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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피에가(Piega) Coax 90.2 - 실크와 금의 감촉, 여배우의 반짝이는 입술

By Fullrange date 14-01-01 23:12 3 9,583










Prologue
 


최근에 오디오 매니아들이 하이엔드 스피커를 선택하는데 있어서 따지는 조건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고민 없이 스피커를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의 경우는 브랜드를 믿고 구입을 하겠지만, 이것저것 디테일한 근거를 많이 따지려는 오디오 매니아의 경우는 아마도 스피커에 사용된 최신 고성능 유닛을 먼저 따져보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렇다면 최근에 각광받는 고성능 스피커 유닛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진동판 소재로 따진다면 베릴륨 유닛에서 다이아몬드, 세라믹 유닛 등이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데 진동판의 소재를 희귀하고 비싼 소재를 사용함으로써 스피커의 가격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그만큼 스피커 제조사들은 좀 더 강력한 소재를 이용하여 기존의 스피커들이 재생하기 힘들었던 영역의 음을 재생해 내고 있는데, 본 필자는 과거부터 다이아몬드나 베릴륨보다도 더 관심을 갖고 있던 유닛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리본 트위터였다.

리본 트위터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에서도 경험을 해볼 수 있는 유닛인데, 아마도 리본 트위터의 사운드를 처음 들어본 유저들은 대부분 그 특유의 미려한 사운드에 놀라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이내 그 특성을 잘 살려내지 못하고 스피커를 방출하게 되는데 방출 사유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음이 얇고 가볍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리고 주변에서 리본 트위터가 달린 스피커에 대한 정보 자체가 없고, 어떻게 매칭해서 사용해야 되는지에 대한 정보 또한 별로 없다 보니 리본 트위터에 대한 자신감을 갖지 못하게 되어서도 방출을 하게 된다.

사실 이는 틀린 말은 아니다. 리본 트위터는 소리가 약간 얇고 가볍다. 실제로 전문가들이나 오디오 리뷰어들 사이에서는 거의 대부분 인정하는 사실인데 일반 돔형 유닛들 중에서 무게가 가장 무거운 것은 다이아몬드이다. 그래서 다이아몬드 유닛은 청명하고 투명한 소리에는 강점이 있지만 의외로 미려함이나 실키한 하모닉스 표현에는 다소 약점이 있다. 트위터의 진동판 무게가 일반적인 다른 진동판에 비해 월등히 무겁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극복이 안 되는 문제이다. 반면 리본 트위터의 소리가 다이아몬드 유닛 등에 비해 얇고 가벼운 대신에 해상력의 표현이나 미려함의 표현 등은 최상급이라는 것은 대부분 인정하는 사실이다. 그래서 리본 트위터는 그 얇고 가벼운 느낌만 해결을 시키면 최고의 스피커 유닛이 되는 것이다.

몇몇 스피커 제조사에서는 리본 트위터 특유의 미려하면서도 실키한 감촉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해상력, 특유의 기분 좋은 하모닉스를 포기할 수가 없어서 리본 트위터를 탑재하고 별도의 다른 미드레인지 유닛으로 그 얇고 가벼운 이질감을 극복시켜 보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도 이런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했다고 볼 수 있는 사례는 그다지 많지는 않다. 만약 현재까지 그 문제를 가장 완벽하게 해결하고 있는 스피커 제작사가 있다면 아마도 그것은 스위스의 피에가일 것이다.



 


 

이 리본이라는 진동판 소재가 다이아몬드 유닛이나 세라믹 유닛 등에 비해 뭔가 비주류로 치부되는 것 같지만, 객관적으로 그 소리만 놓고 판단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스피커에 어울리는 모양이나 가격 등을 떠나서 리본만큼 소리를 재생하기에 우수한 소재도 없을 것이다. 실제로 앞서 설명한 것처럼 미려한 해상력의 표현이나 실키한 감촉의 느낌, 예술적인 하모닉스 표현력 등에 있어서는 리본 진동판이 가장 우수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나마 이런 느낌이 비슷하게 나오는 것이 세라믹 유닛 정도이다.

그렇지만 리본 유닛이 많이 사용되지 않는 이유는 일단 가격 문제가 상당히 크며, 디자인상 스피커에 장착을 했을 때 동그란 돔 유닛에 비해 시각적으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소리적으로 월등히 다른 소리를 내다보니 다른 미드레인지와의 이질감 등의 문제 때문이다. 세상에서 가장 화려하고 멋지고 섹시한 자동차가 에스턴마틴이나 람보르기니, 혹은 각 브랜드의 고성능 슈퍼카 라인업일텐데, 가격과는 무관하게 디자인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가장 고급 차량을 선별해서 이용하는 의전 행사 때 에쿠스에 밀리는 상황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개인적으로는 리본 진동판의 소리는 굉장히 좋아하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리본 유닛에 대한 개발이나 리본 유닛을 이용한 스피커의 활용이 더디다는 것이 안타까울 정도였다.







Features



이 스피커는 스위스를 대표하는 스피커 브랜드답게 그다지 저렴하지는 않다. 유명한 초 하이엔드 브랜드 중 하나인 골드문트에 관련된 유명한 사실이 하나 있다. 골드문트라는 회사는 스위스 회사로 알려져 있는데, 사실 골드문트는 창립 초기에는 스위스와 크게 관련이 없었다. 골드문트를 운영하는 회장인 미셸 레바숑씨는 본래 프랑스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지만, 굳이 인건비나 운영비가 더 필요로 하는 스위스에서 골드문트를 시작한 것은 스위스가 갖고 있는 최고급 공산품에 대한 이미지와 그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제작 기술 능력이 세계 최정상이라는 것 때문에 굳이 생산 비용이 더 많이 드는 스위스에서 제품을 생산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지극히 사업가로써의 마인드이며 프랑스에서 제작을 하더라도 스위스에서 제작한 것과 비교해서 크게 차이가 있지는 않았겠지만 덕분에 골드문트는 자동차 다음으로 남자들이 소장할 수 있는 가장 고급 제품이라 할 수 있는 시계 산업으로 대표되는 스위스에서 생산한 제품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피에가는 바로 그런 스위스에서 1986년부터 스피커 제작 기술을 발전시켜 온 토박이 브랜드이다.



# C1 Coaxial Ribbon Unit



이번에 피에가의 몇 가지 제품을 구분 없이 다양하게 테스트를 했는데, 그 중에서 가장 메인 제품이라 할 수 있는 COAX 90.2의 경우는 C1이라는 자체 개발 리본 유닛이 탑재되어 있다. 이것은 피에가가 제작하고 있는 리본 유닛들 중에서도 가장 고급 자원인데, 그 이유는 현재 전세계에 몇 안되는 동축 리본 유닛이면서도 현재 홈용으로 이용되는 리본 유닛들 중에서 가장 최고급의 유닛이기 때문이다.

현재 리본 유닛을 고음용과 중음용을 동축으로 제작하는 브랜드도 거의 없을뿐더러 현재 동축 리본을 상용 제품에 실질적으로 어필하여 이용하고 있는 브랜드로는 아마도 피에가가 거의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C1 동축 리본 유닛은 불과 0.02mm의 얇은 알루미늄 진동막을 이용하고 있으면서도 그 진동막의 면적이 아주 넓다는 것 또한 특징이다. 리본 유닛은 진동막이 넓은 것이 고급인데 제작을 하는데 있어서 난이도도 문제지만 내구성이나 경제성에도 관련하여 대부분의 스피커 제작사에서는 섣불리 선택하지 못하는 시스템이기도 하다. 그런데 피에가의 경우는 단순히 고음용으로만 리본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리본 트위터는 음색이 얇고 가볍다는 단점을 극복시키기 위해 넓은 진동막으로 미드레인지 영역까지 리본으로 커버할 수 있는 동축 리본 유닛을 개발한 것이다. 특히 이 C1 유닛은 그 제작상의 난이도 문제 때문에 피에가의 전속 엔지니어와 그의 친아들 둘만이 제작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 정도로 COAX 90.2에 탑재된 피에가의 동축 리본 유닛은 대단히 고급이면서도 고성능의 유닛이다.

간단하게 생각하자면, 일반적으로 저가의 리본 트위터들은 진동막이라고 할 수 있는 리본이 수직으로 한줄로 제작이 되는 경우가 많다. 저가 리본 스피커들의 디자인을 보면 사진만으로도 무슨 뜻인지 금방 이해가 될 것이다. 그런데 그런 리본 트위터들도 한 개에 적게는 20만원에서 100만원정도까지 하고 그러지만 피에가의 동축 리본 유닛은 진동막의 판막의 얇기나 정교함도 월등히 우수할뿐더러 그 넓이가 일반 리본 유닛들에 비해 몇 배는 더 진동막이 넓다. 이러한 점들만 감안을 하더라도 피에가의 동축 리본 유닛이 얼마나 고급이며 고가의 유닛인지 알 수 있는데, 몸값만큼이나 실제 재생음에서도 현존하는 어떤 최고급 유닛들과 비교해서도 전혀 꿀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청자를 흡입하는 그 마력이 더 뛰어난 음을 들려준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 MOM®-Bass Woofer



우퍼 유닛은 덴마크의 스피커 유닛 제작사인 스캔스픽의 최고급 레벨레이터 유닛, 일명 바람개비 우퍼를 이용하고 있는데 이 또한 스캔스픽의 일반 버전을 그대로 가져다 사용한 것이 아니라 피에가와 공동으로 개발한 센터 폴 피스와 폴 플레이트를 신 개발하고 후면의 마그넷을 기존의 싱글 마그넷에서 더블 마그넷으로 교체하는 등. 기존의 스캔스픽 오리지널 유닛과는 완전히 다른 고성능 유닛이다. 그래서 이 유닛의 이름은 스캔스픽의 SD-1이나 18W, 4531 등이 아닌 피에가의 MOM 유닛으로 불리운다.



# Aluminium Cabinet



캐비닛은 시각적으로는 일반 알루미늄이나 하이그로시 마감 제품들과 큰 차이는 없어 보이지만, 피에가에서는 여기에 사용하는 알루미늄 원료 자체도 타 브랜드와는 차별화 되는 최상급의 원료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자면 시계의 외부 섀시도 사진으로 봤을 때와 실제 사용하면서 느껴지는 마감의 수준이 차이가 있듯이 말이다. 실제로 피에가는 3톤짜리 알루미늄 덩어리를 7500톤짜리 프레스 기계로 압출한 최고급 알루미늄을 주원료로 이용하여 그 알루미늄을 스위스의 시계 가공 기술과 동일한 가공을 거쳐서 이용한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스피커는 역시 체리색의 나무 무늬결이 눈에 띄어야 스피커답다는 말들도 있지만, 피에가의 경우는 지극히 과학적인 FACT를 근거로 알루미늄 새시를 이용하고 있으며, 내부의 공진을 잡기 위한 격목과 각종 충진재 등을 이용하여, 일반적인 MDF나 무늬목에 비해서는 더 견고하고 정확하며 정교한 사운드에 유리하면서도 왜곡이 덜 일어날 수 있는 구조로 알루미늄 케이스를 제작하고 있다. 겉으로는 그 무게도 별로 안 나갈 것처럼 보이지만 높이가 딱 1M미터 정도 되는 COAX 70.2도 40KG이 넘을 정도로 대단히 견고하고 탄탄하게 제작이 되고 있다.







Sound


사운드에 대한 평을 하기 전에 매칭 포인트에 대해 먼저 언급을 하고 싶다. 매칭을 하는 개인마다 기호가 다르겠지만 본인이 테스트를 해보기로는 이 스피커를 엄청나게 투명한 고음을 내도록 매칭을 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잔향과 배음을 살려주고 부드럽게 매칭을 해주는 것이 오히려 좋은 매칭이었다. 기본적으로 해상력이나 투명도 자체는 현존하는 최고 수준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배음만 잘 살려줘도 해상력과 투명도는 여전히 최상급으로 재생이 된다. 그렇지만 오히려 음의 이탈력을 너무 강조해서 그렇지 않아도 투명한 소리를 더더욱 투명하게만 재생하도록 하면 중역대의 표현력이 없어져 버린다. 예를 들어 설명을 하자면, 꽃가루는 그냥 입으로 불어주기만 해도 하늘에 잘 날아가며, 쌔게 불지 않고 서서히 불어줘야 오히려 살랑살랑 나부끼며 여러 꽃가루가 주변으로 넓게 펼쳐지면서 날아가게 되는데 여기다 굳이 선풍기를 틀 필요가 있겠는가? 꽃가루 모아놓고 선풍기 틀면 오히려 절반 가까이는 바람이 너무 쌔서 땅으로 떨어져 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바로 피에가 COAX 시리즈는 그런 느낌이다.

그냥 부채로 살짝살짝씩만 바람을 불어넣어줘도 엄청난 입체감과 해상력을 발휘해 주는 스피커이다. 매칭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들의 경우는 무조건 더 강한 경향의 앰프만 매칭하는 경우도 있지만 피에가의 경우는 강한 앰프보다는 오히려 잔향감이 좋고 중역대 표현력이 뛰어난 소스기나 앰프가 잘 어울린다. 음의 이탈감이나 구동력이 굉장히 뛰어난 앰프가 아니더라도 엄청난 수준의 입체감과 해상력을 발휘해 주며 CDP나 DAC의 경우도 해상력이 굉장히 뛰어나고 광채를 발하는 느낌의 소스기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해상력이나 레이어감이나 입체감 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으로 발휘해 준다. 그 이유가 바로 강하게 음을 내질러서 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음이 다 잘 재생될 수 있도록 잔향과 배음을 살려주는 포인트가 필요한 것이다. 매칭 기기로 메르디안의 소형 DAC인 디렉터(Director)와 잔향감과 중역대를 미려하고 투명하게 재생해 주는 플리니우스 히아토(Hiato)를 사용했는데, 오히려 월등히 강력한 앰프와 소스기를 매칭했을 때보다 훨씬 더 좋은 음을 들을 수 있었다.

그 재생음의 느낌은 이루 말로 다 표현하기도 힘들 정도로 황홀한 수준이다. 황홀하다는 표현에 대해서 감정적인 과장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필자가 항상 하는 이야기가 있다. 내가 테스트하면서 느꼈던 것을 다른 사용자들이 동일하게 못 느끼는 것은 일단은 공간과 매칭부터 다르기 때문이다. 일반 소비자들보다도 오히려 더 까다롭다면 까다롭다고 할 수 있는 필자가 황홀한 정도였다면 분명 동일한 조건상에서 일반 소비자들도 황홀하다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Listening


에바 카시디(Eva Cassidy) - [Songbird]



개인적으로 여성 보컬곡 중에서는 테스트곡으로 자주 사용하는 곡인데, 하나의 곡을 여러 가지 방면으로 평가를 할 수 있고 여러 가지 느낌으로 즐길 수 있겠지만 이런 정도로 입체적이면서도 실키하고 달달한 느낌을 내주는 경우는 없었던 것 같다. 동일한 곡을 오히려 더 고가의 기기로 매칭하여 다이아몬드 트위터를 탑재한 스피커로도 두어가지 들어봤고 세라믹 유닛이나 베릴륨 유닛 등이 탑재된 스피커로도 들어봤지만 스피커 가격이 4천만원이 넘어가고 매칭 시스템 역시 1억 가까이 되는 시스템이 아니고서는 오히려 현재의 피에가에서 재생되는 중고음이 더 마음에 든다.

이 소리는 어느 정도 정점에 도달한 소리이며, 질감적인 측면에서나 오디오적인 한계점으로 보더라도 최상층에 도달한 음질이다. 이러한 표현에 대해 너도나도 인정하는 대표적인 오디오 시스템들을 소장하고 있는 유저들 사이에서는 과장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분명 직접 청음을 해보고 판단해 보기 바란다. 특히, 본 필자가 권장하는 매칭인 힘을 강조하기 보다는 잔향과 배음을 살려주는 매칭으로 말이다. 아마도 다이아몬드고 뭐고 중음과 고음의 재생력만큼은 피에가쪽이 더 나았으면 나았지 덜하지는 않다는 것을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게 될 것이다.

흔히들 막을 걷어낸 것 같은 음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 막을 벗겨낼 때도 그냥 거칠게 벗겨내서 속살에 흠집이 생기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속살이 지저분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피에가 COAX의 소리는 막을 한번만 벗겨낸 것이 아니라 몇 번에 걸쳐서 벗겨낸 것이거나 아니면 아예 원래부터가 막이 없는 상태의 소리라고나 할까? 마치 아기살과 같은 느낌이다. 재생되는 표현의 수위 급수가 너무나 다르다. 아기 살의 감촉과 솜털까지 다 느껴지는 느낌이다. 아무리 여배우들의 살결이 좋다고 한들, 아기 살보다 더 곱고 투명하겠는가? 비교 자체가 안 되는 것이다.





Jeanette Lindstrom - [Butterfly]



Butterfly의 경우는 하얀 눈 산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화사하다는 말 정도로는 표현이 너무 약하고, 엄청나게 순하고 맑은 음을 들려주는데 단순히 얇게 뻗는 느낌으로 귀를 자극하는 소리가 아니라 대단히 미려하면서도 촉촉함의 극한을 들려준다. 그리고 그 음이 아주 넓게 펼쳐진다. 넓게 펼쳐질 때는 탁 트인다는 표현을 쓰곤 하는데 이 소리는 탁 트인 소리가 아니라 그냥 자연스럽게 넓게 펼쳐진다. 스피커를 그냥 시청실 양쪽 끝 구석에 배치해 놓고 토인만 시켜놔도 입체감과 무대감이 형성된다. 그만큼 음의 산란과 펼쳐짐이 좋다는 반증이다. 공기중에 음이 스며드는 정도가 일반적인 돔 트위터들과는 게임이 안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한가지 차이점이 있다면, 다른 대형급 스피커들은 고음과 중음, 중음에서 저음까지의 연결음이 매우 자연스럽고 미끈하면서 깊이있는 음을 내준다면 피에가 COAX는 그런 측면에서는 다른 대형급 스피커들에 비해 약간 밀리는 정도이다. 중고음의 질감 자체는 현존하는 최고 수준이라고 할만하다.





포플레이(FOURPLAY)


저음의 탄력이나 스피드, 텐션감, 심도를 테스트해보기 위해 포 플레이를 재생해 본다. 우퍼 유닛의 구경이 작기 때문에 저음이 약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물론 통울림을 적절히 이용하는 대형급 스피커들과는 차이가 조금 있다. 같은 COAX시리즈의 스피커들 중에서도 비교적 체구가 작은 COAX 10.2이나 30.2의 경우는 저음이 깊지는 않지만 의외로 단단하면서도 탄력적인 저음을 들려준다. 반대로 체구가 70.2나 90.2정도가 되면 저음의 깊이감이나 탄탄하고 강력한 느낌까지도 뒤쳐지지 않는다. 윤곽을 딱딱 잡아주는 능력도 흠잡을 것이 없고, 나무 인클로져를 사용한 스피커들에 비해 월등히 텐션감이나 어택감은 더 뛰어나다. 비슷한 예로 엘락의 300시리즈에 힘 좋은 앰프를 붙여본 경력이 있다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순발력이나 스피드도 나무랄 것이 전혀 없다. 아주 기민하고 탄력적이고 저음을 표현하는 것에 대한 테크니션도 대단히 뛰어나다. COAX 90.2의 경우 스피커의 체구도 제법 크고 우퍼 유닛의 사이즈가 8inch 더블 시스템이기 때문에 저음의 질에 있어서도 전혀 아쉬울 것이 없다. 과감하게 내지르는 표현이나 깊게 뚝 떨어지는 저음의 표현에도 능숙하다. 피에가의 제품 설명을 참고하면 인클로져의 강성이 높고 내부적으로 공진을 차단하기 위한 과학적인 설계가 되어있기 때문에 공학적으로 볼 때, 사이즈가 더 큰 나무 인클로져의 시스템보다 더 강력한 저음을 재생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좀 더 강력한 저음을 재생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맞는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역시 통울림을 상당 부분 배제를 시키고 있는 시스템이다 보니 저음의 깊이감이나 진득하고 낮게 쫙 깔리는 느낌에서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물론 너무 늘어지는 저음을 기피하는 유저라면 피에가가 표현하는 저음이 가장 안성맞춤이 될 것이다.

FOURPLAY의 곡을 재생함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일렉트릭 음악인만큼 좌우 채널 분리도나 좌우로 나뉘어서 재생되는 효과음들이 뛰어난 곡들인데, 그런 테크니컬적인 표현력도 아주 우수하며 신명난다. 충분히 에너제틱하면서도 테크니컬적으로 최상급의 사운드를 재생해 준다. 마치 일반적인 오디오로 듣던 것보다 월등히 입체감이 뛰어나고 앞뒤/좌우 레이어감의 수준도 일반 고전적인 스피커들에 비해 월등히 우수하다보니 마치 3차원적인 사운드가 아니라 4차원적인 사운드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이다.





유키 구라모토(Yuhki Kuramoto) - [Romance Collection]



맑은 얼음 같은 음을 들려준다. 연말이나 새해면 TV에 나오는 영상들이 있는데 낮은 개울가에 얼음이 얼렸는데 그 사이로 맑디 맑은 물이 흘러내리는 장면들이 있다. 그 영상을 보면 어떤 느낌이 드는가? 당연히 춥고 차갑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그 영상을 촬영한 촬영 감독 입장에서는 차갑고 추운 느낌을 받으라는 의도로 그 영상을 찍어서 시청자들에게 보여주진 않았을 것이다. 맑디 맑은 자연과 순수함을 전달하고자 그 영상을 찍었을 것이다. 지금 유키 구라모토의 연주음에서 그런 느낌을 받게 된다.

계속 이런 식으로 강조를 하면 지나치다 싶을 수도 있겠지만 확실히 리본 동축 유닛과 초정밀 스위스 기술로 만들어진 알루미늄 인클로져에서 나오는 청초하면서도 투명하고 맑디 맑은 음은 다른 스피커에서는 전혀 들어본 적이 없는 음이다. 그리고 피아노 소리의 잔향음이 너무나도 미려하고 예쁘고 영롱하다. 그리고 무조건 맑디 맑고 투명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유려하고 미려한 잔향미와 영롱함도 함께 갖추고 있어서 피아노 음을 재생하는 또 하나의 정점이라고도 생각된다.





브람스 헝가리 무곡 / 야노스 스타커 - [바흐 무반주 첼로]



이 음반은 굉장히 녹음이 잘된 음반이다. 좋은 오디오 시스템과 좋은 환경에서 청취를 하면 녹음된 장소의 공기감을 느낄 수 있다. 피에가 COAX는 그 좋은 오디오 시스템의 범주 안에 들어가는 셈이다. 극명한 생동감이 있다. 첼로 연주자가 정말 바로 앞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첼로 소리가 녹음된 장소에서 얼마만큼 공명하고 있는지 그 공기감까지 느낄 수 있다. 현을 활로 긁어 내릴 때마다 그 살아있는 듯한 생동감과 숨결이 느껴진다. 워낙 해상력이 좋다 보니 현을 긁어 내릴 때의 그 마찰음이 대단히 투명하면서도 현장감이 넘치도록 생기 있게 재생된다. 그 느낌이 그냥 짜릿하고 쨍쨍하게 재생이 된다면 너무 귀가 아프겠지만 그 음을 재생하는 결의 느낌도 마치 고운 실크같은 느낌이다. 최소한 에소타에 소스와 앰프를 아주 잘 물렸을 때 혹은 세라믹 유닛정도는 되어야 구현이 가능한 수준의 음색이다.





Joseph Haydn (1732-1809): String Quartet In D, Op. 76, No. 5 - Finale - Presto



현소리도 대단히 뛰어나다는 것에 대해 섬뜩 놀라게 된다. “아~ 의외다. 의외인데?” 라는 말이 연신 나온다. 아마도 어느 누가 이 철통으로 만들어진 이지적인 느낌의 스피커에서 이토록 생동감이 넘치면서도 아름답고 고운 현소리가 날 것이라고 상상이나 했겠는가? 역시 넓은 진동막을 동반한 동축 리본 유닛의 능력은 대단하다 할 수 있다. 연주의 느낌상, 극활강의 현악기 연주음을 들려주지만 의외로 날카롭거나 날이 선듯한 쨍한 느낌은 전혀 없다. 김연아의 프리 스케이팅에서 거칠다거나 딱딱하다는 느낌이라거나 차갑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 것처럼 피에가 COAX는 차가운 몸체를 갖고 있지만 너무나도 광활하고도 투명하고 맑디 맑은 음을 재생하면서 거친 구석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음을 재생한다. 그리고 음의 펼쳐짐이나 음의 침투력, 이탈감도 대단히 뛰어나서 동 사이즈 대비 가장 월등한 수준의 현장감과 생동감, 무대 스테이징을 발휘해 주는 것도 박수를 쳐 줄만 하다.





투티! (Tutti!)



COAX 90.2로 대편성 클래식을 재생해 보았다. 90.2는 그림으로 보는 것보다 크고 대담하며 깊고 탄탄한 체구를 갖고 있다. 무게도 46kg이나 되는 녀석이라, 그림으로만 보이는 가벼운 이미지와는 소리부터 다르다. 8inch 우퍼 더블 구성은 사실상 각 브랜드의 플래그쉽 기종들과는 유닛 구성은 동일한 구성이라 할 수 있는 정도이다.

투명하면서도 미려하고 레이어감이 뛰어난 무대감을 연출해 준다. 공기감 혹은 에어리함이 좋은 소리이다. 레이어링, 레이어감, 공기감, 에어리함 등은 모두 비슷한 뜻을 공유하는 표현들이다. 단순하게 표현하기에는 입체적이라는 말인데 그 정도로 단순하게 표현해서 될 정도가 아니라 입체적인 수준으로 봤을 때는 현존하는 가장 상질의 홀로그래픽적인 입체감이다. 대신에 그 입체감이 오와 열을 갖춰서 자로 잰 듯 딱딱 음을 정교하게 배열시키고 배치를 시키는 입체감이라기 보다는 말 그대로 오로라 같은 홀로그래픽적인 느낌의 입체감을 보인다. 그래서 미려하다거나 유려하다는 표현을 쓰는 것이다.

비교적 저음은 풀어지는 느낌보다는 동급의 다른 스피커들에 비해 좀 더 탱글탱글한 탄력감을 갖고 있다. 늘어지는 저음이라기 보다는 양감이 아주 많지는 않고 적당한 양감에 탄탄함과 탱글탱글함이 좀 더 보강된 소리 특성이라는 이야기이다. 그렇다고 저음이 약한 것은 아니고 저돌적으로 강력하게 치고 나올 때는 충분한 만큼 어택감을 발휘해 주기도 한다. 행진곡이나 격렬하고 장중한 느낌의 대편성 곡을 들었을 때, 중역대의 펼쳐짐이 너무나도 아름다운 소리이며 마치 꽃밭에 빠진 것 같은 느낌의 환희와 기쁨을 선사해 주는 소리이다. 값어치를 따지기 전에 어찌 되었건 이상적이고 상징적인 음색이며 대단히 고급스러운 경지의 소리임은 분명하다.







Conclusion



중요한 이야기는 앞서 본문 중에 다 했다. 상징적인 음색이며 고급스러운 경지의 소리. 어느 정도 정점에 있는 소리라는 표현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들까? 경지, 상징, 정점이라는 표현은 말 그대로 최고라는 말이다. 그렇지만 분명, 중고음의 표현력만큼은 현존하는 최고의 수준에서 절대 빼놓아서는 안될 음질이다. 음질이라는 것이 중고음만 놓고 평가할 수는 없겠지만 아마도 중저음의 느낌에서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어도 중고음의 느낌에서는 대단히 많은 유저들이 이 스피커의 음질에 대해 인정하게 될 것이다.

어디 시청회나 매장에 가서 잠깐 들어보는 것으로는 본 필자가 느낀 바를 쉽게 느끼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앞서도 언급을 했지만 리뷰어가 느끼는 것을 일반 유저가 못 느끼는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리뷰어와 동일한 조건이 아니었거나 아니면 리뷰어가 과장이 심했거나 둘 중 하나이다. 그렇지만 이번 리뷰는 과장이 그리 심하지는 않았다.

오디오는 들을만하면 만족하기 위해 하는 취미가 아니다. 들을만한 것을 찾기 위한 취미가 아니라는 의미다. 특히 하이엔드는 더 그렇다. 사람들은 하이엔드가 뭐 별거냐고 들 한다. 내가 좋으면 그게 하이엔드고 만족스러운 음이라면 그게 하이엔드라는 말로 자족하곤 하지만 하이엔드 오디오가 존재하는 이유는 들어보지 못한 음질을 듣기 위함이다. 더 좋고 덜 좋고의 문제라고나 만족하고 만족을 하지 않고의 문제가 아니다. 좋은 음은 얼마든지 더 저렴한 가격으로도 만들 수 있지만 더 돈을 들여서 하이엔드에 접근하는 이유는 그만큼 존재감이나 존재의 이유가 다르기 때문이다. 문제는 다름이라는 것이다.

 

고가의 스피커를 구입함에 있어, 그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영역의 음질을 들려주느냐가 중요한 부분이다
피에가가 그런 음질을 들려주는 스피커냐고 묻는다면 나는 단호하게 "그렇다" 라고 대답할 것이다



나는 이번 리뷰를 원래 다른 리뷰어가 작성하기로 했었는데 음악을 들어보고 나서는 자진해서 작성한다고 해서 작성하게 되었다. 연말이라 바쁜데 괜히 나서서 고생을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만큼 스스로 추천할만 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도맡아 하기로 한 것이다.

일반적인 유저들은 브랜드의 네임 밸류를 먼저 생각하겠지만, 나는 따지는 부분이 좀 다르다.
고급 제품을 고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내가 아직까지 감상해 보지 못한.. 혹은 내가 아직 알지 못하는 영역의 소리를 들려줄 수 있느냐? 없느냐? 이다.
이것은 상당히 중요한 문제이다.

고가의 스피커를 구입할 때 구매자들은 고민하는 것이 몇가지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 상당히 큰 부분은 내가 구입하는 스피커를 남들이 얼마만큼 인정해 주느냐? 일 것이다.
그렇지만 본인은 좀 다른 시각을 갖고 있다.
남의 시선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 스피커를 내가 한번쯤 사용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가? 또는 이 제품이 내가 그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또 다른 영역의 음질을 들려줄 수 있느냐? 이다.
만약 금액을 떠나서 오디오 매니아라면 흔한 것보다는 또 다른 영역의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기기가 더 매력적일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피에가의 스피커가 그런 또 다른 영역의 음질을 들려주는 스피커냐고 묻는다면, 나는 단호하고 확실하게 "그렇다" 라고 대답할 것이다.


 



Technical data

Design principle 3-way-system
floor-standing loudspeaker Recommended
amplifier output
20 – 250 Watt Sensitivity 92 db/W/m Impedance 4 Ohm Frequency range 24 Hz – 50 kHz Equipment 2 18 cm MOM®-Bass
1 C1 coaxial ribbon system
  Connection Bi-Wiring /WBT Dimensions (H x W x D) 112 x 26 x 33 cm Weight 46 kg Finish Aluminium silver anodized
Aluminium black anodized
White varnish

CONTACT: 샘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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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3)
  • proto

    14-01-02 10:30

    요즘 김연아 선수의 연기를 보니. 어렸을때 탱고를 출때는 실크돔에 목재인클로저의 느낌이었는데. 최근에는 피에가처럼 금속처럼 단단하고 차가울꺼 같은 외관이지만 섬세함과 강인함이 더 좋아진 느낌이더군요. 칼로 찔러도 안 들어갈처럼 인간이 아닌 뭔가 피겨의 결정체로 변해가는 것 같아 인간이 초인으로 다가가는 궁극의 느낌이 듭니다. 사실 정치인도 사람좋은거 같고 폭신폭신한 푸근이들은 역사적으로는 이루는게 없고 자식세대에 욕들어 쳐먹을 사업들 펼쳐놓고 죽고, 피도 안나올꺼 같이 차가운 인물들이 후세에 욕먹을일 없이 깨끗하게 지내는 일이 많은데. 피에가 상급기도 항상 좋게 들었던 기억입니다.
  • 제나

    14-01-02 13:52

    피에가 Coax 90.2를 오딘 모노모노, 크렐 에벌류션으로 청취하였을 때, "강력한" 저음 및 해상도 높은 소리를 인식할 수 있었으나, 뭔가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 그 때문에 저도 플리니우스에 물려보면 어떠할까 생각했었읍니다.
    플리니우스가 더 좋은 매칭이라는 점에 동의하며, 또한 어디선가 청음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네요.
  • 낑깡

    14-01-02 18:31

    실질적으로 피에가라는 브랜드가 유럽 및 일본에서는 엄청나게 팔린다고 합니다.
    요 근래 수입원에서 청음행사를 해서 저도 들어보았지만, 정말 미려하고 시원한 고음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중저음은 제품의 인클로우져 특성상 풍성하고 퍼지는 느낌의 앰프가 아닌, 하이스피디 하고 박력있는 앰프가 매칭이 좋을것같더군요... 인상적인 스피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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