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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적 투혼의 재점화 - 댄 다고스티노 Momentum M400

By Fullrange date 17-01-25 11:18 2 3,841

FULLRANGE REVIEW

음악적 투혼의 재점화

댄 다고스티노 Momentum M400



얼티밋 하이엔드 앰프의 새로운 상징

지난해 말부터 나는 두 개의 기라성 같은 현대 하이엔드 앰프를 경험해오고 있다. 하나는 찰스 한센이 이끄는 에어 어쿠스틱스의 MX-R Twenty 모노블럭이었다. 물론 제 짝인 KX-R Twenty 프리앰프를 셋업한 상태였다. 소스 기기는 린 클라이맥스 DS/3 혹은 에어 QX-5 Twenty 가 함께 했다. 약간은 흡음이 많은 어쿠스틱 환경임에도 에어 어쿠스틱의 섬세하고 깨끗한 잔향 그리고 공간에 호흡이 자유로운 홀 톤은 악기들에게 충분한 활기를 부여했다. 마치 생명을 얻은 듯 하늘거리는 악기의 잔향 덕분에 음악이 스며드는 느낌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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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댄 다고스티노 마스터 오디오 시스템즈'의 설립자 "댄 다고스티노"

또 하나는 크렐의 수장이었던 댄 다고스티노의 마스터 오디오 시스템즈가 선보인 프로그레션 모노 블럭이었다. 이는 댄 다고스티노에 대한 또 다른 인식을 심어주었다. 커다란 몸체 위에 건조된 엄청난 규모의 전원부와 증폭 시스템은 사운드에서도 그 기조를 그대로 표출했다. 에어가 약간은 여성적인 섬세함과 아주 미세한 붓 터치로 완성한 수채화라면 댄 다고스티노의 프로그레션은 일필휘지로 짙고 강하게 그려넣은 유화를 연상시켰다.

그러나 댄 다고스티노의 새로운 앰프들이 만들어내는 소리들은 과연 과거 크렐과는 완벽히 선을 긋고 있었다. 대전류를 다루며 수백 와트의 대출력과 엄청난 댐핑 능력을 갖는 것은 동일하다. 태생적으로 댄 다고스티노는 자신이 만든 앰프로 제동하지 못한 스피커가 존재하는 것을 못 견뎌하는 듯하다. 그러나 과거 크렐처럼 어둡고 약간은 건조하며 고역에 끼인 탁한 기운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아니 과거 크렐 FPB 등의 앰프와는 비교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현재 진행 중인 고해상도 스튜디오 마스터 음원에 충분히 대응할 만큼 광대역에 엄청난 해상도와 분해력 등을 모두 담아냈다. 흥미로운 것은 과거 힘으로만 승부하던 시절의 댄 다고스티노가 아니란 점이다.


또 한번의 진화, 모멘텀 M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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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다고스티노의 진화는 개인적인 견해로 보아도 대단히 진보적이다. 과거 극악무도한 임피던스 곡선을 그리던 정전형이나 밀폐형 스피커의 낮은 저역이 뿌리째 흔들릴 정도로 요동치게 만들던 드라이빙 능력은 댄 다고스티노의 증폭 이상 중 하나에 불과하다. 모멘텀 시리즈는 이미 그것을 친절히 알려주었다. 물론 윌슨 알렉산드리아 XLF나 YG 어쿠스틱의 Sonja 1.3 의 베이스 우퍼를 쥐고 흔들 곤 했다는 것은 댄 다고스티노 앰프의 에너지를 다시 실감하게 만들긴 했지만 말이다.

그리고 얼마간의 시간이 지났을까. 댄 다고스티노는 모멘텀에 다시 한 번 매스를 들이댔다. 무엇이 불만이었을까 ? 약 5년만의 재회는 댄 다고스티노로서 신제품 개발이 아닌 후속 모델 출시로 인해 설레게 만들었다. 새롭게 공개된 모멘텀 M400 은 메이저 업그레이드로 태어났다. 단지 약간의 부품 교체 수준이 아니라 전원부, 출력단 등 아날로그 앰프의 심장과 브레인이 교체된 형태로 탄생했다.

우선 앰프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전원부에서 트랜스포머의 크기는 거의 앰프 내부 용적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거대해졌다. 무려 1,800VA 용량을 넓적한 트랜스포머가 투입되었다. 물론 정전용량은 약 20% 증가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는 무엇보다 출력단 증설을 위해 내려진 결단이다. 기존 모멘텀 모노블럭 앰프의 경우 24개의 바이폴라 트랜지스터를 사용했다. 한편 이번 M400은 총 16 페어, 즉 32개의 트랜지스터를 사용한다. 포지티브와 네거티브 신호에 대해 각각 16개의 트랜지스터 양분하는 방식이다. 아날로그 앰프로서 이 규모는 현재 패스랩스 등과 함께 거의 손에 꼽을만한 거대한 규모다.

수십 개의 트랜지스터가 작동시 발산하는 열의 방출에 대한 대책은 전작과 동일하다. 트랜지스터는 양 측의 스테인리스 스틸에 장착되며 그 외벽으로 방열판이 장착된다. 과거 아날로그 앰프의 쿨링팬은 어디에도 없다. 대신 동, 즉 구리를 절삭하고 수십여 개의 구멍을 상/하로 뚫은 형태의 방열판을 설치했다. 제조비용에 대한 일체의 타협 없이 최상의 효율을 얻기 위한 결단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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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면으로 시선을 옮기면 우측으로 AC 입력 소켓이 마련되어 있으며 XLR입력단이 보인다. 그 옆으로는 바인딩포스트가 보이는데 구형 모멘텀에 비해 +와 –출력단 사이의 거리가 더욱 넓어진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인 만듦새는 전면에서는 작아 보이지만 구형보다 약간씩 더 커졌고 후면으로 깊은 타입으로 매우 육중한 몸매를 자랑한다. 그러나 무게는 43Kg 으로 육중하며 알루미늄을 절삭 가공한 섀시는 웬만한 충격에도 끄떡없을 정도로 견고하다.

스위스 시계를 연상시키는 고급스러운 전면 레벨 메터는 이제 댄 다고스티노의 상징처럼 우아하게 리스너를 흥분시킨다.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둥그렇고 묵직한 리모콘으로 볼륨을 조정하면 재깍거리며 움직이는 초침이 볼륨 단계를 가리키며 명품 시계의 무브먼트를 보는 듯 신기하기만 하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뒤로 하고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구형 모멘텀과 신형 모멘텀 M400의 차이가 중요하다. 우선 출력이다. 기존에 8옴 기준 300와트였던 출력은 무려 100와트 증가해 8옴 기준 400와트로 대폭 상향 조정되었다. 물론 임피던스에 따른 선형적인 출력 증강은 기본이다. 4옴에 채널당 800와트, 2옴에서는 채널당 무려 1,600와트에 이르는 대출력이다. 주파수 응답 특성은 –1dB 조건에서 하한 1Hz, 상한 200kHz 로 논의 자체가 무의미한 광대역이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작은 디스토션과 SN비를 갖는가인데 디스토션은 1kHz에서 0.1%, SN비는 105dB로 매우 뛰어난 수치다. 가장 놀라운 것은 1MΩ이라는 입력 임피던스 그리고 0.12Ω이라는 출력 임피던스다. 스피커를 핸들링하는 데 있어서 이는 거의 “더 이상 좋을 수 없다”고 얘기할 수 있는 수치다.


셋업 & 리스닝 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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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다고스티노 모멘텀 프리앰프와 모멘텀 M400 모노블럭은 B&W 800D3 의 모든 것을 끄집어내 공간에 뿌려놓는다. 소스 기기로 사용한 린 클라이맥스 DS/3 의 음색적인 매력 또한 분명 그 내부에 존재하지만 댄 다고스티노는 다시 한 번 자신만의 방식대로 전체 사운드를 조율, 지배했다. 기존에 에어 MX-R Twenty를 바이앰핑 방식으로 매칭해 선보인 적을 나는 또렷이 기억한다. 좀 더 혈기왕성해진 사운드스케이프와 핵심을 꿰뚫는 저역의 해상력과 골격, 그러나 그에 비해서도 모멘텀 모노블럭은 두 덩이 파워앰프만으로 적어도 추진력과 에너지는 남성적인 힘찬 근력을 떠오르게 만든다.


  • 0125_dagostino_album1.jpg세실 맥로린 살반트의 ‘I didn’t know what time it was’에서 스피커 사이 공간에 비교적 커다란 그녀의 보컬 음상이 맺힌다. 외곽은 뚜렷하며 어떤 음이든 어택과 디케이가 빠르고 힘차다. 보컬 이후 이어지는 더블 베이스 솔로 연주에서는 모멘텀 M400이 기존 버전에 비해서 얼마나 진화했는지 뚜렷이 증명해준다. 호흡이 분명하며 저역과 중역의 핵이 뚜렷하다. 한 줌 먼지 같은 미소 레벨의 정보도 모멘텀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는 듯 음악의 숨겨진 정보까지도 모두 내뱉는다. B&W 800D3의 우퍼는 더욱 힘차게 움직이며 완전히 제압당한 느낌이다.
  • 0125_dagostino_album2.jpg트리오 토이킷의 ‘Gadd a tee?’같은 재즈 피아노 트리오는 빠른 컴핑과 급박한 리듬이 뒤엉키며 순발력을 요한다. 놀라운 것은 볼륨에 따른 스피커 재생음의 밸런스, 다이내믹스 차이를 무시해도 좋을 만큼 어떤 볼륨에서도 선형적인 응답 특성을 보여준다는 사실이다. 기본적으로 B&W 800D3 의 토널 밸런스 감각은 유독 뛰어나며 정확한 표현력을 지니지만 모멘텀은 그런 신형 D3버전의 스케일과 첨예한 해상도를 더욱 끌어올려준다. 육중한 더블 베이스와 드럼의 인터플레이는 깊고 풍만하지만 절대 속도가 느리지 않다. 빠른 스틱의 움직임과 하이 햇 사운드, 민첩하게 정곡을 찌르는 타격감 등 모든 악기들이 활어처럼 꿈틀거린다.
  • 0125_dagostino_album3.jpg스피드에 대한 개선 부분, 또한 순간적인 타격감과 밀도, 딜레이가 느껴지지 않는 스피드 등 트랜지언트 능력에 대해서는 스테레오파일 Test CD를 활용했다. ‘Sibley sanctus lydian’만 들어봐도 대번에 기동력과 추진력의 수준이 드러난다. 그러나 짧은 폭의 빠르고 아기자기한 주파수 이동 구간보다는 넓은 폭의 주파수 이동과 커다란 폭의 다이내믹레인지 표현 구간에서 모멘텀 M400의 성능이 더욱 두드러진다. 특히 리히터의 ‘Dream 1’에서 느긋한 초저역의 울림은 마치 끝없이 침잠하는 어둠을 눈 앞에 펼쳐놓는 듯 사뭇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 0125_dagostino_album4.jpg악기들의 분리도는 내가 경험해본 어떤 앰프보다 정교하며 살아 꿈틀거리는 생명체처럼 일사분란하게 그 위치들이 조망된다. 리스닝 룸 자체는 반사보다 흡음이 많아 저역이 내 기준에 약간 적은 데에도 불구하고 낮은 저역의 숨막힐 듯한 해상도는 해당 음악의 본질에 더욱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스테이징은 스피커를 중심으로 좌/우 벽까지 넘실대며 전체 무대를 입체적으로 조망해준다. 에어 MX-R보다는 적어도 풍채가 크고 시원한 느낌이다. 따라서 대편성에서 가슴을 쓸어내리게 만드는 쾌감이 무엇보다 돋보인다. 스트라빈스키의 불새 3악장에서는 마치 방금 테스트를 끝낸 마스터 레코딩을 테스트하는 듯 악기들의 거리, 위치, 주파수 도메인에서의 미세한 약음들까지 소름끼치도록 미세하게 포착해낸다.

※ 위 유튜브영상은 리뷰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영상이며 실제 리뷰어가 사용한 음원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총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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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멘텀 400으로 구동하는 B&W 800D3는 마치 최고급 리무진을 타고 달리는 듯한 안락함과 함께 초고속으로 달리는 수퍼카의 주행에서 느낄 수 있는 쾌감을 동시에 전달해준다. 마치 속도를 올리면 올릴수록 더욱 그 성능과 실체감이 살아나는 묘한 정적의 긴장감이 공간을 가른다. 가끔 구형 모멘텀의 다이내믹스, 펀치력에 공감하지 못했던 유저들도 아마 신형 M400에서는 속 시원한 결론에 쉽게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단언컨대 댄 다고스티노의 모멘텀 M400이 놀라운 이유는 대출력과 엄청난 댐핑 능력에도 불구하고 마치 진공관에 버금가는 중, 고역의 늬앙스를 간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스라이 분진처럼 피어오르는 맑은 고역에선 어느새 바람을 타고 온 황금빛 색채의 바이올린 음 하나하나가 피어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내가 만일 나의 시스템에서 파워앰프를 업그레이드한다면 에어 MX-R Twenty 와 모멘텀 M400 사이에서 배회할 것 같다. 상당히 어려운 선택이지만 모든 것을 바칠 만큼 매력적인 앰프인 것만은 분명하다. 많은 레전드가 생을 달리하며 안타까움이 잦은 요즘, M400은 댄 다고스티노의 마지막 불꽃인듯 음악적 투혼을 불사르고 있다.

S P E C

Power 400 watts @ 8Ω
800 watts @ 4Ω
1,600 watts @ 2Ω
Frequency Response 1 Hz to 200 kHz, -1 dB
20Hz to 20 kHz, ±0.1 dB
Distortion 400 watts @ 8Ω
0.1% @ 1 kHz
Signal-to-Noise Ratio 105 dB, unweighted
Inputs 1 balanced XLR
Input Impedance 1 MΩ
Output Impedance 0.12Ω
Dimensions 12.5 x 21.5 x 5.25 in.
95 lbs.
수입사 로이코
가격 9000만원
리뷰어 - 코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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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2)
  • HAL9000

    17-01-26 13:26

    역시 미제가 최고다..
  • proto

    17-01-30 12:34

    simple is best라는 관점에서 보면 TR앰프중에 최고봉은 넬슨 패스의 앰프여야 하는데 라는 생각이 들다가.
    정작 오디오쇼 같은데서 들어보면 다고스티노의 앰프나 다른 앰프가 결과적으로 더 좋게 들려 의아하다가.
    회로설계가 단순한 앰프는 스피커도 네트워크가 단순한 걸 물렸을때 좋고, 복잡한 스피커도 뚫으려면 다고스티노가 되어야 하지 않나. 혼자 생각해봤습니다. 2000년 초반에 peak oil에 이르고 인류의 모든 문명의 꽃이 시들시들하는거 같은 요즘에도.
    DD의 모멘텀(프로그레션은 빼고)파워와 마이트너의 DA2 DAC 같은 것을 들어보면 명기는 요즘에도 드물지만 태어나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다만 돈이 없을뿐. G1이냐 G2냐. 중국이 미국을 딛고 부상하느냐. 한국은 누구편을 들어야 되나 오디오적 관점에서 보면 답은 확실하다고 봅니다. 중국이 그렇게 돈이 많다는데 결국 오디오분야에서 걔네가 만든게 뭔지 보면 답이 나오죠. 트럼프가 나온후 미국의 제조업이 살아나면 더욱 심화될꺼라고 봅니다. make america great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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