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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오디오넷 SAM G2 - 극단의 카타르시스로 완성된 중용의 미학

By Fullrange date 14-01-23 16:00 10 9,846

 



 




AUDIONET 



Enjoy The Science

우리는 독일 전자제품이라고 하면 의례 여러 유명 자동차 메이커 외에 하이엔드 오디오 등 역사적으로 독일의 독자적인 정밀공학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명품 제품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독일 제품이라고 해서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 과거 서독, 동독으로 나누어졌던 분단 독일 때와는 상황이 많이 달라진 것이 현실이다. 과거엔 독일제라면 모두 독일 정밀 공학과 극단적인 완벽주의만을 떠올렸지만 현재는 모든 독일 메이커와 독일 제품이 정밀 공학에 바탕을 둔 명품이라고만 할 순 없다. 버메스터, MBL 등 얼티밋 하이엔드 메이커도 있으나 독일에 본사를 두고 제조는 중국에서 진행하는 좀 더 대중적인 분위기의 메이커도 증가하는 추세다. 자꾸만 자체 생산에서 벗어나 중국, 대만 등으로 OEM을 맡기는 형태는 독일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닌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리뷰하는 오디오넷(Audionet)은 다르다. 이들은 애초에 기존 하이엔드 메이커와도 다르고 일반 가전 회사와는 백만 광년 즈음 떨어진 분야에서부터 출발한 메이커이기 때문이다.



 


오디오넷은 1994년 토마스 게슬러(Thomas Gessler) 에 의해 독일에서 설립된 하이파이 메이커로서 그 전신은 'IDEKTRON'이라는 모기업이었다. 이 기업은 원래 오디오넷을 설립해 하이엔드 오디오를 개발하기 전 의료기기를 개발하고 제작했던 회사였다. 그러다가 오디오넷을 시작하면서 토마스 게슬러는 전세계 제품 디자이너들의 레퍼런스라고 할 수 있는 B&O 의 디자인을 본받아 굉장히 미니멀한 디자인의 제품을 선보였다. 토마스 게슬러의 목표는 디스토션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우며 일체의 컬러레이션이 없고 극도로 빠른 스피드를 갖는 독보적인 제품을 탄생시키는 것에 그 목표로 두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정밀한 엔지니어링과 까다로운 리스닝 테스트를 거쳐 제품을 개발해내기 시작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들이 의료장비를 개발, 제조하면서 얻은 기술과 초정밀 장비, 이 외에도 수작업으로 제조할 수 있는 플랫폼이 모두 철두철미하게 갖추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쿰(Bochum)이라는 독일의 첨단 공업지대에 위치한 오디오넷의 자체 제작공장엔 정밀 의료 장비 수준의 계측기들과 독일 최고의 R&D 설비는 물론 리스닝 테스트 환경 등이 모두 마련된 연구소가 함께하고 있다. 



 


여담이지만 대한민국의 쓸데 없이 복잡한 형식인증 과정, 엄청난 비용은 물론 샘플기기의 손상 등은 모든 수입사들에게 큰 부담이다. 십만원짜리 블루투스 기기 인증을 위해 돈 천만원이 우습게 소요되는 현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런데 오디오넷 같은 경우 바로 이 승인 과정을 위해 필요한 내부 설계 회로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것은 그들의 내부 대외비 규정 때문이라는데 그들의 회사 연혁을 보면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다름이 아니라 오디오넷은 의료기기를 설계, 제작하는 회사였던 것이다. 의료기기에 아시는 분이라면 이 대목에서 무릎을 칠 수도 있다. 홈 하이파이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의 고난도 첨단 기술과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고, 하이엔드의 할아버지보다도 더 고가의 장비가 수두룩한 전문 분야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오디오넷이 하이파이 기기를 만들었으니 어지간한 메이커와는 비교 자체가 무의미하다.







SAM G2 


Architecture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이번 리뷰의 주인공인 오디오넷 SAM G2 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오디오넷이 처음 세상에 선보인 인티앰프는 SAM V1이었고 이후 SAM V2 로 진화한다. 이 때까지만 해도 V2 는 Version 2를 의미하는 것으로 기본적인 제품 컨셉과 설계, 디자인 윤곽은 동일했다. 그러나 SAM G2 는 기존 SAM 시리즈를 완전히 혁신시킨 제품이다. G2, 즉 Generation 2 라고 이름 붙이며 말 그대로 ‘세대’ 자체를 구분한 것도 SAM 인티앰프의 대폭적인 혁신으로 기존 제품과는 구분되는 완전히 새로운 혁신적인 모델이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한 것이다.



 


전면을 보면 일단 과거 SAM V2보다 더욱 시인성이 좋아졌으며 볼륨과 입력 조절 노브도 완전히 없어졌다. 단순히 볼륨 업/다운과 세팅 버튼 그리고 전면 스탠바이 전원 스위치만이 간단히 마련되어 있다. 후면으로 넘어가면 일단 과거엔 없던 XLR 입력단이 눈에 띄며 스피커 연결을 위한 바인딩 포스트는 WBT 최고급 넥스젠(Nexgen)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후면 우측에는 통풍구가 마련되어 있는 모습인데 공기 회전을 원활하게 해 열 방출을 돕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출력은 8옴 부하에서 110와트, 4옴에선 2백와트의 출력을 나타낸다. 단순히 출력만 보는 초심자들에게는 단순히 출력 숫자만 보일 수도 있지만, 우리는 그 다음 스펙에서 놀라움을 감출 수 없다. 댐핑 팩터가 100Hz에서 무려 1,000 이다. 댐핑 팩터가 앰프의 스피커 제어력이나 트랜지언트 능력, 음질 등에 미치는 영향력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나 실제로 그 수치가 높은 경우 스피커 제어 능력이 훨씬 좋을 확률이 높다. 1,000이라는 숫자는 수천만원대 분리형 앰프에서도 이루어내기 어려운 댐핑 팩터 수치다. 그리고 또 한 번 놀라운 사실은 주파수 커버 대역이 0Hz에서 500kHz 에 이른다. 가청 주파수 한계를 완전히 뛰어넘는 경이로운 광대역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수치는 홈용 하이파이 메이커에서는 절대 이루어내기 어려운 수치다. IMD, THD, SNR 등은 더 이상 말할 필요조차 없이 극도로 낮은 수치를 나타냈고 사실 거의 무시할 수준으로 리포트되고 있다.



 


오디오넷 SAM G2를 보면 여러 커패시터들이 보이며 좀 더 자세히 보면 일종의 댐퍼가 부착되어 있다. 이것은 전류가 이동하거나 저장되어 있을 경우 그 소자들은 진동하게 되는데 바로 이 진동 에너지를 열 에너지로 발산시켜 진동에 의한 음성신호의 왜곡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전해 컨덴서는 총 8개로서 각각 12,000 μF 의 전원을 저장할 수 있으며 총 96,000 μF 의 저장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인티앰프로서는 굉장히 커다란 용량으로 대편성 교향곡에서 타악기 등이 모두 뛰쳐나오는 총주시 커다란 다이내믹스가 앰프로 입력되어도 커다란 양의 전류를 출력단에 필요한 만큼 넉넉하게 흘려보내줄 수 있다는 의미며, 이로서 트랜지언트 능력이 굉장히 뛰어난 증폭 특성을 갖게 만든다. 이것은 700VA 급 토로이달 트랜스에서 모두 공수 받는 엄청난 양의 전해량이다. 과거 SAM V2에서 단 두 개의 커다란 커패시터만을 사용했던 것에 비해 더욱 훨씬 더 높은 성능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다만 이러한 높은 용량의 전원부와 의료 계측 장비 수준의 부품들만이 전부가 아니다. 오디오넷 SAM G2 의 신호 이동경로를 보면 정말 대단한 점들이 끊임 없이 발견된다. 일단 아날로그 입력은 테프론을 사용, 전기적으로 격리된 금도금 잭을 통해 신호를 받고 있으며 더블 앵커 형식의 정교한 릴레이가 설치되어 있다. 또한 내부에서 신호 경로를 따라가다 보면 PCB 기판이 아닌 케이블을 통과하는 과정이 있는데 이 케이블은 금이 함유된 순은선들이다. 과거 플리니우스 같은 메이커가 레퍼런스급 파워 앰프 와이어링을 실텍으로 도배한 적이 있지만 이 정도 가격대의 인티앰프가 내부 연결을 위해 순은선을, 그것도 금을 첨가해 사용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만큼 신호 전송 속도와 효율로 인한 음질적 저해를 극도로 봉쇄한 영민한 설계라고 할 수 있으며 음질적으로도 상당히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Control


이 외에 기능적인 부분도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는 완성체에 다름 아니다. 전면엔 굉장히 심플한 버튼 네 개에 모든 걸 담고 있고, 별매로 판매하는 오디오넷 통합 리모콘으로 전기능이 제어된다. 단순히 근거 없이 모양만 멋있게 만든 게 아니라 인간공학에 대해 잘 아는 디자이너가 편리성과 인터페이스 등 모든 것을 고려해 만든 인터페이스라는 걸 확실히 알 수 있다. 실제로 조작해보면 인터페이스는 물론 내부에서 앰프의 작동을 철저히 감시, 컨트롤하고 있으며 그 내구성에 완벽을 기했다는 것도 확인된다. 우선 SAM G2 는 고사양의 플래쉬 마이크로콘트롤러에 의해 철저히 통제되며 컨트롤된다. 기기에 충격을 줄 수 있는 순간들인 전원을 켜고 끌 때 SAM G2는 자체적으로 내부 상태를 스스로 점검한 후 전원을 인가하며 전원을 빼기도 한다. 자체 점검이 끝난 후에야 ‘Waking up...' 또는 ’Going to sleep...' 등의 안내 문구가 디스플레이창에 표시될 것이다. 


 


SAM G2 에 담겨 있는 보호 회로와 안정성에 대한 완벽주의는 위상 탐지(Phase detection) 기능에서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만일 극성이 올바르지 않은 경우 전면 디스플레이 창에 ‘Attention! Mains Phase Incorrect’ 라는 경고 문구가 표시된다. 이 경우 파워 케이블을 멀티탭에서 뽑은 후 단자를 180도 돌려 다시 꼽으며 더 이상 경고문이 뜨지 않을 것이다. 또한 SAM G2 에 프리 출력단과 헤드폰 출력단이 마련되어 있는데 이것 또한 스피커 연결과 관계없이 언제든 전기적으로 끄고 켤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어 편리하다. 이 외에도 세팅 메뉴로 들어가면 오토스타트 기능 설정도 가능하며 구형인 SAM V2 에서는 없어서 아쉬웠던 바이패스 모드를 소프트웨어적으로 설정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또한 후면에 마련된 ‘오디오넷 링크’ 출력을 통해 오디오넷의 다른 기기들과 동기화시킬 수도 있는 등 겉으로 드러난 입/출력단과 심플한 디자인과는 달리 굉장히 유저 친화적이며 편리하고 다양한 기능을 고루 갖추고 있다. 
 

 



▲ 오디오넷 통합 리모콘


참고로 이 제품의 장점 중 하나라면 실제로 작동할 경우 소비전력은 34W, 스탠바이 상태에서는 고작 1W 도 소비하지 않는 높은 효율의 인티앰프라는 점이다. 전원부 규모와 앰프의 성능을 최고 수준으로 높이면서도 전력 소비는 가장 낮은 쪽을 지향하는 합리주의는 SAM V2 가 발매되었던 과거보다 에너지 효율이라는 가치를 높게 생각하는 현재의 오디오 마니아들에게도 더욱 크게 부합되는 것 중 하나이다.

내가 처음 오디오넷을 접한 것은 시디피인 ART V2 였고 이후 오디오넷의 매력에 빠져 SAM V2를 어렵게 구해 사용했으며 이후엔 AMP 1, MAX, PRE G2 등 분리형 앰프까지 손을 뻗쳤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SAM V2 는 꽉 짜인 탄탄한 토널 밸런스를 바탕으로 무지막지한 구동력을 필요로 했던 ATC 20니, 토템 마니2 같은 스피커를 제대로 제동했던 유일한 인티앰프였다. 물론 이 정도 성능이라면 B&W 802D 는 물론 800D 또는 윌슨 사샤까지도 별 무리가 없는 수준으로 인티앰프로서는 그 커버리지가 굉장히 넓은 편이다.







Listening



▲ 오디오넷 ART G3 CDP


청음은 토템 어쿠스틱에서 출시해 전세계적으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엘리먼트(Eliment) 시리즈 중 파이어(Fire) 북쉘프를 사용했다. 이 외에 소스기기로는 같은 오디오넷의 완벽한 커플이라고 할 수 있는 ART G3를 매칭했고 인터케이블로는 하모닉 테크놀로지의 프로실웨이(Pro-silway II), 스피커케이블은 스튜디오 커넥션(Studio Connection)을 사용해 바이와이어링 연결했음을 밝힌다. 청음 테스트를 위해 앰프에 전원을 켜니 디스플레이창에 ‘Wake up...' 문구가 뜨면서 SAM G2가 잠에서 깨어난다. 우선 청음시 가장 중요시 여기는 볼륨을 살펴보면 볼륨 단계는 -80dB에서 +0dB 까지 조절이 가능하며 낮은 볼륨에서 높은 볼륨까지 어느 구간에서도 채널간 편차나 왜곡은 청감상 느껴지지 않고 리니어하게 올라간다. 



 



▲Sir Georg Solti & Chicago Symphony Orch. / Mahler - The Symphonies
 

일단 솔티(Sir Goerg Solti)가 지휘한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녹음한 말러 9번 중 4악장 ’Adagio'를 들어보면 토템 엘리먼트 화이어가 시쳇말로 ‘납작 엎드린다’. 전체적인 밸런스가 착 가라앉으면서 칠흑 같은 배경이 감상자를 음악에 몰입시킨다. 스피커를 중심으로 전후로 형성되는 음장은 너무나 정교해 손에 잡힐 듯 여러 악기들이 각각 꿈쩍도 안하고 제 위치에서 연주에만 몰두하는 모습이 연상된다. 고요한 배경을 기반으로 숨소리조차 내기 힘들만큼 적막한분위기에서 악기 하나하나가 그 자리에 뿌리내린 듯 진지하게 음표 하나하나를 읽어나간다. 마치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악기 사운드와 음장의 크기, 하모닉스의 차수까지 치밀하게 계산해 출력하는 듯 한 정교함에 넋을 일을 정도다. 본 녹음을 수백 번 들으며 머릿속에 음표를 외울 정도의 오디오파일도 미처 캐치하지 못했던 정보와 뉘앙스를 체험하게 될 것이다. 매크로와 마이크로를 오가는 다이내믹스는 물론 약음의 미립자 사운드 또는 갑자기 몰아붙이는 총주의 파도 같은 쾌감 모두 만점에 가깝다. 옆에 세팅되어 있는 크렐이 활달하고 호쾌한 아메리칸 사운드를 대표한다면 오디오넷은 촘촘한 디테일과 담백하며 차분하게 그러나 굉장히 치밀하고 정교하게 스피커를 장악한다.



 



▲ Michael Jackson / Dangerous 


좀 더 파퓰러한 비트의 대중음악으로 넘어가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의 [Dangerous] 앨범 중 ‘Black or White'를 들어보면 일단 저역의 느낌이 기존에 들었던 유수의 하이파이 앰프들과 그 느낌이 상당히 다르다. 녹음과 믹싱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컴프레서의 개념에 대해 알 것이다. 마이크로 소리를 녹음한 이후 믹싱 과정에서 사용하게 되는 이 컴프레서에는 여러 기능들이 들어가는데 그 중 스레숄드 조절 기능이 있다. 이것은 일종의 음성신호의 압축 기능으로 피크레벨을 줄이고 음악에 타격감과 펀치력을 상승시켜준다. 컴프레서에는 이 이외에도 사운드의 시작지점인 어택과 사운드가 사라지는 구간인 릴리즈 타임을 조절할 수 있는 등의 기능이 있다. 아무튼 이 중 스레숄드 레벨을 조절해 압축율을 높인 소리. 오디오넷에서는 바로 그런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다만 원래 소스에 담겨 있는 신호를 과장해 왜곡시켰다고 오해하면 안 된다. 원래 현장에서 녹음될 당시의 정보량이 그만큼 손실 없이 모두 증폭되고 있다는 게 정확하다고 본다. 전 대역의 고른 증폭 능력은 그만큼의 디테일 상승으로 이어지며 특히 약음 포착 능력과 탁 트인 고역은 물론 중역대의 빈틈없는 밀도감은 굉장히 촘촘해 터질 듯한 압도감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절대 원래 레코딩을 과장하는 것이 아니라 소스로부터 받은 신호를 남김 없이 긁어내 증폭한 후 스피커를 움직이는 느낌이다. 몇 번이고 음표를 눌러 담아 높은 밀도와 정보량을 획득한 사운드는 숨이 멋을 듯한 쾌감을 동반한다. 그동안 매칭해본 토템 화이어의 소리 중 그 정보량, 정교함, 다이내믹스와 제동 등에서는 최고 수준이라고 판단된다. 토템의 리듬&페이스, 디테일, 정교한 핀포인트 포커싱 등 장점은 오디오넷 SAM G2 에 힘입어 더욱 부각되며 단점은 거의 사라지는 이상적인 매칭이다. 숨죽인 채 걸어가는 고요한 숲에서 잔잔하게 서서히 볼륨을 높이며 흘러나오다가는 순식간에 숲 전체에 울려 퍼져 오롯이 음악 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풍경이 그려지는데 마치 무향실 또는 진공의 상태로 청자를 인도한다.


 
 



▲ V.A / TAS 2007


마지막으로 [TAS 2007] 에 수록된 쥬디스 오웬(Judith Owen)의 ‘Conway Bay'를 들어본다. 내뿜을 수 있는 모든 성량을 성부를 통해 끌어내 쏟아내는 목소리는 고음이 어떻고, 중역/저역이 어떻고 하는 등의 일체의 분석을 무력하게 만들어버린다. 음표 하나하나 보컬의 발성 뉘앙스와 입 모양의 미세한 변화까지 마치 초고속 카메라고 촬영한 듯 이미징이 눈앞에 그려진다. 보컬 사운드가 토템 화이어에서 이렇듯 농밀하고 착착 달라붙을 정도로 감칠맛 나게 표현되는 것은 일찍이 경험해본 적이 없다. 적어도 토템 어쿠스틱의 스피커에 있어서는 타사의 그 어떤 수천만원대 레퍼런스 분리형 앰프보다 뛰어난, 실로 기가 막히는 매칭이라고 평가된다. 추가로 음악을 더 들어볼까도 했지만 그럴 이유를 찾지 못했다. 왜냐하면 이건 어떤 이견을 낼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Conclusion

 


 

서두에도 말했지만 초고가 의료장비를 설계, 제작했던 모회사의 기술과 설비를 기반으로 설립된 오디오넷은 자신들의 독자적인 설계 회로를 대외비로하며 회로 공개조차 비밀로 부치고 있다. 그리고 최근 알게 된 정보에 의하면 B&W 의 플래그쉽 노틸러스 프레스티지(Nautilus Prestige)의 네트워크 설계에 오디오넷 엔지니어어가 참여했다고 한다. 멀티앰핑 방식으로 구동해야하는 노틸러스 프레스티지의 크로스오버 설계에 있어 기술적 파트너를 찾던 B&W 는 당시 여러 업체들을 마다하고 독일의 오디오넷을 선택했다.  그리고 오디오넷은 노틸러스를 위해 'Optimal Active Frequency Seperator' 를 개발해 제공했던 것이다. 이렇게 하이파이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스피커 중 하나인 노틸러스를 완성하는 데 있어 오디오넷의 역할은 굉장히 의미심장한 것이었다. 하이파이 시스템의 앰프 매칭에 있어서 가장 이상적인 형태는 바로 노틸러스처럼 각 대역을 모두 나누어 각각 별도의 파워앰프를 매칭하는 것이다. 오디오넷 SAM G2 는 그러한 멀티앰핑이 가능한 형태가 아니지만 실제로 들어본 사운드는 가장 간소화된 인티앰프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바이앰핑으로 각 유닛마다 별도의 파워앰프를 따로 붙여 구동하는 듯한 느낌이다.

 




오디오넷 SAM G2 는 마치 초고속 카메라로 찍은 듯 잔상이 없는 명확한 사운들 구사한다. 신호 구간이 짧고 증폭 처리속도가 굉장히 빠르다보니 셔플이 짧고 간결해 음이 섞이는 일이 없이 악기 하나 하나의 디테일이 약음, 강음을 막론하고 정확하게 포착된다. 이것은 마치 초고속 기차가 철로의 자기장의 힘에 의해 엿가락처럼 이끌려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몸에 착 달라붙는 가죽 자켓의 지퍼를 올릴 때 느껴지는 팽팽한 안정감과 탄력감이랄까? 빠른 스피드와 광대역의 하이엔드 앰프라고 해서 모두 이러한 퍼포먼스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활달하고 화려하며 꿈틀거리는 생생함을 원한다면 크렐이나 심오디오가 더 나을 수도 있다. 그러나 오디오넷 SAM G2가 시스템에 들어가면서 만들어내는 정보량과 중용적인 토널 밸런스 그리고 적막한 배경에서는 숙연해질 정도의 비장미마저 느껴진다. 소스로부터 모든 정보를 남김 없이 빨아내어 스피커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풍부한 정보량과 정확한 정보를 증폭해주는 흔치 않은 비밀병기 같은 인상이다. 요컨대 극단의 카타르시스가 중용의 미학으로 완성되고 있다. 오디오넷이 일반 소비자를 넘어 하이파이 제작자들에게도 경외의 대상이 된 것은 그들이 추구하는 사운드와 이를 뒷받침하는 테크놀로지와 사운드 퀄리티가 이미 끝단에 닿아 있다는 것을 통감하기 때문일 것이다.





Specifications

IN-AND OUTPUT
» Inputs :
 - 5 pair RCA line, gold-plated, teflon insulated  
 - 1 XLR balanced, gold-plated 
» Outputs :
 - 2 pair WBT nextgen 4mm-jacks, gold-plated 
 - 1 pair RCA, gold-plated, teflon insulated (Pre-Out) 
 - 1 pair RCA , gold-plated, teflon insulated (Rec-Out) 
 - 1 Audionet Link, optisch 
 - 6,3 mm jack plug for headphone (switchable) 

TECHNICAL DATA
» Output Power :
 - 110 Watt into 8 Ohm 
 - 200 Watt into 4 Ohm 
» Damping factor : > 1000 at 100 Hz 
» Frequency response : 0 - 500.000 Hz (- 3 dB) 
» Harmonic Distortion : k2 typ. -101 dB, k3 typ. -106 dB, @1kHz, 25 W/4 Ohm 
» THD + N : < -100 dB @1kHz, 25 W/4 Ohm 
» SNR : > 103 dB (A-weighted) 
» Channel Separation : > 93 dB @ 1 kHz 
» Input impedance :
 - Line-input: 10 kOhm, 150 pF 
 - XLR-input: 3 kOhm, 170 pF 
» Dimensions : 430 mm * 360 mm * 110 mm (W x D x H) 
» Weight : 14.5 kg 
 
FINISH
»  Front panel:
 - brushed aluminium, black anodized, white printing
 - brushed aluminium, silver anodized, black printing
»  Display : red or blue
»  Cover and sides : brushed aluminum, black anodized
»  Chassis : sheet-steel, black varnished

OPTIONS
»  Audionet system remote control Harmony One
»  MC/MM-phono preamplifier bo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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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10)
  • 체리가익어갈무렵

    14-01-23 22:59

    질감있는 스타일은 아닌 것 같네요. 고음은 가늘지 않은가요? 초보자가 읽으면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앰프라고 이해하겠네요. 장단점과 성향에 대해서 더 언급했더라면 좋을 거 같습니다.
  • 체리가익어갈무렵

    14-01-24 12:22

    딱 내 스타일이예요. 현재는 구입능력이 없어서 단점도 많기를 바랬는지도 모르겠네요. CDP는 더 비싸고. 앰프만이라도 한번 써보고 싶네요.
  • 코난

    14-01-24 14:52

    그럴수도 있죠 뭐. 저도 리뷰하는 제품 중 정말 맘에 드는건 앞뒤 안보고 지르고 싶을 때가 있지만 꾹 참곤 한답니다. 오디오넷도 그런 케이스고요 ㅎㅎ 가끔 아는 지인 집에 가서 레퍼런스급 시스템 들어보면 정말 샘이 나고 그럽니다. 부럽고요. 하지만 꼭 갖지 못하더라도 무언가 좋아하는, 좋아할 수 있는 뜨거운 열정과 의욕이 있다는 게 무엇보다 행복한 일이죠 ^^
  • 나는나

    14-01-24 15:11

    보기보다 가격이 비싸긴 하지만 뭔가 진한 음악성이 있을 것 같네요. 왠지 이렇게 비주류같은 느낌이 있으면서 숨어있는 실력기들이 끌리고 궁금합니다. 중고가 있으면 한번 써보고 싶기는 하네요.
  • maxamara

    14-01-25 02:58

    일전에 에피소드를 말씀드리면 월간오디오 리뷰할때 대부분의 리뷰어들이 이구동성으로 지목했던 앰프가 바로 오디오 넷의 SAM V2 입니다. 물론 사전에 아무런 논의를 하거나 그렇다고 당시 수입상의 뽐뿌도 별로 없었던 상황이라 더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더 좋은 앰프들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다지 단점이 많지 않은 앰프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좋게 들었던 앰프라 반가워서 한마디 하고 갑니다. 아 그리고 디자인이 좀 그렇긴 하지만 전 프리, 파워 조합도 매우 좋게 들었습니다. ^^
  • 코난

    14-01-25 17:01

    maxamara 님, 그런 에피소드가..ㅎㅎ 저도 SAM V2로 오디오넷을 접한지 한 십여년 된 것 같은데 이후 수입이 안되다가 최근 수입된다는 소식 듣고 아주 반가웠습니다. 2천년대 중반즈음이었나 리버맨오디오 시청실에 토템 윈드 스피커에 오디오넷 ART V2에 PRE G2, 그리고 AMP II G2 / AMP II MAX 등 모노블럭 파워 두 조를 바이앰핑해서 들었던 소리는 정말 황홀했었습니다. 물론 그 조합으로 울리는 기함급 ATC 150SL MKII 도 아주 인상 깊어서 잊을 수 없는 브랜드가 되었죠. 오랫만에 이렇게 새로운 버전으로 만나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
  • maxamara

    14-01-25 23:45

    코난님이 이 앰프를 사용하셨다는게 ... (역시 골수 매니아, 오디오파일..^^)

    더 재미난 것은 함께 모여서 비청회 할때 리뷰어 어떤 분이 앰프 게인 맞춰서 들어봐야 한다고 해서 음압계로 게인 맞추고 계속 들어봤는데 나중에 나온 평가는 다른 앰프들은 조용히 발라버렸다는..K, P 등등 요.

    암튼 오디오넷은 숨은 실력자라고 생각합니다. 모르면 손해인 브랜드..
  • moto

    14-01-26 12:32

    Made in Germany
    이 라벨이 붙어 있는 것 만으로 적어도 저에게는 무한한 신뢰를 줍니다.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군소 제조업체의 물건이라도 일단 독일산이면 믿음이 가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봅니다.
    국가명 자체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가 된 것이죠.
    그 이면에는 물을 흐리지않는 정직하지 못한 제조업체가 존재하지않는 것에 있는 것 같습니다.
    편법보다는 정공법을 선택하고, 엄격한 QC에 따른 견고함, 노후 기기를 고쳐쓸 수 있게끔 부품 공급등이 그러한 신뢰를 만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글로벌오토뉴스의 기사를 통해 1950년도 이후 생산된 포르쉐의 자동차들 중 3분의2가 현재도 운행이 된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독일 공산품의 성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스테레오파일지에 평판이 좋은 T+A 제품들도 들어오면 좋을텐데 하고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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