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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JBL DD67000 - 혁신의 승부사 JBL 의 21세기 로망

By Fullrange date 14-07-21 15:58 2 10,902

 




 


오디오에 빠져든 지 오래된 사람일수록 JBL에 대한 막연한 로망을 가진다. 누군가는 예쁜 블루투스나 미니스피커가 생각날 것이고, 누군가에는 방송이나 공연용 스피커가 생각 날 것이다. 하지만 누구에게는 꿈의 스피커 한번이라도 들어라도 보았으면 하는 스피커이기도 하다. 내가 입문할 당시 300만원이 조금 넘던 JBL 4344는 매월 발행되는 오디오 잡지의 애호가 탐방에 한달 건너 한번씩 등장할 정도로 압도적인 인기였고, 당시 물가 수준에서는 정말 고가의 스피커였다. 그리고 JBL 에 ‘이름’을 가지고 있는 프로젝트 스피커 , 하츠필드 라는 이름을 가진 D 30085, 파라곤이라는 이름을 가진 D 44000는 정말 죽기 전에 한번 들어 볼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가질 정도로 일반인에게는 동경의 대상이었다. 



 



▲ JBL 파라곤


새로운 세기가 시작되면서 우리는 이제 이들 스피커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게 되었다. 마치 요즘 예전만 같지 않은 왕년의 거장의 공연이 이어지는 것과 비슷한 듯 하다. 나온 지가 오래 되어 가격이 내려간 이유도 있다. 한편으로 우리의 생활 수준도 올라간 것도 물론 중요한 이유이다. 67000을 이야기 하기 전에 간단히 하츠필드와 파라곤을 언급하자면, 내 기억에 둘 다 현역기로 나올 당시 파라곤이 조금 더 비쌌던 것으로 기억된다. 파라곤의 압도적인 콘솔 스타일의 디자인은 지금도 유럽의 명품 가구 디자인과 비교해도 꿀리지 않는다. 그런데 요즘 거래되는 중고가격은 하츠필드가 압도적으로 높다. 이유는 당연히 음질 때문이다. 전면부의 아름다운 곡면으로 양쪽에서 나오는 음을 반사시켜 스테레오 이미지를 얻으려는 프로젝트, 그런데 의도와 달리 이 스피커는 마치 헤드폰처럼 바짝 다가 앉을 때 소리가 좋다. 반대로 하츠필드는 대역대가 좋고 밸런스가 잘 맞는다. 역대 JBL이 만든 이 같은 프로젝트 스피커 중 가장 뛰어난 음질이란 평이 많다. 



 



▲JBL DD55000


그 다음 프로젝트는 에베레스트였다. 지금 말하려는 DD67000이나 이전의 DD66000이 아닌 DD55000 에베레스트였다. 1990년 전후로 우리에게 소개 되었는데 아마 최악의 프로젝트였던 것 같다. 엄청난 혼을 달고 있는 이 스피커는 우퍼 하나로는 감당이 안되었다. 지금 가장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고, 막상 들어 보면 이정도까지 욕먹으며 이런 취급을 당해야 될까 라는 의심과 동정이 들 정도이다.

그리고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K2 S9500 을 선보인다. 앞선 프로젝트 에베레스트와 시간간격도 몇 년이 되지 않을 정도로 기억된다. 당시 JBL은 K2로 빨리 에베레스트의 그늘을 벗어나 플래그쉽을 빨리 교체하고 싶었던 것 같다. 하지만 플레그쉽 모델의 평가가 그렇듯 초반의 압도적인 소개와 리뷰를 쏟아내지만, 그 명성은 곧 사그라든다. 지금 소개되는 스피커 중 유일하게 2웨이 구조를 한 K2 스피커는 당시 가상 동축을 유행시키기도 했지만 고역이 부족하다고 슈퍼 트위터를 달아 사용하기도 하고, 두 개의 우퍼가 구동하기도 음을 잡기도 힘들어 얼마지 않아 많은 변종 모델을 만들어 내며 전혀 다른 모습의 K2 로 바뀌게 된다. 


 


 



▲ JBL DD67000


이제 에베레스트로 넘어와 볼까? 나 역시 이 스피커를 리뷰를 하면서 수 없이 극찬을 하면서, 시간이 지나면 이 단점이 길들여지며 없어지겠지, 어쩌면 성공할지도 모른다, 아니 성공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바탕에 깔려 있었다. 간혹 보이는 단점을 듣기 좋게 포장하면서, 맞지 않는 조합으로 잘못 들어서, 아니면 시간이 갈수록 좋아지리라는 이 스피커가 맨 처음 말한 막연한 로망을 가지며, 내심 좋게 평가 되었으면 하는 말이다. 어쩌면 가장 솔직한 리뷰는 신모델이 나왔을 때 말하는 이전 모델의 문제점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제작자만 개선한 포인트를 보면 답이 나온다. 그리고 JBL 그 답을 이렇게 빨리 우리에게 내놓았다.

가장 변화가 적은 쪽은 중음 혼 부분으로 바뀐 것이 없어 보인다. 깔끔하게 중, 고역을 이어주면서 특유의 질감이 넘치는 끈끈한 현의 느낌이 나오고 빅 마우스의 경향이 없으면서도 혼 스피커의 장점을 잘 살려준다. 찰진 현과 걸쭉한 재즈보컬 그리고 색소폰의 질감은 변함없이 뛰어나다.



 



▲DD67000 드라이버 & 크로스오버 네트워크


바뀐 중요 포인트는, 네트워크를 개선하여 이전의 9볼트짜리 건전지가 빠지고 회로 역시 많이 바뀌었다. 그리고 고역의 045Be-1 드라이버와 476Be 중역 드라이버는 그대로 유지가 되고 있다. 업체의 자료에서 고역 드라이버가 조금 바뀌었다고 하는데, 이전 자료도 같은 모델명인 것으로 보아 정확하지는 않다. 이전보다 조금 더 개방감이 있는 깔끔함을 들려주는데 네트워크의 변화로 인한 것인지 정말 드라이버가 바뀐 것인지 아니면 시청환경이 당시보다 좋아져서인지 확신이 가지 않는다. 이전의 조금 현대적이었으면 하는 바램이 약간 온도감을 낮추면서 그 희망에 응답하는 고음이다. 피아노 소리의 투명함도 살아나고 깔끔하고 상쾌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구형의 가장 아쉬운 점이자 이번 개량의 핵심은 바로 저역에 있다. 구형은 풍성하고 양감은 물론 좋았다. 하지만 강하게 제동되는 스피드가 아쉬웠다. 혼 형 스피커 특성상 빠른 반응을 원한 것은 물론 아니었지만 약간은 서운했다. (이전 리뷰에 아마 빠른 반응을 원한다면 취향이 아니라는 정도로 표현했지만, 느린 반응을 원하는 매니아가 있을까 모르겠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빨라지고 비트가 붙는다. 최소한 느린 반응은 아니고 대신 양감은 조금 줄었지만 이게 정상인 듯 하다. 애청하는 저음 테스트용 SACD인 영산회상 국악의 타악 부분의 그 딱딱한 녹음이 정확하게 딱딱하게 나온다. 사실 이는 DD67000 이 최초는 아닌 듯 싶다. DD66000의 변종모델 중 고급기인 싱글 우퍼 제품에 이 같은 주름 에지를 달고 더 좋은 음색을 들려준 모델이 많아 곧 DD66000에도 이 우퍼가 적용될 것이라는 걸 쉽게 알 수 있었다.

이렇게 완성도는 압도적으로 높아졌고 실비아 맥네어(Sylvia McNair)의 투명한 목소리와 하이페츠의 여린 바이올린에 숨겨진 찰진 현의 떨림이나 반 클라이번(Van Cliburn)의 멋진 피아노를 밸런스가 잘 맞춰진 오케스트라를 배경으로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지금으로 보아 딱히 모자란 점은 없어 보인다. 그래서 앞으로 에베레스트의 개량 모델이 다시 출시되지는 않을 것 같다. 



 


K2 때에는 많은 변종 모델을 만들고 모습마저 바꾸어 버리더니 이제 에베레스트도 같은 일을 벌였다. 게다가 똑같이 생기고 알맹이만 다른 저가형 DD65000까지 만들었다. 이제 싱글 우퍼가 적용된 모델도 바뀌겠지. 그래도 명색이 기함(旗艦, Flagship) 인데 사령탑이 너무 자주 바뀌는 것 아닌가 싶다. 그래도 DD67000을 선택하는 사람은 행운아다. 오랜만에 나온 JBL 플래그쉽이라고 DD66000을 들이고 이 스피커는 원래 이런 저역이고 그게 혼형 스피커에 적당해 그렇게 한 것이라 생각하던 매니아는 어떻게 하란 말인지. JBL에서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이라도 해줘야 되는 것 아닌가 싶지만, 그렇게 해줄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처음 이놈을 마주하고 하나도 변하지 않은 외모에 누가 DD66000을 쓰지 이것을 사겠나 싶었는데, 첫 소절의 저음을 듣자마자 이것은 구형 사용자에 대한 재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JBL의 플래그쉽은 오디오 매니아의 로망이다. 그래서 조변석개 하면 안될 것이다. 그래서 좋아진 만큼 씁쓸함도 더해 간다. 한강 조망권을 이유로 아파트를 팔고는 그 앞에 몇 년 후 또 고층 아파트를 지어 버린 것 같다. 이전에 지어진 건물의 희생 속에, 당연히 여기 새 아파트가 조망권이 참 좋다.

 

 

SPECIFICATIONS  
   
Description Dual 15" (380mm), three-way, floorstanding speaker
designed for a superlative listening experience
Frequency Response 29Hz – 60kHz (half space)
45Hz – 60kHz (anechoic)
Recommended Amplifier Power 500 watts
Sensitivity (2.83V @ 1m) 96dB
Nominal Impedance 8 ohms; 5.0 ohms @ 80Hz; 3.0 ohms @ 40kHz
Crossover Frequencies (Hz) 150Hz (LF1 6dB/octave)
850Hz (LF2 24dB/octave)
20kHz (UHF 24dB/octave)
Ultrahigh-frequency Drive Components 1" (25mm) pure-beryllium compression driver
High-frequency Drive Components 4" (100mm) pure-beryllium compression driver
Low-frequency Drive Components Dual 15" (380mm) three-layer,
pure-pulp sandwich/foam core cone woofer
Size (HWD) 110.9 × 96.5 × 47 cm
Weight 142.1 kg (Shipping 173.9 kg)
Finishes Rosewood or Maple
Price 6700 만원
Distributor KONEAV
Contact 02 553 3161
Website http://www.koneav.com/




 

http://www.fullrange.kr/ytboard/write.php?id=webzine_review2&page=1&sn1=&sn=off&ss=on&sc=on&sz=off&no=127&mode=mod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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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2)
  • 나는나

    14-07-21 18:59

    길지 않으면서도 임팩트가 있는 좋은 리뷰인 것 같네요.
    구형 사용자들에게는 재앙이라는 표현이 재미있으면서도 뭔가 한방에 표현해 주는 것 같네요. ^^
  • proto

    14-07-22 00:09

    DD67000이 67,00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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