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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프로악 Response D TWO - 잃어버린 감성을 찾아서

By Fullrange date 13-10-08 17:03 0 7,542

 
 

 



Nothing But Equipment


하이파이 분야가 수십 년 전에 비해 커다란 발전이 없고 그 발전 속도가 느리다고 불평을 하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하이파이 시스템에 꼭 그러한
빠른 진보를 강요할 필요는 없는 게 하이파이인지도 모르겠다. 리뷰 때문에 종종 하이엔드 스피커들을 들어보면 그 기술적인 발전이 눈부실 정도로 많은 진보적인 테크놀로지와 소재들의 활용이 놀랍지만 한편으로는 꼭 그렇게까지 만들어야 하는가 하는 회의가 밀려올 때도 있다. 마치 로보캅이나 최근의 트랜스포머 같은 모습을 한 스피커와 장비들로 과연 음악을 듣는 건지 아니면 공장을 돌리는 것인지 한심해지기도 한다. 원래 오디오를 운용하는 소기의 목적이라는 것이 그저 즐겁고 편안하게 전세계 뮤지션들이 연주하고 엔지니어가 녹음한 음악의 감상, 그것이 전부 아니었던가?





 


 

Professional Acoustic

그런 면에서 볼때 프로악(Proac)이라는 메이커는 우리가 그토록 소원하는 음악 감상에 대해 아주 순수한 시각으로 오랫동안 그들의 철학을 견지하고 있는 메이커로 보인다. 그것도 미래 지향적이 아닌 아주 베이직한 방식을 통해서 말이다. 자동화 공정을 통해 최신 메커니즘과 기능을 탑재해 만들어진 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테크니컬은 떨어지더라도 기본적인 성능에 충실한 수공 빈티지 클래식을 선호하는 사람이 있다. 또 도회적인 분위기의 라운지 바에서 먹는 널리고 널린 와인보다는 약간은 허름해 보이지만 오랜 역사와 함께 그곳을 걸쳐간 수많은 사람들의 숨결이 묻어나는 클래식컬한 분위기의 와인바에서 즐기는 빈티지 와인은 다르다. 만일 전자가 최신 트렌드에 물든 일반적인 공산품 같은 오디오라면, 후자는 오랫동안 전통을 지키려 애쓰며 만들어온 수공 명품 같은 오디오를 연상시킨다. 프로악은 바로 후자에 가까운 인상을 풍기는 영국의 스피커 메이커 중 하나다.
 


Mr. Steawart Tyler 에 의해 1972년에 설립되었으니 이제 거의 반세기가 가까워지는 세월이 유수처럼 흘렀다. 그동안 많은 모델들이 그에 의해 기획되고 튜닝되어 시장에 출시되었으며 여전히 많은 프로악 마니아들을 전 세계에 거느리고 있는 프로악이다. 그리고 이제까지 쌓아온 전통의 대지 위에 실로 오랜만에 라인업 전면 교체를 선언하고 발표했던 것이 바로 레스폰스 D 시리즈였다.

필자가 프로악의 대표적인 스테디셀러 레스폰스 1SC를 처음 들었을 때의 느낌은 마치 클래식 악기를 위해 태어난 스피커라는 인상이었다. 예를 들면 바이올린 이름을 모델명으로 쓰곤 했던 소너스 파베르가 그래왔듯이 프로악은 알파벳과 숫자로 이루어진 모델명을 가지고 있음에도 마치 클래식 악기의 어쿠스틱 음향을 제대로 재생하기 위해 조율된 듯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오랫동안 운용하지 못하고 떠나보낸 기억이 있다. 당시엔 클래식보다는 퓨전 재즈와 팝, 록을 더 좋아하던 시절이었다.

 





about Response D TWO

그리고 이제 세월이 흘러 프로악이 그들의 간판 북쉘프로 내놓은 레스폰스 D TWO 앞에 섰다. 감회가 새롭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다지 크게 변하지 않은 외모 때문에 마치 다시 찾은 그 예전 단골 바에 들어온 듯 편하고 옛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라 금새 친근한 느낌마저 든다.
 



▲ D TWO 체리 마감


D TWO 북쉘프는 자작나무 합판을 재료로 한 단단한 인클로져가 일단 눈에 들어오는데 밀도가 높으면서 아름다운 표면 마감을 자랑한다. 유닛을 살펴보면 구형 레스폰스와는 다른 드라이버와 마그넷 구동 시스템을 도입한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베이스 미드레인지 우퍼는 6 1/2"인치의 시어스(Seas) 특주 드라이버가 눈에 뛴다. Excel 마그넷 시스템에 의해 구동되며 황동 페이즈 플러그를 채용한 이 우퍼는 코일과 마그넷에 프로악의 독자적인 테크놀로지와 튜닝 기술이 적용된 것으로 상급 레스폰스 D15에 쓰인 것과 동일하다. 그리고 1인치 실크 돔이 바로 위에 한쪽으로 치우쳐 위치해있다.
 
 

 

▲ D TWO 메이플 마감


여기서 트위터의 위치는 일종의 ‘Mirror Image' 설계인데, 공간의 크기와 스피커 사이 간격에 따라 달리 배치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만일 스피커 간격을 넓게 벌려 놓을 경우 트위터 사이 간격을 좁게, 즉 안쪽으로 몰리게끔 배치하고, 만일 스피커 간격을 좁혀서 설치할 경우는 트위터가 우퍼보다 바깥 방향으로 위치하게끔 스피커 좌, 우를 바꾸어서 설치해야한다. 



 




Features

공칭 임피던스 8옴에 88.5db 로 공개된 스펙이지만 실제 운용하면서 느낀 체감 상 음압은 약간 더 낮은 것처럼 느껴진다. 다시 말해 소리가 쉽게 터져 나오면서 밀도감이 떨어지는 스피커가 아니라 아주 낮은 볼륨에서 큰 볼륨까지 선형적인 특성에 응집력 있는 소릴 낼 수 있는 스피커라는 얘기다. 대역은 30Hz에서 30kHz로 꽤 커다란 인클로져에 아주 베이직한 디자인의 북쉘프지만 광대역을 소화하는 고성능 북쉘프의 범주에 넣을 수 있겠다.

그러나 이러한 시시콜콜한 스펙들이 이 스피커에 대해서 설명해줄 수 있는 것은 사실 별로 많지 않았다. 최신 제품들 중 많은 경우 스펙에 소리에 대한 많은 정보가 들어있고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할 정도로 유닛 특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측면이 많은 반면, 프로악의 스피커는 스펙으로 예측 가능한 소리 특징이 많지 않았다. 
 



▲ 바인딩 포스트  


D TWO 의 퍼포먼스를 직접 확인해보기 위해 두 개의 앰프를 매칭했다. 하나는 기존에 리뷰했던 심오디오 네오 340i, 그리고 유니슨 리서치의 유니코 Nuovo 하이브리드 인티앰프다. 워낙 극과 극을 달리는 사운드 컨셉을 가지고 대척점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D TWO 의 앰프 매칭에 따른 음질적인 차이를 파악하기 수월한 편이었다. 소스기기는 오라릭 VEGA DAC, 그리고 맥미니와 외장하드 안에 저장된 무손실 음원 파일을 푸바 2000을 통해 플레이했다.  






 



▲ 유니슨 리서치 유니코 Nuovo &  심오디오 네오 340i


Matching Amplifiers


우선 심오디오 340i 와의 매칭에서는 기존에 프로악 1SC 등의 레스폰스에서 들을 수 있었던 현의 질감, 중독성을 불러일으키는 잔향의 하모닉스 등이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심오디오가 과거 구형 문(Moon) 시리즈에 비해 좀 더 풍윤한 소릴 내주는 쪽으로 진보하긴 했지만 여전히 심오디오는 높은 해상력과 탁월한 정위감, 그리고 풍성하기보다는 늘씬한 토널 밸런스와 스피드가 강점이기에 프로악의 장점을 부각시키기보다는 단점을 최소화시키는 쪽으로 사운드의 방향을 바꾸어놓았다. 예를 들어 저역 해상력과 스테이징이 프로악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그 퍼포먼스가 높게 느껴졌다. 프로악이라기보다는 모니터오디오나 AE 같은 스피커의 높은 해상력과 스테이징이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프로악을 이러한 방식으로 듣는 것보다는 프로악의 장점을 더욱 부각시켜서 듣는 것이 더 좋을 것같아 이후 유니슨 리서치의 유니코 Nuovo 로 구동하면서 프로악의 장점을 더욱 부각시키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해 리뷰에 들어갔다.





 


 


Listening

리뷰에 사용한 음원은 오디오파일 레코딩을 전문으로 하는 Fim (First Impression Music) 레이블의 [Super Sound Vol. II] 앨범이다. 전곡을 반복 청취하며 테스트를 진행했다.

2번 트랙인 Randy Petersen 의 ‘Shenandoah’를 들어보면 갑자기 스테이징이 커다랗게 확장되면서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와 새들의 지저귀는 사운드는 청음실 전체를 어느 깊은 숲속으로 옮겨 놓은 듯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해준다. 마치 숲 속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악기 소리를 듣는듯한데 음악은 그렇게 고요한 가슴에 파장을 일으켜가며 감성을 자극해온다. 좌, 우 스테레오 이미지나 스테이징, 해상력 이런 게 다 무슨 소용이냐는 듯 D TWO 가 만들어내는 세상은 지극히 자연스럽고 우리 곁에 항상 머물러 있는, 작지만 소중한 것들을 떠올리게 만든다. 1SC에서 들었던 무대의 크기보다 훨씬 더 커다란 스케일을 보여주었고 단지 작은 북쉘프 모니터라고 단정할 수 없을 정도로 청음실을 가득 채우는 음압감을 체감할 수 있었다.

5번 트랙인 Amanda McBroom 의 'The Rose'를 들어보면 고풍적인 느낌의 리메이크로 녹음된 보컬이 거의 클래식 성악 같은 인상을 준다. Amanda McBroom 의 보컬은 실로 경건한 느낌이 들 정도로 청명하며 여느 현대적인 광대역 스피커들에서 들을 수 없는 무언가 끈끈한 느낌이 짙게 배어 있다. 이런 점에서 현대 하이파이가 목표로 하고 있는 원음 재생이라는 대전제에서 프로악은 약간은 비껴가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는데 프로악은 과거에나 현재나 원음이나 현장음의 정확하고 정직한 재생만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오히려 실제 현장음 또는 녹음된 마스터 레코딩보다 홈 어쿠스틱 환경에서 더욱 맛깔난 소리를 추구하는 듯 프로악 특유의 컬러링은 음악에 깊게 몰입하게 만드는 중독성을 지닌다. 정확하고 정직한 사운드를 재생하는 북쉘프 모니터는 널렸다. 이곡에서 보컬이 내주는 목소리를 그러한 스피커로 감상한다면 무미건조하고 재미없는 소리일 수도 있다. 그러나 D TWO 로 듣는 이 녹음은 전에 없이 애잔한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8번 트랙 Lisa Bergman의 'Limelight / Gone with the Wind' 로 넘어가면 살을 애는 듯한 바이올린 선율이 프로악 D TWO 의 장점을 유감없이 발휘해준다. 적당한 두께감에 유연하면서 찰진 현악의 텍스쳐가 짙고 깊게 표현된다. 적당한 두께감에 기분 좋은 인클로저 울림이 가미되어 연주의 매력을 한껏 더한다. 다인의 에소타가 채용된 스피커를 들을 때도 마찬가지로 다인만의 컬러링 덕에 이러한 애절한 감흥을 느끼는 경우가 있는데 프로악은 또 프로악 나름대로의 중독적인 컬러링을 표출한다. 윤기를 머금은 보잉엔 흐느끼는 듯 종종 가슴을 여미는 느낌마저 감돈다.

다시 1번 트랙으로 돌아가 ‘The Magnificent Seven’를 들어보면 D TWO의 또 다른 면모, 즉 스케일과 다이내믹스에 대한 부분을 엿볼 수 있다. 또렷한 정위감이나 포커싱보다는 깊은 음장과 깊은 뎁스, 그리고 따스하고 짙으며 유연한 음색으로 승부하는 스피커가 프로악이다. 그러나 D TWO 는 예상보다 더욱 역동적인 무대 스케일을 구현하고 있는 모습이다. 과거 프로악 스피커에서 단점으로 지적되었던 다소 흐릿한 저역이 아니다. 깨끗하고 명징하며 군더더기 없는 저역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게다가 구형 궤짝에서나 들을 수 있을 법한 풍성하고 아름다운 잔향마저 그 안에 심어 놓았다. 양적으로 풍성하고 긴 여운을 남기는 저역 특성은 아니지만 차갑고 빠르게 끊어버리는 저역이 아니라 하모닉스에 충실하기에 얻을 수 있는 소리다. 요컨데 풍윤한 느낌을 주면서도 과장되거나 요란스럽지 않은 고급스러운 저역 품질을 보여준다. 




 



 

Conclusion

프로악 D TWO를 듣는 내내 필자는 사운드 테스터, 리뷰어로서의 본분을 망각했다가 다시 돌아오기를 반복했다. 종종 활용하는 테스트 음원을 듣다가는 이내 어디 좋은 음악 없나 하면서 컴퓨터 하드를 뒤적이기 일쑤였다. 불현 듯 정신을 차리고 보니 ‘소리’가 아닌 ‘음악’을 듣고 있는 자신을 보고는 헛웃음이 나왔다. 리뷰를 마치고 마지막으로 D TWO 에서는 자동으로 다음 곡 ‘Take Five' 가 흘러나오는 순간 어떤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무형의 힘에 의해 나는 가슴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오랫동안 찾고 찾았던 음반을 손에 쥐고 귀가해 나만의 오디오 시스템에서 플레이하며 처음 느꼈던 그 설레임과 음악 자체에 대한 감동. 어쩌면 소리만을 쫒아 다니다 하드웨어에 묻혀 가려졌던 감성이 D TWO 로 인해 새롭게 생명을 얻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일 수도 있다. 무릇 새롭고 진보적인 테크놀로지가 소리를 담보하지도 못하지만 사람의 음악적 감수성을 일으켜 세운다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 오랫동안 변치 않는 디자인에 어떤 첨단 기술 같은 것도 적용하지 않고 묵묵히 사람의 손으로 한땀 한땀 만들어온 프로악의 스피커들, 오히려 지금과 같은 시절에는 쉽게 볼 수 없는 가치와 희귀성까지 가진다. 위상의 정확한 일치를 위한 타임 얼라인먼트 덕에 여기 저기 뒤로 눕는 스피커들, 각 유닛마다 게인을 조절한다거나 네오디뮴 등 마그넷 재료, 그리고 온갖 첨단 기술로 범벅된 유닛 구동 시스템,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대역을 커버하는 유닛 등 그 모든 것들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음악을 음악답게 들려주어 음악적 감흥을 일으킬 수 있는 소리를 낼 수 있느냐 없느냐는 것. 다시 한 번 생각해볼 문제다. 프로악 D TWO 는 우리가 잃어버릴 뻔 했던 가장 소중한 것들을 다시금 강한 어조로 상기시켜주고 있었다.

 



Specifications

Nominal Impedance: 8 ohms
Recommended Amplifiers: 30 to 150 watts
Frequency Response: 30hz to 30Khz
Sensitivity: 88.5db linear for 1 watt at 1 metre
Bass Driver: New 61/2" (165mm) ProAc unit with Excel Magnet system, glass fibre weave cone and copper phase plug.
Tweeter: ProAc 1" (25mm) silk dome air cooled and inner damping.
Crossover: HQ network using the finest components with option for bi-wiring/bi-amping using oxygen cable.
Dimensions: 17" (430mm) high, 8" (203mm) wide, 101/4" (260mm) deep
Weight: 24 lbs (11kg) /cabinet
Mode: Stand mounted on rigid high mass.
Grille: Acoustically transparent crimplene
Finish: Standard Finishes:
Black Ash, Mahogany, Cherry, Maple.
Premium Finishes: Rosewood, Ebony.


CONTACT: 디오플러스
http://www.dio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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