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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년만에 부활한 레전드의 품격 - KLH Model Five 스피커

By Fullrange date 22-01-13 12:56 0 4,8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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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LH Model Five 스피커(현 3세대)

 


올 초 풀레인지 시청실을 찾았다. 유난히 가슴이 설렜던 것은 말로만 듣던 스피커를 직접 들어볼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었다. 바로 이번 시청기인 KLH의 모델 파이브(Model Five)다. KLH? 맞다. AR과 함께 1950~60년대 미국 밀폐형 스피커의 양대 본산이었던 바로 그 KLH다. 그리고 모델 파이브는 KLH가 53년만에 부활시킨 레전드급 밀폐형 스피커다.

따라서 2021년형 모델 파이브 실물을 보기 전에는 헨리 클로스, 어쿠스틱 서스펜션(밀폐형), 중음 전용 드라이버(스쿼커) 등이 머리를 스쳐갔고, 실물을 본 후에는 10인치 그 큰 페이퍼 콘 우퍼와 따뜻하고 단정한 느낌의 패브릭 그릴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리고 소리를 들어보니 어떻게 이러한 빈티지 외관에서 현대적인 사운드가 나올 수 있는지 감탄, 또 감탄했다.

 

 


 


KLH와 헨리 클로스, 그리고 어쿠스틱 서스펜션

 

KLH는 미국 MIT 공대 출신의 헨리 클로스(Henry Kloss-좌측 사진)가 말콤 로우(Malcolm Low), 요제프 호프만(Josef Anton Hofmann)과 함께 1957년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에 설립한 오디오 제작사다. 3인의 성 앞글자를 따 사명을 KLH로 지었다. 헨리 클로스는 잘 아시는 대로 1954년 자신의 멘토 에드가 빌처(Edgar Villchur) 교수와 함께 스피커 제작사 AR(Acoustic Research)을 차린 주인공이다.

KLH가 세워진 무렵의 맥락을 짚어보면 이렇다. 1954년 밀폐형 스피커의 신기원을 이룬 AR-1 스피커가 AR에서 나왔고, 1957년에는 헨리 클로스가 독립해 KLH를 설립, 곧바로 데뷔작 모델 원(Model One)을 내놓았다. 모델 원은 12인치 우퍼를 2개 단 스피커로 ‘당연히' 밀폐형 인클로저 구조를 취했는데, 우퍼 상단에 별도 트위터를 설치할 수 있는 선반을 마련해놓았다.

그런데 1957년에는 모델 원 말고도 모델 투(Model Two)와 모델 쓰리(Model Three), 심지어 모델 파이브(Model Five) 초기 모델까지 등장했다. 모델 투는 12인치 싱글 우퍼 구성이고, 모델 쓰리는 같은 12인치 싱글 우퍼 구성이지민 트위터를 올려놓는 선반을 생략했다. 모델 파이브 초기 버전은 모델 원이나 모델 투와 함께 쓰라고 나온 모델로 2인치 트위터와 2인치 미드레인지 유닛만 장착했다.

이어 1958년에는 1.75인치 트위터와 12인치 우퍼 구성의 모델 포(Model Four)와 모델 식스(Model Six), 1959년에는 1.75인치 트위터 2개와 12인치 우퍼를 장착한 모델 세븐(Model Seven), 1960년에는 KLH 최초의 FM 라디오 모델 에이트(Model Eight)가 나왔다. 1962년에 나온 모델 나인(Model Nine)은 3년 전 인수한 얀센(Janszen)의 아서 얀센이 디자인한 정전형 평판 스피커다.

KLH에서는 이후에도 여러 스피커와 튜너, 앰프, 리시버, 턴테이블, 테이프 레코더, 심지어 가라드 턴테이블과 튜너, 스피커를 세트로 구성한 모델 트웬티(Model Twenty)까지 내놓으며 승승장구했다. 이 중 1965년에 나온 1.75인치 트위터와 10인치 우퍼 구성의 모델 세븐틴(Model Seventeen)은 1958년에 나온 모델 식스(Model Six)와 함께 KLH의 역대 베스트셀러 톱3 스피커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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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LH Model Five 스피커 2세대 버전

 

 

그러면 톱3 중 나머지 하나는? 바로 1968년에 나온 모델 파이브(Model Five) 2번째 버전이다. 우퍼를 생략했던 초기 버전과는 달리 12인치 우퍼까지 장착했으며, 현행 3번째 버전과는 달리 3.75인치 유닛이 2개 장착됐다. 어쨌든 흔히 ‘KLH 모델 파이브’라고 하면 이 2번째 버전을 가리키며, 이 모델 파이브는 1977년까지 무려 10년 동안이나 생산되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모았다.

KLH 스피커의 가장 큰 특징은 몇 개 모델 예외는 있지만 밀폐형 스피커, 정확히 말하면 어쿠스틱 서스펜션(Acoustic Suspension) 디자인을 취했다는 점이다. KLH 스피커, 그 중에서도 오리지널 모델 파이브가 큰 인기를 끈 것은 이 어쿠스틱 서스펜션 디자인이 선사한 압도적인 저음 품질 덕분이다.

어쿠스틱 서스펜션은 기존 스파이더와 서라운드를 이용한 메커니컬 서스펜션(mechanical suspension) 대신에 공기를 이용한 서스펜션(air suspension)을 이용했다는 뜻. 말 그대로 우퍼 진동판이 만들어낸 스피커 인클로저 내부의 공기 압력을 이용해 유닛 진동판 움직임을 컨트롤한다는 개념이다.

따져보자. 스피커 드라이버 안쪽에는 모터(motor) 시스템이 있다. 자기장을 형성하는 마그넷(magnet)과 이 자기장 사이를 관통하는 보이스코일(voice coil), 이 보이스코일이 감긴 포머(former)다. 결국 이들은 플레밍의 왼손법칙(전기⇒운동)에 의해 진동판을 ‘움직이게 하는'(모터) 숨은 주인공들이다.

그런데 이 모터 시스템을 컨트롤하는 부품이 포머를 잡아주는 스파이더(spider)다. 대개 드라이버 뒤쪽을 보면 주름 잡힌 케블라 천이 보이는데 이것이 바로 스파이더다. 스파이더를 이너 서스펜션(inner suspension)이라고도 부르는 것은 포머가 스파이더를 통해 바스켓 안쪽에 ‘매달려’(suspend)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파이더는 유닛 진동판의 움직임을 컨트롤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뒤로 움직인 진동판을 재빨리 앞으로 원위치시키려면 이 스파이더의 강도를 높이면 된다. 이에 비해 에드가 빌처와 헨리 클로스의 어쿠스틱 서스펜션은 밀폐된 인클로저의 내부 공기 압력을 이용해 진동판을 다시 앞으로 움직이게 했다.

메커니컬 서스펜션은 스파이더 말고도 하나 더 있다. 진동판과 바스켓을 전면에서 붙잡아주는 서라운드(surround)다. 흔히 엣지라고 불리는 이 서라운드는 스파이더와는 달리 바깥쪽에 있기 때문에 아우터 서스펜션(outer suspension)이라고도 한다. 어쨌든 진동판의 움직임을 특정 물체를 이용해 컨트롤한다는 개념은 스파이더와 동일하다.

에드가 빌처와 헨리 클로스가 주창한 어쿠스틱 서스펜션 방식의 이점은 크게 2가지다. 하나는 당시 유행하던 메커니컬 스파이더/서라운드 서스펜션 방식에 비해 우퍼 진동판이 앞뒤로 더 많이, 그것도 리니어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인데, 이는 연한 재질의 스파이더와 서라운드를 써도 되기 때문이다. 달리 표현하면 보다 깨끗하고 정확하면서도 더 큰 소리(음압)의 저음을 얻을 수 있다는 것. 작은 진동판에서 딥 베이스가 얻어진 것도 어쿠스틱 서스펜션의 소득이다.

어쿠스틱 서스펜션 방식의 다른 이점은 공기 포트를 낸 베이스 리플렉스 방식에 비해 저역의 롤 오프가 완만하다는 점. 같은 용적의 인클로저를 쓴 경우, 베이스 리플렉스 방식이 플랫하게 낼 수 있는 저음 주파수는 더 낮지만, 그 이후 음압이 줄어드는 속도가 훨씬 가파르다. 베이스 리플렉스는 4차 오더(-24dB), 밀폐형은 2차 오더(-12dB)다. 한마디로 어쿠스틱 서스펜션은 저음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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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헨리 클로스가 발표한 논문, Loudspeaker Design, Hofmann’s Iron Law

 

 

헨리 클로스는 스피커 저음과 관련해 1971년에 논문을 하나 발표했는데 그것이 바로 그 유명한 ‘호프만의 철의 법칙'(Loudspeaker Design, Hofmann’s Iron Law)이다. 핵심은 이 세상 어떤 스피커도 저음과 감도, 인클로저 용적이라는 3가지 팩터를 모두 만족시킬 수는 없고 2가지를 얻으면 1가지는 포기해야 한다는 것. 저음이 낮게 내려가고 감도가 높으려면 반드시 인클로저 용적이 커야 하고, 반대로 인클로저가 작고 저음이 낮으면 감도도 낮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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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LH Modle Eight

 

 

한편 헨리 클로스는 1967년에 KLH를 떠나 그 해에 어드벤트(Advent), 1977년에 KVC, 1988년에 캠브리지 사운드웍스(Cambridge SoundWorks)를 설립했다. 2000년에는 캠브리지 사운드웍스의 공동 설립자였던 톰 드베스토가 세운 티볼리 오디오(Tivoli Audio)에서 KLH 모델 에이트를 닮은 라디오(Model One, Model Two)를 디자인하기도 했다. 1929년생인 헨리 클로스는 2002년에 타계했다.

 

 


 


모델 파이브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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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LH Model Five 스피커(현 3세대)

 

 

이번 시청기는 KLH가 2021년에 내놓은 모델 파이브(Model Five)다. 맥락으로 보면 역대 모델 파이브의 3번째 버전이자, KLH가 2번째로 내놓은 리바이벌 모델이다. 첫번째 리바이벌 모델은 2019년에 나온 정전형 스피커 모델 나인(Model Nine). 1962년에 나온 오리지널 모델을 57년만에 부활시켰다. 앞서 KLH는 클립쉬와 복스 출신의 데이비드 켈리(David Kelley)가 2017년에 인수했고 본사도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에서 인디애나주 노블스빌로 이전했다.

이제 모델 파이브를 찬찬히 살펴본다. 이번 모델 파이브는 오리지널 모델 파이브를 바탕으로 2019년 KLH에 치프 엔지니어로 합류한 케리 가이스트(Kerry Geist)가 새로 설계했다. 그는 루이지애나 공대를 졸업, 클립쉬에서 32년간 엔지니어로 일했다. 클리쉬의 헤리티지 라인이 바로 그가 엔지니어링한 스피커들이다.

모델 파이브는 3웨이, 3유닛, 밀폐형 스피커. 싱글와이어링 스피커케이블 커넥터는 후면 하단에 마련됐다. 인클로저 재질은 두께 0.75인치의 MDF이며, 잉글리쉬 월넛과 웨스트 아프리카 마호가니, 2가지 마감이 마련됐다. 패브릭 그릴도 보다 밝은 톤의 스톤 워시 린넨(Stone-Wash Linen) 그릴과 약간 어두운 톤의 올드 월드 린넨(Old-World Linen) 그릴, 2종이 마련됐다.

모델 파이브에는 높이 66cm, 무게 23.6kg의 철제 스탠드가 기본 제공되는데 이 스탠드에 스피커를 올려놓으면 자연스럽게 뒤로 약간(5도) 경사가 진다. 물론 세로로 도열한 3개 유닛의 타임 얼라인먼트를 위한 설계다. 스피커 높이는 철제 스탠드 포함해 87cm, 가로폭은 35cm, 안길이는 33cm를 보이며 무게는 20kg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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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LH Model Five 스피커(현 3세대)의 유닛들

 

 

유닛은 위부터 1인치 알루미늄 돔 트위터, 4인치 페이퍼 펄프 콘 미드, 10인치 페이퍼 펄프 콘 우퍼다. 공칭 임피던스는 6옴(최저 3.5옴), 감도는 90.5dB, 주파수응답특성은 +/-3dB 기준 42Hz~20kHz를 보인다. 밀폐형 스피커답게 최저 저음 하한이 -10dB 기준 32Hz까지 내려간다.

크로스오버 주파수는 380Hz와 2.85kHz. 역시 4인치 미드 수비범위가 무척 넓은데 이는 핵심 중역대를 크로스오버 없이 전담 유닛에 맡겼다는 뜻이다. 참고로 12인치 우퍼, 3.75인치 미드 2개, 1.75인치 트위터를 썼던 오리지널 모델 파이브의 크로스오버는 2.5kHz와 7kHz에서 이뤄졌다. 따라서 오리지널 모델 파이브는 슈퍼트위터, 트위터, 미드우퍼 구성으로 보면 될 것 같다.

KLH가 새 모델 파이브를 내놓으며 강조한 것은 4가지. 1) 리얼 무늬목, 2) 다이캐스트 알루미늄 바스켓, 3) 전용 미드레인지 유닛, 4) 어쿠스틱 서스펜션 디자인이다. 어쿠스틱 서스펜션에 대해서는 “현 시점 가장 정확하고 리니어한 인클로저 디자인"이자 “10인치 우퍼가 가장 크게 움직이는 경우에도 깨끗한 저음을 낸다”, “베이스 리플렉스는 40Hz 밑으로 내려가는 현대 녹음을 재생하기에는 문제가 많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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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LH Model Five 스피커(현 3세대)의 중고음 출력레벨 노브

 

끝으로 모델 파이브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후면 스피커케이블 커넥터 위에 마련한 노브인데, 중고음의 출력레벨을 3단계(로우, 미드, 하이)로 조절할 수 있다. 이 역시도 오리지널 모델 파이브에 있었던 것인데 그 때는 2개 노브를 통해 미드와 하이를 각각 조절할 수 있었다. KLH에서는 시청실에 음의 반사를 일으키는 물건들이 많을 경우 이 노브를 통해 중고음의 출력레벨을 줄일 것을 권장하고 있다. 시청에는 미드로 놓고 들었다.

 

 


 


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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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레인지 시청실에서 진행된 KLH 모델 파이브 시청에는 오렌더 N30, 반오디오 Firebird MKIII, 유니슨리서치 S6를 동원했다. 진공관 인티앰프 S6는 5극관 EL34를 채널당 3개씩 써서 3병렬 싱글 구동, 클래스A 증폭으로 35W를 낸다. 음원은 오렌더 앱으로 주로 타이달 스트리밍 음원을 들었다.

 

1982280254_QP9NH0py_002541b15503fa1cf9acfe78169e8d2838a59cc6.jpgFausto Mesolella ‘Sonatina Improvvisata D’inizio Estate’(Live at Alcatraz) 

첫 음이 흘러나오자 시청실 위로 청명한 가을 하늘이 펼쳐진 듯했다. 이렇게 맑고 선명한 해상력은 소스기기 몫이지만 이를 이 정도로 깔끔하게 마무리한 것은 밀폐형에 3웨이 구성을 취한 모델 파이브 덕분이다. 예상과는 달리, 무척 현대적인 음이 나온다. 전체적으로 음이 무척 깨끗하면서도 잔향이나 배음이 풍부하다. 기타의 고음은 하늘하늘 위로 잘 피어오르고, 저음은 눅눅하거나 질척거린다는 느낌이 전혀 없다. 상당히 싱그러운 음을 만끽했다.

개인적으로 주목한 것은 4인치 미드레인지 유닛의 존재감. 크로스오버 설계로 보면 380Hz~ 2.85kHz 대역을 커버하는데 청감상 필자가 듣는 음의 8할은 이 스쿼커(Squawker)에서 다 나오는 것 같다. 확실히 전용 미드레인지 유닛은 중음과 저음을 동시에 커버해야 하는 미드우퍼보다 음이 한결 깨끗하고 개운하며 명징하다.


1982280254_ubag7qoH_97edb4d1b1dff6f45afe81686c7834bc7a52daee.jpegBrian Bromberg ‘Come Together’(Wood)

우드 베이스의 저음이 충분히 나온다. 양감과 무게감 모두 만족스럽다. 저음이 무척 깔끔한 점도 특징. 이는 10인치 펄프 페이퍼 콘 우퍼의 기본 자질이기도 하지만, 어쿠스틱 서스펜션 설계의 가장 큰 덕목이기도 하다. 물론 380Hz 이상의 중음 재생을 전용 스쿼커에 맡긴 덕도 크다. 어쨌든 군더더기 없이 스피드가 무척 빠른 저음, 핏이 좋은 저음이 시종 계속됐다.

 


1982280254_PnaZGt8U_415776a75bc12f56b259780a118e7a6c96707ffb.jpegJacintha ‘Here’s To Life’(Autumn Leaves)

야신타의 목소리와 호흡에서 달착지근한 향이 풍기는 것 같다. 음 표면은 매끄럽고, 배경은 무척 조용하다. 이처럼 음이 리퀴드하고 SN비가 높은 것은 현대 스피커들이 추구하는 제1 덕목인데, 빈티지 외관을 한 이 모델 파이브가 아무렇지도 않게 이를 성취했다는 점이 놀랐다.

고음이 좀 더 탁 트이거나 활짝 열렸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기름기 없는 이 청초한 음은 두고두고 기억할 만하다. 알루미늄 트위터로 인해 우려했던 고음의 치찰음은 딱히 관찰되지 않았다.

 

1982280254_IAOl89VR_02d3486e1cc88010d69685748347431a9b7620de.jpegGilbert Kaplan, Wiener Philharmoniker ‘Mahler Symphony No.2’(Mahler 2)

볼륨을 키우자 첼로와 베이스의 묵직한 저음이 작렬한다. 앞서 들었던 여성보컬곡과는 달리 매우 거칠고 야생성이 가득가득하다. 마치 고슴도치처럼, 혹은 진격의 거인처럼 음들이 필자를 향해 습격해온다. 10인치 우퍼의 존재이유다. 어느 경우에나 바람 빠지거나 김 빠지는 느낌이 들지 않는 것은 밀폐형 스피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앰프 볼륨을 높여도 스피커가 자지러지지 않는 모습이 대견하다. 목관 연주는 의외로 부드럽다.

 

1982280254_O8iR4ZvA_b8310f149abf305a92a1fc371cd1dc436b85f82f.jpegDave Brubeck Quartet ‘Take Five’(Time Out)

미국 스피커의 DNA가 오롯이 살아있는 스피커답게 재즈 재생에서도 발군이었다. 왼쪽의 드럼과 알토 색소폰, 오른쪽의 피아노 각각에 스폿라이트를 쏴준 것 같다. 그만큼 악기 이미지가 선명하게 그려진다. 색소폰 저음의 끝모를 풍성함, 쿵쿵 계속해서 치대는 드럼의 킥력은 필자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다. 특히 우퍼가 전하는 드럼 사운드는 잘 마른 천 기저귀를 연상케 할 정도로 깔끔하고 깨끗하다.

 

 

 


 

 

총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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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 밀폐형 스피커가 흔해 빠졌지만, 오픈 배플과 백로드 혼, 여기에 스파이더와 서라운드로 우퍼 콘의 움직임을 튜닝했던 1950~60년대에 KLH 밀폐형 스피커가 나온 것은 여전히 놀랍다. 따지고 보면 1970년대의 BBC LS3/5 밀폐형 스피커도, 지금의 매지코나 YG어쿠스틱스의 밀폐형 스피커도 KLH에 큰 빚을 졌다.

개인적으로는 모델 파이브의 밀폐형 구조와 펄프 페이커 콘 우퍼가 선사한 단정하고 강력하며 품격 높은 저음에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 스쿼커가 종횡무진한 여성보컬 곡은 적수가 없다. 3개 유닛을 감싼 올드 월드 린넨 그릴의 따뜻한 촉감과 철제 스탠드에 다소곳이 올라앉은 인클로저의 모양새까지 마음에 든다. KLH 스피커 덕분에 2022년 새해를 아주 기분좋게 시작했다.

 

 

 

Specifications

Frequency Response

42Hz – 20,000Hz +/- 3dB

Low Frequency Extension

-10dB @ 32Hz

In-Room Sensitivity

90.5dB @2.83V / 1M

Free-field Sensitivity

87.5dB @ 2.83V / 1M

Power Handling

200 Watts / 800 Watts Peak

Recommended Amplification

20 Watts to 200 Watts

In-Room Maximum SPL

112.3dB

Impedance

 6 Ohms (3.5 ohm minimum @140 Hz)

Horizontal Dispersion

100 140° Degrees Hz ±8 dB

Features

Three-Position Acoustic Balance Control

Crossover Frequency

MF: 380Hz (2nd Order Electro-Acoustic)

 

 HF: 2,850Hz (2nd Order Electro-Acoustic)

High Frequency Driver

1" Aluminum Dome with Soft 

Rubber Suspension

Mid Frequency Driver

4" Pulp-Paper Cone with Reverse 

Roll Rubber Suspension

Low Frequency Driver

10" Pulp-Paper Cone with Reverse 

Roll Rubber Suspension, 2" Diameter

Flat-Wire Voice Coil

Enclosure Material:

Structurally Reinforced ¾" Medium

 Density Fiberboard

Inputs

 Five-Way Gold-Plated Binding Posts

Height

34.25" (87.0cm) w/ Included Riser Base

 26.0" (66cm) w/o Riser Base

Width

 13.75" (35.0cm)

Depth

13.0" (33.0cm) w/ Included Riser Base

 11.5" (29.2cm) w/o Riser Base

Weight

44Ibs. (20.0kg) w/o Riser Base

 52Ibs. (23.6kg) w/ Included Riser Base

Included Accessories

 5° Slant Riser Base

수입사

다웅

가격

350만원(스탠드 포함)

 

 

리뷰어 - 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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