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Home | 웹진 | 리뷰

[리뷰] 펜오디오 레벨 TWO - 북구의 자연이 숨 쉬는 낭만의 칸타빌레

By Fullrange date 14-07-10 17:45 0 9,086

 
 





Prologue


십년이 훌쩍 넘는 인연으로 오디오가 아닌 음악 동호회에서 만났던 한 선배는 내가 추구하던 하이엔드 오디오가 아닌 빈티지에 열중하는 모습을 자주 보아왔다. 특히 선배의 탄노이에 대한 사랑은 대단해서 스피커는 다른 스피커가 종종 리스닝 룸의 문턱을 수십 번을 넘어도 탄노이만은 그 모델을 바꿔가며 항상 메인으로 운용했다. 관심이 크게 없었던 나였지만, 나도 나이가 들어 고해상력에 엄청난 정보량, 칼 같은 스테이징으로 무장한 하이엔드 스피커가 귀에 부담스러워지면 저런 빈티지 시스템을 꾸리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상상을 하곤 했다. 그리고 최근 선배의 시스템을 다시 듣게 되는 기회가 생겼는데 탄노이의 GRF 오리지널에서 나오는 소리는 예전에 내가 듣고 현재까지 인식하고 있던 소리가 아니었다. 수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나의 취향도 변화했는지, 아니면 식견이 당시보다 늘어서인지 완전히 새로운 사운드의 충격을 경험하게 되었다. 그리고 더욱 놀라웠던 것은 반세기가 넘도록 전혀 변형이 없어 보이는 천연 알니코 자석과 콘지 등은 물론이며 탄탄한 디자인을 유지한 채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빈티지 마니아들이 당시의 스피커를 수천만 원을 지불해 구입하려고 거의 사활을 건 모습들이 이제는 이해가 될 듯하다. 캐비닛 제작자들이 기피하는 까다로운 나왕합판을 사용해 통울림을 적절히 이용한 소리는 현대 하이엔드 스피커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그들만의 독특하고 아름다운 음악적 울림으로 완성되었고 현대에는 그렇게 만든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모든 소스 포맷이 디지털로 변환되면서 스피커를 포함해 모든 오디오 컴포넌트가 디지털 소스에 걸맞은 대역 커버리지와 해상도를 위해 앞만 보고 달려간 나머지 우리는 탄노이와 같은 거장이 풀어내는 지극히 자연스럽고 풍윤한 음악적 감성을 잊고 지내지는 않았는지 반성해 보기도 한다.
 







Northern Nature's Spirit


핀란드의 펜오디오의 여러 모델들을 들어보고 스피커의 유닛 종류와 캐비닛, 크로스오버 등을 탐색해나가면서 여러 가지 재미있는 사실들을 알게 되었지만 역시 펜오디오 사운드의 가장 뚜렷한 정체성은 바로 캐비닛에서 시작된다는 결론으로 돌아온다. 처음 펜오디오를 보았을 때 적층 자작나무의 느낌 그대로가 묻어 나왔던 소리는 반세기가 지나도 변치 않는 탄노이의 그것과 비슷하다. 스피커를 제작하기 위해 동원되는 것들은 캐비닛 재질, 구조, 그리고 후면으로 방사되는 후면파의 제어, 내압의 제어와 크로스오버 포인트 설정, 바인딩 포스트의 재질과 싱글 와이어링이냐 바이나 트라이냐 등 단순한 만듦새에 비해 굉장히 많다. 여기에 더해 고역과 중역, 저역을 몇 개의 유닛에 각각 어떻게 할당할 것인가에서 시작해서 어떤 제조사의 드라이버를 사용할 것이냐에 이르기까지 공학적인 테크니컬이 보기보다 상당히 많이 요구된다. 그런데 이러한 테크니컬 분야는 공학적인 측면에서의 측정과 기술 개발 또는 연구기관이나 대학과의 협력을 통해 수년 안에 어느 정도의 제작 능력을 갖출 수 있다. 그러나 소리에 대한 부분은 그것만으로는 절대 단시간에 이룩할 수 없다. 물론 측정과 테스트 장비들은 기본적으로 갖추어야하고 이를 분석해 설계, 수정 등을 거쳐야하겠지만 수많은 판단과 수정작업은 도대체 무엇을 기준으로 할 것인가. 기계와 소프트웨어가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해결할 수 있는 부분보다 훨씬 많다는 것은 어찌 보면 오디오파일로서 눈으로 보이는 그래프만 보고 스피커를 선택할 수 없게 만드는 원흉 같은 것이어서 이를 알게 된 이후부터는 종종 절망에 빠지기도 한다. 



 


펜오디오의 대표 샘 펜틸라는 스스로 음악인이다. 밴드 멤버였으며 현재도 종종 다양한 악기를 연주하는 뮤지션이며 최근 그의 행보를 찾아가다보면 반드시 악기를 들고 연주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래서 그는 하나의 모델의 개발할 때마다 엄청난 양의 캐비닛을 만들었다가 부쉈다가를 반복하는지도 모른다. 일반적인 컨슈머 프로덕트는 측정된 데이터를 눈으로 보고 이상이 없으면 그대로 만들면 그만이지만 스피커 같은 경우는 데이터가 아무리 뛰어나도 실재 청감상 원하는 소리를 내주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소리를 계속해서 조율해나가면서 아날로그 방식으로 튜닝을 해 나가야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탄생한 펜오디오의 스피커들은 하나 하나 모델을 발표하면서 이제 꽤 여러 종류의 스피커를 만들어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북쉘프에 대한 나의 애정은 각별하다. 카라/카리스마로 처음 접했던 펜오디오 사운드의 상쾌하고 깨끗하며 입체적인 소리는 미국 중심의 헤비하고 거대하며 무게감 넘치는 소리와는 완전히 다른 사운드의 신세계를 열어주었다.
 
 


펜오디오의 북쉘프 역사를 되짚어보면 레벨 2가 처음 소개되어 핀란드 메이커로서는 가장 신선한 충격과 함께 많은 사랑을 받게 된다. 그리고 상급으로 카리스마라는 플래그쉽 스피커가 있었고, 이는 카라 베이스 모듈과 합체해 풀레인지급 플로어스탠딩으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다. 그리고 이후 센야라는 최상급 모델이 출시되어 기존 모델과는 또 약간은 다른 펜오디오의 변천을 알리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펜오디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아무리 인기가 좋다고 해도 핀란드라는 북구의 국지적인 인기에 더해 유럽 지역과 한국, 일본 등에서 높은 인기를 끌었던 펜오디오가 이제는 미국 시장에서도 인기가 급등하고 있으며 리뷰어들이 선정하는 여러 추천기기 목록에서도 심심찮게 올라온다. 급기야 최근에는 기본 라인업의 업그레이드 버전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차상급 플래그쉽 모델인 신포니에타(Sinfonietta)의 신버전, 사라 S, 사라 S 시그니처 등 상위급들에서 시작된 라인업 리노베이션은 북쉘프 쪽으로도 불길처럼 번저 나갔다. 센야(Cenya) 는 시그니처 버전이 출시되었고 트위터 등 일부 부품과 설계 조정을 통해 센야 기본 모델 또한 모델명 변경 없이 새로운 버전이 출시되었다. 

 






NEW REBEL TWO


그리고 가장 놀라운 건 펜오디오 최고의 베스트셀러이자 펜오디오의 인기를 주도했던 레벨(REBEL)의 라인업 리노베이션이다. 애초에 레벨 2 가 있었고 이후 레벨 3라는 후속기가 출시되었던 것을 펜오디오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올해 펜오디오는 레벨 시리즈를 총 세 개 모델로 재편, 확장시켰다. 기존에 레벨 3 는 그냥 레벨, 그리고 이를 베이스로 해서 그 사이즈를 증대시켜 레벨 2를, 그리고 여기에 우퍼를 한 발 추가하고 인클로저를 플로어스탠딩으로 디자인한 레벨 3를 동시에 출시한다. 전혀 예상 밖의 라인업 확장으로 현재 펜오디오 공식 사이트는 물론 전 세계 어떤 매체에서도 공개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오직 펜오디오의 페이스북에 레벨과 레벨 2의 사진이 달랑 한 개씩 올라와 있는 것을 보았을 뿐이다.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 레벨 2를 리뷰하게 된 것은 행운인데, 가장 기본 모델 레벨은 기존의 레벨 3와 거의 동일한 스펙과 디자인으로 거의 같은 모델이라고 할 수 있어 리뷰는 레벨 2로 진행하기로 했다. 인클로저 용적은 좀 더 크게 증가해서 펜오디오 북쉘프 중 센야보다는 저렴하면서 기존의 레벨 3보다는 좀 더 큰 사이즈의 북쉘프를 사용하고 싶어 했던 사람들에게는 최적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예상된다. 게다가 수입사로부터 들은 얘기로는 하위 모델과 가격 차이가 아주 작은 편이다.


 


우선 외관 등에서 기존 레벨과 물리적인 차이점이 감지된다. 이것은 레벨, 레벨 2, 레벨 3등 새로운 라인업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것으로 트위터가 텍스타일 돔 스타일인 것은 동일하지만 돔 주변의 플레이트가 나선형으로 휘어져 들어가는 형태로 바뀌었다. 돔 트위터도 시어스(SEAS)인 것은 동일하지만 상급 센야 등 최근 출시된 펜오디오의 여러 스피커들에 적용하기 위해 새롭게 디자인해 적용한 것으로 보이는 신형 시어스 특주 유닛이다. 사이즈는 레벨 3보다 약간 더 커져 시각적으로 포만감이 생겼다. 이 외에 겉으로 보이는 펜오디오의 트레이드마크인 핀란드산 자작나무 적층 캐비닛, 후면 WBT 바인딩포스트와 빠른 후면 주파수 방사를 위한 알루미늄 파이프 재질의 포트 디자인 등을 동일하다. 좌/우 거리를 조절하고 스피커를 후면에서 쭉 앞으로 당겨 최대한 벽과의 거리를 넓게 확보한 후 덴센 B-120 인티 앰프와 오디오랩 M-DAC 로 시청했으며 맥미니에 푸바 2000을 사용해 테스트를 진행했다.

 






Listening


디지털 엔지니어링의 선두 주자 중 하나인 바이스(Weiss)에서 발매했던 [Audiophile Jazz Prologue III] 중 ‘You've got a friend' (PCM 24bit/96kHz) 에서 들리는 보컬은 펜오디오의 전매특허 같은 소리가 분명하다. 그러나 기존 레벨 3 에 비해 풍윤해지고 넉넉해진 느낌이다. 펜오디오로부터 자세한 측정치까지 제공받진 못했지만 확실히 눈에 펼쳐놓는 무대 사이즈가 커지고 넉넉해져 오히려 고역의 첨예한 맛은 줄었지만 전체적인 토널 밸런스가 낮아져 대담한 저역의 깊이가 여실히 전해왔다. 저역 부분에 집중하다보디 [Tutti] 샘플러 15번 트랙 ‘전람회의 그림’을 들어보게 되었는데 깊고 웅장하게 내려가는 저역에서 부침이 거의 없다. 대게 이 정도 사이즈의 북쉘프라면 이러한 곡에서 턱 막히는 구간이 발생하기 마련. 그러나 ‘전람회의 그림’은 물론 제니퍼 원스의 ‘Way Down Deep' 초반부에서도 마찬가지로 저역 쪽에서 크게 거슬리는 부분이 없다. 


 
 


딕 하이먼(Dick Hyman)의 [From The Age Of Swing](PCM 24bit/96kHz) 중 동명 타이틀곡에서는 펜오디오가 만들어내는 그들만의 반짝거리며 청명한 고역이 여전함을 알 수 있어 반갑기 그지없다. 그러나 좀 더 다듬어져 전체적으로 풍윤하고 중립적이다. 객관적으로는 착색이 조금 빠져 더욱 정확해졌다고 할 수 있다. 구형 레벨 3, 특히 레벨 2 오리지널에서는 약간 까슬한 배음이 보푸라기처럼 느껴져 따스하고 촉촉한 느낌이 굉장히 매력적이었는데 이번 레벨 2 신형에서는 상급 센야에서 느낄법한 말끔하게 정돈된 톱클래스 북쉘프의 성숙함이 묻어 나왔다. 인클로저가 조금 더 커졌을 뿐이지만 스케일은 상당 부분 커졌으며 저역의 무게감도 북쉘프로서 레벨 3 가 너무 작다고 불평불만인 체격 중시형 유저들에게도 이만하면 크게 불만이 없을 듯하다. 



 


커다란 용적의 플로어스탠딩은 힘이 좋고 무게감이 뛰어나지만 순발력은 떨어지기 쉽다. 반대로 북쉘프는 재빠른 움직임이 뛰어나 완급조절 능력이 좋지만 반대로 펀치력, 중량감은 플로어스탠딩에 비해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러한 양 쪽의 장/단점을 조금씩 보완한다며 여러모로 쓸 만한 북쉘프를 만들 수 있다. 린(Linn)의 마스터 음원 중 스코틀랜드 챔버 오케스트라의 베포벤 피아노 협주곡, 교향곡들을 들어보면 피아노 컴핑이 날렵하고 깨끗하며 잔잔한 여운이 아름다우며 동시에 관,현악 협주에서도 북쉘프의 단점인 협대역, 저역의 허전함 등은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물론 대편성의 거대한 스케일을 실 사이즈로 그리지는 않지만 레벨 구형 북쉘프를 듣던 작은 공간에서 레벨 2는 레코딩에 따라서는 부밍이 날 수도 있지 않을까 할 만큼 펜오디오의 음색적인 매력과 함께 부족했던 중,저역대 스케일도 탄탄하게 보완해놓은 인상이다.








Conclusion


처음 펜오디오의 레벨 2 오리지널 버전을 들었을 때 그 상큼하고 예쁜 고역, 그러면서도 작위적으로 치장한 느낌이 아니라 자작나무 적층으로부터 느껴지는 자연스러운 잔향이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고 그래서 펜오디오라는 메이커는 나의 뇌리에 깊게 각인되었다. 그러나 이번 새롭게 개편된 레벨 시리즈 중 레벨 2 로 경험해본 펜오디오의 사운드는 좀 더 온건해졌으며 밸런스는 좀 더 아래로 내려왔다. 처음 들었던 레벨 사운드보다 성숙해졌다는 느낌은 이 외에 여러 부분에서 감지된다. 정교한 포커싱을 기반으로 좌/우로 넓게 펼쳐지며 홀로그래픽 음장을 만들어냈던 기존 버전과 동일한 스타일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지만 몇 가지 변화들이 파악된다. 예를 들어 스케일이 커지고 넉넉해졌고 스테이징에 있어 좌/우의 넓이도 커졌으며 무엇보다 안길이가 깊어졌다. 트위터와 크로스오버의 변경, 인클로저 용적의 증가 등이 펜오디오 레벨을 성숙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는 구형의 레벨을 조금 더 선호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래식 애호가에게는 이번에 출시된 신형 버전에 더 호응을 보일 것이라고 확신한다.

 
 

Specifications:

Type: 2-way, reflex loaded, stand mounted
Drive units: 22mm textile dome tweeter, ferrofluid cooled,
145mm special treated paper coned midrange bass (Seas)
Cross-over: 4400Hz
Frequency range: anechoic response ±3db 50-26000Hz
Sensitivity: 86dB / 1m / 2.83V
Nominal impedance: 8 ohms
Dimensions (W x H x D): 165 x 285 x 315 mm
Weight: 6.5kg
 


 

http://www.fullrange.kr/ytboard/write.php?id=webzine_review2&page=1&sn1=&sn=off&ss=on&sc=on&sz=off&no=127&mode=modify


 

공유하기

댓글목록
(0)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Company

대표자 : 서동인 | 사업장소재지 : 서울특별시 서초구 신반포로304 에이치원bld 1층,b1층
TEL : 02.3446.5036 | FAX : 02. 3446.5039 | e-mail : fullrange.kr@gmail.com
사업자 등록번호 : 211-09-86203 | 통신판매업 신고번호 : 제 2012-서울강남-01307호

Copyright © FULLRANGE Co.,Ltd. All rights reserved.

Customer Center

02.3446.5036

TIME : 10:00 ~ 18:00

A/S

찾기 힘들었던 수입사 연락처 및 A/S센터 연락처를
한눈에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오디오 수입사 및 A/S센터 연락처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