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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KEF Q Series - 소리의 모범이 음악의 모던함에 귀를 기울이는 순간

By Fullrange date 14-08-25 18:14 0 6,648







 

필자가 처음 오디오에 입문할 때에는 각 유닛에 대한 특성을 전혀 모르고 ‘스피커는 크고 동그란 유닛이 많이 달려있으면 좋다.’ 라는 아주 위험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천둥벌거숭이였다. 만약 그 때의 관점에서 현재의 KEF를 봤다면 막연히 기피하는 브랜드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딱히 스피커를 구매할 돈은 없고, 그래도 일단 눈으로라도 즐겁고 싶으니 온•오프라인에서 스피커 생김새나 감상하고 다닐 때면 당연히 외관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고 그때마다 저절로 유닛 크기, 숫자를 새고 있었기 때문이다.



 



▲ 유닛이 덜렁 하나만 달려있는 KEF의 50주년 기념작 'LS50'


최근 KEF사에서 출시된 제품들 중 가장 핫한 모델을 뽑으라면 누가 뭐래도 50주년 기념작인 LS50일 것이다. 하지만 필자가 그 스피커를 처음 접했을 때에 느꼈던 감정은 실망에 가까웠다. 유닛 하나만 덜렁 달린 자그마한 스피커를 보고 있자니 허전하고 아쉬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던 것이다. 아무래도 유닛 개수에 연연하는 시각을 완전히 버리지는 못했나보다. 하지만 이는 필자의 개인적인 취향일 뿐, 입문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제대로 된 동축은 커녕 가상 동축을 만나기도 흔치 않은 일이다. 우리가 흔히 보는 입문용 북셸프 스피커는 고역대를 담당하는 트위터와 중저역을 담당하는 드라이버 유닛으로 위아래가 정확히 나뉘어 있는 디자인이 대부분이며 플로어 스탠더 또한 드라이버 유닛 개수만 늘어날 뿐 큰 차이가 없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하지만 KEF의 경우 오랜 세월동안 개발해오며 현재 자그마치 8세대에 이른 일명 Uni-Q 드라이버를 입문 시리즈인 Q 시리즈에도 적용시키며 그 가격대에서는 예외적으로 고성능 동축 유닛을 맛볼 수 있게 했고, 그 결과 타 브랜드와는 차별화되는 극명한 이점을 갖고 시장 내 강력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Q 시리즈를 살펴보기에 앞서 먼저 KEF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KEF는 오디오 강국인 영국 내에서 매출 1, 2위를 다투는 명실상부 명품 브랜드이다. 국내시장에서는 가격대 점유율, 판매율이 아무래도 수입사 사정, 기준으로 삼는 스피커, 커뮤니티 간 의견, 성향차이 등 여러 이유로 반신반의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지명도에 대해서만큼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파워 브랜드이다.



 


KEF라고 했을 때 먼저 떠오를 수 있는 특징은 누가 뭐래도 동축 유닛일 것이다. Uni-Q라 명명된 이 유닛은 아주 단순하게 말하자면 트위터와 미드레인지를 한 유닛에 합쳐놓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1988년 처음 개발된 이 Uni-Q 드라이버는 꾸준한 발전을 거쳐 현재 8세대에 이르렀는데 KEF의 라인업에 있어서는 Q 시리즈 이상부터 적용되고 있고 라인이 높아질 수록 그레이드에 차등을 두고 있다. 따라서 Q 시리즈에 사용되는 동축 역시 8세대의 유닛이며 Q 시리즈 아래에 위치하는 C 시리즈에는 동축 유닛이 사용되고 있지 않다. 이러한 동축 유닛을 통해 음의 초점을 한곳에 모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청자를 소리에 집중시킴과 동시에 음 하나하나를 정확하게 짚어주는 성향을 띄게 된다. 대표적으로 LS50이 이러한 특징을 잘 나타내주는데, 한 번 들어본다면 이 유닛의 특징을 단번에 알아차리고 무릎을 탁 치게 될 것이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Q 시리즈에 대해 조망해 보도록 하자. Q시리즈는 백단위의 넘버링을 갖고 있는데, 투 채널 스테레오용은 백자리 숫자가 홀수, 멀티채널용은 짝수로 이루어져 있다. 자세히 열거해보면 100, 300은 북셸프, 500, 700, 900은 플로어 스탠더 타입으로 여기까지가 투 채널 개념으로 볼 수 있으며 센터스피커인 200과 600, 그리고 서브우퍼인 400은 멀티채널용으로 볼 수 있다. 필자가 Q 시리즈를 조망하기 위해 선택한 모델들은 Q300과 Q700으로 Q시리즈를 대표하는 모델이라 할 수 있다.



 


▲ Q700에 사용되는 베이스 드라이버


우선 Q시리즈의 인클로저는 원본 베니어가 아닌 원목 섬유를 사용했으며 모양은 많은 스피커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네모반듯한 직사각형의 형태이다. 여기에 Q300과 Q700은 하위 기종인 Q100과 Q500에 비해 인클로저, 유닛의 크기가 크고 Q300은 덕트를, Q700은 베이스 드라이버를 통한 저음반사효과로 더욱 풍성한 음을 낼 수 있게 되었다.



 

 


후면에서도 다른 입문기 제품들과는 분명한 선을 긋는 부분을 찾아볼 수 있는데, 바인딩 포스트를 살펴보면 위아래 사이 노브를 돌림으로써 내부적으로 연결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쉽게 말해 본인이 보유하고 있는 스피커 케이블이 싱글와이어링 타입인 경우 Link를, 바이와이어링 타입이라면 반대로 돌려서 Link를 해제하면 되는 식이다. 점퍼 케이블이나 핀을 별도로 사용할 필요 없이 스마트한 방법을 제시해 편의성은 물론, 케이블에 따른 음질 차등에 대한 고민에서도 해방시켜준다.








첫 곡으로 Norah Jones의 Don't know why를 선택한 이유는 기존에 잘 알려진 스피커의 성향을 재확인해보기 위해서이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단어는 ‘모던’이다. 정말 중립적인 성향이 무엇인지 바로 느끼게 해준다. 촉촉하면서도 부드럽고 포근한 음색은 이러한 성향을 더 배가시켜준다. 실크처럼 부드럽지만 악성(樂聖)처럼 음악과 청중을 자유자제로 끌고 다니는 보컬의 힘을 받쳐주는 중역대의 안정감, 그리고 비교적 가벼우면서도 차분한 소리가 소위 말하는 듣기 좋은 소리를 만들어주는데 큰 공헌을 한다. 정위감, 정보량도 준수한 편이다. 피아노의 깨끗한 기음과 잔잔하게 퍼지는 배음은 나도 모르게 노라 존스 옆에서 반주하고 있는 피아니스트 손끝에 집중하게 만든다.



 

 


앞의 노래만 두고 얘기하자면 기존에 있던 성향만을 풀어놓을 것 같았다. 비슷한 곡이나 재즈, 클래식도 비슷할 것이다. 해서 이번에 고른 Simple Plan의 Jet lag. 이 곡은 Rock 장르로 남녀 혼성 보컬 구성에 중후반, 후크에서 나오는 어마어마한 심벌의 타속(打速)이 귀에 휘감기는 재밌는 녀석이다.
재생 전까지만 해도 포근함과 밀도감이 먼저 귀에 익은 탓에 조금 걱정을 했으나 모두 기우였다. 의외로 산뜻하게 감상할 수 있었다. 킥드럼 외에는 중고역이 전부라고 할 수 있는 곡인데 두 음역을 서로 넘나드는 와중에도 더함도 덜함도 없이 아주 균형 있는 소리를 내주었다. 동축 드라이버로 대변되는 최근의 KEF 스피커가 주는 뚜렷한 소리 초점은 살짝 퍼지는 입자 속에서도 소리를 정확히 잡아주는 게 아닌가 싶다. 드럼 심벌의 연주속도에 혀를 내두르게 되는 후크 구역에서는 소리 성향을 고려하면 의외다 싶을 정도의 반응속도가 나와 필자의 기대를 충족해주었다.



 




스피커에 대한 다른 의견들을 보면 고음역대의 치찰음이 아쉽다는 이야기를 종종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은 매칭을 통해 조절 가능한 부분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이번 감상곡인 Smashing Pumpkins의 1979은 얼터너티브 락이라고 볼 수 있는데 전체적인 멜로디나 악기 연주는 분명 본 스피커와 궁합이 잘 맞는다. 다만 보컬이 고음역대에서 크게 치고 나오기 때문에 치찰음을 살짝 걱정했지만 매칭한 Q-DAC이 입자와 밀도를 작고 탄력 있게 잡아주는 성향을 가지고 있어 고음역대를 잘 조여 주었다.



 

 


마지막 곡은 국내 가수인 슈가볼의 농담 반 진담 반을 선택하였다. 전체적인 성향은 첫 청음곡과 비슷하다고 볼 수도 있는데 다른 점이라면 Norah Jones의 호소력과는 정반대에 위치한 날 것의 느낌일 것이다. 이 곡의 보컬은 마치 대화를 하듯 청중들에게 다가오는데 이를 소극장에서의 토크쇼처럼 산뜻하지만 그리 들뜨지 않은 느낌으로 묘사해준다. 보컬이 앞으로 나와 악기의 배음과 어우러진다.




청음 환경  
   
장소 6평 가량의 전용 청음실
앰프 Accuphase E260
소스기기 Audiolab Q-DAC
재생기기 MAC Mini
소프트웨어 Foobar2000









▲ Q 시리즈 전 모델, 좌측에서 첫번째가 Q300, 세번째가 Q700이다


Q300, Q700으로 청음을 하고 있다 보면 참 재밌는 경험을 한다. 털어놓고 말해서 필자는 이런 모던 사운드를 참 좋아한다. 나는 어째서 이런 아이를 유닛 하나밖에 없다고 멍청하게 혼냈는지 후회가 될 정도로 말이다. 아무래도 편을 들어줄 수밖에 없는 배경에서 리뷰를 쓰자니 일부러 내가 모질어지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듣고 있다 보면 차마 때릴만한 구석을 찾지 못하고 손을 놓아버리게 된다. 절대 잘난 녀석이라서가 아니다. 대학교 수업 때마다 맨 앞자리에 앉은 모범생을 보는 기분이랄까. 다른 특색 있는 아이들도 재밌지만 역시 모범생만큼 편한 아이가 없다는 걸 다시 깨닫게 된다. 이렇게 온순하고 중립적이면서도 노력하는 아이는 나도 모르게 실실 풀리게 만든다. 그렇게 또 때릴 구석을 찾다가 풀어져서 감상하고. 이런 기분 좋은 악순환의 반복 속에서 간신히 글을 맺어본다.


 




 



http://www.fullrange.kr/ytboard/write.php?id=webzine_review2&page=1&sn1=&sn=off&ss=on&sc=on&sz=off&no=127&mode=mod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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