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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이러한 박스형 스피커들의 매력을 오롯히 활용하여 음악 듣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 다소 과장해서 이야기 하자면, 대부분의 음악들이 이정도의 비율의 박스형 스피커에서 재생했을 때, 음의 밀도감이라던지 살집의 느낌이라던지 적절한 탄력의 느낌 등이 가장 음악적으로 재생되는 듯 하다고 생각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공간이 크게 넓지 않은 곳이라면 8인치 우퍼로도 충분하지만, 공간이 넓어지거나 혹은 8인치 우퍼 유닛에서 재생되는 음보다 좀 더 깊이감 있고 진중하고 리얼한 음을 듣고 싶다면, 우퍼 유닛이 10인치 이상이 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하베스 40.3 XD는 12인치 우퍼 유닛을 사용하고 있으며, 다른 스피커에서 우퍼 유닛으로 사용하는 8인치 유닛을 미드레인지로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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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버전은 유독 마음에 든다 

 

 

개인적으로 하베스의 최상위 기종인 Monitor40에 대한 일종의 도전 심리가 있어왔다. 하베스 스피커는 거의 항상 주변에 한두가지 기종을 끼고 지냈을 정도로 좋아했었지만, 유독 Monitor40 라인업은 인연이 깊지는 않았다.

매칭을 제법 타는 스피커인만큼 과거에 한두차례 잠깐 테스트해볼 기회가 있기는 했었지만, 소장하고 있는 앰프들 중에서 뭔가 잘 맞는다고 생각되는 앰프가 없었기도 했었고, 에이징이라던지 스피커 스탠드 문제 때문에 직접 리뷰를 하지 않았었던 기억이 있다. 특히, 구형의 경우는 구동도 만만치 않게 어렵거니와 그 성향 자체가 본격적인 스튜디오 모니터 스피커처럼 제작이 되어서 가정에서 사용하도록 매칭하기가 만만치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이번 Monitor40.3 XD 버전은 첫음을 듣는 순간, 구형에서 느껴졌던 부담스러움보다는 한결 더 내추럴하게 느껴지고 구동도 크게 어렵지는 않다는 것이 느껴진다. 그래서 이번에는 직접 가지고 놀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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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베스의 최상위 기종

영국 스피커의 또 다른 얼굴이기도 하다  Monitor40.3 XD 는 영국을 대표하는 하베스 스피커에서 만든 최고급 스피커다. 70년대 BBC 모니터 스피커를 납품하던 하베스에서 생각하는 가장 큰 기종이며,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하베스 입장에서는 실내에서 이보다 더 큰 스피커가 별로 필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수십년동안 이보다 더 큰 기종은 제작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우퍼 유닛이 12인치급이 사용되는 스피커는 그다지 많지 않다. 다른 메이져 스피커 제작사의 수천만원대 플래그쉽 기종들의 경우도 10인치 우퍼 유닛을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하베스 40.3 XD는 12인치 우퍼 유닛을 탑재하고 있으면서 좌우폭은 432mm나 된다. 슬림한 톨보이형 스피커들에 비하면 2배가 넘는 것이다. 그만큼 하베스 40.3 XD는 더 깊이있는 음을 더 자연스럽고 더 근사하고 품위있게 재생할 수 있다.

구형과의 차이점이라면 모든 대역의 음이 좀 더 자연스럽게 어렵지 않게 재생되는 듯 하며, 재생되는 음의 촉감이 좀 더 네추럴하면서도 맑은 느낌이 있다. 구형의 경우는 재생되는 음이 좀 더 무거우면서도 힘이 많이 실린 듯한 부담감이 약간 더 있었다면, 40.3 XD는 체구에 맞는 깊이감있고 매우 진하고 그윽한 음은 오히려 향상이 되면서도 좀 더 자연스럽게 재생되고 있다.

이제 그동안 다소 멀게 느껴지고 어렵게 느껴졌던 하베스 Monitor 40 시리즈도 친근하게 느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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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베스 Monitor 40.3 XD 에서만 들을 수 있는 음

 

 

영국의 유사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스피커 제작사 중에서도 비슷한 사이즈의 스피커가 있기는 하지만, 각 제작사마다의 음색적인 매력은 분명히 조금씩 다르다. S사의 경우는 살짝 더 밝고 다이렉트한 표현력을 가졌다면, G사의 제품은 한결 더 무게감이나 윤곽감이 무뎌지면서 부드러운 음을 재생한다.

하베스에 비하면 A사 모델은 음의 재생력이 다소 직접적이면서 약간 뻣뻣한 느낌이 있으며, G사 모델에 비해서는 하베스 40.3 XD가 한결 더 중립적이고 음의 밀도감이나 중량감, 중저음의 탄력감도 있는 편이다.

슬림한 스피커들과 비교를 한다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차이가 발생한다. 음의 두께감이나 중저음의 품위나 그윽함에서 아예 다른 장르의 스피커라도 해도 될만큼 바디감이나 볼륨감, 깊이감에서 큰 차이가 발생한다.

슬림한 스피커에서는 아예 구현되기조차 불가능한 넉넉하고도 진한 중음과 저음이 재생되며 공간을 가득 메우는 바디감과 그윽하게 내려앉은 저음에서, 기존 슬림한 스피커에서는 느껴보지 못했던 자연의 거대함 같은 존재감이 느껴진다. 마치 그림이나 사진으로만 보던 명산의 위용이나 계곡이나 바다의 거대함과 웅장함을 멀찍이나마 체감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그러면서도 소소한 중음의 표현력 자체는 그다지 부담스럽거나 왜곡됨이 없이 음악에 진하게 빠져들 수 있는 적절한 두께감과 밀도감을 동반하면서도 지극히 원음에 충실하기 위한 음을 재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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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의 산을 닮은 스피커 

 

 

일종의 바디감이라고 할까? 그 바디감이 스피커의 좌우폭만큼이나 차이가 난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슬림한 스피커를 사용하다가 하베스 40.3 XD의 음을 들어보면 내가 이제껏 무슨 소리를 들으며 좋아했던 것인가?? 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동안 뒷동산을 오르며 땀을 흘리고 땀을 닦았었다면, 하베스 40.3 XD의 느낌은 마치 백두대간의 가장 험악하고 높은 대지를 오르내리며 구름을 발 아래로 두고 느끼는 장엄함 같은 것이 있는 것이다.

물론, 이와 같은 느낌이 공간이 좁아지거나 스피커 배치가 좁아지거나 앰프의 힘이 약해서 스피커 제어를 제대로 못하게 될 때는 동일한 느낌을 느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스피커의 기본기가 분명히 이렇게 다름이라는 것은 분명하게 정의해 두고 싶다.

 

Anne Sophie Mutter - Beethoven Sonata for Violin & Piano, Spring

공간만 된다면 이만큼 클래식 재생용으로 좋은 스피커도 흔치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공간이 안되면 앰프에서 힘을 오히려 빼줘야 될 것이다. 다른 스피커에서 우퍼 유닛으로 사용할법한 8인치 유닛이 미드레인지와 사용되었고 무려 12인치 우퍼 유닛이 탑재되었기 때문에 중음은 물론 저음으로 이어지는 대역에서의 음의 정보량이나 밀도감이나 매끈함의 느낌은 슬림한 스피커들과는 비교할 바가 못 된다.

모든 대역의 재생이 한결 여유롭고 자연스러우며 정보가 가득 베어있는 음을 재생하기 때문에 오히려 볼륨이 작든 크든 그 여유로운 특유의 서정적인 분위기가 잘 유지가 되어서 클래식을 크게 집중하지 않고도 젖어들어서 감상하기가 좋은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높은 대역의 해상력이나 청명함이나 투명도가 크게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피아노 음은 충분히 청명하며 명징하게 표현된다. 음의 시작부에서의 청명함은 충분한 수준이며, 그 뒤로 이어지는 잔향음이나 진한 배음의 느낌이 상당히 고급스러운 느낌이며, 얇고 가느다랗게만 재생되는 다른 스피커들의 음과는 많이 차별화 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역시 공간만 된다면 필자 역시 지금의 이 음이 더 마음에 든다.

 

Diana Krall - S’wonderful 

앰프에서의 볼륨은 제법 올린 것 같은데, 실제 들리는 느낌은 볼륨이 크다는 느낌이 없다. 물론 그렇다고 답답함이 느껴져서 볼륨을 더 올려야 될 것 같다는 조바심이 드는 것도 아니다.

볼륨이 크더라도 전체 음조의 분위기가 중후하게 느껴지고 정숙하게 재생되기 때문이다. 마치 이것은 고급 세단을 타면 실제 속도는 빠르더라도 내부에서는 속도가 크게 빠르지 않게 느껴지고 정숙하게 느껴지는 것과 비슷한 이치일 것이다.

짜릿하게 찌르는 느낌을 원한다면 조금 취향에 안 맞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찌르는 느낌이 하베스 40.3 XD보다 해상력이 좋은 것은 아니다. 진짜 제대로 모든 대역의 재생력이 뛰어나고 재생력이 우수하면 찌르는 느낌이 없어도 더 많은 정보의 음을 받아들이게 되고 그 농밀하면서도 진한 느낌과 특유의 감미로우면서도 고급스러운 밀도감과 꽉찬 정보량 덕분에 찌르는 느낌의 음은 오히려 가볍고 단조롭게 느껴지게 된다. 목소리는 너무 미끈하고 부드럽고도 영롱하며, 배경 연주음 역시 감미로우면서도 진하게 깔려 있어서 감상하는 이의 가슴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요란스러운 건물이나 유흥시설이 없는 한적한 휴양지, 그렇지만, 드넓은 자연의 경치는 너무나 훌륭한.. 그런 휴양지에 갔을 때, 심심하다고 느낀다면 이런류의 음에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런 휴양지에서 쉬는 것이 너무나 행복하다고 생각한다면 이 스피커와 너무나 잘 맞을 것이다.

 

Dido – Don’t Believe in Love 

겉으로 보여지는 이미지만으로는 최신 팝음악이나 아이돌 음악 등에는 다소 덜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될 수 있다. 그런 예상이 크게 틀리다고 말하지는 않겠다. 어차피 이런류의 스피커를 구입해서 최신 팝음악이나 아이돌 음악 감상 비중이 높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대중가요나 대부분의 팝음악이 다 별로일 것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발라드톤의 음악들을 오히려 상당히 감미로우면서도 진하게 감상할 수 있으며, 적당한 탄력감이나 리듬감의 표현도 잘 해내는 편이다. 개인적으로는 Dido 같은 류의 노래들은 감상하는데 전혀 불만은 없이 오히려 즐겁게 감상할 수 있었고, 이글스의 ‘Hotel California’ 같은 곡도 아무런 불만 없이 감상하는데 좋았다.

 

 

들국화 - 그것만이 내 세상

오히려 오래된 가요의 경우는 얇고 슬림한 스피커에서는 구현되기 힘든 그루브함이나 충만된 중저음역대의 볼륨감 등이 더해져서 대단히 근사하게 재생된다. 오래된 우리나라 가요의 경우는 엄밀하게는 녹음부터가 워낙 열악한 상태였기 때문에 이런 노래들이 최신 하이엔드 사운드처럼 센티멘탈하게 들리기는 힘들다.

오히려 세세하게 모든 음을 분해하고 디테일하게 표현하는 하이엔드 오디오일수록 오히려 감미롭고 진득한 느낌이 살아나질 못하고 녹음 상태가 열악하다는 것이 오히려 더 부각되면서 대단히 디지털스럽고 생경하게 느껴지게 되는데, 하베스 40.3 XD는 그런 생경한 느낌이 없이 마치 대학축제나 유명 나이트에서 유명 락밴드의 실제 연주를 먼 발치에서라도 듣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해 준다.

크면서도 중저음역대의 밀도와 매끄러운 정보를 잘 표현해 주기 때문에 가능한 것인데, 피곤하거나 불편한 기색없이 훈훈하고도 유쾌하게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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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베스 Monitor 40.3 XD 는 더 인정받아야 한다 

 

 

아마도 하이엔드 시장에서는 디자인과 사용되어진 부품들의 이력만 보고 이 스피커를 평가절하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필자의 입장에서는 다른 하이엔드급 스피커들에 비해 하베스 Monitor 40.3 XD의 가격은 그다지 비싼 가격이거나 거품이 많은 가격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초하이엔드급 스피커들을 구동이 덜 되어서 발생되는 다소 얇고 인위적인 느낌의 중음이 서양식 음식에 익숙하지 않은 소스를 뿌려서 먹은 듯한 느낌이었다면, 하베스 Monitor 40.3 XD 의 음은 말 그대로 모든 대역의 밸런스가 거의 완벽하면서 중음의 재생력도 듣는 순간 자연의 소리에 거의 일치하는 음이었다.

12인치 우퍼 유닛과 넓고 커다란 인클로져를 통해 구현되는 넉넉하고도 그윽한 공간감과 깊이감은 멀리있는 어머니의 목소리를 전화로만 듣다가 직접 만나뵙고 품에 안은 듯한 살가움과 실제같은 목질감, 윤곽감과 밀도감을 체감할 수 있다.

눈부시고 화려한 것만이 더 뛰어난 것이 아니고 더 음악적인 것도 아니다. 화려한 하이엔드 스피커들을 절대 폄하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히 하베스 Monitor 40.3 XD 와 같은 스피커는 지금보다는 좀 더 대우를 받아도 좋을 것이다. 2000년대 이전 녹음 방식과 원음에 대한 깊은 이해도를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영국 스피커 제작사에서 수십년에 걸쳐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으며, 그것을 가정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한 대표적인 대형급 스피커다.

개인적으로 유독 이런 스타일의 스피커를 좋아해서 좀 더 사심이 들어가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아마도 화려한 성향의 스피커를 한대 더 사용할지언정, 하베스 Monitor 40.3 XD 도 집안의 오랜 가보처럼 소장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Specifications
Technical Features	3-way vented
	300mm Harbeth bass unit
	200mm Harbeth RADIAL2™ mid
	25mm ferrofluid-cooled tweeter
Frequency response	35Hz – 20kHz, ±3dB free-space, grille on, smooth off-axis response
Impedance	6-8 ohms, easy to drive
Sensitivity	86dB/2.83V/1m axial
Amplifier suggestion	Works with a wide range of amplifiers – suggested from 35W/channel
Power handling	650W programme
Dimensions	750 x 432 x 388 mm (+12mm for grille and binding posts)
Connectors	Two WBT-nextgen binding posts
Weight	38kg each (without packing)
Space needs	Ideally free-space away from walls.
Stands	Optimally to bring ears level with tweeters. (Tweeter: 660mm up from cabinet base)
Packing	Single speaker per protective carton
Grille colour	Black
수입사	다웅
가격	200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