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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프라이메어 i32 - i30보다 더 좋은 매칭을 찾다. i32에 대한 기대

By Fullrange date 12-05-31 05:08 0 12,828

악마가 나타났다~!!!

 
네, 네, 그렇습니다. 드디어 악마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전작에 이어 무려 12년만에 출시된 블리자드의 대표 페인양성 게임 디아블로 3에 대한민국이 들썩들썩했던 한달간이었습니다.
 
출시 이벤트 이틀 전부터 행사예정지였던 왕십리역 일대를 캠핑촌으로 만들어버리고, 출시 당일에는 전국 대형마트 가전제품 코너를 엉망진창으로 만들더니 최근에는 한국 70만 동시접속설까지 나오는 등 영화, 음악, 게임 등 모든 컨텐츠를 통털어 근 몇년간 이만한 이슈를 만들어낸 작품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대단한 반응입니다.
 
상호 간에 뽐뿌도 대단합니다. 가족들에게도 뽐뿌, 친구들에게도 뽐뿌, 동료들에게도 뽐뿌, 심지어 얼굴도 모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서로 뽐뿌.
 
여기에 휘말려들면 패키지 값 55,000원이 문제가 아니라, 렉없는 쾌적한 게임PC 환경을 위해 돈백만원 정도 쓰는 건 순식간이죠.
 
 
가만 생각해보면 참 재미있으면서 아이러니하기도 합니다.
 
음악, 영화, 게임, 모두 좋은 취미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의 취미를 위해 비용을 지불하는 것을 그다지 아까워하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지름신이 발동하는 것에 희열을 느끼는 경우가 더 많은 게 사실이죠.
 
앞서 언급한 디아블로 3만 해도 그렇습니다.
 
기본적으로 게임구입가 55,000원에, 풀옵션이 가능할 정도의 PC와 요즘 주력모델인 24인치 LED 와이드모니터까지 더하면 돈 백만원은 순식간이죠. 여기에 한 발 더 나아가면 원활한 게임을 위한 적절한 현질까지 더해집니다.
 
영화 쪽도 마찬가지입니다. TV의 작고 답답한 영상, 혹은 음향에 한계를 느끼다보면 AV 시스템을 꾸리는데 일이백만원은 돈도 아닙니다.
 
그런데 유독, 유독 오디오만은 이런 법칙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설사 음악에 푹 빠지게 된다 해도 게임이나 영화와 달리 '장비', '시스템'에 투자를 하는 경우가 매우 적다는 것입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음악을 듣는 장비인 오디오는 PC로 충분히 대체가 가능해서?
 
그건 영화나 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PC로 대체가 가능하지만 더 좋은 환경에서 취미를 즐기고 싶어 별도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PC 자체를 업그레이드하는데 투자를 하는 것이죠.,
 
 
그렇다면 가격이 비싸서?
 
저 스스로도 게임과 영화, 오디오를 모두 취미로 가지고 있지만 딱히 오디오가 비싼 취미라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물론 표면적인 신품의 소비자가격은 오디오가 상당히 높습니다. 말하자면 진입장벽이 높은 셈인데, 반대로 중고로 처분할 때의 잔존가치는 오디오가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만약 1년간 위의 3가지 취미를 실컷 즐기다가 다 정리했을 때 얼마의 비용이 소모되었을까를 계산해보면 절대 오디오가 비싼 취미는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점점 더 아리송해집니다. 정말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에 대해 저 나름대로 결론을 내려보았습니다. 제가 내린 결론은...
 
 
잘 알려진대로 사람은 청각보다는 시각적 자극에 민감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막귀이기 때문입니다.
 
즉, 좋은 소리와 나쁜 소리를 구별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음악을 듣는 장비인 오디오에 투자할 이유를 못 느끼는 게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그렇다고 제가 '난 황금귀, 너희들은 막귀' 이런 되도 않는 논리를 펼치려는 건 절대 아니구요.
 
여기서 말하는 '막귀'란 제대로 된 음악소리를 들어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영화나 게임은 우리가 직접 시스템을 갖추지 않아도 직간접적으로 얼마든지 하이엔드의 세계를 맛볼 수 있습니다.
 
영화의 경우에는 당장 3D, 4D 영화관이라는 엄청난 환경에 익숙해있고, 다른 집에 놀러갔다가도 심심치않게 5.1 채널과 LED TV로 꾸며진 홈시어터를 접하게 됩니다(요즘 혼수품으로 홈시어터가 꽤나 팔린다고 하네요).
 
거기에 코엑스같은 쇼핑몰 등을 돌아다니다보면 신제품 홍보쇼가 끊이지 않고 펼쳐지기에 우리의 눈은 '좋은 화면'과 '나쁜 화면'을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을 자연스래 갖추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게임또한 비슷한 맥락이고요.

 
반면 오디오는 어떻습니까?
 
용산 전자랜드 2층은 오디오에 관심있는 사람 아니면 아예 건너뛰는 공간입니다. 간혹 일반 방문객이 별 생각없이 매장을 휘휘돌며 구경을 하기도 하지만 TV나 PC의 경우처럼 뭔가 깜짝 놀랄만한 시청각적 경험을 할 기회는 전혀 없습니다.
 
즉, 대부분의 사람들은 제대로 된 오디오에서 나오는 환상적인 음악소리를 평생 들어본 적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대중들의 귀는 아이폰에 연결된 번들 이어폰, 혹은 만원짜리 PC스피커, 그도 아니면 TV 내장 스피커에 익숙해져있으며, 정상적인 생활반경 내에서는 이런 청각적 한계를 한 번에 부셔버릴 만큼 놀라운 경험을 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습니다. 
 
 
이러니 무슨 오디오에 투자를 하겠으며, 오디오 시장이 대중화되겠습니까.
 
평생 김치에 밥만 먹고 살아온, 그래서 그것이 세상 음식의 전부라고 알고 있는 사람에게 "저 세상 어딘가에는 갈비라는 아주 맛있는 음식이 있는데 굉장히 비싸긴 해. 한 번 사먹어볼래?"라고 꼬셔봐야 넘어올 턱이 없는 것과 같은 이치죠.
 
 
사족이 길어졌습니다.
 
서두부터 왜 이런 암울한 이야기를 꺼냈는가 하면 오늘 리뷰를 올릴 제품이 프라이메어의 신형 인티앰프인 i32이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프라이메어라는 브랜드를 아주 좋아합니다.
 
단단하고 치밀하면서도 깔끔한 만듬새부터 시작해서, 묵직하면서도 중립적인 음색, 나아가 시스템 전체를 드라이빙하는 우직스러움까지.
 
그동안 제가 알고 지내온 앰프 브랜드 중 무조건 최고라 할 수는 없겠지만, 최선이라고는 할 수 있는 브랜드가 바로 프라이메어입니다.
 
이 때문에 지금도 프라이메어 i30을 소장하고 있는데, 어느 날 소리소문없이 i32가 덜컥 출시되어버렸습니다.

 

 
D클래스랍니다.
DAC 내장이랍니다.
네트워크 플레이가 가능하답니다.
아이폰도 다이렉트로 연결된답니다.
 
요약해보면 전통적인 이미지가 강했던 프라이메어에서 최신 트렌드를 모두 반영하여 신모델을 출시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제품이 나왔다는 것에 대해서 일반 소비자들은 잘 알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나마 저처럼 A30.1부터 시작해서 프라이메어 자체에 관심있는 사람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오디오쟁이들조차 출시사실을 모를 정도입니다.
 
물론 오디오 시장 자체가 신품보다는 중고품 위주로 돌아가다보니 다른 시장처럼 새로운 신제품에 무감각한 게 사실이긴 하지만... 뭔가 씁쓸함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메인 중급기인데 말이죠.
 
 
여하튼 박스를 뜯고 앰프를 꺼내 들으니 생각보다 묵직합니다. D클래스인만큼 트랜스의 무게는 제외되었을텐데 이정도면 샷시의 든든함이 짐작갑니다. 
 
 

전체적인 외관은 전작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바로 이전 모델인 i30 시리즈의 앰프와 CDP 디자인을 고루 섞은 듯한 좀 더 세련된 느낌입니다. 전면 디스플레이에 보여지는 내용이 많고, 정보를 표시하는 글자들의 해상력도 기존 다른 앰프들에 비해 훨씬 세밀해 진 것 같습니다. 아마도 디지털 시대에 맞춰, 좀 더 다양하고 디테일한 정보를 보여주기 위해 디스플레이의 해상도가 높아진 것 같습니다.
 
아쉬운 점은 위에서 언급한 내장 DAC, 네트워크 플레이 등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모듈을 추가로 설치해야 하는데, 하위 모델인 i22와는 달리 i32 전용 모듈은 아직 국내 출시 전이라는 사실입니다.
 




 

때문에 이번 테스트는 DAC와 네트웍 스트리밍의 기능을 제외한 앰프 본연의 성능과 성향을 체크하는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1. 매칭 시스템 및 세탕 방법 소개

* 스피커 1 : 다인오디오 포커스 160(실크 돔)
* 스피커 2 : 토템 모델원 시그너처 3rd(메탈 돔)
* 소스기 1 : 노트북 foobar wasapi - 노스스타 에센시오 플러스 DAC
* 소스기 2 : 노트북 foobar wasapi - DX USB HD - 아톨 DAC
* 케이블 1 : 오이스트라흐 위주 은선 셋팅
* 케이블 2 : 네오텍 위주 동선 셋팅 
 



 


- 테스트 방법
* 앰프는 프라이메어 i32로 고정하고 나머지 파트를 교체하며 최적의 매칭 비교
* 기존 D클래스 앰프와의 차이점. 특징에 맞는 셋팅법 등 체크
 

- 시스템 셋팅 시작
글에 앞서 제 성향을 먼저 밝혀두는 것이 혹시나 이 글을 참조할 분들에게 도움이 될 듯 합니다.
제가 가장 선호하는 음악적 성향은 중립입니다. 이 성향에 대해서는 제가 따로 의식을 했다기보다는 동료들과 같이 오디오를 하며 의견을 나누다보니 모두들 제 성향에 대해 '중립'이라고 평을 해주시더군요. 그 덕에 알게 되었습니다.
 
 
* i32 앰프에 적합한 매칭을 찾기 위해 위에 언급된 각 두가지 종류의 스피커와 소스기, 케이블을 비교 셋팅했습니다.
* 테스트에는 제 귀에 가장 익숙한 음원을 POP, ROCK, JAZZ, CLASSIC 등 장르별로 골라 고루 테스트했습니다. 당연히 음악감상 자체보다는 시스템 평가에 우선순위를 두었습니다.
 
 


2. 시스템 셋팅

이런 저런 기기들을 i32에 교대로 매칭해보며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놈, D클래스 주제에 음색이 다른 D클래스 앰프들에 비해서는 덜 가볍고 덜 얇은 편입니다. 물론 그리폰 등 A급 앰프, 혹은 음색이 두텁기로 정평이 난 전작 i30의 그것과 비교할 바는 못되지만, 적어도 일제 아날로그 증폭 방식의 앰프보다는 오히려 밸런스가 잘 잡혀있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또 한 가지, 케이블 매칭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지금껏 제가 경험한 제프 콘체르토, 캘릭스 등의 D클래스 앰프들은 한결같이 주변 기기의 변경에 나쁘게 말하면 둔감한, 좋게 말하면 자신만의 뚝심을 갖고 있었는데 반해 이 앰프는 민감합니다. 그덕에 시스템 매칭을 하는 과정이 더 즐거웠습니다.
 
여하튼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찾아낸 i32의 매칭 몇 가지에 대해 적어보겠습니다.


* 1번 조합 : i32 - 스피커 1 - 소스기 1 - 케이블 1
D클래스 앰프와 다인오디오의 신형 에소텍 실크돔, 그리고 실키한 음색을 가진 노스스타 DAC에 은선 계열을 매칭한 조합입니다.
 
일단 장점부터 꼽아보자면 음색이 너무나 편안합니다. 이 음색이라면 하루종일 틀어놓아도 귀에 별다른 무리가 없을 듯한 그런 음색입니다.
 
실키하면서도 깊이있는 다인오디오와 노스스타의 특성이 진하게 표현되면서 현악 계열의 표현력에 있어 발군이며, 저역의 양과 깊이 역시 북셀프 치고는 상당하면서도 지저분하지가 않습니다.
 
다만 아쉬운 부분은 여성 보컬의 표현에 있어 밋밋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즉, 여성 보컬 특유의 탁 터져나오는 청량함이 부족하게 느껴지는 조합입니다.

 
* 2번 조합 : i32 - 스피커 2 - 소스기 1 - 케이블 1
1번 조합에서 아쉬웠던 보컬의 청량함이 살아납니다. 1번 조합에서 조금 아쉬웠었던 밋밋함도 확연히 개선이 됩니다. 그러나 역시 메탈돔의 특성상 실크돔에서 보여줬던 매끄러운 현의 떨림을 재생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많은 분들이 우려하는 D클래스 앰프와 메탈 돔의 만남입니다. D클래스에 대한 편견 중 하나가 극해상도 위주의 셋팅이기에 메탈 돔과 결합하면 귀를 먹먹하게 만드는, 흔히 말하는 쏘는 소리를 낸다는 것인데 그런 문제는 전혀 없습니다.
 
음색의 두께가 적절히 유지될 뿐더러 음역대를 나눠봤을 때도 고역보다는 중역대에 에너지가 몰리는 느낌인지라 귀가 피곤하지도 않습니다.  아쉬운 것은 오직 한 가지 실크 돔의 현악 표현능력뿐입니다.
 



이렇게 몇 가지 매칭을 해보고 나니 나름대로 i32의 세팅법에 대해 방향이 잡힙니다.
 
일단 전작인 i30에 비해 다인오디오와 매칭 자체는 더 좋아졌습니다. 사실 프라이메어의 경우 전통적으로 다인오디오 스피커와 베스트 매칭이라고 알려져있는데 이는 A30.1을 기준으로 형성된 평가이고, i30으로 넘어와서는 i30이 워낙에 두텁고 묵직한 성향 탓에 그렇지 않아도 기본적으로 묵직하고 두터운 편에 속하는 다인오디오와 매칭을 하기가 약간은 까다로워졌습니다.
 
다인오디오와 i30 모두 두툼한 음색을 가지고 있기에 이 둘을 조합할 때는 항상 소스기와 케이블류에 신경을 써야 했기 때문인데요, i32의 경우 A30.1에 못지 않게 다인오디오의 유닛과 찰떡 궁합을 보여줍니다.
 
소스기의 경우 약간 부드러운 계열을 선택하는 것이 좋았습니다. i32가 D클래스답지 않게 꽤 담백한 음색을 갖고 있지만, 해상도 위주의 소스기를 매칭했을 때는 약간 귀가 피곤한 느낌을 받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케이블류는 의외로 은선 계열이 베스트 매칭입니다. 막연하게 두툼하고 풍성한 동선이 잘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했으나 실제 테스트에서는 은선을 매칭해도 전혀 디지탈스러운 느낌이 없을뿐 아니라 청량함이 살아나는 효과를 얻었습니다.
<사진>완성@이런 저런 삽질 끝에 찾아낸 매칭
 



3. 실 음원 테스트

제 개인적으로 1번 매칭과 2번 매칭의 장단점이 분명히 다르긴 하지만, 실크 돔과 메탈 돔 모두 각각의 맛이 있기에 어느 하나를 포기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일입니다.
 
여하튼 저는 이 두 가지를 모두 포기할 수 없기에 장르에 따라 1번과 2번 두 가지 매칭을 번갈아 사용했습니다. 1번 매칭으로는 바이올린 협주곡, 2번 매칭으로는 여성보컬을 재생해보았습니다.


 
* 1번 매칭 - 바이올린 협주곡 - 힐러리한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요즘 젊은 연주자 중에서 예술적으로나, 대중적으로나 가장 각광을 받고 있는 이 중 한 명인 힐러리한, 그녀의 레퍼런스 중에서 개인적으로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을 제일 선호합니다.
 
지금도 젊지만 무려 13년전 파릇파릇한 애송이였던 시절의 연주입니다. 물론 대다수의 사람들이 지적하듯 멘델스존에 비해 음질적인 면에서 약간 아쉬움은 있지만 전체적으로 적절한 해상도와 정위감, 질감 등 바이올린 협주곡 앨범이 가져야 할 모든 요소를 고루고루 갖추고 있는 명반입니다.
 
사실 음원을 재생하기 전까지 약간 의구심을 갖고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D클래스 앰프가 일반적으로 스피커를 구동하는 능력은 뛰어나지만 반대로 매칭을 조금만 잘못해도 메마른 소리가 나는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는 쓸데없는 기우였습니다. i32가 구동하는 포커스160에서는 단단하면서도 입체적인 저역이 힘껏 뿜어나옴과 동시에, 중고역대의 바이올린 파트에서는 A클래스 앰프 못지 않는 매끄럽고 두툼한 음색이 구현됩니다.
 
제 주변에도 몇 명 있는, D클래스 앰프에 약간이라도 선입견이 있는 분들에게 꼭 한 번 들려주고 싶은 소리입니다. 기술은 점점 발전합니다. 이에 초창기 D클래스 앰프들이 갖고 있던 약점은 이미 대부분 해소되었습니다. 이런 기술적 발전에 대해 애써 눈 가리고 귀를 막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입니다.
 
 

*2번 매칭 - 여성 보컬 - 화요비 1집 My All

사실 국내 가요 음반 중에서 오디오 테스트용으로 사용할만한 음반은 흔치 않습니다.
국내 음반제작능력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없지만, 기본적으로 오디오보다는 이어폰이나 PC스피커에서의 재생을 고려하여 마스터링 된 덕분인지 의도적으로 특정 영역대가 부스트되어 있다거나, 혹은 눈쌀이 찌뿌려질 정도로 에코를 넣었다가 등등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이 문제로 가수 이승철 씨의 미니홈피에도 글을 올린 적이 있는데요(이에 대해 이승철 씨가 직접 최고의 엔지니어들이 참여했으므로 납득하기 힘들다고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 이승철 씨의 음반하면 국내에서는 최상급의 음질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솔직히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 최근 발매된 몇몇 앨범의 경우 공통적으로 에코가 심하다고 느껴집니다.
 
이어폰으로 들을 때는 감탄이 나오다가 정작 오디오에 넣으면 동굴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니, 음악에 대한 집중력이 상당히 떨어지곤 합니다. 여하튼...
 
저 개인적으로는 오디오 시스템 체크를 할 때 화요비 1집을 자주 재생합니다. 이는 음질이 뛰어나다기보다 화요비 특유의 음색과 창법에 기인합니다.
 
무슨 얘기인가 하면 이 음반에서 전성기의 화요비가 뿜어내는 음색은 건조함과 끈적함, 두 가지 양면성을 동시에 갖고 있습니다.
 
이 음반을 해상력 위주의 시스템에서 재생하면 화요비 특유의 성대를 긁는 창법이 그대로 느껴지면서(이 때문에 결국 너무 빠른 성대결절이 찾아오고 말았죠) 굉장히 건조하게 느껴집니다. 즉, 초창기 화요비의 전성기를 가능케했던 보컬의 끈끈함과 애잔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반대로 실크돔을 중심으로 한 시스템에서 재생할 경우 이런 애잔함이 살아나지만 마이크 앞에 막이라도 하나 씌운 것마냥 답답한 음색이 재생됩니다. 환장할 노릇이죠.
 
이런 특성 때문에 제 개인적으로는 기기를 하나 바꿀 때마다, 혹은 한동안 시스템을 쉬게 했다가 재가동할 때는 이 음반을 반복 재생하면서 중간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곤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i32에서 여성보컬을 재생할 때는 실크돔보다는 메탈돔, 그 중에서도 모니터오디오나 토템 등과 같이 극해상력 위주가 아닌 유닛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i32 자체가 실키한 느낌이 강하다보니 메탈돔을 붙여도 전혀 무리가 없습니다. 모니터오디오나 토템이라면 더할 나위 없는 조합이고요. 매칭을 잘못할 경우 상당히 귀를 아프게 하는 패러다임 등과도 매칭을 해봤으면 조금 더 특성을 알아낼 수 있었을텐데, 이 부분이 아쉽습니다.

 

 


4. 마치며 
 
개인적으로 열이 펄펄 끓어야 제 소리가 난다는 A클래스 앰프나 진공관 앰프보다는 D클래스 앰프의 스마트함을 훨씬 좋아합니다. 가뜩이나 오디오를 위한 공간을 만드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는 주거환경을 감안할 때 부피가 크고 열이 많이 나는 앰프들을 운용하는 건 너무나 번거로운 일이니까요.

 
어차피 궁극적으로 '소리'란 것은 여러가지 시스템을 이용해 각자 취향에 맞게 만들어나가면 되는 것이고, 세상에 모든 장르를 만족시키는 오디오란 없다는 걸 어렴풋이나마 깨달아가고 있기에, 앞으로는 D클래스 앰프를 뼈대로, 네트워크 스트리밍, 아이폰 다이렉트 연결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해볼까 생각중입니다. 즉, 쉽게 편하게 양질을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시스템이 목표입니다.
 
프라이메어의 이런 저런 앰프를 두루 사용해본 경험에 비추어볼 때 i32는 기존 앰프와 비교할 대상이 아니라, 새로운 라인업이 하나 추가되었다고 보는 것이 맞을 듯합니다.
 
중급기로 출시되었기에 제프롤랜드 등 기존 D클래스 시장의 하이엔드급 강자들에 비해 살짝 아쉬운 점이 있긴 하지만 가격대를 생각해보면 새로운 D클래스 앰프의 가능성과 장점을 충분히 만끽해 볼 수 있는 좋은 제품이라 생각됩니다.
 
기존 프라이메어의 특징인 단단함에, 프라이메어의 명성을 실질적으로 형성시킨 장본인이라 볼 수 있는 A30.1의 장점까지도 두루 갖추고 있어서 실키한 음색, 그리고 스마트함까지, 지난 몇년간 그래도 이 가격대에서는 가장 잘 만들었다고 생각했었던 i30을 처분하고 이제 i32를 파트너로 맞아들여야 하는가?
한동안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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