보다도 더 움직이는 마케팅 및 스피커 제작에 대한 범위가 더 넓고 과감하게 움직이는 편이다. 필자의 기억으로는 몇년 전부터 달리 스피커는 과거에 비해 월등히 더 과감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 같은데, 그 규모나 공격적인 마케팅의 모습이 왠만한 전세계 최고 메이져 브랜드를 능가하고도 남는다.



 

우리들이 잘 모르고 있는 것중의 하나가 달리 스피커 공장은 덴마크의 정말 외진 작은 마을에 있는데 그 규모가 현존하는 스피커 제작사 중 최대 수준이며 근무하는 인원도 세계에서 가장 큰 스피커 제작사들을 능가하는 수준이라고 한다. 이러다 보니 덴마크의 그 작은 마을은 마치 달리 스피커를 위한 마을이 되어버린 셈이고 달리 스피커에 근무하는 직원들과 그들의 가족들에 의해 마을이 움직이게 된다는 말까지 들었다.

현재 달리 스피커에는 대략 9가지 정도의 스피커 라인업이 제조중이며, 상징적인 의미의 플래그쉽 기종인 MEGALINE까지 합치면 10가지가 넘어갈 수도 있다. 홈용 스피커 브랜드로는 최대 숫자이다. 이렇게 다양한 스피커들 중에서도 이번에는 입문기기 소개인만큼 달리의 ZENSOR 시리즈를 추천해 보고자 한다. 



 

유명한 스피커 제조사마다 그 브랜드를 대표하는 플래그쉽 모델도 있겠지만, 엔트리급 모델들간의 매력도 있기 마련이다. 달리 스피커에서는 그동안 Ikon 시리즈라던지 Mentor 시리즈 등이 국내에서 적극적으로 시판이 되었었는데 가장 최근에 출시된 엔트리 기종 중에는 Zensor 시리즈도 적극 추천할만 하다.

Zensor 시리즈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다른 브랜드에서도 항상 하는 이야기겠지만 상위 시리즈의 음색을 그대로 타고 났다는 것이다. 어느 브랜드에서나 새로운 시리즈가 출시되면 플래그쉽 기종의 기술을 그대로 계승했다는 둥, 상위 기종의 음악성을 그대로 이어 받았다는 둥, 전형적인 홍보 문구들을 많이 늘어놓기도 하지만 확실히 달리 Zensor 시리즈는 달리 스피커가 추구하는 달리 스피커 고유의 음색을 타고 났다. 말로야 참 쉬운 이야기지만, 그 특성은 바로 다른 브랜드와는 차별화 되는 자연스러움의 미덕과 충실한 밸런스, 부드러움과 섬세함, 다루기 쉬운 구동 특성 등이다.

음색 성향이나 성능에 대한 언급을 하기 전에 외부 마감이나 디자인에 대해서 간단히 언급을 하자면, 달리 Zensor는 외부 마감이나 디자인도 굉장히 매력적인 스피커이다. 기본적으로 전면 배플은 공통적으로 하이그로시 마감이 되어 있는데, 전면의 유닛들의 모양과 디자인이 하이그로시 마감과 아주 잘 어울린다. 특히 블랙 마감도 멋이 있지만 달리 스피커측에서는 Zensor 시리즈의 하이그로시 마감 중, 화이트 하이그로시 마감을 좀 더 미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사진만 보더라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격은 크게 비싸지 않지만 Zensor시리즈의 화이트 하이그로시 마감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꽤 럭셔리한 스피커의 분위기를 내준다. 하이그로시 마감 뿐만이 아니라 일반 마감의 경우도 사진만 딱 보더라도 디자인이 꽤 감각적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다. 사진만으로만 봤을 때는 몇배가 더 비싼 Mentor 시리즈와 큰 차이가 없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는가. 외부 마감이나 전면 디자인 뿐만 아니라 하단 받침대도 아주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만들어졌다. 바닥 받침대는 알루미늄으로 제작이 되었으며 스피커 하단보다 조금 큰 사이즈로 마치 사각형 고리처럼 만들어져서 검정색 바디와 아주 잘 어울리고 감각적인 느낌을 준다.

소리 성향은 전형적인 밸런스감 좋고 부드러운 성향의 음색이다. 또 소프트하고 아주 섬세하며 대역간 연결감이 좋은 음을 내준다. 특히 또 하나의 장점이라면 구동이 아주 쉽다는 것이다. 저가 앰프를 물리더라도 대역간 밸런스 표현이 잘 되며 저음도 잘 나와준다는 것은 입문자 입장에서는 상당한 장점이 아닐 수 없다.

처음 오디오에 입문을 할 때는 앰프가 약하면 스피커가 제대로 된 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것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하기 때문에 앰프에 많은 투자를 하지 않다. 그러다 보면 10중 8,9 소장하고 있는 스피커가 아무리 좋다는 스피커라 하더라도 제대로 된 소리가 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자면, 리뷰에 설명된 것에 비해 저음이 턱없이 부족하다거나 혹은 리뷰에 나온 것에 비해 너무나 고음이 까칠하고 중역대가 비는 소리가 난다던지 하는 증상들이 대부분 앰프가 약하거나 매칭이 잘 맞지 많아서 발생되곤 한다. 그렇지만 달리 Zensor시리즈는 구동이 정말 쉽다. 가장 저렴한 수준의 앰프를 물리더라도 대역 밸런스가 아주 좋고 저음도 풍부하게 아주 잘 나와주는 스피커이다.
 

성향 자체가 부들부들하고 섬세하고 소프트한 성향이다 보니 뭔가 자극을 원하는 유저들에게는 어쩌면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반대로 밸런스감 좋고 중립적이며, 좋은 오디오 소리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밸런스가 좋아야 되고 나올 소리 특정 대역에 치우치지 않고 다 잘 나와줘야 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그런 분들에게는 아주 만족스러운 음질을 들려준다.

가장 작은 모델인 Zensor1의 경우는 작은 북쉘프 스피커인데 동급의 다른 북쉘프 스피커들에 비해 밸런스가 쉽게 잘 잡히는 편이며 저음도 더 쉽게 잘 나와주는 편이다. 그리고 덴마크 현지에서 Zensor3라는 한사이즈 큰 북쉘프 스피커가 출시가 되었으며, 현재 톨보이 스피커 모델인 Zensor7의 경우는 7inch 우퍼 유닛을 더블로 탑재한 톨보이 스피커인데도 현재 국내 판매 가격이 70만원대 초반이다. 소형 모델인 Zensor1의 경우는 20만원대에 판매가 되고 있어서 가격대비 성능이 상당히 좋다고 할 수 있다. Zensor7이 70만원 초반대에 판매가 되고 있으니 어쩌면 한사이즈 작은 톨보이 스피커 모델인 Zensor5의 경우는 최소한 60만원대에도 구입이 가능하겠지요. 아마도 그리 넓지 않은 공간이라면, 그리고 평수가 작은 아파트 거실이라면 Zensor5만 되더라도 메인 스피커로 활용하기에 충분할 것이다.

부드럽고 소프트하며 섬세한 음색의 스피커.
풍부한 정보량과 함께 대역간 밸런스가 우수하며 중립적인 경향의 스피커.
구동이 쉬워서 앰프를 대충 물려도 나올 소리 다 잘 나와주고 중저음까지 풍부한 음을 들려주는 스피커.
거기에 디자인까지 예쁘고 멋진 스피커.

달리 Zensor 시리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