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B 스피커는 국내 모 오디오 관련 커뮤니티에서 하위 기종인 B1이라는 북쉘프 스피커를 잘 살려서 판매한 것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거의 분위기가 없다시피 했다.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가격대비 성능이 좋기로 인정받는 브랜드의 제품들이 성능 외적인 이유로 외면을 받는다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다. 분명 PSB는 가격대비 성능이 아주 좋은 스피커 브랜드이다. 그중에서도 Alpha 시리즈와 Image 시리즈는 두말할 것도 없다. 싱크로니 시리즈와 이미진 시리즈는 국내에서 정식으로 출시를 안했으니 논외로 하겠다.

Alpha 시리즈의 B1은 국내에서 많이 알려진 상태이다. 그 제품을 두고 여러가지 말들이 많기는 하지만, 사실 그정도 가격에서 마땅히 대안이 없기도 하다. 편을 든다기 보다는 마땅히 같은 가격대에 판매되는 유명 브랜드의 스피커도 없을 뿐더러 그정도 소리를 내주는 스피커도 별로 없기는 하다. 그렇지만 분명 Alpha 시리즈는 많이 엔트리급이다. 엔트리급이라고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비슷한 그레이드의 와피데일 다이아몬드 시리즈나 모니터오디오의 BX시리즈 등에 비해서도 더 엔트리급임에는 분명하다.
 

엄밀히 따지면 그동안은 존재감이 별로 없었지만, 와피데일 다이아몬드 시리즈라던지 모니터오디오 BX시리즈, KEF C시리즈 등과 동급인 PSB 스피커는 IMAGE 시리즈와 비교가 되어야 하다. PSB 스피커가 국내에서 인기를 누렸던 과거에서부터 이야기를 해보자면, PSB는 역시 IMAGE시리즈부터 알려지기 시작했다. 지금이야 시리즈가 몇가지 되지만, 과거 10년여쯤 전에 PSB스피커가 국내에 처음 알려지기 시작할 때에는 IMAGE시리즈만 수입이 되었었고, 그 후에 IMAGE시리즈의 반응이 예상보다 좋아지다 보니 특별히 플래그쉽 기획 모델이었던 PSB GOLD라던지, Silver, Bronze와 같은 대형급 모델들도 국내에 선보여서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당시에 IMAGE시리즈의 경우는 IMAGE 2B, IMAGE 5T, 6T 등이 인기가 많았는데요. IMAGE 2B의 경우가 지금의 IMAGE B5와 B6의 중간급 모델이었다. 그런데 만듦새나 유닛의 완성도는 분명히 최근의 신형 IMAGE시리즈가 더 나아진 것 같다. 마감도 어차피 이 가격대에서는 다들 시트지 마감이긴 하지만, 구형에 비해 같은 시트지 마감이라도 끝 마무리같은걸 더 잘 한 것 같고, 유닛도 과거에는 우퍼 유닛의 콘지가 굉장히 얇은 알루미늄이어서 저음이 벙벙거린다거나 탄탄한 맛은 약간 아쉬운 면이 있었는데, 신형은 그런 점에서도 개선이 된 듯 하다.

공식적인 자료로는 우퍼 유닛의 사이즈가 공개되어 있지 않지만, 대략 5.25inch에서 5.5inch정도로 추산이 되며, 사이즈 또한 사진상으로는 엘락의 BS192(BS182와 사이즈 동일, 아래 사진 참조)보다는 약간 크게 보이지만 PCFI용으로 책상에 놓고 사용하기에도 무난한 사이즈로 보인다.

소리 특성은 역시 북미 스피커답게 고음은 똘똘하고 저음은 단단하다. 그렇지만 일부 20~50만원 미만의 소형/경량의 디지털 증폭 방식의 PCFI용 앰프에서는 저음이 많이 빈약할 수도 있다. 제가 테스트 해보기로는 로텔 RA-11에 물려서 테스트 하니 굉장히 타이트하고 탄탄하며 꽉찬 저음을 들려주지만 30만원 내외의 소형 디지털 증폭 앰프로는 제대로 된 성능이 나오지를 않는다.

일반적인 리뷰나 사용기에서는 이런 이야기들이 별로 안 나오지만, 입문기종에 대해서는 이런 이야기까지 빠짐없이 쓰도록 하겠다. 그런데 아마도 이런 부분은 PSB B5만 그런게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북쉘프 스피커들이 다들 그럴 것이다. 30만원 내외의 디지털 증폭 방식의 소형 PCFI용 앰프로는 거의 대부분의 북쉘프 스피커에서 저음을 다이나믹하게 재생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넓게 배치해 놓고 볼륨을 많이 올린다면 모르겠지만, 좁게 배치하고 일반적인 볼륨으로는 저음이 제대로 나오질 않다. PSB B5는 저음이 탄탄한 스피커이긴 하지만 역시나 앰프가 약하면 무리가 있다. 오히려 30만원대의 트랜스가 탄탄하게 탑재되어 있는 AB클래스 앰프라면 훨씬 나은 소리를 내 주겠지만 말이다. 



 

일단은 로텔 RA-11에 물린 느낌은 소리가 얇을 줄 알았는데 은근히 별로 소리가 얇지도 않다. 의외로 중역대까지 꽉찬 소리라는게 첫 느낌이며 탄탄하고 옹골찬 느낌의 소리를 들려줍니다. 저음도 굉장히 꽉 찬 음을 들려주며 단단한 정도도 아주 좋은 편이다.

예를 들어서 모니터오디오 BX1이나 BX2하고 비교를 해볼까? 음의 배음은 모니터오디오가 더 좋고 음의 꽉찬 느낌이나 단단한 느낌은 PSB B5가 더 좋다. 크기는 PSB B5가 모니터오디오 BX1과 BX2의 중간 사이즈이다. 음의 배음이 더 좋다는 의미는 음이 화사하게 펼쳐지는 느낌이나 음의 잔향감이나 결의 표현력 등이 더 좋다는 의미이다. 소리가 재생될 때 고음이든 중음이든 저음이든 함께 표현되는 음의 수도 더 많다는 의미이며 화음이 더 많다는 의미로 해석해도 된다. 반대로 음이 중역대나 저음까지 탄탄하게 꽉 찬 느낌은 PSB B5가 더 좋으며, 음이 또랑또랑하고 명징하게 딱딱 떨어지는 느낌, 깔끔하고 정확하게 재생되는 느낌은 PSB B5가 좋다.

만듦새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 보자면, PSB IMAGE 시리즈는 같은 시트지 마감이라도 마무리가 상당히 좋은 편이다. 그리고 모서리가 모두 라운드 처리가 되어 있어서 그 느낌이 단순히 사각형으로 각이 진 스피커들에 비해 한결 고급스러운 느낌을 줍니다. 이러한 만듦새의 수준으로는 비슷한 가격대에서 PSB IMAGE시리즈가 가장 좋은 축에 속하다. 굳이 모니터오디오 BX시리즈와 비교를 한 것은 비슷한 가격대에서 모니터오디오 BX시리즈가 나름 가장 모범적인 제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며, 비슷한 가격에 와피데일 다이아몬드 시리즈나 KEF C시리즈, JBL 등과 비교를 하더라도 품질이 떨어지진 않다.



 

북미 스피커답게 명쾌하고 단단하며 명징한 느낌의 음은 좋지만, 자연스럽고 화사한 느낌은 또 없는 편인 것이다. 그렇지만 확실히 가격대비 성능만으로 보자면 비슷한 가격대에서 가장 완성도가 높은 스피커이며, 장점을 많이 가지고 있는 스피커이다. 그리고 아무래도 젊은 분들에게는 이만한 스피커도 없겠다. 그리고 매칭한 앰프가 로텔이어서 유독 그렇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딱히 로텔과의 매칭이 나쁘지도 않았다. 오히려 마초적인 사운드라는 측면에서는 비슷한 가격에서 다른 매칭으로는 구현할 수 없는 퍼포먼스를 들려주기도 하다. 강력한 저음도 그렇고, 중역대의 찐하고 탄탄한 느낌도 로텔과의 매칭에서 더 빛났던 것 같다. 마란츠나 온쿄, 데논 등의 매칭도 썩 나쁘진 않을 것 같은데, 상대적으로 명쾌한 맛은 줄어들지만 자연스러운 맛은 오히려 더 좋아지기도 하다.

부담스럽게 작성하는 차원의 글이 아니므로 첫 소개글은 이정도로 마무리 하겠다. 참고로 미국 현지 가격은 400달러가 넘으며, 영국 가격은 233파운드인데, 그점을 감안하면 현재 국내의 가격은 제법 저렴한 편이다. 이 정도의 가격대가 계속 형성되거나 거기에서 약간 할인해서 구입할 수 있다면 가격대비 성능이나 만듦새는 아주 좋은 편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