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Home | 웹진 | 리뷰

[리뷰] 펜오디오 카리스마(Charisma) - 카렌 카펜터 또는 앤 머레이의 편안함과 달콤함

By Fullrange date 14-06-03 17:13 1 7,387
















 
나는 오디오가 다 좋다

누가 나의 오디오 취향에 대해 물어본다면 대답하기가 참 어려울 것 같다. 듣는 음악을 가리지 않는 것처럼 오디오도 철저히 잡식성이기 때문이다. 진공관 앰프의 따듯한 음을 좋아하지만 시원하고 강력한 반도체 앰프의 음도 매력적이고, 고풍스런 아날로그를 아직도 좋아하지만 복잡하고 편리한 첨단 디지털 기기도 좋다. 대형 스피커의 위풍당당한 펀치에 매료될 때가 많지만 소형 스피커의 섬세하고 앙증맞은 무대도 버릴 생각은 전혀 없다. 오디오를 리뷰하는 입장에서 무책임한 말이 될 수도 있겠지만 ‘다’ 좋다.

아마 내가 오랫동안 썼던 리뷰를 읽어본 독자라면 예전에 좋다고 했던 기기와 지금 기기는 정 반대의 성향인데 둘다 똑같이 좋다고 쓰고 있다며 화를 낼지도 모르겠지만 나로서는 어쩔 수가 없다. 예컨대 A 라는 시스템이 저역 양감이 풍성하고 고역이 부드러운 특성을 갖고 있다면 거친 옛날 녹음이나 자극적인 녹음도 오랜 시간 편안하게 들을 수 있다. 반대로 B 시스템의 소리가 저역이 조금 조여진 대신 고역이 섬세하고 해상도가 좋다면 옛 녹음의 약점은 고스란히 드러나겠지만, 오디오 파일용 고음질 음반이나 최신 녹음에서 신기루 같은 환상을 보여줄 것이다. 나에게 있어 오디오라는 것은 이건 이래서 좋고, 저건 저래서 좋은 성질의 것이다.

그렇다면 A와 B의 중간 정도의 시스템이 있다면 모두가 만족할 수 있을까? 아쉽지만 그건 아닌 것 같다. A 특유의 매력인 부드러운 양감은 희석될 것이고 그 점에서는 B도 마찬가지다. 자칫하면 이도 저도 아닌, 개성이 부족한 밋밋한 음을 가진 시스템이 될 확률이 훨씬 더 높다. 만일 오디오 역사에서 모두가 만족하는 시스템이 있다면 오디오라는 취미는 아예 없었을 것이다.


 
 




 부족한 2%는 서브시스템을 통해




▲카리스마 오리지널 버전


그래서 오디오는 재미있으면서도 어렵다. 이걸 해결하면 저게 걸리고, 저걸 해결하면 또 다른 것이 발목을 잡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주위 애호가들에게 조급증 때문에 기기를 쉽게 내치지 말고 느긋하게 즐기는 자세를 가지라고 조언할 때가 많다. 그래도 정 불만이 있는 애호가들에게는 차라리 서브시스템을 써볼 것을 권하곤 한다.

메인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교체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서브시스템을 장만하면 좋은 점이 참 많다. 예컨대, 대형 스피커를 쓰는 사람들은 자기 스피커의 압도적인 퍼포먼스에도 불구하고 소형만이 낼 수 있는 아기자기한 무대감이나 작은 음량에서의 치밀함 같은 것에 늘 결핍이 있게 마련인데, 이런 애호가들이 만일 메인 스피커를 교체해서 원하는 소리 - 대형 스피커의 강력함과 소형 스피커의 아기자기함을 모두 갖춘 – 를 얻는 것은 너무나 어렵고, 만일 가능하다고 해도 비용이 아주 크게 들어갈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이 때 2% 부족한 부분을 메꾸기 위해 품성이 좋은 소형 북셀프 스피커를 한 대 더 갖춘다면 비용 면에서나 정신 건강의 측면에서 훨씬 유리할 것이다.








겉모습에 한번 반하고



▲펜오디오 카리스마 신형 버전


펜오디오 카리스마. 우선은 너무나도 예쁜 모습이 나를 사로잡는다. 원래 작은 것이 아름답다고 했던가? 단단한 자작나무 합판 인클로저는 상당히 고급스럽다. 우리나라에서는 ‘합판’을 ‘원목’보다 좋지 않은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애호가들이 많은데 합판은 원목에 속한다. 보통 나무를 덩어리로 사용하는 원목(Solid Wood)의 경우, 오랜 세월이 지나 바짝 마르게 되면 비틀림이나 균열이 생기는 경우가 많으므로 얇은 판재로 만들고 이를 결이 다르게 적층하여 합판을 만드는 것이다. 즉 인클로저를 합판으로 만들면 오랜 세월이 지나도 형태가 그대로 유지되며 강도는 일반 원목보다 더 좋다. 오래전 대형 빈티지 스피커들은 거의 대부분 자작나무 합판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수십 년이 지난 후에도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것만 봐도 합판의 우수성을 알 수 있다. 나무를 분말형태로 가공한 후 압축해서 만드는 MDF에 무늬목을 붙인 일반적인 인클로저와 비교하면 훨씬 공들인 만듦새다. 특히 합판의 단면은 조금씩 파인 부분이 생기게 마련인데 펜오디오에서는 이를 모두 메꾼 후 칠을 해놓은 걸 보면 이 스피커가 ‘보석’이라는 별명을 갖게 된 것이 결코 우연은 아닌 듯 싶다.

 


트위터는 시어스에서 만든 20mm 소프트 돔. 혼부하를 조금 준 모습으로 웨이브코어 구형 유닛과 약간 모습이 다르다. 미드우퍼는 최근 높은 성능으로 주목받고 있는 120mm 콘형으로 시어스 엑셀. 2웨이 2스피커 구성으로 두 유닛은 인클로저 전면을 꽉 채우고 있으며 인클로저의 깊이를 증가시켜 용적을 확보하고 있다. 컷 오프 주파수는 4.5kHz로 상당히 높은 편(신형은 5.5kHz라는 자료도 있지만 확인되지 않았다). 보통 컷 오프 주파수가 높아지면 트위터에 걸리는 부담이 적어지므로 고역이 좋아지고, 컷 오프 주파수를 낮추면 저역이 충실해진다고 하는데, 이렇게 작은 스피커의 컷 오프 주파수치고는 상당히 높다. 아마 이는 제작자가 시어스 엑셀의 성능에 대해 확실하게 신뢰를 갖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한편 우리 귀가 민감하게 불쾌감을 느끼는 대역은 2kHz 전후이므로, 아마도 제작자는 컷 오프 주파수를 이보다 두 배 이상 끌어 올림으로써 네트워크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왜곡이 음질에 주는 영향을 최소화시킬 의도도 있었을 것이다. 컷 오프 주파수와 유닛 구성만 보더라도 부드러운 중역과 섬세한 저역이 들릴 것만 같다.
 


 


내부 부품이나 배선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고 한다. 스피커 단자는 WBT 플래티넘 시그너처, 네트워크에는 SCR제 폴리프로필렌 캐패시터와 공심 코일. 뒷면에 덕트가 있는데 개구부의 면적이 작은 편이며 알루미늄 파이프다. 재생 주파수 범위는 보통의 방에서 50Hz ~ 25kHz (3dB 밴드)를 보장한다고 한다. 음압은 85dB/W로서 베이스 리플렉스 스피커 중에서는 조금 낮은 편이다. 무게는 7kg. 아름답고 단단하며 다부진 만듦새는 흠잡을 곳을 전혀 찾지 못할 정도다.







 
소리에도 반했다



소리를 들어본다. 아주 작은 스피커이기에 분명히 고역으로 치우친 밸런스를 예상했는데, 그 예상은 가볍게 어긋났다. 15인치 우퍼를 장착한 대형 스피커에서 들을 수 있는 낮은 저역의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기대하지 않는다면 대역별 밸런스가 상당히 뛰어나서 카리스마보다 꽤 큰 스피커에서나 들을 수 있는 음이 나온다. 생긴 것은 깍쟁이처럼 단정한데 중역에 살집이 제법 붙어 있어서 포근한 소리를 낸다. 컷 오프 주파수를 보면서 예상했듯 고역은 섬세하고 투명하며 무엇보다 무자극성이다. 디지털 음원을 들어도 마치 잘 조절된 LP의 음을 듣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공간감이 좋았다. 앞서 서브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를 했지만, 그리 넓지 않은 공간 – 우리네 보통 공간에서라면 메인 시스템으로 전혀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음색에 있어서는 남성적이라기보다는 여성적인 음인데, 히스테리컬한 고음보다는 카렌 카펜터, 또는 앤 머레이 같은 분위기라고 하면 설명이 될지 모르겠다. 직설적으로 표현하자면 부드럽고 섬세하며 자연스럽고 편안하다.

소음량에서도 밸런스가 무너지지 않으며, 크기가 작아서 스피커와 거리를 조금만 두어도 점 음원을 듣는 듯 정위감이나 음장이 뛰어난 점도 강조하고 싶다. 설치하는 곳에 따라 스피커를 눕히거나 상하를 뒤집어도 음색이 변하지 않는다. 소형 스피커가 가져야 할 덕목, 소형 스피커가 갖추었으면 하는 바람들을 골고루 잘 갖춘 고급 스피커다. 들으면 들을수록 앙증맞은 크기로 노래하듯 들려주는 음악에 감탄하게 되고 음악에 깊게 빠져든다. 남성적인 매력과 힘이 넘치는 대형 스피커를 쓰면서 이 스피커를 함께 사용할 수 있다면 참으로 행복할 것 같다. 아들이 좋으냐 딸이 좋으냐 하는 이야기는 앞으로 할 일이 없을 테니까.
 



 
Specifications
 
Type: 2-way, stand mounted, reflex loaded

Drive units:
22mm textile dome tweeter (Wavecor), 4,75”(120mm)
magnesium coned midrange/bass (Seas Excel) with
heavy copper rings above and below pole piece

Cross-over: 4500Hz

Frequency range:
anechoic response +-3dB 48-26000Hz, in room response 50-25000Hz

Sensitivity: 85dB/1m/2.83V

Nominal impedance: 8ohms

Recommended amplifier: 30+W

Dimensions (WxHxD): (140x240x285)mm, (5,5×9,4×11) inches

Weight: 7kg (15lbs)

Specialities :
Seas excel drivers, WBT 0780 pole screws, SCR polypropylene capacitors,
air-core inductors,  aluminium reflex pipe, custom made finnish birch
plywood 22mm / 16mm solid plywood cabinet


CONTACT : 샘에너지


 

http://www.fullrange.kr/ytboard/write.php?id=webzine_review2&page=1&sn1=&sn=off&ss=on&sc=on&sz=off&no=127&mode=modify





 

공유하기

댓글목록
(1)
  • 안개마을

    16-07-19 00:10

    트위터는 웨이브코 22mm 텍타일로 알고 있습니다.

Company

대표자 : 서동인 | 사업장소재지 : 서울특별시 서초구 신반포로304 에이치원bld 1층,b1층
TEL : 02.3446.5036 | FAX : 02. 3446.5039 | e-mail : fullrange.kr@gmail.com
사업자 등록번호 : 211-09-86203 | 통신판매업 신고번호 : 제 2012-서울강남-01307호

Copyright © FULLRANGE Co.,Ltd. All rights reserved.

Customer Center

02.3446.5036

TIME : 10:00 ~ 18:00

A/S

찾기 힘들었던 수입사 연락처 및 A/S센터 연락처를
한눈에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오디오 수입사 및 A/S센터 연락처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