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텔의 입장에서는 거칠고 전혀 질감이라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는 일부 여론에 대해서 굉장히 골치가 아팠을 것이다.
그러나 RA05 SE는 굉장히 성공적으로 그런 문제점을 해결한 듯 하다.

모든 오디오 기기들이 장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장점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하나의 단점을 노출시키기 마련이다.
로텔 유로(Euro) 시리즈의 경우는 유사한 가격대의 어떤 오디오 기기들보다도 맹렬하고도 명쾌한 사운드라는 점이 많은 오디오 매니아들에게 시원스럽고도 화끈한 느낌을 줬던 오디오 기기들이다.
다분히 개성적이고도 확실한 장점을 가지고 있는만큼 소리 경향이 다소 공격적이고 거칠다는 평가를 피할 수 없었지만, 새로운 SE시리즈는 로텔 특유의 장점은 그대로 계승을 하면서, 꾸준한 기술 개발을 통해 단점을 극복시키고 있다.

로텔 EURO 시리즈가 처음 발매되었을 때부터 꾸준히 동 시리즈의 제품들을 테스트 해왔지만, 때마다 약간씩 질감의 개선이 이루어져 왔다.
그런 과정들을 통해, 로텔 RA04, RA05같은 제품들은 구형 로텔 제품 특유의 금속들이 부디쳐서 나는 듯한 굉장히 거친 느낌들의 사운드들을 매끄럽게 처리되도록 개선이 이루어졌으며, 로텔 특유의 다이나믹하면서도 액티비티한 사운드를 잃지 않는 선에서 치명적으로 까칠하고 거칠어졌던 부분은 어느정도 개선이 되어졌다고 판단된다.
카피 문구처럼 모던하다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앰프이다.

직접적인 테스트에 들어가서..

구동하기가 쉽지 않기로 알려져 있는 다인오디오 브랜드의 그나마 구동이 어렵지 않다는 EXCITE X32 톨보이 스피커를 물려서 테스트를 해봤다.


그레이스 존스의 I ve seen that face before 의 초반부는 굉장히 텐션감이 강하고 액티비티하고 박진감 넘치는 저음이 나오는데,
스피커나 앰프나 저음 발산력이나 단단한 탄력감이 떨어지는 제품들끼리 매칭을 하면 저음에서 부밍이 발생해 듣기가 거분해질 정도로 저음이 강하게 나오는 음악이다.
그러나 다소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저음의 텐션감이나 단단한 탄력감이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되며, 200만원짜리 앰프와 비교를 하더라도 특별히 뒤쳐지 않는 중저음 구사 능력을 발휘해 준다.
심지어는 육감적이면서도 근육질적인 다인오디오 특유의 저음을 잘 만들어 준다는 인상이다.
어쩌면 100만원도 안되는 이렇게 슬림한 앰프에서 이런 저음이 나올 것이라 예상할 수 있겠는가?
그렇지만, 정말 저음의 박진감은 전혀 부족함이 없는 수준이다.

이 외에도 테스트용으로 사용하는 FOCAL 테스트 음반에 있는 대부분의 R&B 음악이나 뉴에이지 음악 등에서 나오는 순간적이면서도 강력한 저음의 발산을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능수능란하게 잘 처리해 주고 있다.
구동력이 떨어지게 되면, 이렇게 깊게 떨어지는 저음을 순발력 있게 표현해 주기가 어렵다. R&B 음악에서도 순간적으로 치고 빠지는 형식의 강한 저음들의 순발력이나 단단하게 딱딱 때려주는 탄력성이 굉장히 훌륭하다.
이런 느낌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는 스피커의 능력도 어느정도 수반이 되어야 하지만, 앰프에서 단단한 저음을 만들기 위한 순간 구동력, 댐핑팩터가 좋아야 하는데, 로텔 유로 시리즈는 동 가격대 압도적으로 댐핑팩터가 높은 앰프이다. 로텔 유로 시리즈와 댐핑팩터가 유사한 앰프라면 가정용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고, 산업용 앰프에서나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독특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앰프이다.
(댐핑팩터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해주도록 하자)

MAD HOUSE의 Like a prayer

무슨 해머로 집을 부수는 소리가 난다.
다인오디오 X32는 고작 5inch 유닛이 탑재된 작은 사이즈의 톨보이 스피커인데도 말이다.
좋은 의미에서 말하자면 다소 부담될 정도의 강력한 저음이 나와준다.
어쩌면 이런 특성은 강력한 저음을 좋아하는 젊은이들에게는 정말 쾌재를 부를만한 희열과 전율을 느끼게 해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정도이다. 그리고 심지어 상위 기종인 RA-1520보다도 저음이 더 강력하다. 이것은 RA-1520은 자연스러운 밸런스감이나 전체 밸런스에 더 신경을 썼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솔직히 다소간의 거친 느낌은 여전하고, 거친 느낌이 타 브랜드 앰프에 비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런 정도의 희열과 장난 아니게 내 지르는 듯한 파괴력같은 것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다.
100만원 미만 앰프에 파괴력이라는 단어까지 썼다. 부담되고 다소 거칠다고도 말을 했다. 어쩌면 단점같은 말이지만, 아마도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 "바로 그거야!" 하면서 "내가 찾던게 그거야" 하는 이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단점이 될 수 있는 특성을 굳이 희화시켜서 말하지 않겠다.
좋게 말하면 강력하고 파격적인 것이지만, 분명 부담스러운 면도 있고 거칠고 공격적인 면도 있다. 그러나 또 다시, 호쾌하기도 하고 시원스러운 느낌도 굉장히 훌륭하다.
어떤 이들에게는 부담스러운 사운드가 될 수 있겠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눈이 부실정도로 화끈하고 정신이 바짝 들정도의 정열적인 퍼포먼스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스피커를 KEF의 NEW Q시리즈로 바꿔봤다.
매칭이 썩 나쁘지 않다.
썩 나쁜 정도가 아니라 서로 상쇄가 잘 되어서 시너지 효과가 일어나는 듯 하다.

이런 특성이라면 아마도 스피커의 기본 성향이 굉장히 공격적인 성향의 스피커만 아니라면 대부분 아주 좋은 매칭을 보일 것이다.
실제로 매칭을 해본 다인오디오, KEF, PMC, B&W 등의 스피커들은 매칭이 상당히 좋았고, 모니터오디오, 엘락, 패러다임과 매칭을 했을 때는 다소 공격적인 면이 있기는 했지만, 시원스럽고 다이나믹하고 파격적인 사운드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오히려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반대로, 스피커의 근본 성향 자체가 굉장히 부드러운 성향인 경우는 서로 추구하는 방향 자체는 아예 맞지 않는 방향인지라 매칭하는데 있어서 조심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로텔 유로 시리즈의 근본은 두어가지로 압축이 가능하다.

첫째는 동급 최고 수준의 쿨하고 다이나믹한 사운드라는 점.
둘째는 마란츠, 데논, 온쿄와 같은 일본 브랜드 제품들과는 완전히 다른 음색을 추구하면서, 디자인적인 면에서도 한결 모던한 디자인을 갖추고 있다는 점. 정도이다.

소리적인 측면에서도 일본 제품들이 추구하는 음색에서 벗어나보고자 하는 유저들에게 딱 적당한 모델이며, 그 소리적인 측면이라는 것이 확실히 소리를 청음해 보면 그 확실하면서도 깨끗하고 명쾌한 음이 귓가에 쏙쏙 들어오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본문 중에는, 다소 강한 음악에 대해서만 테스트를 했지만, 일반적인 섬세한 음을 추구하는 영국제 스피커들고의 매칭이라면 대부분 무리없이 클래식이나 재즈, 보컬 까지도 무난하고 세련되게 잘 감상할 수 있는 앰프/CDP 조합이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가격정도라면 사실상 오디오랩의 8000시리즈가 단종이 되고 8200시리즈가 100만원 초반대가 되어서 완전히 가격대가 달라진 상황에서는 로텔 Euro 시리즈가 그보다 저렴한 100만원 초반대에서는 가장 주목받을 수 있는 앰프/CDP 조합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