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입문기. 말 그대로 입문기를 막 벗어난 기종을 말한다. 완전 입문용 DAC라면 20만원대나 30만원대 제품을 말할 수 있겠다. 40만원대 초반도 넓게 보자면 입문용 가격대라 할 수 있지만 아마도 이제 갓 PCFI 및 DAC에 입문한 유저 입장에서는 40만원대도 20만원대 제품과는 또 다르게 보일 것이다. 비슷한 가격대에 많은 DAC가 있어왔고 지금도 판매가 되고 있지만, 중국 제품을 제외한 수입 브랜드의 경우는 최신 스팩의 제품은 50만원이 거의 대부분 넘어가는 추세이며, USB 24/192가 지원되면서부터는 동일한 시리즈와 이름으로 출시되었던 기종이 스팩이 좋아졌다는 이유로 가격이 더 뛰어서 6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20만원대 DAC는 넘쳐나지만 그보다 성능이 더 뛰어나면서 가격대가 40만원 내외인 제품을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그러던 중에 Toany TD-192는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가격으로 틈새공략을 했다고 볼 수 있겠다.


 
 

기능적으로는 요즘 헤드폰들을 많이 사용하다 보니 헤드폰 앰프 기능이 기본적으로 들어가 있으며, 볼륨 조절 기능도 넣어서 볼륨 조절하기가 번거로운 액티브 스피커나 헤드폰을 연결했을 때 볼륨 조절이 편리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파워앰프와 직결도 가능하다. 한국에서 기획한 제품인만큼 디자인이나 조작성 및 다양한 기능에 있어서는 오히려 수입 제품보다 더 신경이 기울여진 제품이다.

그렇지만 역시나 무엇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음질이겠다.리뷰어 입장에서 보기에는 음질 자체도 전략적인 튜닝이 이뤄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 아마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원음에 충실한 최고 음질이라느니 뭐 그런 뜬구름 같은 이야기는 별로 듣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전략적인 튜닝이 이뤄졌다고 말하는 것이다.

리뷰는 리뷰 나름대로 복잡하고 구체적인 이야기보다는 강도가 쌘 카피 문구가 효과를 내는 법이라 대부분의 리뷰에는 전형적인 카피 문구들이 많이 들어가게 되지만, 여기서만큼은 객관적이며 구체적인 이야기를 해보겠다.

전략적인 튜닝이 이뤄졌다는 말은 이 가격대 제품을 실제로 구매하게 되는 소비자들이 좋아할 만한 음색 특성으로 만들어 졌다는 뜻이다. 무엇보다도 이정도 가격대의 소비자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일단 바꿔서 연결했을 때, 귓가를 자극하는 선명도이다. 통계적으로 보나 실제 상담 및 테스트를 해보더라도 이정도 가격대 소비자들의 과반수는 일단 중고음의 선명도에 가장 먼저 반응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오디오 브랜드들은 굳이 엔트리 기종에서 원음을 추구한다거나 전대역의 평탄함을 추구한다거나 하지를 않는 편이다. 그래서 Toany TD-192의 경우도 이 가격대에서 찾아볼 수 있는 DAC들 중에 중고음의 선명도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이다.

한마디로 일단 연결하면 소리가 회까닥 바뀌긴 한다. 일부 취향에 따라서는 중고음의 선명도가 너무 강조되었다며 싫어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여러 댓글이나 게시판의 글들을 통해서 보면 이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TD-192를 연결한 후 체감적으로 상당한 업그레이드 효과를 느끼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 사용자 및 타겟층을 잘 고려한 사운드 튜닝이라고 할 수 있다.
 



 

일부 사용자들 중에서는 굉장한 찬사가 이어지고 있으니.. 확실히 해당 소비자들에게 잘 어울리는 특성을 타고난 것만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매칭상 변수가 없는 것도 아니다. 오디오 기기라는 것이 단점이 없을 수는 없는 노릇인데, 아마도 이 DAC는 평탄한 성향의 기기들과 매칭이 잘 맞을 것이다. 워낙에 고음의 선명도가 좋다보니 매칭에 따라서는 쉬 피곤해지고 음이 강성이 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중고음의 강성 문제가 앰프에서 발생했을 때는 잡기가 쉽지 않지만, DAC의 경우는 앰프에 비해서는 케이블이나 에이징을 통해 탄력적으로 더 잘 바뀌는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매칭에 실패해서 실망하는 경우보다는 차별화 된 선명도와 깔끔함 덕분에 전체 시스템의 잠재력을 높여주는 효과를 볼 수 있는 확률이 더 클 것이다.

음색 특성 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볼륨 조절 기능과 가격과 기능을 생각하면 제법 쓸만한 수준의 헤드폰 앰프 기능까지 합쳐서 제법 합리적인 가격대비 성능의 제품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제법 쓸만한 만듦새와 좋은 부품들을 사용하고, 최신 스팩의 DAC를 만들고도 가격은 그리 크게 비싸지 않은 편이다. 40만원 내외의 DAC를 고려중이라면 아마도 가장 눈에 띄는 DAC가 될 것이다.